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낙폐 기자회견] “’낙태죄’ 폐지가 답이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은 9월 28일(월) 11시에 <“’낙태죄’ 폐지가 답이다.” >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문재인 정부가 ‘낙태죄’ 완전 폐지로 후퇴가 아닌 진전을 택해야 한다는 각계각층의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최근 정부는 임신중지를 처벌해왔던 시대착오적 「형법」 제27장을 전면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임신 14주 이내 임신중지만을 전면 허용하고 이후 주수에 따른 처벌 조항을 존속시키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언론 보도되었습니다.

이는 ‘낙태죄’의 헌법불합치 결정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처벌로서 국가의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하는 심각한 역사적 후퇴입니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은 임신중지를 허락하는 또 다른 기준을 만들어 여성을 처벌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은 <9·28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지를 위한 국제 행동의 날>이기도 합니다. 이날은 여성의 몸을 불법화하고 건강과 삶을 위협하는 국가와 법· 제도에 맞서 전 세계 여성들이 저항하고 연대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셰어와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은 전 세계 여성들과 연대하는 한편 성과 재생산의 권리가 보장되는 임신중지 비범죄화 이후의 사회로 지체없이 나아가기 위해 계속하여 행동할 것입니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대표 나영 기자회견 발언문


10년 전인 2010년에, 우리는 여성의 임신출산 결정권을 요구하는 투쟁을 시작했습니다.그러나 2012년, 헌법재판소는 임신중지에 대한 여성의 결정권이 그저 사익일 뿐이라며 낙태죄에 대한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 해 가을, 한 명의 여성이 처벌을 피해 안전하지 못한 임신중지 시술을 받던 도중 사망하였습니다.

2016년 , 다시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며 여기 광화문 광장 앞에 섰을 때 우리는 생명권과 결정권을 손쉽게 태아 대 여성의 문제로 대립시키는 국가를 향해 이렇게 외쳤습니다.“낙태가 죄라면 범인은 국가다” 

오늘처럼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지를 위한 국제 행동의 날이었던 3년 전 9월 28일에는 바로 이 자리에 서서 빨간 끈을 들고 서로의 경험을 연결했습니다.70년대 가족계획 정책으로 소위 배꼽수술이라 불리던 복강경 피임 시술을 받고 골반염에 시달려야 했던 경험, 임신과 임신중지를 이유로 학교에서 자퇴를 강요당했던 경험,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임신중지를 요구받았던 경험, 임신중지 시술을 받기 위해 성폭력 피해 사실을 입증해야 했던 경험.이 모든 경험들은 국가가 인구관리 목적을 위해 형법 낙태죄와 모자보건법 상의 우생학적이고 임의적인 허용사유를 공존시켜 온 지난 역사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낙태죄 폐지 요구는 국가의 허락을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국가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낳을만한 사정과 그렇지 못한 사정을 구분하고, 손쉽게 여성들에게 처벌로서 그 책임을 전가해 온 역사를 이제 끝내라는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에 묻습니다.

장애나 질병, 인종, 국적이 이 나라에서 태어나 살아가기 어려운 조건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정부는 무엇을 할 것입니까?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자퇴를 요구받고, 직장에서는 계약해지나 퇴사를 요구받는 현실, 불안정한 일터에서 하루종일 일하고 여전히 독박육아와 돌봄노동에 시달리는 현실에 대해 정부는 무엇을 할 것입니까?

실질적인 성교육은 여전히 거리가 멀고 남성들이 스탤싱, 피임 거부, 불평등하고 폭력적인 성관계를 자랑처럼 얘기하는 이 사회에 대해 무엇을 할 것입니까?

산부인과를 찾아 멀리 다른 지역까지 이동해야 하는 의료 환경과, 안전하게 임신중지를 할 수 있는 병원을 찾지 못해 불안한 마음으로 전전해야 하는 현실, 인터넷에서 출처도 모르는 유산유도제를 구입해서 복용해야 하는 현실에 대해 지금 정부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처벌이나 허용사유를 검토할 게 아니라 이러한 실질적인 변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계속해서 요구해 왔습니다.지금까지 도대체 이에 대해서는 무엇을 준비했습니까? 

여성들에게는 출산만큼 임신중지도 자신과 아이의 삶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고려한 결정입니다. 그러므로 처벌이 두려워 임신중지를 하지 않을 여성은 없습니다. 그러나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이 달라진다면 임신의 유지를 결정하게 될 여성들은 많습니다. 

낙인과 처벌은 보다 안전한 임신중지의 시기를 놓치게 만들 뿐이지만, 공공의료 체계를 통해 어디서든 안전한 임신중지가 보장된다면 여성들은 조금이라도 이른 시기에 임신중지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다시 국가의 책임은 방기한 채 평등한 삶의 조건과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여성들에게 더 안전하지 못하고, 더 불평등한 결과를 떠넘기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 이 자리를 통해 정부에 다시 한 번 강력히 요구합니다. 

지금은 형법 낙태죄와 모자보건법이라는 낡은 역사를 끝내고 새로운 역사를 시작해야할 때입니다.지난 66년의 여성 처벌의 역사, 우리의 삶과 생명을 선별해 온 역사, 여성의 몸에 대한 폭력의 역사를 대신하여 이제 성과 재생산 권리를 보장할 구체적인 법과 정책을 시작하십시오. 

우리는 누구의 삶도 처벌이 가능한 조건 속에 남겨둘 수 없습니다.낙태죄의 완전한 폐지가 이루어질 때까지 우리는 계속해서 투쟁할 것입니다. 

낙태죄 폐지가 답이다!

낙태죄 완전 폐지하라!

기자회견 영상 보러가기

https://www.facebook.com/watch/live/?v=357538132038215&ref=watch_perma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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