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성별 감별 낙태 금지: 인권의 언어로 포장한 미국의 프렌다 법안의 실제적 효과

최다인(연구활동가)


19세기 말까지 미국에서 낙태는 여성이 진통을 느끼기 이전까지 허용되곤 했다. 역사학자 레슬리 레간에 따르면, 1820년부터 1830년까지 낙태를 불법화해야 한다는 움직임의 주요 근거는 임신을 중단하기 위해 사용하는 독성 물질이 오용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i] 19세기 중순부터 의사들이 해당 분야에서 의료인의 독보적인 권위를 확보하기 위해 산파와 동종요법을 사용하는 의료 제공자들을 제약하고 이들의 권위를 훼속하기 위해서낙태 불법화 운동에 앞장 섰는데, 또 다른 큰 이유는 증가하는 이민자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1868년, 유명한 의사이자 낙태 불법화 운동 선두자 호래이쇼 소토러는 “백인 신도교 현지인의 아이들은 줄고 있는데, 백인 아닌 천주교 이민자 아이들은 많아지고 있으니 미국이 어떻게 될 것인가” 라며 원통해했다.[ii] 이민자나  외부인에 대한 두려움은 낙태를 종교적, 도덕성 문제로  치환시켰고, 19세기 말 결국 미국에서 낙태는 불법화 되었다. 불법화된 상황이지만 모든 임신 중지 행위를 막을 수는 없었고, ‘치료적 낙태’는 주로 비용적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백인 중산층 이상 계급에서 접근이 가능했다. 1960년대 여성에 대한 순결 이데올로기 등 보수적 성적 규범들이 무너지기 시작하자, 몇몇 주들은 1970년부터 낙태를 허용하기 시작했고,  1973년 Roe v Wade 는 미국 전체에서 낙태를 합법화 하였다. 대법원은 여성이 임신을 지속하거나 지속하지 않을 권리는 헌법에 명시된 개인의 프라이버시 권리 아래 존중 되어야 한다고 결정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태는 그 후 계속 종교적, 보수 세력에서부터 공격 받기 시작했고 프라이버시라는 틀에서 미국 주와 연장 정부의 기금이 개인의 임신 중지를 지원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들이 통과 되며 소득이 낮은 여성들은 낙태에 대한 합법화 이후에도 실질적으로 임신중지에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특히 2007년에 연방 대법원의 판사 구성이 크게 변화하였으며, 여성이 13주 후에 임신을 중단하는 것을 불법화 (Partial Birth Abortion Ban Act 부분적 출생 낙태 금지 법안)하였고, 그 후 부터 낙태를 더욱 더 불법화 하려는 법안들이 계속해서 시도되고, 도입되며, 미국에서 임신을 중지할 권리는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다.[iii]

프렌다 법안 (PRENDA: Prenatal Nondiscrimination Act출산 이전의  차별을 금지하기 위한  법안)은 2007년부터 매년 미국 의회 회기에 발의되었고, 2013-4년 에는 두번째로 제일 많은 주에서 제안된 법안이었다.[iv] 프랜다 법안의 제안서는 제일 먼저 “태아를 성별과 인종으로 차별하는 것을 금하는 목표”를 가지고 만들어졌다고 법안의 목표를 밝힌다.[v] 법안은 “여성은 미국 사회에 중요한 부분을 이루며 남성과 같은 인권과 시민 평등권이 있다”고 쓰고 있지만, 사실상 이 법안의 목표는 임신중지의 접근성을 제한하는 것이다. “인권”, “시민의  평등권”등은 여성과 시민권 운동에 쓰여왔던 언어로 법안을 구사하지만, 모순적이게도 남녀 동일 임금이나 보편적인 의료 보험 접근권을 반대하고 임신중지 범죄화를 위한 법을 추진하는국회 의원들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받는 이유이다.[vi] 프렌다 법안은 성별과 인종에 대한 출산 전 감별이 있었거나, 의심되는 경우에는 의사가 임신 중지를 지행하는 것을 불법화 하는 법안이다. 여성과 시민 인권으로 포장하여, 프렌다는 실제 차별 문제를 숨기며 동양인과 흑인 여성들이 의료 서비스를 접촉하는 것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프렌다 법안 아래에서 의사가 성별 아님 인종을 선호해서 환자가 낙태 하는 것을 알면  낙태를 실행 하는 것을 불법화하고 있다. 만약 이를 위반한다면, 환자 쪽에서 소송할 수 있고 의사는 금고형에서 부터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vii] 따라서 의사는 환자에게 낙태를 해야 하는 동기에 대해서 질의할 법적 의무가 발생하며, 조금이라도 성별 감별이나 인종에 대한 감별이 의심 되면 임신 중지를 의료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을 거부 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의심” 이라는 지점이다. 증거가 없어도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면 의사도 처벌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법안은 인종에 대한 프로파일링이 될 수 밖에 없다. 사회문화적으로 아시아인들은 남자 아이를 선호하고, 흑인 여성의 경우 자기 인종을 재생산 하지  못하도록 억압을 받기 때문에 흑인 아이를 낙태하고자 한다는 고정 관념이 존재하는 것은 해당 집단들이 겪어온 사회적 억압의 결과이자 여성들이 경험한 아픔의 역사들과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억압과 아픔의 역사가 오히려  여성의 권리를 제약하고, 해당 집단에게 의료서비스 제공을 거부할 수 있는 근거로 이용당하고 있다.[viii] 이미 미국에서는 흑인들이 의사에 대한 신뢰도가 낮으며, 역사적으로 의료 시스템의 차별을 받아 왔기 때문에 의료 접근성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ix] 나파프 (NAPAWF: National Asian Pacific American Women’s Forum)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인 이민자들 경우 언어적 장벽으로 인해 병원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고, 프렌다 요구로서 법적으로 임신 중지 동기에 대해 심문을 받기 시작하면 의료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더욱 낮아질 수 밖에 없으며, 따라서 아시아인들과 흑인 여성들이 병원을 피할 수 밖에 없는 상항들을 초래한다.[x]

프렌다를 지지하는 국회의원들은 경제학가 더글라스 에더런드 (Douglas Edlund) 등의 중국, 인도, 그리고 한국 이민자 가족들이 남아를 선호한다는 연구들을 사용하며, 프렌다 법안이 여성의 인권을 지킨다고 포장한다.[xi] 애리조나 상원의원이 프랜다를 지지하는 말로 동양 이민자 여성들이 퇴보하는 전통을 미국에 가져와 미국의 자유의 기반을 약화시킨다고 하였다.[xii] 애리조나 상원의원의 성명이 보여주는 것처럼 성별이나 인종차별 낙태법은 이민자 여성들이 자기 스스로의 삶에 대한 결정을 내릴 존재가 아니라는, 또는 그럴 능력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관점에서 시작된다. 중국, 인도, 그리고 한국 이민자 가정들이 아들을 선호한다는 결과를 보여준 에드런드의 연구는 2000년도 인구 조사를 쓰며 벌써 20년이 지났다. 시카고 대학교, 나파프,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의대해서 같이 쓴 2014년 연구는 2007 – 11 미국 지역 사회 설문을 사용해서 중국, 인도 그리고 한국 이민자 가정들이 백인 가정들보다 더 여자 아이들을 많이 낳는 다는 것을 발견했다.[xiii] 흑인 여성들이 내면화된 인종 차별로 자기 종족을 “집단 학살”한다는 전제는 증거가 없고, 의사들이 흑인 가정들을 표적한다는 것도 연구에 따르면 낙태 의료는 60%가 백인 다수인 지방에서 일어난다.[xiv]

굿마커 정책 연구소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낙태를 금하거나 죄로 만드는 것은 성별이나 인종 차별을 멈추지 않는다고 한다.[xv] 법학자 도로시 로버츠가 보여준 것처럼, 유전적 스크리닝을 통해 만약 태아에게 병이 있을 것임을  감안하고도, 출산이나 임신의 지속을 감행하는 여성에 대해  현재  미국 사회는 비난을 멈추지 않는다.[xvi]  프렌다는 차별을 금지하는 법이 아니라는 것은 이런 모순 안에서 드러난다. 정자를 고르는 것과 유전 착상 전 진단을 받는 것은 합법화 되어있으며, 심지어 권장 되기까지 한다. 성별, 인종, 질병, 장애 – 인간의 가치는 이러한 사회적 요소들로 판단되고 법은 차별적인 출산과 죽음을 계속 장려한다. 이런 맥락에서 프렌다는 여성 운동과 인권의 언어를 빌려 동양인과 흑인 여성들의 몸을 통제하고, 평등법 아래 동양인과 흑인 여성들의 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제한하려는 시도이다.  재생산 정의 운동 학자 로레타 로스가 말한 것 처럼,  인종, 성별, 섹슈얼리티, 능력 등이 재생산 정치의 형태를 만들며, 이를 간과 하는 것은, 낙태 접근성을 특히 저소득 여성과 소수자들에게 제한하는 길이 될 수 있다.[xvii]  교차적 페미니스트들의 계속 된 싸움은 낙태죄가 폐지 된 후에도 소수자들에게 위한 포괄적인 의료 서비스와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i]  레슬리 레간, <낙태가 죄였을 적에: 미국에 여성, 약, 그리고 법, 1867-1973> (버크리: 켈리포니아 대학 프래스, 1997), 9쪽.

[ii] 위에 참조, 12쪽.

[iii] 플랜 패런트후드, <로 대 웨이드: 그의 역사와 영향>, 1-3쪽.

https://www.plannedparenthood.org/files/3013/9611/5870/Abortion_Roe_History.pdf.

[iv] 나파프, <성차별 낙태죄에 대한 싸움: 에드보케시 툴키트> 2015, 4쪽.

https://static1.squarespace.com/static/5ad64e52ec4eb7f94e7bd82d/t/5d2c9f41b52c12000174da92/1563205455067/defeating-ssab-advocacy-toolkit.pdf.

[v] 2017년 도입된H.R. 147 프렌다 법안 제안 전문.

https://www.congress.gov/bill/115th-congress/house-bill/147/text?r=28&s=1.

[vi] 나파프, <성차별 낙태 금지법에 대한 싸움> , 8쪽.

[vii] 나파프, <성차별 낙태 금지법 자료표>, 08.2020.

https://static1.squarespace.com/static/5ad64e52ec4eb7f94e7bd82d/t/5f2d67293c57ab090234ed66/1596811049786/Sex+Selective+Abortion+Bans+Factsheet+August+2020.pdf.

[viii] 굿마카 정책 연구소, <성,인종차별 아님 태아 이상으로 낙태 금지를 싸우기 위해 쓸 수 있는 증거물들>, 01.2020.

https://www.guttmacher.org/evidence-you-can-use/banning-abortions-cases-race-or-sex-selection-or-fetal-anomaly.

[ix] 도로시 로버츠, <죽음을 초래하는 발명: 21세기에 과학, 정치, 그리고 큰 회사들이 인종을 어떻게 다시 만들어가는지> (뉴욕: 뉴 프레스, 2012), 53-60쪽.

[x] 나파프, <성차별 낙태 금지법에 대한 싸움> , 5쪽.

[xi] 시카고 대학 국제적 인인권 클리닉, 나파프, 샌프랜시스코 대학교 재생산 건강 새로운 기준 프로그램, <신화를 사실로 대체하기: 미국에 성차별 금지 낙태법>, 06.2014, 15쪽.

https://static1.squarespace.com/static/5ad64e52ec4eb7f94e7bd82d/t/5d2ca0d5cd54a90001b97595/1563205847373/replacing-myths-with-facts.pdf.

[xii] 나파프, <성차별 낙태 금지법에 대한 싸움> , 4쪽.

[xiii] <신화를 사실로 대체하기: 미국에 성차별 금지 낙태법>, 18-9쪽.

[xiv] 굿마카 정책 연구소, <성,인종차별 아님 태아 이상으로 낙태 금지를 싸우기 위해 쓸 수 있는 증거물들>.

[xv] 위에 참조.

[xvi] 로버츠, <죽음을 초래하는 발명>, 220-2쪽.

[xvii] 로레타 로스와 리키 소링거, <재생산 권리: 들어가기> (버크리: 캘리포니아 프래스, 2017), 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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