셰어 현장 영역별 간담회 (이주, 빈곤)

현재 한국사회에는 빈곤, 장애, 청소년, 이주 등 각 영역별로 당사자들을 지원하는 정책이 있지만 국가의 인구 정책 목적에 따라 집중하는 대상과 지원 사항이 달라지고 특히 지금은 저출산 해결을 위한 정책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당사자들이 필요한 정보와 자원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대하는 대신, 지원 자격을 선별하여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각지대가 생기고 차별과 낙인이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성과 재생산 건강, 권리의 영역은 시민사회에서도 현재 매우 취약한 부분입니다. 의료지원의 형태나 지역, 대상자에 따른 다각적 접근성이 부족하고, 임신중지 관련 의료적 접근성은 특히 매우 취약하며, 성과 재생산 건강, 권리에 관한 통합적 지원과 연계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셰어(SHARE)는 영역별, 단체별 활동으로는 하기 어려운 이런 활동들을 연결해 나가는 역할을 하기 위해 2019년 10월부터 청소년, 성소수자, HIV/AIDS, 장애, 이주, 빈곤 영역의 연속간담회를 진행하였습니다.

다섯번째_이주/난민 영역(2020년 1월 9일)
참석: 난민인권센터, 이주민방송, 성공회 용산나눔의집, 두레방,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지구인의정류장, 이주민건강협회 ‘희망의 친구들’

그동안 이주민 운동이 만들어왔던 많은 노력과 성과, 경험이 켜켜이 쌓인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한국사회의 변화를 만들어왔던 과정을 새삼스럽게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과 재생산 영역의 경우 기존의 ‘건강’ 지원체계에서 어떻게 배제되는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깊은 고민을 가지고 계시다는 것도 확인하였습니다.
오늘 간담회를 통해서 이주와 젠더 이슈를 깊이 나누었습니다. 결혼이주여성, 노동이주여성, 난민여성이 가지고 있는 차이점들을 확인하였고 체류자격이 취약한 여성과 안정적인 여성, 혼자서 임신-출산-양육을 감당하고 있는 여성과 동거상황에 있는 있는 여성, 결혼관계에 있는 여성이 각자 처할 수 있는 ‘문제’와 ‘위기’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각 현장에서 성교육, 성상담, 정보제공 등을 해왔으나 한국어의 권리개념과 갈등적인 요소와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통역자가 매우 부족하고 특히 특정 종교 배경을 가진 지원 기관의 경우 이러한 교육이나 정보제공을 매우 터부시하기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확인하였습니다.
셰어는 오늘 간담회를 통해서 다양한 언어로 만들어진 정확한 정보를 만들고, 이 정보를 어떤 경로를 통해서 이주민/난민에게 전달될 수 있을것인가에 대한 고민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성적 권리와 재생산 정의는 교육과 상담으로만 해결될 수 없다는 것도 명확해집니다. 이주민과 난민의 삶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체류자격, 노동, 주거의 문제가 매우 구체적으로 섹스, 파트너쉽, 성건강, 임신출산 결정, 양육의 문제에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는 점 또한 중요합니다. 또한 이러한 이슈는 이주배경을 가지고 있는 아동 청소년에게도 매우 다양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또한 각 나라/언어/문화적 배경을 가진 커뮤니티 리더와 그 커뮤니티와 연결된 지원 기관의 활동가들의 역량강화가 장기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도 기억하려고 합니다.
성적 권리와 재생산 정의를 삶의 문제로 고민하기 시작한다는 것은 삶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주민과 난민의 경우, 이 문제가 어떻게 풀리느냐에 따라서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는 삶에도 지대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한 참여자의 말씀을 새기며 서로의 삶을 지지하고 지원할 수 있는 셰어의 활동이 되길 빌어봅니다. 오늘 모시지 못한 북한을 이탈한 이주민들의 경험 또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리며, 새해 초부터 중요한 걸음 해주신 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여섯번째_빈곤 운동 영역(2020년 1월 9일)
참석: 빈곤사회연대, 홈리스행동, 세상을바꾸는사회복지사,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건강의집의원

빈곤한 상황에 처한 사람에게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는 어떻게 삶의 문제가 되는가에 대한 고민을 전반적으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전통적으로’ 빈곤한 사람들에게 성적 권리는 배부른 소리로 여겨져왔고, 재생산권 조차 무책임한 행위이자 사회에 부담을 주는 결정으로 폄하되어왔습니다. 바로 이러한 낙인이 빈곤한 사람들의 성과 재생산 권리를 해치는 핵심적인 구조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이 문제에 접근하는 출발이 됩니다.
국가는 집이 없는 사람에게 주거권을 보장하기보다 시설수용 중심의 정책을 펼쳐왔고 특히 소위 가장이 없는 요보호 여성과 아동으로 분류된 이들에게 특히나 시설보호를 강제해왔습니다. ‘가장이 없는 요보호 대상’은 바로 성과 재생산 권리가 박탈된 빈곤한 이들의 핵심을 이룹니다.
홈리스행동은 야학을 운영하면서 회원모임을 진행해왔기에 회원들과 어떻게 반성폭력, 성평등에 대해 토론하고 합의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지 고민해왔던 과정을 들려주셨습니다. 금지를 중심으로 한 교육이나 개념 설명을 위주로한 교육을 넘어서기 위한 내용과 방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셨습니다.
빈곤사회연대는 여성홈리스가 생계유지나 잘곳을 구하기 위해서 일시적인 남성파트너와 동거하는 경우가 있는데 정책은 부양의무제를 중심으로 가족관계만 파악할뿐 이러한 현실에 대해서는 전혀 인지 하지 않고, 그에 기반해 필요한 정책을 만들지 않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세상을바꾸는사회복지사에서는 사회복지사들이 현장에서 다양한 이슈를 가진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있는데, 이들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서 내담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사회복지사를 위한 교육과 지원이 시급하다는 점을 전했습니다. 성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서 피해버리거나 적절한 연계도 하지 못하는 상황을 많이 듣게 된다고 했습니다.
인의협에서는 노숙인 의료지원을 하다가 현재 셋팅으로는 약처방에 머무르고 근본적인 변화를 꾀할 수 없어서 중단한 상황이라는 점을 공유해주셨고, 의료현장에서 어떻게 성건강의 문제를 다룰 수 있을지 고민을 나눠주셨습니다. 특히 산부인과나 비교기과를 넘어서 가정의학과를 비롯한 전체 의료인이 전체 건강과 성 건강의 이슈를 함께 다룰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할것 같다는 지적을 해주셨습니다.
건강의집의원은 방문진료를 전담하는 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주거나 생계가 열악한 빈곤층이나 중증장애인을 만나고 있는데, 방문을 하다보니 주거환경이나 파트너, 가족상황등을 자연스럽게 알게된다고 하셨습니다. 질병에 대한 진료 뿐만 아니라 건강이나 생활에 대한 다양한 이슈들을 나눌 기회가 있는데 성과 재생산 이슈에 대해서 잘 다룰 수 있도록 준비할 필요성과 협력의 필요성을 제안해주셨습니다.
주거권과 소득불평등의 문제가 성과 재생산 권리에 미치는 영향을 고민한다는 것이 막막했지만 3시간 이상 간담회를 하면서 점차 드러나는 현실과 이슈들을 함께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쪽방에서 사는 여성이 키우는 아이가 현장학습비가 없어서 학교에 가지 못한 날 함께 서울역에 나왔다가 아동학대로 신고되거나 아이와 강제로 분리되어 시설에 보내지는 상황, 노숙인 복지법에 근거한 의료지원이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황에서 성건강은 가장 다루기 어려운 영역이 되는 상황, 여성의 안전과 홈리스의 존재가 적대적인 것으로 이해되는 상황, 당장 집과 생계가 없는 이들에게 성적 권리는 어떻게 나은 삶과 연결될 수 있는지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 문해력이 부족한 이들에게 제공가능한 성교육 자료가 없는 상황, 성과 재생산권리를 옹호하기 위해서 활동가, 복지사, 의료인이 어떠한 태도와 준비를 해야 하는지 배우기 어려운 상황을 함께 타개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한 소중한 자리였습니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