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12월 2일부터 5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15회 AWID(The Association for Women’s Rights in Development) 포럼에서 셰어와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가 함께 ‘[전략 지도 그리기]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비범죄화의 길을 찾자‘ 워크샵 세션을 진행했습니다.
셰어 나영 대표가 전체 워크샵을 진행했고, 함께 참석한 소수자난민인권네트워크의 화 활동가는 발표자들의 자리에 함께 앉아 가까이에서 통역을 진행해 주었습니다. 발표자료 보기(영문)
먼저 1부에서는 한국의 임신중지 비범죄화 운동을 소개하고, 재생산정의를 위한 앞으로의 방향에서 범죄화를 통한 통제와 낙인의 대상이 되어 온 다른 영역에서의 비범죄화가 왜 중요하게 연결되어야 하는지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첫 순서로 발제를 맡은 셰어 공혜원 사무국장은 한국의 ‘낙태죄’의 역사와 ‘낙태죄’ 폐지 운동, 임신중지가 비범죄화되기까지의 과정을 발표하며, 임신중지의 범죄화는 체제와 국가의 목적에 따라 생산성 있는 인구를 유지하고, 특정한 가족제도와 성규범을 유지하기 위한 통제의 도구로서 활용되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범죄화를 함께 해결해야 재생산정의를 이룰 수 있다”며, 워크샵에 참여한 다양한 국가와 활동가들이 함께 우리의 문제를 연결하고 대응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이어서 셰어의 타리/나영정 에브리바디 플레져랩팀장은 성적 낙인과 인종차별에 기반한 공중보건 정책과 성병 관리 정책이 의료적인 것이라기 보다 ‘정치적’인 것이라고 짚으며, HIV/AIDS, 이주민/난민, 성노동자에 대한 범죄화와 통제가 어떻게 재생산정의의 과제와 연결되어 있는지 발표했습니다. 비범죄화 운동이 재생산정의의 과제와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하며, 성소수자, 성노동자, 유색인 이주민에게 차별적으로 씌워지는 차별과 낙인에 공통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성풍속 범죄화에 대응 방안을 계속 모색할 필요가 있고, 인종차별과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단속과 추방에 저항하는 운동이 확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차차의 여름 활동가는 한국에서의 성노동자 단속과 성노동 범죄화의 역사, 용주골 투쟁 등 현재 상황을 공유하며, 성노동자들이 더욱 취약한 상태에 놓이게 되는 이유는 성노동자를 노동자로서 보호할 법이 없고 단지 불법의 대상으로 통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착취와 폭력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가장 취약한 집단을 위해 성매매 비범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발표를 마쳤습니다. 이후 2부 워크샵 시작에 앞서 용주골 투쟁을 구체적으로 알리며, 차차의 트위터가 정지된 상황과 쿠팡 노동조합의 연대 메시지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2부 워크숍 시간에는 셰어 나영 대표의 진행으로 세션에 참석한 활동가들과 함께 범죄화와 단속을 통한 성과 재생산의 통제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각국 사례와 현황을 공유하고, 서로 연결되어 있는 국제적 맥락을 함께 발견하면서 연대의 지점들을 찾아가는 워크샵을 진행했습니다.
참여자들은 포스트잇에 비범죄화와 관련된 경험을 적어 커다란 세계지도에서 자신이 거주하거나 활동하는 지역에 붙이고 서로의 연결점을 찾아보며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일본 활동가는 먼저 일본의 낙태죄와 일부 사유에 따른 허용 조항, 상대 남성의 동의가 필요한 점 등 한국의 낙태죄 형법 조항과 모자모건법 14조와 거의 유사한 일본 법 체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러한 오랜 법과 의료 관행으로 인해 자궁 벽을 긁어내는 소파술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는 문제를 짚었습니다. 그리고 여성혐오와 여성의 몸에 대한 통제에 기반하고 있는 오랜 범죄화의 역사로 인해 많은 여성들이 정부에 의한 통제만이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 등 가까운 지인과 일본 국민들의 감정에 의해 이중의 처벌을 받아왔으며, 이것이 여성의 권리를 더욱 약화시키고 억압해 왔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집트 활동가는 임신중지가 불법이라 제대로 된 의료 행위자에게 수술을 받지 못해 위험한 상황에 놓이거나, 수술 받다가 죽는 일이 많다고 언급했습니다. 산모 건강에 해가 되는 경우라면 임신중지가 가능하지만, 강간이나 근친에 의해 임신한 경우에도 임신을 유지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집트 활동가들은 안전한 임신중지가 가능할 수 있도록 법을 바꾸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해요.
유럽성노동자네트워크의 활동가는 페미니즘 운동이 성노동 이슈에 대한 입장을 확실하게 가지고 연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미등록 이주민 성노동자 권리 관련 연대 활동도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고 하며, 각국 활동가들에게 관련 기금을 소개해주기도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노르딕 모델에 관한 질문을 나누기도 했는데요, 이에 차차의 유원 활동가는 코로나 19를 겪으며 의도치 않게 수요차단을 경험했고, 성노동자들 사이에서도 스스로 당분간 일을 하지 말자고 하기도 했지만 결국 장기화되는 상황에 경제적인 어려움과 취약성이 강화되는 것을 마주하게 되었다는 경험을 이야기 했습니다. 유원 활동가는 그래서 단순히 수요차단 모델만이 대안으로 도입될 경우 성노동자가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기 보다는 여전히 성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조건 속에서 생계에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만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서 말레이시아 활동가는 법에서 퀴어가 범죄로서 다뤄지고 있고, 특히 성관계 여부에 대해서는 입증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보다 눈에 띄고 처벌의 대상이 되기 쉬운 MTF 트랜스젠더, 크로스드레싱에 대한 단속과 통제가 심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성소수자 커뮤니티 안에서도 HIV 감염인에 대한 낙인이 심하다는 점, 강제 HIV 검진이 필수적인 상황, HIV 감염인의 경우 교육기관에 입학하거나 공공기관, 병원, 일자리 등에서 거부당하는 경험을 많이 하고 있다는 상황에 대해서도 공유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말레이시아의 많은 트랜스 커뮤니티 당사자들이 성노동을 하고 있는데, 이들은 크로스드레싱과 성노동에 대한 처벌에 의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나이지리아 활동가는 이 세션에 오고 싶었던 이유가 연결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임신중지에 대한 권리와 성·재생산 건강과 권리에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우리의 경험을 나누고, 정보를 쌓고,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여성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를 제외한 모든 경우의 임신중지가 불법인데, 실제로 여성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에도 이를 판단하는 것은 자의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더 위험에 처하게 되며, 특히 여성 청소년들의 사망률이 높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대부분 임신중지에 대한 경험이나 문제들은 침묵 속에 있고 실제 어느 정도의 임신중지가 시행되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가 드러나지 않게 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 세션을 계기로 구체적으로 서로 만날 수 있는 공동의 플랫폼이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해 주었습니다.
미국에서 온 활동가는 미국에서 왔다고 사과(웃음)하며, 실제 임신중지는 출산보다 안전함에도 지금 미국에서의 법적 변화로 인해 특히 흑인 여성들에게 더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임신중지를 하기 위해 거주하고 있는 주의 경계를 넘어 다른 주의 병원을 가는 것조차 범죄로 간주되고 있는 현실을 공유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임신중지에 대한 법적 통제가 강화되기 이전에도 임신중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권리로서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을 중요하게 지적하고, 따라서 우리가 법적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임신중지 권리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임신중지를 범죄화 한 논리는 성소수자, 특히 트랜스젠더에 대한 법적 통제와 처벌을 정당화하는 논리에도 적용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많은 트랜스 커뮤니티에서 임신중지 권리를 위해 싸웠던 것과 같은 방식의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러한 점에서 각 당사자 영역을 넘어, 국경을 넘어 꼭 함께 이야기해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후퇴하고 있지만 함께 세션에 참여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배울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도네시아 활동가는 인도네시아에서 임신중지를 제공한 의사가 범죄자가 되지 않으려면 임신중지를 시행하기 위해 합법한 임신중지임을 증명할 수 있는 경찰의 서한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합법화의 방식은 다른 형태의 통제를 만들어 낸다고 지적했습니다. 합법화를 넘어선 비범죄화도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 법적인 규정을 넘어서는 것이 필요하고 그래서 핫라인을 통해 적극적으로 '스스로 하는 임신중지(SMA, Self Managed Abortion)'를 중요한 전략으로 삼아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페미니스트 동료들 사이에서도 SMA에 대해서는 낙인이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하며, 이에 대한 전략과 연대가 더 구축되면 좋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각국의 임신중지에 관한 상황, HIV 감염인, 트랜스젠더/퀴어, 성노동자에 대한 범죄화와 이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과 운동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서로 연결되는 감각을 가질 수 있는 강렬한 워크샵이었습니다. 앞 세션이 늦어지면서, 초반에 참석자가 적으면 어쩌나 걱정했던 것이 무색하게도 범죄화에 대한 문제의식과 연결될 필요를 느끼는 참가자들이 많이 모였고, 적극적으로 워크숍의 토론 시간을 함께 만들어주어서 감사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임신중지도, 이주민/난민에 대한 통제와 HIV 감염인에 대한 대응도, 성노동에 대해서도 한 국가의 차원을 넘어 각국의 범죄화와 통제 방식은 오랫동안 서로의 참조가 되어 왔고, 그 과정에 식민주의와 전쟁, 개발, 인구통제를 매개로 한 국제 원조 등이 자본주의 가부장체제의 변화 국면 속에서 다양한 영향을 미쳐왔습니다. 각국은 범죄화를 이용해 통제를 하면서 동시에 거대한 산업의 영역으로서 당사자들의 생산/재생산 노동과 삶을 이용했고, 수많은 여성들과 이주민/난민, HIV 감염인, 성노동자들은 사회적 권리의 박탈로 더욱 취약한 상황으로 내몰려 왔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다른 국가로의 이동도 더욱 활발해졌기 때문에 이번 워크샵에서 각국의 맥락과 상황을 나누고 비범죄화를 위한 공동의 대응을 모색하는 시간은 정말 소중했습니다.
워크숍 참가자들은 모두 앞으로 계속 연결되고, 함께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주었습니다. 워크숍 참가자, 각국의 단체들과 연대와 공동 대응이 이어진다면 각국에 있는 이주민, 당사자와의 연계와 상호지원도 활발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셰어는 이 소중한 연결의 계기를 놓치지 않고 앞으로의 활동에서 구체화해 나가겠습니다.
12월 3일, 12월 2일부터 5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15회 AWID(The Association for Women’s Rights in Development) 포럼에서 셰어와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가 함께 ‘[전략 지도 그리기]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비범죄화의 길을 찾자‘ 워크샵 세션을 진행했습니다.
셰어 나영 대표가 전체 워크샵을 진행했고, 함께 참석한 소수자난민인권네트워크의 화 활동가는 발표자들의 자리에 함께 앉아 가까이에서 통역을 진행해 주었습니다. 발표자료 보기(영문)
먼저 1부에서는 한국의 임신중지 비범죄화 운동을 소개하고, 재생산정의를 위한 앞으로의 방향에서 범죄화를 통한 통제와 낙인의 대상이 되어 온 다른 영역에서의 비범죄화가 왜 중요하게 연결되어야 하는지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첫 순서로 발제를 맡은 셰어 공혜원 사무국장은 한국의 ‘낙태죄’의 역사와 ‘낙태죄’ 폐지 운동, 임신중지가 비범죄화되기까지의 과정을 발표하며, 임신중지의 범죄화는 체제와 국가의 목적에 따라 생산성 있는 인구를 유지하고, 특정한 가족제도와 성규범을 유지하기 위한 통제의 도구로서 활용되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범죄화를 함께 해결해야 재생산정의를 이룰 수 있다”며, 워크샵에 참여한 다양한 국가와 활동가들이 함께 우리의 문제를 연결하고 대응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이어서 셰어의 타리/나영정 에브리바디 플레져랩팀장은 성적 낙인과 인종차별에 기반한 공중보건 정책과 성병 관리 정책이 의료적인 것이라기 보다 ‘정치적’인 것이라고 짚으며, HIV/AIDS, 이주민/난민, 성노동자에 대한 범죄화와 통제가 어떻게 재생산정의의 과제와 연결되어 있는지 발표했습니다. 비범죄화 운동이 재생산정의의 과제와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하며, 성소수자, 성노동자, 유색인 이주민에게 차별적으로 씌워지는 차별과 낙인에 공통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성풍속 범죄화에 대응 방안을 계속 모색할 필요가 있고, 인종차별과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단속과 추방에 저항하는 운동이 확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차차의 여름 활동가는 한국에서의 성노동자 단속과 성노동 범죄화의 역사, 용주골 투쟁 등 현재 상황을 공유하며, 성노동자들이 더욱 취약한 상태에 놓이게 되는 이유는 성노동자를 노동자로서 보호할 법이 없고 단지 불법의 대상으로 통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착취와 폭력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가장 취약한 집단을 위해 성매매 비범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발표를 마쳤습니다. 이후 2부 워크샵 시작에 앞서 용주골 투쟁을 구체적으로 알리며, 차차의 트위터가 정지된 상황과 쿠팡 노동조합의 연대 메시지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2부 워크숍 시간에는 셰어 나영 대표의 진행으로 세션에 참석한 활동가들과 함께 범죄화와 단속을 통한 성과 재생산의 통제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각국 사례와 현황을 공유하고, 서로 연결되어 있는 국제적 맥락을 함께 발견하면서 연대의 지점들을 찾아가는 워크샵을 진행했습니다.
참여자들은 포스트잇에 비범죄화와 관련된 경험을 적어 커다란 세계지도에서 자신이 거주하거나 활동하는 지역에 붙이고 서로의 연결점을 찾아보며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일본 활동가는 먼저 일본의 낙태죄와 일부 사유에 따른 허용 조항, 상대 남성의 동의가 필요한 점 등 한국의 낙태죄 형법 조항과 모자모건법 14조와 거의 유사한 일본 법 체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러한 오랜 법과 의료 관행으로 인해 자궁 벽을 긁어내는 소파술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는 문제를 짚었습니다. 그리고 여성혐오와 여성의 몸에 대한 통제에 기반하고 있는 오랜 범죄화의 역사로 인해 많은 여성들이 정부에 의한 통제만이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 등 가까운 지인과 일본 국민들의 감정에 의해 이중의 처벌을 받아왔으며, 이것이 여성의 권리를 더욱 약화시키고 억압해 왔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집트 활동가는 임신중지가 불법이라 제대로 된 의료 행위자에게 수술을 받지 못해 위험한 상황에 놓이거나, 수술 받다가 죽는 일이 많다고 언급했습니다. 산모 건강에 해가 되는 경우라면 임신중지가 가능하지만, 강간이나 근친에 의해 임신한 경우에도 임신을 유지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집트 활동가들은 안전한 임신중지가 가능할 수 있도록 법을 바꾸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해요.
유럽성노동자네트워크의 활동가는 페미니즘 운동이 성노동 이슈에 대한 입장을 확실하게 가지고 연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미등록 이주민 성노동자 권리 관련 연대 활동도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고 하며, 각국 활동가들에게 관련 기금을 소개해주기도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노르딕 모델에 관한 질문을 나누기도 했는데요, 이에 차차의 유원 활동가는 코로나 19를 겪으며 의도치 않게 수요차단을 경험했고, 성노동자들 사이에서도 스스로 당분간 일을 하지 말자고 하기도 했지만 결국 장기화되는 상황에 경제적인 어려움과 취약성이 강화되는 것을 마주하게 되었다는 경험을 이야기 했습니다. 유원 활동가는 그래서 단순히 수요차단 모델만이 대안으로 도입될 경우 성노동자가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기 보다는 여전히 성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조건 속에서 생계에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만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서 말레이시아 활동가는 법에서 퀴어가 범죄로서 다뤄지고 있고, 특히 성관계 여부에 대해서는 입증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보다 눈에 띄고 처벌의 대상이 되기 쉬운 MTF 트랜스젠더, 크로스드레싱에 대한 단속과 통제가 심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성소수자 커뮤니티 안에서도 HIV 감염인에 대한 낙인이 심하다는 점, 강제 HIV 검진이 필수적인 상황, HIV 감염인의 경우 교육기관에 입학하거나 공공기관, 병원, 일자리 등에서 거부당하는 경험을 많이 하고 있다는 상황에 대해서도 공유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말레이시아의 많은 트랜스 커뮤니티 당사자들이 성노동을 하고 있는데, 이들은 크로스드레싱과 성노동에 대한 처벌에 의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나이지리아 활동가는 이 세션에 오고 싶었던 이유가 연결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임신중지에 대한 권리와 성·재생산 건강과 권리에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우리의 경험을 나누고, 정보를 쌓고,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여성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를 제외한 모든 경우의 임신중지가 불법인데, 실제로 여성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에도 이를 판단하는 것은 자의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더 위험에 처하게 되며, 특히 여성 청소년들의 사망률이 높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대부분 임신중지에 대한 경험이나 문제들은 침묵 속에 있고 실제 어느 정도의 임신중지가 시행되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가 드러나지 않게 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 세션을 계기로 구체적으로 서로 만날 수 있는 공동의 플랫폼이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해 주었습니다.
미국에서 온 활동가는 미국에서 왔다고 사과(웃음)하며, 실제 임신중지는 출산보다 안전함에도 지금 미국에서의 법적 변화로 인해 특히 흑인 여성들에게 더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임신중지를 하기 위해 거주하고 있는 주의 경계를 넘어 다른 주의 병원을 가는 것조차 범죄로 간주되고 있는 현실을 공유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임신중지에 대한 법적 통제가 강화되기 이전에도 임신중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권리로서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을 중요하게 지적하고, 따라서 우리가 법적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임신중지 권리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임신중지를 범죄화 한 논리는 성소수자, 특히 트랜스젠더에 대한 법적 통제와 처벌을 정당화하는 논리에도 적용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많은 트랜스 커뮤니티에서 임신중지 권리를 위해 싸웠던 것과 같은 방식의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러한 점에서 각 당사자 영역을 넘어, 국경을 넘어 꼭 함께 이야기해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후퇴하고 있지만 함께 세션에 참여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배울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도네시아 활동가는 인도네시아에서 임신중지를 제공한 의사가 범죄자가 되지 않으려면 임신중지를 시행하기 위해 합법한 임신중지임을 증명할 수 있는 경찰의 서한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합법화의 방식은 다른 형태의 통제를 만들어 낸다고 지적했습니다. 합법화를 넘어선 비범죄화도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 법적인 규정을 넘어서는 것이 필요하고 그래서 핫라인을 통해 적극적으로 '스스로 하는 임신중지(SMA, Self Managed Abortion)'를 중요한 전략으로 삼아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페미니스트 동료들 사이에서도 SMA에 대해서는 낙인이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하며, 이에 대한 전략과 연대가 더 구축되면 좋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각국의 임신중지에 관한 상황, HIV 감염인, 트랜스젠더/퀴어, 성노동자에 대한 범죄화와 이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과 운동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서로 연결되는 감각을 가질 수 있는 강렬한 워크샵이었습니다. 앞 세션이 늦어지면서, 초반에 참석자가 적으면 어쩌나 걱정했던 것이 무색하게도 범죄화에 대한 문제의식과 연결될 필요를 느끼는 참가자들이 많이 모였고, 적극적으로 워크숍의 토론 시간을 함께 만들어주어서 감사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임신중지도, 이주민/난민에 대한 통제와 HIV 감염인에 대한 대응도, 성노동에 대해서도 한 국가의 차원을 넘어 각국의 범죄화와 통제 방식은 오랫동안 서로의 참조가 되어 왔고, 그 과정에 식민주의와 전쟁, 개발, 인구통제를 매개로 한 국제 원조 등이 자본주의 가부장체제의 변화 국면 속에서 다양한 영향을 미쳐왔습니다. 각국은 범죄화를 이용해 통제를 하면서 동시에 거대한 산업의 영역으로서 당사자들의 생산/재생산 노동과 삶을 이용했고, 수많은 여성들과 이주민/난민, HIV 감염인, 성노동자들은 사회적 권리의 박탈로 더욱 취약한 상황으로 내몰려 왔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다른 국가로의 이동도 더욱 활발해졌기 때문에 이번 워크샵에서 각국의 맥락과 상황을 나누고 비범죄화를 위한 공동의 대응을 모색하는 시간은 정말 소중했습니다.
워크숍 참가자들은 모두 앞으로 계속 연결되고, 함께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주었습니다. 워크숍 참가자, 각국의 단체들과 연대와 공동 대응이 이어진다면 각국에 있는 이주민, 당사자와의 연계와 상호지원도 활발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셰어는 이 소중한 연결의 계기를 놓치지 않고 앞으로의 활동에서 구체화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