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어의 <포괄적 임신중지 상담·지원 활동가, 상담사 기초 양성과정>이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 중입니다. 추워지는 날씨에 각자의 생업 현장에서 퇴근한 후 듣는 3시간의 교육은 꽤나 체력을 필요로 하지만, 참여자들은 매시간 빛나는 눈으로 질문과 경험을 나누고 연대의 의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벌써 12강 중 10강을 마쳤고, 잠시 쉬었다가 12월 중순에 진행할 두 번의 강의가 남았습니다. 

양성과정 프로젝트 기획단은 4월부터 모여서 교육 자료로 쓰일 세계보건기구(WHO)의 임신중지 가이드라인을 번역하였습니다. 임신중지에 대한 접근성을 차별 없이 확보하는 방안을  상세하게 제시하는 문장들이 나올 때마다,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곤 했습니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후 5년이 지나도록 임신중지 지원 체계를 만들지 않는 정부를 향한 분노도 함께 나눌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상황에서 임신중지 지원을 맞닥뜨리는 페미니스트 활동가와 의료진 간담회는 임신중지 지원에 대한 고민이 얼마나 다양한 형태의 취약성을 되짚어보는 과정인지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셰어 활동가들이 종종 언급하는 ‘차(별)강(요)폭(력)낙(인)’이 얽혀있는 사회구조에서, 임신에 대한 ‘원함’과 ‘원하지 않음’은 쉽게 서로에게 침투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건강보험, 비자, 난민 인정 등의 제도를 보다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지기도 했습니다. 

8월에는 하루종일 모여 양성과정의 목표와 방향을 토의하는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양성과정 자료집에는 이날 함께 설정한 다섯 개의 주요 방향과 아홉 개의 목표가 실려있습니다. 그만큼 교육의 내용도 다채롭습니다. 재생산권 운동의 역사와 함께 상담, 의료, 법, 지원제도 등 다양한 영역의 교육과 상담 실습 워크숍까지 꽉꽉 채워넣었습니다. 12주의 교육을 마무리한 후에도 함께 관점을 점검하고, 지식을 쌓고, 상상을 넓히고, 자원을 연결하고, 더 나은 제도를 요구하는 동료로 계속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활동소식은 <포괄적 임신중지 상담과 지원을 위한 활동가, 상담사 기초 양성과정> 프로젝트팀의 이산님이 작성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