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후기]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28차 집회와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집회

2024-11-27

11월 16일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이하 긴급행동) 28차 집회가 진행되었습니다. 가을비가 내리는 날씨였지만 집회 참여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지난 2주간 행했던 활동을 공유하고, 제안하고, 진심을 담아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습니다. 집회 현장의 발언 내용과 사진은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집회는 집단학살이 지속되는 한 격주로 계속됩니다. 집회에서 서로의 목소리와 몸을 만나고, 우리가 발산하는 결의와 연대의 마음을 공중으로 퍼트려 전달하고, 그 힘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와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해 연대하는 동력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긴급행동 인스타그램 계정이 생성되었습니다. 많은 관심과 공유도 힘이 됩니다! 

👉긴급행동 인스타그램 계정 : https://www.instagram.com/palestineinkorea/ 



같은날 녹사평역 광장에서는 트랜스젠더 추모의날(TDoR) 행진이 열렸습니다. 궂은 날씨였지만 총 56개 단체가 공동주최하였고 많은 사람들과 깃발이 녹사평과 이태원을 누볐습니다. 트랜스젠더의 살만한 삶을 위협하는, 차별과 혐오를 제도화하는 사회에 맞서서 추모를 투쟁으로 벌여나가는 소중한 광장이었습니다. 소중한 이를 떠나보내고 난 뒤 우리에게 다가오는 삶에 대한 질문을 직면하며, 광장에서 확인한 서로의 존재를 통해서 살아나갈 힘과 사회를 바꿔나갈 힘을 확인합니다. 




<2024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집회 및 행진 공동성명>을 함께 읽어보세요! 


오는 11월 20일은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입니다. 혐오와 차별로 인해 세상을 먼저 떠난 트랜스젠더 동료를 추모하고, 앞으로를 살아갈 트랜스젠더와 지지자들이 함께 서로에게 안부를 묻는 날입니다. 그날을 기념하며 오늘 이렇게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가해지는 다양한 혐오와 차별에 대해 이야기 하려 이자리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2018년부터 이곳 이태원에서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집회와 행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1회 “그만 죽여라, 우리도 살고싶다”고 외치며 시작된 우리의 행진은 “보통의 트랜스들의 위대한 생존”을 축하하는 방식으로 변화해왔습니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집회가 금지된 2020년, “나로 죽을 권리”라는 슬로건을 통해 내가 바로 내 삶의 주체임을 확고히 명시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2021년, 우리는 또 다시 수많은 트랜스젠더 친구, 지인, 가족, 동지를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아직 “나로 죽을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이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먼저 떠난 이들의 권리와 서로의 권리를 챙기기 위해 거리 곳곳에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리고 2022년 다시 이 장소에서 만나 <트랜스젠더, 잘 살고 있나요?>라는 슬로건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힘들 땐 서로에게 기대도 된다는 희망의 안부를 물었습니다. 


2023년에는 많은 트랜스젠더의 삶의 터전이자 안식처였던 이태원 거리에서 크나큰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성소수자의 삶터에서 축제의 거리로, 축제의 거리에서 재난의 공간으로 변해버린 이 공간에서 우리는 외쳤습니다. 어디에서나, 누구나 안전한 일상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고 외쳤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실 앞을 행진하며, 평등해야 안전하고, 안전해야 평등하다고 외쳤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사회였습니다. 평등해야 안전할 수 있고, 안전해야 평등할 수 있다는 이 당연한 명제가 지켜지는 사회가 되길 바랐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우리의 집회를 여러 차례 금지해왔습니다. 사회가 차별적 잣대로 금지한 존재인 우리는 자유롭게 집회를 열고, 행진할 권리까지 침해당했습니다. 그럼에도 지난해 “단결트젠, 용산은 젠더땅”이라는 구호를 가지고 힘차게 행진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지켜온 자긍심, PRIDE 였습니다.   


오늘 우리가 이야기하는 자긍심에는 “우리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에 저항하는 것, 그리고 누군가의 권리가 침해받는 순간에 그 옆에 서는 것”이 포함됩니다. 또한, 배울 권리, 일할 권리, 원하는 모습 그대로 살아갈 권리, 민원 처리를 할 권리, 카드를 발급할 권리, 불안해하지 않고 비행기를 탈 권리, 원하는 곳에서 살 권리, 원하는 곳에서 식사할 권리, 원하는 치료를 받을 권리, 심지어 화장실에 갈 권리까지. 너무나도 당연한 이 권리들을 보장받기 위해 오늘 또 거리로 나왔습니다. 


우리의 삶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투쟁의 역사를 지나왔고, 우리는 그 시간 동안에 많은 동료들을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확인했습니다. 바뀌어야 할 것은 우리의 삶이 아니라 우리 사회라는 사실을 분명히 확인했습니다. 차별적 법과 제도가 바뀌어야 하고, 혐오 문화가 바뀌어야 하며, 성별이분법으로만 짜여진 구조를 바꿔내야만 합니다. 그래서 수년째 구호로 그친 이 의제들이 삶에 적용될 수 있도록 행동하고자 합니다. 오래 걸리고 지난한 과정이더라도 결국엔 바꿔나가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는 분명히 요구합니다. 


하나, 성별정체성을 포함한 모든 사람을 포괄하는 차별금지법, 지금 당장 제정하라.

하나, 수술강요와 억압을 막기 위한 성별인정법 제정하라. 

하나, 성별이분법에 근거한 주민등록번호 폐지하라. 

하나, 트랜스젠더의 의료접근권과 의료보험을 보장하라. 

하나, 트랜스젠더의 가족 구성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혼인평등 실현하라 

하나, 트랜스젠더 시민의 삶을 포괄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트랜스젠더 인권법 제정하라. 


이 요구는 트랜스젠더가 지금 여기에, 그리고 우리 사회 곳곳에서 함께 살아가는 시민으로 존중받기 위한 기본적인 요건입니다. 트랜스젠더가 지금 바로 여기 있고, 당신 곁에 있습니다. 트랜스젠더와 지지자가 함께 숨쉬는 이곳이 사회이고, 우리가 시민입니다. 오늘 행사를 공동주최한 단위들은 여러분과 함께 평등한 사회를 위해 끝까지 연대하고 앞장서겠습니다. 


2024년 11월 16일 

2024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집회 및 행사 공동주최 단위 일동


2024년 트랜스추모의날 관련 행사가 계속 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2024 TDoR 행사 모음 : 트랜스혐오에 연대로 맞서자]


매년 11월 20일은 혐오 범죄로 세상을 떠난 트랜스젠더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TDoR)입니다. 이 날을 앞두고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에서는 트랜스젠더 인권단체들이 준비한 다양한 저항과 연대의 행사를 공유합니다. 


*자세한 신청 방법 및 참여 방법은 각 단위에 문의해 주세요.

*각 단위에 후원해 주시거나 후원회원으로 가입해 주시면 단체 유지와 활성화에 큰 힘이 됩니다


1. 11월 16일(토) 15:00 / 2024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집회 및 행진 <Trans Pride> / 녹사평 이태원광장 @freetransright

2. 11월 17일(일) 16:30 / 2024 TDOR 워크샵  - 회복하는 시간: 마음 빚기 / 공간 채비 *사전 신청 @tg_jogakbo

3. 11월 17일(일) ~ 20일(수) / 2024 TDOR 도서전 <안녕을 기억하기, 기억으로 살아가기> / 공간 채비 *사전 신청 @tg_jogakbo

4. 11월 20일(수) 19:30 / 2024 TDOR 북토크 책 <나는 자살 생존자입니다>  / 공간 채비 *사전 신청 @tg_jogakbo

5. 11월 21일(목) 19:30 / 2024 TDoR 특별 상영회 <차별의 벽을 넘어 TRANS PRIDE 너머> / 스테이션 사람 *사전 신청 @hrffseoul

6. 11월 27일(수) 19:30 /  행성인 11월 회원 모임 <행성인과 함께하는 트랜스 프렌들리 생활> / 행성인 무지개텃밭 *사전 신청 @lgbta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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