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23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앞에서 “공공은 비용이 아니라 권리다!” 서울시 청소년 인권 복지 붕괴 책임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결국 서울시립여성건강센터 나는봄과 십대여성일시지원센터 나무를 폐쇄하였고, 이 둘의 통합 센터로 ‘서울시 온라인 성착취 안심 ON 센터’를 개소했습니다. 서울시는 “지원 공백은 없을 것”이라며 후속기관을 통해 1월 중 재개소하겠다고 약속했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 온라인 성착취 안심 ON 센터’는 정식 개소를 앞두고도 채용 인력이 사실상 없는 상태이며, 기관 운영을 총괄할 센터장 조차 공석인 상태입니다. 이를 규탄하며 청소년의 권리와 공공서비스의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해 셰어도 기자회견에 연대발언으로 함께했습니다. 아래 공혜원 사무국장의 발언문을 함께 읽어보세요!

📌발언문
안녕하세요.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에서 활동하는 공혜원입니다.
오늘 저는 셰어에서 청소년을 만나며 성·재생산 건강에 관해 상담하는 활동가이자, 서울시의 학교밖청소년 지원을 받으며 청소년기를 보냈던 당사자로서 발언하고자 합니다. 지난 6월, 저는 ‘나는봄’ 폐쇄 문제와 관련해 서울시 의회의 책임 있는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연대 발언을 했습니다. 11월 말에는 ‘나무’의 운영 종료를 앞두고 열린 나무 열린공간 오픈 데이에도 다녀왔습니다. 결국 나는봄과 나무는 모두 폐쇄되었고, 서울시는 이 둘의 통합 센터로 ‘서울시 온라인 성착취 안심 ON 센터’를 개소했습니다.
지원 공백은 없을 것이라던 오세훈 시장을 포함한 서울시 공무원 여러분께 묻겠습니다. 서울시립여성건강센터와 십대여성일시지원센터를 이용하던 청소년들이, 자기 삶에서 중요했던 공간들을 빼앗기고, 온라인 성착취라고 이름 붙여진 이 ‘안심센터’에 과연 다시 찾아갈 수 있겠습니까.
나무 운영 종료일에 만난 한 청소년이 장난 섞인 말투로 “저희 이제 어디 가냐고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러나 이 말은 청소년의 권리 보장을 위해 함께 활동하는 우리에게 결코 장난스럽지 않았습니다. 이 말은 “나는 이제 어디에서 안전하고 즐겁게 나로서 존재할 수 있느냐”라는 질문이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도 청소년기에 갈 수 있는 공간이 마땅치 않아 아파트 옥상이나 PC방, 노래방을 전전했고, 갈 돈조차 없을 때는 거리를 배회했습니다. 청소년에게 청소년을 있는 그대로 맞이해줄 공간이 없다는 것은 단순히 머무를 곳이 없다는 말이 아니라, 이 사회에 존재하며 즐겁게 나로서 살아갈 수 있는 권리가 부재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청소년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고,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시도해볼 수 있는 공간을 직접 만들고 운영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청소년에게 필요한 공간이 무엇인지, 나로서 존재해도 괜찮다는 감각이 살아가는 데에 얼마나 중요한지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나무와 나는봄을 이용하던 청소년들에게 그 공간이 어떤 의미인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한 청소년은 “나무가 없다고 해서 죽지는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나무가 있었기에,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던 기억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또 다른 청소년은 집에서는 밥 먹을 때조차 눈치를 봐야 했지만, 이곳에서는 눈치 보지 않고 밥을 먹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위기나 피해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존엄하게 살아갈 권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지금 이 청소년들은 어디에 있습니까. 서울시는 온라인 성착취 대응을 이유로 AI 모니터링, 긴급 구조, 전문 의료 지원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기존 센터들의 역할은 ‘피해’나 ‘위기’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일상에서 청소년이 스스로를 돌보고, 관계를 맺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 기반의 공간이었습니다. 저는 현장에서 청소년을 상담하며, 정책이 구분하는 ‘위기’와 ‘피해’의 언어가 얼마나 많은 청소년의 삶을 탈락시키는지 계속해서 마주합니다. 권리라는 것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만 허락되는 조건부가 아닙니다. 어떤 피해가 있어야만, 어떤 위기여야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이 일상적으로 안전하고 즐겁게 존중받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권리를 보장해야 하는 것입니다. 두 센터는 바로 그 권리를 구현하던 공간이었습니다.
서울시는 지원의 공백만이 아니라, 단절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동안의 연결들을 끊는 것 자체가 청소년들에게 위기가 되었고, 이 위기를 만들어낸 책임은 모두 서울시에 있습니다. 서울시와 오세훈 시장은 당장 청소년의 권리를 중심으로, 나무와 나는봄과 같은 공간을 되돌려놓으십시오. 그리고 갈 곳을 빼앗긴 청소년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십시오. 청소년의 성·재생산 건강과 권리, 자기결정권, 건강권, 행복권, 안전권, 교육권을 비롯해, 존엄하게 시민으로서 함께 즐겁게 살아갈 권리 보장을 위해 셰어는 이 투쟁에 함께하겠습니다.
📌기자회견문
서울시의 청소년 인권·복지 졸속 해정을 규탄한다
— 공공성 책임 회피, 고용승계 미이행,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대한 책임을 촉구한다 —
오늘 우리는 서울시가 스스로 약속한 공공의 책임을 저버리고, 청소년의 건강·인권을 후퇴시킨 일련의 사태에 대해 엄중히 규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첫째, 서울시립여성건강센터 나는봄의 졸속 폐관과 재개관 약속 미이행은 서울시가 여성·청소년 건강권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충분한 사회적 논의도, 이용자와 노동자에 대한 보호대책도 없이 일방적으로 문을 닫고, 이후 통합 센터의 재개관을 약속해 놓고도 이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는 행정은 명백한 공공책임의 방기다. 현장의 수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지원 공백은 없을 것”이라며 후속기관을 통해 1월 중 재개소하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지난 2월 6일 프레시안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나는봄과 나무의 후속기관인 ‘서울시 온라인 성착취 안심 ON 센터’(이하. 안심센터)는 정식 개소를 앞두고도 채용 인력이 사실상 없는 상태이며, 기관 운영을 총괄할 센터장조차 공석인 상태다. 인력도, 준비도, 계획도 없는 상태에서 개소를 강행하는 것은 청소년을 외면한 졸속 행정이자 명백한 약속 파기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정책 방향이다. 새로 출범하는 안심센터는 오프라인 아웃리치와 직접 교류 중심의 지원을 축소하고, 온라인 감시 중심 사업에 무게를 두고 있다. 청소년을 직접 만나 관계를 형성하는 사업은 축소되고, 기술 중심의 감시 체계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지원기관이 해야 할 일은 청소년의 삶을 직접 만나 지원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보여주기식 정책과 졸속 개소를 강행하였다. 이는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청소년들의 삶을 실험 대상으로 삼는 무책임한 정책이다.
둘째, 서울시립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위탁법인 변경 과정에서 벌어진 고용승계 미이행은 명백한 부당해고였다. 수년간 현장을 지켜온 노동자를 배제한 채, 행정 편의와 법인 변경이라는 형식 뒤에 숨어 고용을 단절시킨 것은 사실상 구조조정이었다. 특히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경우, 고용노동부를 통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에서 그 부당성이 인정되었다. 이는 서울시의 관리·감독 책임이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방증한다. 하지만 다시 서울시는 서울시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의 위탁법인 변경 과정에서 고용승계 미이행이라는 이유로 부당해고를 강행하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고 있다. 위탁은 책임의 외주화가 아니다. 법인이 바뀌어도 사업은 계속되고, 청소년은 계속 존재한다. 그렇다면 노동자의 고용 역시 연속되어야 한다. 위탁법인 변경으로 인한 노동자의 고용승계는 선택이 아니라, 공공서비스의 안정성과 이용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이를 방치하거나 묵인한 서울시는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
셋째,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폐지는 서울시가 청소년을 권리의 주체가 아닌 통제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학생인권조례는 단지 선언적 문서가 아니라, 학교 현장에서 차별과 폭력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이었다. 그 폐지는 곧 청소년 인권 보장의 후퇴이며, 학교 현장에서 학생 인권의 전반적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립여성건강센터의 폐쇄,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노동자의 부당해고, 학생인권조례의 폐지. 이 모든 사건은 우연이 아니다. 이는 서울시가 청소년의 복지와 인권을 비용과 효율의 문제로만 취급하고, 권리 보장의 문제로 접근하지 않은 결과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현장의 노동자와 청소년, 그리고 시민에게 돌아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서울시는 서울십대여성건강센터나는봄의 졸속 폐관에 대하여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통합센터 재개관 약속을 즉각 이행하라.
서울시는 위탁법인 변경 과정에서 발생한 고용승계 미이행과 부당해고 사태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원직복직과 완전한 고용을 보장하라.
서울시는 민간위탁기관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을 강화하고, 위탁 변경 시 고용승계를 의무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
서울시는 학생인권조례 폐지로 후퇴한 청소년 인권에 대한 약속을 복원하고, 청소년을 권리의 주체로 인정하는 정책으로 전환하라.
공공은 비용이 아니라 권리이다.
청소년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존엄한 시민이다.
노동자는 소모품이 아니라, 공공서비스의 주체다.
서울시는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지 말라. 우리는 청소년의 권리, 그리고 공공서비스의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서울시가 응답할 때까지, 이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6년 2월 23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지난 2월 23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앞에서 “공공은 비용이 아니라 권리다!” 서울시 청소년 인권 복지 붕괴 책임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결국 서울시립여성건강센터 나는봄과 십대여성일시지원센터 나무를 폐쇄하였고, 이 둘의 통합 센터로 ‘서울시 온라인 성착취 안심 ON 센터’를 개소했습니다. 서울시는 “지원 공백은 없을 것”이라며 후속기관을 통해 1월 중 재개소하겠다고 약속했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 온라인 성착취 안심 ON 센터’는 정식 개소를 앞두고도 채용 인력이 사실상 없는 상태이며, 기관 운영을 총괄할 센터장 조차 공석인 상태입니다. 이를 규탄하며 청소년의 권리와 공공서비스의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해 셰어도 기자회견에 연대발언으로 함께했습니다. 아래 공혜원 사무국장의 발언문을 함께 읽어보세요!
📌발언문
안녕하세요.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에서 활동하는 공혜원입니다.
오늘 저는 셰어에서 청소년을 만나며 성·재생산 건강에 관해 상담하는 활동가이자, 서울시의 학교밖청소년 지원을 받으며 청소년기를 보냈던 당사자로서 발언하고자 합니다. 지난 6월, 저는 ‘나는봄’ 폐쇄 문제와 관련해 서울시 의회의 책임 있는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연대 발언을 했습니다. 11월 말에는 ‘나무’의 운영 종료를 앞두고 열린 나무 열린공간 오픈 데이에도 다녀왔습니다. 결국 나는봄과 나무는 모두 폐쇄되었고, 서울시는 이 둘의 통합 센터로 ‘서울시 온라인 성착취 안심 ON 센터’를 개소했습니다.
지원 공백은 없을 것이라던 오세훈 시장을 포함한 서울시 공무원 여러분께 묻겠습니다. 서울시립여성건강센터와 십대여성일시지원센터를 이용하던 청소년들이, 자기 삶에서 중요했던 공간들을 빼앗기고, 온라인 성착취라고 이름 붙여진 이 ‘안심센터’에 과연 다시 찾아갈 수 있겠습니까.
나무 운영 종료일에 만난 한 청소년이 장난 섞인 말투로 “저희 이제 어디 가냐고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러나 이 말은 청소년의 권리 보장을 위해 함께 활동하는 우리에게 결코 장난스럽지 않았습니다. 이 말은 “나는 이제 어디에서 안전하고 즐겁게 나로서 존재할 수 있느냐”라는 질문이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도 청소년기에 갈 수 있는 공간이 마땅치 않아 아파트 옥상이나 PC방, 노래방을 전전했고, 갈 돈조차 없을 때는 거리를 배회했습니다. 청소년에게 청소년을 있는 그대로 맞이해줄 공간이 없다는 것은 단순히 머무를 곳이 없다는 말이 아니라, 이 사회에 존재하며 즐겁게 나로서 살아갈 수 있는 권리가 부재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청소년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고,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시도해볼 수 있는 공간을 직접 만들고 운영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청소년에게 필요한 공간이 무엇인지, 나로서 존재해도 괜찮다는 감각이 살아가는 데에 얼마나 중요한지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나무와 나는봄을 이용하던 청소년들에게 그 공간이 어떤 의미인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한 청소년은 “나무가 없다고 해서 죽지는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나무가 있었기에,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던 기억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또 다른 청소년은 집에서는 밥 먹을 때조차 눈치를 봐야 했지만, 이곳에서는 눈치 보지 않고 밥을 먹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위기나 피해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존엄하게 살아갈 권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지금 이 청소년들은 어디에 있습니까. 서울시는 온라인 성착취 대응을 이유로 AI 모니터링, 긴급 구조, 전문 의료 지원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기존 센터들의 역할은 ‘피해’나 ‘위기’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일상에서 청소년이 스스로를 돌보고, 관계를 맺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 기반의 공간이었습니다. 저는 현장에서 청소년을 상담하며, 정책이 구분하는 ‘위기’와 ‘피해’의 언어가 얼마나 많은 청소년의 삶을 탈락시키는지 계속해서 마주합니다. 권리라는 것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만 허락되는 조건부가 아닙니다. 어떤 피해가 있어야만, 어떤 위기여야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이 일상적으로 안전하고 즐겁게 존중받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권리를 보장해야 하는 것입니다. 두 센터는 바로 그 권리를 구현하던 공간이었습니다.
서울시는 지원의 공백만이 아니라, 단절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동안의 연결들을 끊는 것 자체가 청소년들에게 위기가 되었고, 이 위기를 만들어낸 책임은 모두 서울시에 있습니다. 서울시와 오세훈 시장은 당장 청소년의 권리를 중심으로, 나무와 나는봄과 같은 공간을 되돌려놓으십시오. 그리고 갈 곳을 빼앗긴 청소년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십시오. 청소년의 성·재생산 건강과 권리, 자기결정권, 건강권, 행복권, 안전권, 교육권을 비롯해, 존엄하게 시민으로서 함께 즐겁게 살아갈 권리 보장을 위해 셰어는 이 투쟁에 함께하겠습니다.
📌기자회견문
서울시의 청소년 인권·복지 졸속 해정을 규탄한다
— 공공성 책임 회피, 고용승계 미이행,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대한 책임을 촉구한다 —
오늘 우리는 서울시가 스스로 약속한 공공의 책임을 저버리고, 청소년의 건강·인권을 후퇴시킨 일련의 사태에 대해 엄중히 규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첫째, 서울시립여성건강센터 나는봄의 졸속 폐관과 재개관 약속 미이행은 서울시가 여성·청소년 건강권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충분한 사회적 논의도, 이용자와 노동자에 대한 보호대책도 없이 일방적으로 문을 닫고, 이후 통합 센터의 재개관을 약속해 놓고도 이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는 행정은 명백한 공공책임의 방기다. 현장의 수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지원 공백은 없을 것”이라며 후속기관을 통해 1월 중 재개소하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지난 2월 6일 프레시안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나는봄과 나무의 후속기관인 ‘서울시 온라인 성착취 안심 ON 센터’(이하. 안심센터)는 정식 개소를 앞두고도 채용 인력이 사실상 없는 상태이며, 기관 운영을 총괄할 센터장조차 공석인 상태다. 인력도, 준비도, 계획도 없는 상태에서 개소를 강행하는 것은 청소년을 외면한 졸속 행정이자 명백한 약속 파기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정책 방향이다. 새로 출범하는 안심센터는 오프라인 아웃리치와 직접 교류 중심의 지원을 축소하고, 온라인 감시 중심 사업에 무게를 두고 있다. 청소년을 직접 만나 관계를 형성하는 사업은 축소되고, 기술 중심의 감시 체계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지원기관이 해야 할 일은 청소년의 삶을 직접 만나 지원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보여주기식 정책과 졸속 개소를 강행하였다. 이는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청소년들의 삶을 실험 대상으로 삼는 무책임한 정책이다.
둘째, 서울시립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위탁법인 변경 과정에서 벌어진 고용승계 미이행은 명백한 부당해고였다. 수년간 현장을 지켜온 노동자를 배제한 채, 행정 편의와 법인 변경이라는 형식 뒤에 숨어 고용을 단절시킨 것은 사실상 구조조정이었다. 특히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경우, 고용노동부를 통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에서 그 부당성이 인정되었다. 이는 서울시의 관리·감독 책임이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방증한다. 하지만 다시 서울시는 서울시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의 위탁법인 변경 과정에서 고용승계 미이행이라는 이유로 부당해고를 강행하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고 있다. 위탁은 책임의 외주화가 아니다. 법인이 바뀌어도 사업은 계속되고, 청소년은 계속 존재한다. 그렇다면 노동자의 고용 역시 연속되어야 한다. 위탁법인 변경으로 인한 노동자의 고용승계는 선택이 아니라, 공공서비스의 안정성과 이용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이를 방치하거나 묵인한 서울시는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
셋째,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폐지는 서울시가 청소년을 권리의 주체가 아닌 통제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학생인권조례는 단지 선언적 문서가 아니라, 학교 현장에서 차별과 폭력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이었다. 그 폐지는 곧 청소년 인권 보장의 후퇴이며, 학교 현장에서 학생 인권의 전반적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립여성건강센터의 폐쇄,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노동자의 부당해고, 학생인권조례의 폐지. 이 모든 사건은 우연이 아니다. 이는 서울시가 청소년의 복지와 인권을 비용과 효율의 문제로만 취급하고, 권리 보장의 문제로 접근하지 않은 결과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현장의 노동자와 청소년, 그리고 시민에게 돌아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서울시는 서울십대여성건강센터나는봄의 졸속 폐관에 대하여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통합센터 재개관 약속을 즉각 이행하라.
서울시는 위탁법인 변경 과정에서 발생한 고용승계 미이행과 부당해고 사태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원직복직과 완전한 고용을 보장하라.
서울시는 민간위탁기관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을 강화하고, 위탁 변경 시 고용승계를 의무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
서울시는 학생인권조례 폐지로 후퇴한 청소년 인권에 대한 약속을 복원하고, 청소년을 권리의 주체로 인정하는 정책으로 전환하라.
공공은 비용이 아니라 권리이다.
청소년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존엄한 시민이다.
노동자는 소모품이 아니라, 공공서비스의 주체다.
서울시는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지 말라. 우리는 청소년의 권리, 그리고 공공서비스의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서울시가 응답할 때까지, 이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6년 2월 23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