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숙명여대 앰네스티와의 찾아가는 성교육 후기

2024-07-15

7월 3일에는 숙명여대 앰네스티와 셰어가 함께 주최한 ‘찾아가는 성교육’을 진행했습니다. 

5월쯤 셰어에 문을 두드려주셨는데요, 동아리내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성경험, 성관계에 대해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고, 셰어의 프로그램이 도움이 될것 같아서 연락을 주셨습니다. 

성교육에 참여할 인원을 미리 확정해주셔서, 이번에 흔치 않게 참여하는 사람들과 함께 사전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셰어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지향과 방법, 종류를 소개하고 각자가 성교육에 참여하게 된 동기와 궁금증, 고민들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에 기반해서 총 4시간동안 <감각여행을 위한 지도>, <플레져미터>를 해보기로 함께 결정했어요. 


7월 3일 오후, 셰어 사무실에 8명의 참여자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모두에게 평등하고 즐거운 자리를 만들기 위한 약속문”을 읽고, 각자 소개를 나눈 뒤 햇감자를 나눠먹으며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감각여행을 위한 지도>는 셰어도 오랫만에 진행해보는 프로그램인데요, 이번에도 지도에 빽빽하게 적어주시고, 시간 관계상 두개정도를 소개했어요. 다양한 지형지물을 보면서 다양한 것들을 떠올렸는데요. 뒤에 서있는 펭귄을 보면서 섹스 후 애프터 케어의 중요성을 떠올린 이야기, 대나무 숲에서 각기 다른 나무를 보면서 “파트너가 달라질때마다 이전의 경험과 지식을 갱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람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라는 생각을, 물을 막고 있는 댐을 보면서 성관계를 하다가도 중간에 긴장이 생기면 그 이후로 경직되어버리는 경험을 떠올린 이도 있었어요. 내가 좋아하는 고래를 보면서 내가 택을 하는게 꺼려지는 이유는 젠더 디스포리아 때문인지 자신감 때문인지 고민하고 있다는 이도 있었습니다. 성관계의 경험이 없는 이들 중에서 특정한 그림을 보면서 자위의 경험을 떠올린 사람도 있고, 자신이 이성과 감정을 너무 분리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이도 있었습니다. 성폭력 경험이나 지금 나에게 미치는 영향을 질문한 이들도 있었어요. 


“생각보다 의식의 흐름대로잘 나와서 몰입이 됐다”, “성경험이 없어서 처음엔 막막했다. 다른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적을 수 있었다.” 라는 소감과 “지도 적는 법에 대한 설명이 더 상세했으면 좋겠다. 지도가 B4 정도로 컸으면 좋겠다” 라는 제안도 있었습니다. 



<플레져미터>는 오늘도 활약했습니다. 참여자 모두 다양한 방식으로 플레져미터를 사용하였는데요, 첫번째 섹스를 떠올리기도 하고, 현재 파트너와의 관계 전반을 평가해보기도 했습니다. 자신에게 가장 큰 섹스를 고른 이는 그 이유를 찾아가는 시간이었고, 셰어에서 마련한 시나리오를 통해서 익혀보는 시간을 가진 참여자들도 있었습니다. 그 중에 한 분은 시나리오의 주인공의 입장에서 한 개를 그리고, 주인공의 파트너 입장에서 또다른 한 개를 그려서 비교해보기도 했어요. 오늘도 참여자들 덕분에 플레져미터를 활용하고 해석하는 방식이 확장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유성애자와 무성애자가 섹스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는 차이에 대해서 토론해보기도 하고, 두 사람이 파트너십을 맺을때 어떤 소통이 필요한가에 대해서도 그려보았는데 예상보다 접점을 많이 만들 수도 있겠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외국에 살고있는 애인과 롱디 연애를 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는 참여자, 파트너와 SM 성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서로의 역할을 찾아가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는 참여자, 경험이 많지 않은 파트너들과 짧은 만남을 가지다 보니 각자의 경험을 평가할만한 자원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는 참여자들의 고민도 나누었습니다. 부치로서 온깁만 하고 싶은 참여자와 받아봐야 내 몸을 이해하고 깁을 잘 할 수 있을것 같은 마음을 가진 참여자들이 각자의 고민도 나누었습니다. 부치의 고민은 모든 이들이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섹스와 자위에서 느끼는 차이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습니다. 


참여자들은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시나리오에 에이섹슈얼 사례가 있어서 좋았다”, “시나리오가 더 다양했으면 좋겠다”, “다른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이 배웠다” 등의 평가를 해주셨습니다. 



장장 4시간의 프로그램을 마무리하고 평가서를 작성하고 소감을 나누었어요. 정말 반가웠습니다! 서로 배운 것들을 잘 품고 이후의 삶에서 좋은 밑거름으로 써나갈 수 있기를 바래요. 셰어가 발간한 자료를 나누고, 앞으로 진행될 여러 자리에서도 만나기를 기약했습니다. 


"섹스라는게 미디어나 나라에서는 아름답게 표현하거나 자극적으로만 표현하거나 일상에서 무조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게 오히려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각자의 고민들을 공유하게 되어서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


"오늘 동의에 대한 고민을 많이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성향이 다르거나 유성애-무성애 관계에서 비언어적 언어적 소통을 어떻게 할지. 경험의 차이가 클 때 어떻게 소통하고 어떻게 대화를 해나갈 수 있을까." 


"너무 재밌어서 좋았다. 너무 많이 웃었다. 그리고 친구들이랑 얘기해본 적 없고 얘기하기가 어려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이렇게 재밌는 수다는 첨이다." 


"퀴어 내에서 유성애자 무성애자 서로 이해하기 어렵고 당사자들 이야기를 너무 듣기가 어렵고 어떻게 다룰 지 어려웠는데 오늘 무성애자 정체성을 가진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시간을 내서 본인의 섹스를 생각하는 시간이 없는데 저와 제가 느끼는 시간을 돌아보는 시간이라서 저의 즐거움을 위해 기여하는 시간이라서 넘 좋았다." 


"이렇게 편안하고 안전한 분위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주변에는 성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퀴어 친구가 생겨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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