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2020년 1월호 셰어 이슈페이퍼 https://bit.ly/3Cnl5dX 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윤정원
* 성병, 성매개질환, 성매개감염 성병(venereal disease)이나 성매개질환(Sexually transmitted disease)이 지니는 부정적인 어감과 낙인효과 때문에 학계에서는 중립적인 단어인 성매개감염(sexually transmitted infection)을 쓰고있는 추세이다. 이글에서는 성매개감염 및 STI로 통일하겠다. |
성매개감염이 얼마나 흔한 지(섹스를 하는 전 세계 인구 중 80%가 최소 한번 이상은 성매개감염을 경험한다), 방치했을 때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검사와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여러 번 글을 쓰기도 했거니와 자료가 많이 있기 때문에, 오늘은 그 다음 주제를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파트너(들)에게 STI 사실을 어떻게 말할 것인가.
이 주제는 환자 본인에게도 정말 어렵고 중요한 일이지만 의사, 나아가 보건의료체계에도 중요한 이슈인데, 파트너(들)와 함께 치료를 해야 재감염을 막을 수 있고, STI의 낙인과 편견이 줄어야 검진과 치료를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파트너와 함께 치료를 받아야만 하는 질환들임에도 46~75%의 파트너가 치료를 결국 안 받는다는 연구도 있다[ref]Secura GM, Desir FA, Mullersman JL, Madden T, Allsworth JE, Peipert JF. Predictors of male partner treatment for sexually transmitted infection. Sex Transm Dis. 2012;39(10):769–775. doi:10.1097/OLQ.0b013e31825ec611[/ref]. 진료실에서도 보면, STI 진단 후 이야기하기가 싫어서 애인과 헤어졌다는 사연부터, 애인을 의심해서 크게 싸웠다는 사연까지, 확실히 어렵긴 어려운 주제이다. 어떻게 하면 파트너(들)에게 STI 사실을 어색하지 않게 전달하고, 같이 검사와 치료를 받아 이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일단 어떤 종류의 STI인지에 따라 본인의 마음도, 파트너(들)에게 이야기하는 방법도 달라질 것이다. 헤르페스나 HIV, B형 간염, C형 간염 같은 바이러스들은 완치가 없기 때문에 만약 이들을 진단받았다면, 앞으로도 계속 가지고 있게 된다. HPV는 바이러스이긴 하지만 자연면역이 생기면 완치되기도 하고, 면역력이 낮은 경우에 지속감염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임질, 매독, 마이코플라즈마 제니탈리움, 트리코모나스와 같은 세균성 STI는 항생제로 쉽게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반복감염이나 항생제 내성의 위험도 점점 늘고 있기 때문에 아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사면발이나 옴 같은 곤충매개 STI 역시 항생제로 완치가 가능하다. (각 질환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다음 지면에서)
당신이 지금 누군가와 성적인 관계 중이고, STI를 이번에 처음 진단받았다면,
해야 할 이야기는 ‘내가 이번에 이러한 진단을 받았으니 같이 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자’ 가 될 것이다.
처음 누군가와 성적인 관계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면,
1) ‘우리 둘 다 같이 성매개 검사 받아보고 괜찮으면 섹스하자’ 또는, HIV나 헤르페스같이 평생 존재하는 STI를 알고 있는 상태라면, 2) ‘나 –를 가지고 있는데, … ’ 가 될 것이다.
어떤 상황이건, 아래 내용들을 읽어보면 대화를 시작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파트너(들)에게 STI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STI에 대해 나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사실 STI는 어떤 연령대의 사람도, 어떤 성도, 어떤 성적 지향을 갖고 있어도, 파트너 수에 상관없이 걸릴 수 흔한 감염이다. 당신이 STI를 말했을 때 파트너가 당신을 놀리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나쁜 소문을 낸다던 지, 당신과 섹스하고 싶지 않아할까봐 걱정이 될 수도 있다. 지금 섹스하고 있는 파트너가 잘 모르는 사람일 수도, 그래서 어떻게 이야기를 꺼낼지 준비가 안되었을 수도 있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파트너(들)와 STI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많은 장점이 있다.
- STI 사실을 알리는 건 예의 차리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건 옳은 일이다. 상대의 건강과, 상대방이 과거/현재/미래에 만난/만나고 있는/만날 상대방들의 건강을 위하는, 인류애에 기반한 공공선을 위한 일이다!
- 파트너(들)와 진솔하고 개방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은 더 깊은 신뢰와 친밀감을 쌓을 수 있다. 당신의 파트너도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당신의 파트너도 그들의 성건강과 성생활에 대한 선택지를 가지게 된다. 앞으로 어떻게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섹스를 할 수 있을지 더 적극적으로 탐색해 나갈 수 있다.
- 파트너와의 관계가 장기적으로 진행되었을 때, 나중에 고백했을 때 생길 난감한 상황들(“뭐? 그걸 왜 지금 이야기 하는거야? 그동안은 알고 있었으면서 말 안했어?”) 보다는 지금 이야기하는 게 낫다. 지금 이야기 못하면 나중에 더 친해져도 이야기 못한다. 나중에 이야기했을 때 떠나갈 사람이라면, 지금 떠나가줘서 내 소중한 시간과 감정을 아껴주는 게 좋겠다.
- 지금의 파트너가 나에게 이 STI를 준 게 확실해서 원망스러운 상황일 지라도, 이야기해 주는 게 좋다. 한번 반대의 상황을 가정해 보자. 상대는 생애 처음으로 나와 섹스 후 STI를 진단받았고, 나를 원망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나에게 치료받으라고 이야기해줬다. 세상 고맙지 않은가? 물론 STI 가 없다고 말할 수 있으면 제일 좋겠지만, STI가 있는데 속이는 것 보다, STI가 있다고 말 하는 것이 훨씬 낫다.
언제 어디서 이야기하는 게 좋을까?
- 성적인 행동들을 시작하기 전에 하는 것이 좋다. 입술 헤르페스가 있다면 키스 전에, 성기 콘딜로마가 있다면 오럴이나 삽입섹스 전에는 이 사실들을 알아야 대비할 수 있지 않겠나. (각 행위의 전파위험도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지면에)
-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분위기를 깨거나, 거절 받는 상황이 될 까봐 걱정스러울 수 있다. 성적이지 않은 상황, 단둘이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을 고르자. 둘 다 좋은 기분일 때, 시간을 충분히 들여 이야기할 수 있을 때, 둘 다 술이나 약 등에 의해 정신이 혼미하지 않았을 때 하는 것이 좋다.
- 가능한 대면 상황에서 하는 것이 좋다. 문자나 전화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오해를 사기 쉽다. 그리고 직접 이야기하면 내 이야기에 대한 이 사람의 반응을 통해, 이 사람이 얼마나 성숙한 사람인가, 얼마나 감정관리를 잘 하고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가를 관찰할 수 도 있다.
- 혹시나 대화 이후에 폭언이나 폭력, 위협적 상황이 걱정된다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주변에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공원이나 카페 같은 공공장소를 고려하자. 정말 위험할 것 같으면 차라리 이메일이나 전화나 문자로 알려도 된다. 만약 폭력을 당하게 되면 꼭 도움과 조력을 구하자.
이야기 시작하는 방법에는 정답은 없다. 그리고 당신의 성격이나 상황에 따라, 상대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질 수도 있다. 그래도 여기 기본적인 팁을 좀 제시해 보자면,
- 대화를 아주 자연스럽고 침착하게 이끌어 나가자. 섹스를 해본 적 있는 사람의 80%가 같은 상황에서 같은 고민을 함께 하고 있다! 안전한 섹스나 STI, 피임 같은 주제들이 어떤 파트너 하고도, 일상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대화의 하나라고 스스로에게, 파트너(들)에게 주지시키자. 돌려말하지 말고 단도직입적인 방법이 더 낫다.
- STI는 건강문제 중 하나일 뿐이다. “나 손목을 삐었으니까 이 체위는 하지 말자” 와 “나 헤르페스가 있어서 콘돔을 꼭 써야 해” 가 뭐가 다른가.
- 파트너와 이전에 불편한 주제의 대화를 해 본 적이 있는지 생각해보자. 그때 어땠는지, 그때 상대의 반응이나 성격이 어땠는지 고려해서 대화를 준비하자.
- 이전에 다른 파트너와 STI에 관한 대화를 했을 때, 어떤 반응과 결과가 있었나? 만약 일이 잘 안 풀렸다면 왜 그랬었는지? 이전 경험에서의 교훈을 생각해보자.
- 어떻게 이야기할지 미리 생각해 놓는다. 글로 써 보는 것도, 쓴 것을 보고 읽는 것도, 믿을 만한 친구나 거울 앞에서 미리 말하는 연습을 해 보는 것도 좋겠다.
- 내가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설명해주고 질문에 답해 줄 수 있다. 부정확한 소문이나 잘못된 정보에 휘둘리지 말고, 정확한 정보를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질병관리본부 국가건강정보포털 http://health.cdc.go.kr/health/Main.do |
- 당신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파트너(들)에게 시간을 충분히 주고, 그의 감정을 말하고 질문할 수 있게 해 주자. 믿을 만한 출처의 병원, 학회 팜플렛이나 브로슈어, 웹사이트 주소등을 미리 준비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모든 보건소에서 매독, 임질, 클라미디아, HIV/AIDS 에 대해서는 무료, 익명으로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모든 종류의 STI에 대한 검사와 상담을 원한다면 비뇨기과/산부인과를 찾자.
이런 말들을 이용하자
“나 정말 우리 관계 좋고, 만족하고 있어…”
“당신을 진짜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거 알지? 그래서 이걸 말해야 할 것 같아.”
만약 잘 알지 못하는 관계이거나 더 깊은 토론을 할 준비가 안 된 거라면, 이렇게 말하는 것도 좋겠다.
“오늘밤 같이 보내고 싶어. 근데 이건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 나 --- 있는데 당신 콘돔/랩/핑거돔 있어? 내 꺼 쓸까? “
상대의 반응이 OOO 하다?
- 어떤 사람은 즉각 반응할 수도 있다. “뭐야, 할 말 있다고 해서 헤어지자 거나 정말 안 좋은 소식일까 얼마나 걱정했는데. 전혀 상관없어” 좋은 사람이다, 잡아라.
- 어떤 사람은 혼란스러워할 수도, 시간을 달라 할 수도, 얼마 후 다시 물어보기도 한다. 처음 당신이 STI를 고지 받았을 때를 생각해보자. 당신도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데 어느정도 시간이 걸렸을 것이고, 당신의 파트너도 마찬가지로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들에게도 생각할 시간을 주자.
- 때로는 사람들은 편견이나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 두려움 등으로 인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또 부정확한 정보를 검색하고 오해가 깊어지기도 한다. 정확한 정보와 사실이 담겨있는 외부 자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 당신이 지금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앞으로의 우리의 관계를 더 잘 만들어 나가기 위한 노력이라는 것을 표현하자. 지금 당장 어떤 체위를 할지 말지, 섹스를 할지 말지, 연인관계를 지속할지 끝낼지를 이 자리에서 바로 결정할 필요는 없다. 충분히 시간을 들여 대화하고, 혼자 생각할 시간도 주자.
- STI를 가지고 있는 것이 섹스를 덜 즐겁게 할거라는 편견을 버려라. 전파를 막을 수 있는 굉장히 많은 예방조치들이 과학적으로 알려져 있다. ‘안전한 sex’ 자료를 이용하자.
- 제일 중요한 건 당신에 대한 존중이다. 만약 당신 파트너가 당신을 위협하거나 폭력을 사용하거나, 경멸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상대와 계속 관계를 유지할 지 진지하게 고민해보자.
비난과 닦달 대잔치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STI 양성이 나왔다고, 당신들 둘 중 한 명이 바람을 피운 거라고 단정짓지 마라. 절대로! STI가 감염되고 나서도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기까지 꽤 오래 걸릴 수 있고(질병마다 잠복기가 다 다르다), 대부분의 경우 감염이 되어도 증상이 전혀 안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수년 이상을 그냥 지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언제 어떻게 감염이 되었는지 알아내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중요하지도 않다. 중요한 것은 둘이 같이 검사를 받고, 문제가 있다고 나오면 치료하면 된다. 그리고 앞으로 재감염이 안되도록 ‘안전한 섹스’ 방법들을 숙지하는 것.
섹스나 관계의 거부로 이어진다면
- 어려운 일이었지만, 상대의 건강을 걱정하고 고려하는 것은 옳은 일이었다. 말하지 않았다면 지금도 앞으로도 이 바이러스/세균은 파트너의 파트너의 파트너를 거쳐 계속 퍼질 것을, 나의 쪽팔림 한번으로 막아내었다. 당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라.
- 세상엔 STI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정말 많고(섹스를 하는 사람의 80%), 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가고 있는 파트너들도 많다. 지금 이 사람이 그렇지 못했더라도 세상엔 다른 더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명심하자. 이게 내 연애 커리어의 끝이 아니다. 다음 사람에게 이 이야기를 또 꺼냈을 때, 그는 당신의 용기와 솔직함에 고마워하고 반할 것이다.
- STI의 유무가 나의 가치를 좌지우지하지 않듯이, 헤어짐 역시 나의 가치를 좌지우지하지 않는다. 당신의 파트너가 떠난 건 STI 때문이지 당신 때문이 아니다.
- 대부분의 연애가 끝날 때, 연락을 안 하기 시작할 때, 전화가 뜸해질 때, 그 이유를 이야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내 성격 때문인지, 뭘 잘못했고 뭐가 문제인지 몰라서 오래 괴로워하고 전전긍긍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엔 자명하니, 속 시원하지 않은가.
-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친구나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자.
- 같은 STI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더 연결될 수 있다면 비슷한 고민을 공유하고, 상담과 지지를 더 받을 수 있다.
헤르페스 환우모임: cafe.naver.com/herpecure 한국 HIV/AIDS 감염인연합회: knpplus.org 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 '알': http://cafe.daum.net/R-YPC |
참고자료
Bedsider, “BTW, you should get tested: How to tell someone you have an STI”
Planned Parenthood Toronto, Fact Sheet “Telling your partner you are living with an STI”
Planned Parenthood US, “How do I talk to my partner about getting tested?”
THE STI PROJECT, “How to Tell Someone You Have An STD”
** 이 글은 2020년 1월호 셰어 이슈페이퍼 https://bit.ly/3Cnl5dX 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윤정원
성매개감염이 얼마나 흔한 지(섹스를 하는 전 세계 인구 중 80%가 최소 한번 이상은 성매개감염을 경험한다), 방치했을 때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검사와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여러 번 글을 쓰기도 했거니와 자료가 많이 있기 때문에, 오늘은 그 다음 주제를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파트너(들)에게 STI 사실을 어떻게 말할 것인가.
이 주제는 환자 본인에게도 정말 어렵고 중요한 일이지만 의사, 나아가 보건의료체계에도 중요한 이슈인데, 파트너(들)와 함께 치료를 해야 재감염을 막을 수 있고, STI의 낙인과 편견이 줄어야 검진과 치료를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파트너와 함께 치료를 받아야만 하는 질환들임에도 46~75%의 파트너가 치료를 결국 안 받는다는 연구도 있다[ref]Secura GM, Desir FA, Mullersman JL, Madden T, Allsworth JE, Peipert JF. Predictors of male partner treatment for sexually transmitted infection. Sex Transm Dis. 2012;39(10):769–775. doi:10.1097/OLQ.0b013e31825ec611[/ref]. 진료실에서도 보면, STI 진단 후 이야기하기가 싫어서 애인과 헤어졌다는 사연부터, 애인을 의심해서 크게 싸웠다는 사연까지, 확실히 어렵긴 어려운 주제이다. 어떻게 하면 파트너(들)에게 STI 사실을 어색하지 않게 전달하고, 같이 검사와 치료를 받아 이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일단 어떤 종류의 STI인지에 따라 본인의 마음도, 파트너(들)에게 이야기하는 방법도 달라질 것이다. 헤르페스나 HIV, B형 간염, C형 간염 같은 바이러스들은 완치가 없기 때문에 만약 이들을 진단받았다면, 앞으로도 계속 가지고 있게 된다. HPV는 바이러스이긴 하지만 자연면역이 생기면 완치되기도 하고, 면역력이 낮은 경우에 지속감염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임질, 매독, 마이코플라즈마 제니탈리움, 트리코모나스와 같은 세균성 STI는 항생제로 쉽게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반복감염이나 항생제 내성의 위험도 점점 늘고 있기 때문에 아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사면발이나 옴 같은 곤충매개 STI 역시 항생제로 완치가 가능하다. (각 질환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다음 지면에서)
당신이 지금 누군가와 성적인 관계 중이고, STI를 이번에 처음 진단받았다면,
해야 할 이야기는 ‘내가 이번에 이러한 진단을 받았으니 같이 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자’ 가 될 것이다.
처음 누군가와 성적인 관계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면,
1) ‘우리 둘 다 같이 성매개 검사 받아보고 괜찮으면 섹스하자’ 또는, HIV나 헤르페스같이 평생 존재하는 STI를 알고 있는 상태라면, 2) ‘나 –를 가지고 있는데, … ’ 가 될 것이다.
어떤 상황이건, 아래 내용들을 읽어보면 대화를 시작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파트너(들)에게 STI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STI에 대해 나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사실 STI는 어떤 연령대의 사람도, 어떤 성도, 어떤 성적 지향을 갖고 있어도, 파트너 수에 상관없이 걸릴 수 흔한 감염이다. 당신이 STI를 말했을 때 파트너가 당신을 놀리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나쁜 소문을 낸다던 지, 당신과 섹스하고 싶지 않아할까봐 걱정이 될 수도 있다. 지금 섹스하고 있는 파트너가 잘 모르는 사람일 수도, 그래서 어떻게 이야기를 꺼낼지 준비가 안되었을 수도 있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파트너(들)와 STI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많은 장점이 있다.
언제 어디서 이야기하는 게 좋을까?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 02-2263-6465, hotline.or.kr
한국성폭력상담소: 02-338-5801, www.sisters.or.kr
한국여성민우회: 02-335-1858, www.womenlink.or.kr
이야기 시작하는 방법에는 정답은 없다. 그리고 당신의 성격이나 상황에 따라, 상대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질 수도 있다. 그래도 여기 기본적인 팁을 좀 제시해 보자면,
이런 말들을 이용하자
“나 정말 우리 관계 좋고, 만족하고 있어…”
“당신을 진짜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거 알지? 그래서 이걸 말해야 할 것 같아.”
만약 잘 알지 못하는 관계이거나 더 깊은 토론을 할 준비가 안 된 거라면, 이렇게 말하는 것도 좋겠다.
“오늘밤 같이 보내고 싶어. 근데 이건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 나 --- 있는데 당신 콘돔/랩/핑거돔 있어? 내 꺼 쓸까? “
상대의 반응이 OOO 하다?
비난과 닦달 대잔치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STI 양성이 나왔다고, 당신들 둘 중 한 명이 바람을 피운 거라고 단정짓지 마라. 절대로! STI가 감염되고 나서도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기까지 꽤 오래 걸릴 수 있고(질병마다 잠복기가 다 다르다), 대부분의 경우 감염이 되어도 증상이 전혀 안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수년 이상을 그냥 지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언제 어떻게 감염이 되었는지 알아내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중요하지도 않다. 중요한 것은 둘이 같이 검사를 받고, 문제가 있다고 나오면 치료하면 된다. 그리고 앞으로 재감염이 안되도록 ‘안전한 섹스’ 방법들을 숙지하는 것.
섹스나 관계의 거부로 이어진다면
한국 HIV/AIDS 감염인연합회: knpplus.org
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 '알': http://cafe.daum.net/R-YPC
참고자료
Bedsider, “BTW, you should get tested: How to tell someone you have an STI”
Planned Parenthood Toronto, Fact Sheet “Telling your partner you are living with an STI”
Planned Parenthood US, “How do I talk to my partner about getting tested?”
THE STI PROJECT, “How to Tell Someone You Have An S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