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후기] 용주골 행정대집행 인권침해감시단 활동

2024-12-17

 


지난 11월 25~28일 파주시가 용주골 성매매집결지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예고한 후 긴장이 고조되었습니다. 특히나 여전히 종사자를 비롯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도 행정대집행 대상이 됐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인명피해가 우려되었습니다. 소식을 들은 수많은 연대자들이 용주골로 모였고, 셰어는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과 함께 인권침해감시단 활동을 하기로 하고 25일, 28일 강제 폐쇄를 막기 위한 연대 활동에 참여하였습니다. 


대집행이 시작된 11월 25일 철거를 담당하는 인부, 바리케이트 역할을 하기 위해서 공무수행이라고 쓰인 조끼를 입고 나선 용역, 파주시 공무원과 경찰, 119 구급대원, 소방대원 등이 집결했습니다. 월요일에는 사람이 살고 있는 집과 바로 붙어있는 건물에 대한 대집행이 진행되면서, 건물 전체가 흔들렸고, 전기선이 매우 얽혀있었음에도 안전조치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파주시를 향해 안전 대책을 세우지 않는 것에 강하게 항의했지만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았고, 항의하던 인권활동가를 향해 용역반원이 욕을 하고 밀치는 폭력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공무수행을 하고 있다는 표식을 하지 않은채 채증을 진행하고, 개인의 휴대폰으로 채증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도 항의했으나 개인 장비에 대한 문제는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11월 26일에는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의 유리문을 깨려는 시도를 하는 과정에서 위험천만한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집안에 있는 종사자들과 연대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건물을 부수려고 하자 여성 사장 한 명이 자해를 시도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11월 28일에는 종사자가 살고 있는 또다른 집의 차양막을 포크레인으로 부수는 것을 보고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았고, 또 많은 이들이 모여들었습니다. 26일에 철거를 시도했던 집은 더이상 철거를 진행하지 못하도록 온몸으로 막았고, 이번 행정대집행은 이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인권침해가 벌어지는 현장에 오면 감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강제 폐쇄를 반대하면서 몸으로 버티는 사람들이 누구이고, 이들이 왜 떠나지 못하는지, 이들이 남아서 지키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성매매 집결지를 떠나지 못하고 남아있는 종사자들이 처한 취약함은 여느 땅주인이나 건물주, 심지어 세입자와 견줄 수 없는 복잡한 역사와 마음이 있습니다. 자신이 번 돈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가족을 부양했던 이들이지만, 자신이 살며 일했던 것을 정당하게 증명할 수 없고, 그것에 기반해서 이동할 수 없는 이들이 처하는 강제 퇴거와 강제 폐쇄는 더욱더 막막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동의 시기와 방식에 대한 의견을 내고 협상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는 갈 곳이 보이지 않습니다. 


셰어는 단지 성노동을 범죄로 만들고 성노동자를 단속하고 처벌함으로써 빈곤과 차별의 문제를 해결할 국가의 책임을 방기하는 범죄화 정책을 비판합니다. 또한 성노동자가 현행법상 세입자의 지위를 갖기 어렵다고 해도 국가의 계획에 따라 만들어진 성매매 집결지에서, 수십년간 삶을 일군 땅에서, 파주시의 계획 때문에 강제로 이주해야 한다면, 파주시는 이들을 위한 현실적인 보상과 이주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용주골 여종사자 모임 자작나무회가 지금의 강제 폐쇄에 반대하고 대화를 요구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다. 성노동자가 정치적인 협상의 주체로 인정받기 위해, 인권침해를 그저 감내하지 않기 위해, 공권력의 행위 속에서 생명을 보장받기 위해, 불법인 사람은 없다는 외침을 통해서 인권을 확장하는 주체로 인정받기 위한 싸움에 셰어도 계속 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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