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3일에 열린 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 주최 <2026 식민지배 군사점령 집단학살 부수는 퀴어팔레스타인 연대 포럼> 후기를 전합니다.
셰어는 포럼을 함께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세션 1에서 타리 팀장이 발제를 담당했고, 세션 2에서 QK48 구성원 단체들의 답변을 작성해 제출하였습니다. 글을 작성하면서 셰어의 재생산정의 운동과 팔레스타인 연대의 단단한 연결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포럼 전체자료집은 이후 공개될 예정입니다!


포럼은 세가지 세션으로 기획되었는데요, 세션 1은 빼앗긴 미래로 귀환할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라는 제목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입장에서 ‘퀴어팔레스타인연대’와 ‘퀴어성’의 의미를 팔레스타인 연대 동지들과 질문하고 답을 구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집단학살 국면에서 퀴어성/퀴어함을 어떻게 우리의 운동으로 함께 가져갈 수 있을지, 퀴어 정치와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은 어떻게 서로를 확장하고 운동을 갱신하며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지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보람의 사회로 진행된 세션 1에서 타리는 “퀴어 한달라를 따라 해방의 길로”라는 제목으로 발제하였습니다. QK48 활동을 짚어보고 ‘퀴어한 땅과 퀴어한 애도, 단절과 계승, 탈식민 퀴어 운동’을 키워드로 고민을 정리했습니다.
토론자로 참여한 뎡야핑(팔레스타인평화연대), 다연(팔레스타인문화연대), 김채연(해방을 꿈꾸는 씨네클럽), 나민(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 서염(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님의 이야기를 통해서 각자의 활동에서 퀴어성을 고민하고 풀어주셔서 깊은 연대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점심시간에는 다같이 비건 김밥과 대추야자, 바나나 등을 나누어 먹으며 대화를 나누고, 전시를 살펴보았습니다.


오후에 재개된 세션 2는 지금~여기~우리,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의 동지들🍉이라는 제목이었습니다. 진행을 맡은 화는 QK48 구성원 단체에게 각각 질문을 보내 단위마다 우리의 연대를 각자 집중하는 의제와 어떻게 연결하여 풀어나가는지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했습니다. QK48로 모인 우리들은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의 언어와 실천을 직조하며 저마다 자신을 갱신해 왔습니다. 같이 행진하고 같이 글을 쓰고 같이 밥을 나누어 먹고 함께라서 다행이라는 심정으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과 정착식민지배를 종식하는 정의로운 퀴어 정치를 모색해 왔습니다. 각자의 시작과 과정, 현재의 고민을 나누는 글을 제출했고, 당일에는 사루(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도윤(제주퀴어프라이드), 자아(팔레스타인평화연대), 고운(서울인권영화제), 보영(접촉면)이 패널로 나와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QK48 인스타그램)
마지막 세션인 퀴어~팔레스타인~연대🌈에서는 남웅과 자두가 마련한 사전 설문지(당신에게 팔레스타인은 어떤 의미를 갖나요? 팔레스타인은 당신에게 어떻게 다가왔나요?) 에 모인 답변을 정리하고 포스터 전시로 연결했습니다. 웅의 진행으로, 오프라인에 모인 모두가 돌아가며 다른 이가 쓴 답변을 낭독하면서 공명했습니다. 이야기 손님으로 모신 서계수, 초, 예은, 호영님의 이야기를 좀 더 청해 들으며 팔레스타인에 닿고자 하는 문장들을 함께 읽고, 연결의 마음을 서로에게 비추며 퀴어와 팔레스타인, 그리고 연대의 물결을 이어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QK48 인스타그램)
장소 섭외와 운영을 담당한 동료, 온라인으로도 참여할 수 있도록 세팅한 동료, 수어통역으로 함께 해준 한국농인LGBT+, 문자통역사, 전국 퀴어문화축제-프라이드에서 모든 연대의 메세지를 공유해준 동료, 먹거리를 챙기고 세팅한 동료들 덕분에 서로를 환대하고 안전하게 고민을 나눌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 해준 패널과 참여자 분들 덕분에 QK48이 준비할 수 있었던 것보다 훨씬 너른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함께 배움과 의지를 다질 수 있었습니다. 꽤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다는 마음을 안고 그 다음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셰어도 계속해서 연대하겠습니다. 투쟁!
세션 2에서 제출한 셰어의 답변을 첨부합니다! 일독을 부탁드려요~
<공통질문>
우리의 조직 ×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 여러분의 조직에서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을 결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조직의 활동 방향이나 사업 계획과 퀴어팔레스타인연대 QK48활동을 어떻게 연결해 나가고 있는지도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를 주요-집중사업 가운데 하나로 가져가면서 조직 내부적으로 경험한 변화가 있다면 그 또한 나누어 주십시오.
2019년 10월에 단체를 설립한 이후 셰어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규탄하는 연대 행동에 처음으로 참여했던 일은 2021년 5월에 있었던 가자지구 침공 규탄 기자회견이었습니다. 이후 셰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얀마의 로힝야족 집단학살 등 전쟁과 집단학살에 저항하는 행동에도 계속해서 참여해 왔습니다. 그러나 전쟁과 집단학살로 인해 얼마나 많은 여성과 어린이들이 죽고 있는지, 여성들은 임신/출산과 임신중지의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게 되며, 어떠한 성폭력이 자행되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는 이 폭력이 의미하는 바를 제대로 담아내기가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집단학살을 자행하는 구조에 성적권리의 침해와 재생산 부정의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말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공부와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2023년 10월, 이스라엘이 더욱 노골적인 태도를 드러내며 다시 집단학살을 시작한 이후 셰어는 이 고민에 더 깊이 접속하기 위해 이슈페이퍼를 발행하고, 함께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문제의식을 정리해 나갔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집단학살의 부차적 영향으로 성적권리의 침해와 재생산 부정의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성적 권리의 침해와 재생산 부정의를 지속시키는 구조가 바로 집단학살의 근간에 자리하고 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QK48 활동은 이런 고민이 이어지던 과정에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전쟁과 집단학살을 자행하고 이를 상호 지원하는 많은 제국주의 국가들이, 성소수자에 대한 제도적 인정을 선취하고 ‘인권’의 이름을 내세워 자신들의 학살을 정당화하는 기만을 함께 폭로하고 저항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집단학살에 저항하는 재생산정의 운동의 의미를 찾아나가는 과정과 마찬가지로,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에 참여하면서 집단학살로 인해 죽고, 희생당하고, 자신으로서 살아갈 수 없는 팔레스타인 퀴어 당사자들에 대한 연대뿐만 아니라 탈식민의 관점에서 함께 퀴어를 행동으로 구성해가는 과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단체별 질문>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존재와 신체를 위계화 하는 정상과 규범의 설정을 심문하고, 비정상 비규범으로 주변화되고 불법화되고 소멸당하는 존재가 자기 뜻대로 제 방식대로 생존하도록 조력하는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 운동이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를 필수적 실천으로 가져가야 하는 이유를 짚어 주십시오.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의 실현이 정착식민주의 및 집단학살 종식과 긴밀히 맞물리는 지점에 대한 문제의식을 나누어 주십시오.
재생산정의는 생명과 죽음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체제에 대한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습니다. 처벌의 위험없이 임신의 종결을 결정하고 안전하게 임신을 중지할 권리를 요구하던 운동을 넘어, 이 체제가 어떤 생명을 낳게 하고 살아가게 하고 있는지를 질문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생명정치와 죽음정치가 다양한 층위에서 적극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이 체제에서는 장애나 질병이 있는 이들은 임신출산의 가능성을 일찍부터 제거당하거나 임신의 중지를 요구받고, 이주민과 난민은 정주화를 막고 필요한 노동력으로서만 다루기 위해 세분화된 체류자격으로 인해 임신출산과 양육을 통제당합니다.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구 관리의 목적에 맞추어 혼인여부, 인종, 경제적 상태 등이 재생산 통제의 조건으로 정당화 됩니다. 그리고 이를 작동시키기 위해 섹슈얼리티와 관계 또한 그 목적에 따른 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 다루어져 왔습니다.
어떤 생명을 적극적으로 살리고 보호할 것인지, 어떤 이들의 생명과 건강을 살아나가도록 관리할 것인지, 누가 죽어도 되는 존재이고, 심지어 죽게 만들어야 할 존재인지를 관리하는 근간에 바로 재생산의 통제와 부정의가 맞물려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제국주의 국가들, 전쟁 산업을 부흥시켜 온 자본에 의해 지속되어 온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의 역사는 이러한 재생산 부정의가 가장 극단적으로 응집되어 온 역사입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절멸을 위해 공동체의 재생산을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왔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아온 토양과 식생을 바꾸고, 삶의 터전을 빼앗아 살아갈 자원을 차단했습니다. 아동을 포함한 모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테러리스트로 간주하고 죽여도 되는 존재, 죽여야 하는 존재로 다루어 왔고, 동시에 의도적으로 이들의 신체 일부에 손상을 가해 삶을 재생산하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출산은 새로운 잠재적 테러리스트를 태어나게 하는 일로 여겨 생식 능력을 파괴하고, 임신한 여성들을 일부러 죽게 만들거나 가두었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서로에게 전하고 관계맺어 온 삶의 방식이 서로에게 전달되기 어렵도록 이들을 분리하고, 고립시키고, 관계를 단절시켰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를 만날 수 없게 하고, 일상의 죽음 앞에서 욕망을 실천하고 말하기 어렵게 만들어 왔습니다. 이 모든 것이 이스라엘에 의해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져 온 재생산 부정의이며, 그 자체로 집단학살의 총체입니다.
아직까지 이 집단학살을 통한 재생산 부정의는 제대로 다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재생산정의를 말하는 많은 국제 단체들도 팔레스타인 여성들이 겪고 있는 임신/출산, 양육의 어려움이나 임신 중인 여성들의 사망과 구금, 성폭력, 영아와 아동의 피해 등에 주로 집중하고, 이를 전쟁으로 인한 부수적 영향으로서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은 단지 전쟁이 끝나는 것으로서 차차 해결될 수 있는 부수적 문제가 아니며, 팔레스타인에서의 재생산정의는 이스라엘에 의한 정착민 식민주의, 집단학살을 완전히 종식시키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자신들의 방식대로 공동체를 이어나갈 수 있는 해방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셰어는 정착민 식민주의와 집단학살의 온전한 종식을 위해 계속해서 함께 투쟁할 것이며, 집단학살 자체가 가장 극심하고 총체적인 형태의 재생산 부정의임을 더 구체화하고 알려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정의가 비가시화되고, 정당화되어 온 역사가 바로 우리 모두를 그 부정의에 연루시켜왔고 동시에 우리에게도 적용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공동체의 근간을 파괴하려는 엄청난 살상과 폭력 속에서도 욕망을 실천하고, 관계를 맺으며, 함께 저항해 온 팔레스타인 민중들과 계속해서 연대하고자 합니다.
지난 5월 23일에 열린 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 주최 <2026 식민지배 군사점령 집단학살 부수는 퀴어팔레스타인 연대 포럼> 후기를 전합니다.
셰어는 포럼을 함께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세션 1에서 타리 팀장이 발제를 담당했고, 세션 2에서 QK48 구성원 단체들의 답변을 작성해 제출하였습니다. 글을 작성하면서 셰어의 재생산정의 운동과 팔레스타인 연대의 단단한 연결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포럼 전체자료집은 이후 공개될 예정입니다!
포럼은 세가지 세션으로 기획되었는데요, 세션 1은 빼앗긴 미래로 귀환할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라는 제목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입장에서 ‘퀴어팔레스타인연대’와 ‘퀴어성’의 의미를 팔레스타인 연대 동지들과 질문하고 답을 구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집단학살 국면에서 퀴어성/퀴어함을 어떻게 우리의 운동으로 함께 가져갈 수 있을지, 퀴어 정치와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은 어떻게 서로를 확장하고 운동을 갱신하며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지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보람의 사회로 진행된 세션 1에서 타리는 “퀴어 한달라를 따라 해방의 길로”라는 제목으로 발제하였습니다. QK48 활동을 짚어보고 ‘퀴어한 땅과 퀴어한 애도, 단절과 계승, 탈식민 퀴어 운동’을 키워드로 고민을 정리했습니다.
토론자로 참여한 뎡야핑(팔레스타인평화연대), 다연(팔레스타인문화연대), 김채연(해방을 꿈꾸는 씨네클럽), 나민(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 서염(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님의 이야기를 통해서 각자의 활동에서 퀴어성을 고민하고 풀어주셔서 깊은 연대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점심시간에는 다같이 비건 김밥과 대추야자, 바나나 등을 나누어 먹으며 대화를 나누고, 전시를 살펴보았습니다.
오후에 재개된 세션 2는 지금~여기~우리,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의 동지들🍉이라는 제목이었습니다. 진행을 맡은 화는 QK48 구성원 단체에게 각각 질문을 보내 단위마다 우리의 연대를 각자 집중하는 의제와 어떻게 연결하여 풀어나가는지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했습니다. QK48로 모인 우리들은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의 언어와 실천을 직조하며 저마다 자신을 갱신해 왔습니다. 같이 행진하고 같이 글을 쓰고 같이 밥을 나누어 먹고 함께라서 다행이라는 심정으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과 정착식민지배를 종식하는 정의로운 퀴어 정치를 모색해 왔습니다. 각자의 시작과 과정, 현재의 고민을 나누는 글을 제출했고, 당일에는 사루(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도윤(제주퀴어프라이드), 자아(팔레스타인평화연대), 고운(서울인권영화제), 보영(접촉면)이 패널로 나와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QK48 인스타그램)
마지막 세션인 퀴어~팔레스타인~연대🌈에서는 남웅과 자두가 마련한 사전 설문지(당신에게 팔레스타인은 어떤 의미를 갖나요? 팔레스타인은 당신에게 어떻게 다가왔나요?) 에 모인 답변을 정리하고 포스터 전시로 연결했습니다. 웅의 진행으로, 오프라인에 모인 모두가 돌아가며 다른 이가 쓴 답변을 낭독하면서 공명했습니다. 이야기 손님으로 모신 서계수, 초, 예은, 호영님의 이야기를 좀 더 청해 들으며 팔레스타인에 닿고자 하는 문장들을 함께 읽고, 연결의 마음을 서로에게 비추며 퀴어와 팔레스타인, 그리고 연대의 물결을 이어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QK48 인스타그램)
장소 섭외와 운영을 담당한 동료, 온라인으로도 참여할 수 있도록 세팅한 동료, 수어통역으로 함께 해준 한국농인LGBT+, 문자통역사, 전국 퀴어문화축제-프라이드에서 모든 연대의 메세지를 공유해준 동료, 먹거리를 챙기고 세팅한 동료들 덕분에 서로를 환대하고 안전하게 고민을 나눌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 해준 패널과 참여자 분들 덕분에 QK48이 준비할 수 있었던 것보다 훨씬 너른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함께 배움과 의지를 다질 수 있었습니다. 꽤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다는 마음을 안고 그 다음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셰어도 계속해서 연대하겠습니다. 투쟁!
세션 2에서 제출한 셰어의 답변을 첨부합니다! 일독을 부탁드려요~
<공통질문>
우리의 조직 ×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 여러분의 조직에서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을 결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조직의 활동 방향이나 사업 계획과 퀴어팔레스타인연대 QK48활동을 어떻게 연결해 나가고 있는지도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를 주요-집중사업 가운데 하나로 가져가면서 조직 내부적으로 경험한 변화가 있다면 그 또한 나누어 주십시오.
2019년 10월에 단체를 설립한 이후 셰어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규탄하는 연대 행동에 처음으로 참여했던 일은 2021년 5월에 있었던 가자지구 침공 규탄 기자회견이었습니다. 이후 셰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얀마의 로힝야족 집단학살 등 전쟁과 집단학살에 저항하는 행동에도 계속해서 참여해 왔습니다. 그러나 전쟁과 집단학살로 인해 얼마나 많은 여성과 어린이들이 죽고 있는지, 여성들은 임신/출산과 임신중지의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게 되며, 어떠한 성폭력이 자행되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는 이 폭력이 의미하는 바를 제대로 담아내기가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집단학살을 자행하는 구조에 성적권리의 침해와 재생산 부정의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말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공부와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2023년 10월, 이스라엘이 더욱 노골적인 태도를 드러내며 다시 집단학살을 시작한 이후 셰어는 이 고민에 더 깊이 접속하기 위해 이슈페이퍼를 발행하고, 함께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문제의식을 정리해 나갔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집단학살의 부차적 영향으로 성적권리의 침해와 재생산 부정의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성적 권리의 침해와 재생산 부정의를 지속시키는 구조가 바로 집단학살의 근간에 자리하고 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QK48 활동은 이런 고민이 이어지던 과정에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전쟁과 집단학살을 자행하고 이를 상호 지원하는 많은 제국주의 국가들이, 성소수자에 대한 제도적 인정을 선취하고 ‘인권’의 이름을 내세워 자신들의 학살을 정당화하는 기만을 함께 폭로하고 저항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집단학살에 저항하는 재생산정의 운동의 의미를 찾아나가는 과정과 마찬가지로,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에 참여하면서 집단학살로 인해 죽고, 희생당하고, 자신으로서 살아갈 수 없는 팔레스타인 퀴어 당사자들에 대한 연대뿐만 아니라 탈식민의 관점에서 함께 퀴어를 행동으로 구성해가는 과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단체별 질문>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존재와 신체를 위계화 하는 정상과 규범의 설정을 심문하고, 비정상 비규범으로 주변화되고 불법화되고 소멸당하는 존재가 자기 뜻대로 제 방식대로 생존하도록 조력하는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 운동이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를 필수적 실천으로 가져가야 하는 이유를 짚어 주십시오.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의 실현이 정착식민주의 및 집단학살 종식과 긴밀히 맞물리는 지점에 대한 문제의식을 나누어 주십시오.
재생산정의는 생명과 죽음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체제에 대한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습니다. 처벌의 위험없이 임신의 종결을 결정하고 안전하게 임신을 중지할 권리를 요구하던 운동을 넘어, 이 체제가 어떤 생명을 낳게 하고 살아가게 하고 있는지를 질문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생명정치와 죽음정치가 다양한 층위에서 적극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이 체제에서는 장애나 질병이 있는 이들은 임신출산의 가능성을 일찍부터 제거당하거나 임신의 중지를 요구받고, 이주민과 난민은 정주화를 막고 필요한 노동력으로서만 다루기 위해 세분화된 체류자격으로 인해 임신출산과 양육을 통제당합니다.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구 관리의 목적에 맞추어 혼인여부, 인종, 경제적 상태 등이 재생산 통제의 조건으로 정당화 됩니다. 그리고 이를 작동시키기 위해 섹슈얼리티와 관계 또한 그 목적에 따른 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 다루어져 왔습니다.
어떤 생명을 적극적으로 살리고 보호할 것인지, 어떤 이들의 생명과 건강을 살아나가도록 관리할 것인지, 누가 죽어도 되는 존재이고, 심지어 죽게 만들어야 할 존재인지를 관리하는 근간에 바로 재생산의 통제와 부정의가 맞물려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제국주의 국가들, 전쟁 산업을 부흥시켜 온 자본에 의해 지속되어 온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의 역사는 이러한 재생산 부정의가 가장 극단적으로 응집되어 온 역사입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절멸을 위해 공동체의 재생산을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왔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아온 토양과 식생을 바꾸고, 삶의 터전을 빼앗아 살아갈 자원을 차단했습니다. 아동을 포함한 모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테러리스트로 간주하고 죽여도 되는 존재, 죽여야 하는 존재로 다루어 왔고, 동시에 의도적으로 이들의 신체 일부에 손상을 가해 삶을 재생산하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출산은 새로운 잠재적 테러리스트를 태어나게 하는 일로 여겨 생식 능력을 파괴하고, 임신한 여성들을 일부러 죽게 만들거나 가두었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서로에게 전하고 관계맺어 온 삶의 방식이 서로에게 전달되기 어렵도록 이들을 분리하고, 고립시키고, 관계를 단절시켰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를 만날 수 없게 하고, 일상의 죽음 앞에서 욕망을 실천하고 말하기 어렵게 만들어 왔습니다. 이 모든 것이 이스라엘에 의해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져 온 재생산 부정의이며, 그 자체로 집단학살의 총체입니다.
아직까지 이 집단학살을 통한 재생산 부정의는 제대로 다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재생산정의를 말하는 많은 국제 단체들도 팔레스타인 여성들이 겪고 있는 임신/출산, 양육의 어려움이나 임신 중인 여성들의 사망과 구금, 성폭력, 영아와 아동의 피해 등에 주로 집중하고, 이를 전쟁으로 인한 부수적 영향으로서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은 단지 전쟁이 끝나는 것으로서 차차 해결될 수 있는 부수적 문제가 아니며, 팔레스타인에서의 재생산정의는 이스라엘에 의한 정착민 식민주의, 집단학살을 완전히 종식시키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자신들의 방식대로 공동체를 이어나갈 수 있는 해방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셰어는 정착민 식민주의와 집단학살의 온전한 종식을 위해 계속해서 함께 투쟁할 것이며, 집단학살 자체가 가장 극심하고 총체적인 형태의 재생산 부정의임을 더 구체화하고 알려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정의가 비가시화되고, 정당화되어 온 역사가 바로 우리 모두를 그 부정의에 연루시켜왔고 동시에 우리에게도 적용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공동체의 근간을 파괴하려는 엄청난 살상과 폭력 속에서도 욕망을 실천하고, 관계를 맺으며, 함께 저항해 온 팔레스타인 민중들과 계속해서 연대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