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후기] 2026 한국성소수자/퀴어연구학회학술대회 <위기 “이후” - 앎, 생활, 정치>

2026-09-30

[후기] 2026 한국성소수자/퀴어연구학회학술대회 <위기 “이후” - 앎, 생활, 정치>


타리 에브리바디 플레져랩팀장은 지난 9월 19일에 열린 2026 성소수자/퀴어연구학회 학술대회의 기획세션인 <라운드테이블: 중등교육 현장의 극우화와 비판적 퀴어 페다고지>에 패널로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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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최유리님이 사회를 맡았고, 성소수자교사모임(QTQ)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성소수자위원회에서 활동하는 교사 송현민, 민족사관고등학교 교사 김상래, 성문화연구소 라라의 노하연님과 패널로 함께 했습니다. 사전 미팅을 통해서 사회자와 기획팀이 마련해주신 질문을 받고 준비할 수 있었는데요. 


첫 번째 질문은 각 패널이 활동하는 현장의 맥락에서 우경화 혹은 퀴어를 둘러싸고 나타나는 변화를 어떻게 체감하고 있는지, 그 과정에서 각자가 추구하는 성평등/퀴어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 질문은 각자 현장에서 경험하고 있는 우경화의 흐름이나 그로 인해 발생하는 어려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좀 더 중등교육 맥락과 관련하여 어떤 문화적, 제도적, 물적 조건이 퀴어 페다고지를 가로막거나 활성화하는 데에 중요하게 작동하는 것으로 보이는지, 각자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세 번째 질문은 중등교육 맥락에서 '비판적 퀴어 페다고지' 실천을 위해 이루어지거나 개선되어야 할 사안은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참고할 수 있는 사례들 및 실천들이 있는지, 개선되어야 할 문화적, 제도적 조건들은 무엇인지, 공동체와 담론장 등의 물적 조건들은 어떤지, 시작되어야 하는데 아직은 시작되기 어려웠던 논의, 질문, 이야기들 등을 나누어달라고 했습니다. 


셰어의 활동은 대부분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며, 셰어의 성교육에 참여하는 이들 중에는 탈학교와 탈가정을 경험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더 나은 선택으로서 학교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권리나 보호의 박탈의 결과로 탈학교와 탈가정을 경험하는 이들은 공식 교육과정과 커리큘럼 안에서 전혀 재현되거나 다루어지지 않는 존재들입니다. 그들 중에는 성소수자도 상당수 있고요. 최근 교육부가 ‘혐오·차별 표현 대응 가이드북’에서 성소수자 관련된 내용을 삭제한 것 또한 이런 적대적 환경을 만드는 중요한 예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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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성소수자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 중에서 어떤 이들이 학교와 가정에서 밀려나는지에 대한 질문도 필요합니다. 가정 안에서 자리가 없는 성소수자일수록 학교에서도 밀려나기 쉽습니다. 또한 장애와 질병, 빈곤, 성적 낙인 등을 이유로 학교와 가정에서 밀려나는 이들의 경험을 어떻게 퀴어 페다고지 고민 속에 함께 포함할 것인지를 질문하게 됩니다. 


이번 세션에 참여하면서 학교 안에서 교사로서 도전하고 실천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멋진 경험과 관점을 배울 수 있었고, 외부강사로서 학교 성교육, 성평등 교육을 실행하며 고군분투를 통해서 어떤 부딪힘들이 만들어지고 있는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혐오와 차별이 구조화되는 사회문화적 조건 안에서 새로운 틈새를 만들어내는 주체들이 분명히 활약하고 있다는 점은 서로에게 큰 힘이 됩니다. 교사와 강사들은 학생들이 성소수자를 동등한 동료로 그리기 위해서, 성차별적 문화를 돌아보고 거리두기 할 수 있도록 자원을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하며 성소수자 청소년들이 숨쉴 수 있는 시공간을 창출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교사 또한 학교 안에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한편 ‘우리’에게 거의 유일한 공식 참고문서인 유네스코의 포괄적 성교육 가이드라인은 사실 매우 과학적이고 실질적이라는 점을 떠올리고 싶습니다. 인간의 섹슈얼리티 발달과정을 아동기에서부터 성인기까지, 평생에 걸쳐서 이해하고 학습하고 연습해 볼 기회가 제공되어야 하는데요. 그것은 집단을 정체성별로 구획하고 서로를 이해하라는 프레임을 넘어서 섹슈얼리티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도울 수 있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적 낙인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성적 욕망과 즐거움을 각자가 이해하고 추구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식을 평등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통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인 예시로서, 항문섹스를 게이 정체성과 동일시하지 않도록 하고, 항문을 가진 모든 사람이 접근가능한 즐거움으로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 교육자의 역할일 수 있습니다. 


이는 셰어가 임신중지에 대한 낙인을 제거하고, 임신중지를 안전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낙태는 문란한 여성들이 하는 잘못된 행동”이라는 신화를 해체하려고 노력했던 것과 궤를 같이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교육자들이 가진 내적 낙인을 돌아보고, 실질적인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고, 소수자와 다수자라는 잘못된 ‘인권’의 구도를 도전하는 작업들을 동시에 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을 제안해왔습니다. 


셰어가 추구하는 퀴어 페다고지는 즉각적인 교훈을 제공하려고 하지 않는 것, 그전에 없었던 두려움 없이 말할 수 있는 시공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이 기억을 가지고 다른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원이 되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학교 밖, 가정 밖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하고 있는 노력과 실패, 가능성과 불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읽고, 다가가고, 이들이 존재하고 말할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하는 것이 퀴어불구 페다고지의 역할이 되면 좋겠습니다. 셰어는 계속해서 탈학교, 탈가정, 탈시설한 이들과 관계맺고, 권리를 옹호하는 현장 단체들과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퀴어불구 페다고지를 만들어 나가고, 소수자들의 성적 즐거움을 증진해 나가는 정치적인 활동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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