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파주시는 용주골 행정대집행 강행을 중단하라

2023-11-28

*사진출처: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지난 22일, 파주시는 용주골 성매매집결지에 행정대집행을 강행했습니다. 파주시 공무원, 용역, 경찰 총 300여 명이 투입되었으며, 비어있는 건물만이 아니라 사람이 거주하고 생활하고 있는 건물을 포함한 총 7개의 건물을 강제 철거했습니다. 이날 용주골 성노동자와 연대자 약 100여 명이 행정대집행을 저지하기 위해 함께했으며, 파주시 공무원, 용역과의 충돌로 인해 성노동자들이 쓰러졌고 호흡곤란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행정대집행에 대응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은 크게 1구역부터 3구역까지 나누어 진입로에 서서 서로 팔짱을 끼고 경찰과 공무원, 용역을 막는 방식으로 대응했습니다.



3구역의 경우 집회신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파주시 공무원들이 성노동자와 연대자들에게 위협적으로 한 발짝씩 다가온다거나, 아무런 마찰이 없는 상황임에도 경찰이 불법채증을 시도하였습니다. 그리고 한쪽에서는 건물을 부수고, 다른 한쪽에서는 “경고 최신형 디지털 cctv 24시간 촬영 중. 성매매 목적으로 출입 시 신고 조치함”이 적힌 표지판을 설치했습니다. 또한, 강제 철거한 건물의 폐기물을 보관하기 위해 집결지 입구에 컨테이너도 설치했습니다.


1구역에서는 오전에 사다리차와 함께 진입을 시도하던 파주시 공무원과 경찰이 한차례 물러났다가, 오후에 용역들과 함께 다시 찾아와 성노동자와 연대자들을 밀어 압박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앞뒤에서 거세게 몸을 밀린 사람들이, “사람이 쓰러졌다, 숨을 못 쉬겠다”고 외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람들을 압박하였으며, 철거 대상인 건물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인권활동가와 기자의 출입을 막았습니다.




파주시는 70여 년 동안 성매매의 온상으로 남아있는 집결지를 온전한 시민의 공간으로 회복시키는 상징적인 출발점이 되는 사업이라고 주장합니다. ‘여성인권’을 위한다며 당사자들의 요구를 외면한 채 실질적인 생계 대책이 되기 어려운 시혜적인 '자활지원 조례'를 만들고, CCTV 설치를 시도하며 용주골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언제든지 감시와 통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압박을 하고 있습니다. 용주골은 국가가 만든 성매매 집결지입니다. 용주골에서 노동하고, 생활하는 사람들 역시 파주시민입니다. 용주골에서 이주를 해야한다면 성노동자들을 직접 만나 이주보상대책을 논의하십시오. 당사자들의 요구가 포함되지 않은 이주대책과 시혜적인 지원 정책은 또다시 반복되는 국가폭력일 뿐입니다.




행정대집행이 진행된다면 용주골에서 철거될 것은 불법건축물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공간입니다. 용주골도 마찬가지로 사람이 노동을 하고, 밥을 먹고, 잠을 자는 삶의 터전입니다. 이곳에는 가장으로서 생계를 이어가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집결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공동체를 이뤄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곳은 용주골 투쟁에 함께하는 우리 연대자들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셰어는 차별과 혐오, 낙인 없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성·재생산 건강과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를 위해, 불평등과 차별, 착취를 종식시켜 나가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성노동자에 대한 낙인과 차별을 해소하고, 성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노동할 권리, 삶의 공간에서 쫓겨나지 않을 권리는 셰어의 운동이기도 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용주골 투쟁에 연대할 수 있도록, 재개발을 위해 자행되는 국가폭력에 맞설 수 있도록, 성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셰어도 계속해서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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