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후기] 2024 제1회 에이즈포럼이 열렸습니다!

2024-12-23


지난 11월 29일, 12월 1일 세계 에이즈의 날, HIV 감염인 인권의 날을 맞이하여 2024 제1회 에이즈포럼이 열렸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에이즈포럼은 셰어도 함께하고 있는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의 주관으로, HIV 감염인 차별에 맞서온 에이즈운동의 다양한 전략들을 나누며 앞으로 함께 대응해나가야 할 의제들을 공유하고, HIV/AIDS 인권운동을 넓혀나가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세션 1] HIV 감염인 차별에 맞서기 위한 다양한 전략에서는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 종걸님의 사회로, 셰어의 타리 에브리바디 플레져랩팀장이 전파매개행위죄 폐지 투쟁을 주제로 발표하였고, 이어서 HIV/AIDS 인권행동 알의 소주 활동가가 ‘노동권 차별 대응 전략’을, HIV장애 인정을 위한 전국연대의 김지영 활동가가 ‘HIV 사회적 정치적 장애’를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타리 팀장은 2006년부터 이어져 온 HIV/AIDS “인권” 운동을 정리하며, 2019년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가 결성 이후 성적 낙인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 제19조(전파매개행위의 금지) 폐지 운동의 의미를 짚었습니다. 전파매개행위죄 폐지를 위해 담론을 확장하고, 시민사회에서 여론을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해당 조항이 감염인에 대한 근본적인 차별과 맞닿아 있고, 성적 낙인이 만들어졌던 시대적인 상황과 더불어 범죄화와 억압이 감염인의 삶에 미치는 문제와 내적 낙인을 구성하는 근본적인 구조들은 예방 효과를 저하시킨다는 것을 드러낼 수 있었습니다. 발제를 통해서 2019년부터 현재까지 전파매개죄 대응 활동을 아카이빙하고, 쟁점과 고민을 정리하였습니다. 

한편으로 여성감염인이 사회적으로 드러날 때마다 낙인과 혐오가 더욱 강화되고, 성노동자의 경우 성매매 때문에 감염되었다며 예방의 책임을 부과하거나, 성매매처벌법과 에이즈예방법의 이중 처벌에 놓여있다는 것, HIV/AIDS 예방정책에서도 여성감염인은 소외되고 있다는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섹스를 둘러싼 차별과 폭력의 핵심을 짚으며 성적 이력이나 저항하지 않음, HIV 감염인이라는 이유로 권리를 박탈당하고 범죄화되어 왔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성적 동의를 실질화시킬 수 있는 조건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감염인, 이주민/난민, 성노동자, 약물사용자 등 최전선에 있는 몸들이 성풍속 위반자라는 공통점을 인식할 때 에이즈운동은 이들과 어떻게 새롭게 만나고, 저항의 전선을 형성할 수 있을지 질문을 던지며 발표를 마쳤습니다.


소주 활동가는 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 제정 당시부터 2010년에 시행규칙이 개정될 때까지 일부 업종에 전염병을 가진 사람의 노동이 제한되었고, 커뮤니티 내에서는 소방공무원, 경찰공무원, 의료인 등의 직종에 대해 집단생활을 하거나, 사람과 접촉하는 일이라는 이유로 HIV 감염인은 노동할 수 없을 것이라는 추측이 공유되는 배경을 짚으며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UNAIDS 한국 HIV 낙인지표조사에서도 감염인 중 21.2%가 일을 그만두는 것을 선택하거나, 구직이나 승진을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HIV감염인의 노동권 침해 사례를 공유하며 감염인의 노동권 증진을 위한 활동도 나누었습니다. 📌HIV/AIDS정보사이트 아카히브 https://hivaidsinfo.org/ 에 방문해 보세요! HIV 감염인 노동권 증진을 위해 HIV 검진이 필요하다면 업무적합성 및 업무관련성에 따라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노동자에게 강요되는 정상적인 몸, 건강한 몸 프레임을 넘어 아픈 몸과 질병을 가진 몸, 손상된 몸으로서의 노동을 더 많이 얘기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세션 1] 마지막으로 김지영 활동가는 HIV장애인정을 위한 연대와 당사자 운동 경과를 발표하며, HIV 장애 인정의 필요성을 공유했습니다. 치료받을 권리, 차별 받지 않을 권리, 복지와 돌봄의 권리, 노동할 권리,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 보장을 위해 제도 개선과 연구를 이어가며,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감염인 가시화 운동과 사회적협동조합, 자조모임, 사회주택과 같은 공동체 활동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세션 1]에서는 그동안 벌여온 활동과 다양한 몸, 관계와 쟁점이 서로 연결되며 확장되어 온 HIV/AIDS 인권 운동을 함께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어서 [세션 2] 구금과 추방위협 속 에이즈운동의 대응에서는 타리 팀장의 사회로, HIV장애인정을위한전국연대의 김지영 활동가가 ‘교정시설에서의 HIV/AIDS 차별’을, 이소중 활동가는 ‘HIV 이주민의 상황’을 발표했으며, 토론으로는 마중+이주구금대응네트워크의 심아정 활동가와 HIV/AIDS인권행동 알의 소리 활동가가 함께했습니다.


김지영 활동가는 교도소에서 온 한 장의 편지로 시작된 교정시설 내 HIV 감염인 인권 운동의 과정을 발표했습니다. 감염인을 격리수용하고, ‘에이즈 사동’이라고 부르거나 표식을 하고, 동료 수용자들에게 감염사실을 노출하는 등 개인정보 유출 문제와 운동, 출역, 종교활동을 제한하는 사례를 공유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수용자 HIV 강제검진이 금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그동안의 교정시설 대응 활동을 통해 국가인권위도 교정시설에는 감염인의 기본권 보장과 감염사실로 인해 차별받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하고 전 직원에 대해 교육을 실시할 것, 법무부 장관에는 개인정보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와 감독을 철저히하고 관련 지침을 마련하여 전파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인권위 권고 이후로도 현장의 변화가 적극적으로 일어나지 않고 있지만, 계속해서 교정시설 방문과 연대와 웃음을 잃지않고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며 발표를 마쳤습니다.


이소중 활동가도 그간 조력해 온 이주민/난민 감염인 인권 침해 사례를 발표했습니다. 난민신청자의 경우 신체검사에 HIV 검사를 포함하는 근거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출입국 현장에서 강제검사가 이뤄지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법무부 출입국과 외국인정책본부 난민정책과는 HIV 검사가 지침에서 제외된 것이 맞다고 확인해주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등록 이주민과 난민신청자는 건강보험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어 있고, 한국에서는 약제비가 너무 비싸고, 의료지원도 마땅치 않음을 강조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 등 의료지원사업>을 활용할 수는 있지만, 광역지자체가 해당 사업을 수행하지 않거나 예산 규모가 너무 적어 약제비 조달이 불가능하면 HIV 치료를 적용할 수 없는 한계를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내국인 감염인도 마찬가지로 약 부작용, 치료제 변경, 혈액검사 결과의 해석, 동반질환 등 치료의 전반적 과정에 도움을 받을 곳이 필요하지만, 이주민/난민이 겪는 의료 차별, 비자 유형에 따른 차이로 인한 조력의 한계를 나누며 발표를 마쳤습니다.


심아정 활동가는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보호소의 HIV에 대한 차별과 몰이해로 인해 장기 격리구금된 비국민 감염인의 건강권 침해와 더불어 외국인보호소가 차별과 혐오, 낙인과 취약성을 강화하는 공간임을 지적했습니다. 소리 활동가는 HIV 검사가 의무화되어 있는 비자가 존재하지 않음을 강조하며 그럼에도 외국인 대상 검진기관에서 HIV 검사가 진행되는 곳이 있고, 결과를 본인이 아닌 사업주에게 알리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검진기관, 사업주, 출입국관리사무소, 원어민 강사 직업소개 리크루팅 업체 등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을 짚으며 토론도 마무리되었습니다.

[세션 2]에서는 남성동성애자 중심에서 이주민/난민 감염인의 건강권 보장과 조력 활동에 관한 현실과 고민을 나누고 앞으로 함께해 나갈 운동의 방향을 제안하고 모색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토크쇼] 지독하게 휘말린 사람들 - HIV.AIDS 운동과 감염한 경험들은 남웅 활동가의 사회로 견우(청년성소수자문화연대 큐사인), 동근(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박주석(전국장애인건강권연대), 여름(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활동가가 함께했습니다. 

견우 활동가는 청년 성소수자 단체 활동가로서 관계맺는 청년들과 감각하는 감염병과 섹스에 대한 인식들과 고민을 나누었고, 박주석 활동가는 윤가브리엘 활동가와의 만남이 HIV/AIDS 인권운동과 적극적으로 휘말리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나눠주었습니다. 동근 활동가는 의약품접근권과 관련하여 푸제온 투쟁을 소개하고, 최근 길리어드 코리아 대응과 초국적제약회사의 문제들을 짚으며 “우리에게는 나쁜 제약회사가 공급을 거부했을 때 다양한 방식으로 대항했던 경험들이 있고, 특허권을 제한해서 조금 더 저렴한 약값을 생산하는 회사에게 약을 구매한다거나, 저렴하게 생산하는 나라에게 약을 수입해 온다거나 여러 대안적인 방식으로 충분히 대항할 수 있으니 함께 모색해 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여름 활동가는 “성노동자는 HIV를 확산하는 위험한 존재이고 HIV 감염인은 문란한 삶의 결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낙인 때문에 정책적, 의료적 지원에서 소외되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성노동자와 HIV 감염인을 향한 성적 낙인을 없애기 위해 성노동자 인권운동이 HIV/AIDS운동과 더 적극적으로 휘말릴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며, 성노동 범죄화야말로 필수적인 HIV 예방 검사 및 치료, 의료서비스 접근성을 어렵게 하고, 특히 트랜스젠더, 이민자, 소수인종 및 민족 출신 성소수자는 더 접근이 어려운 상황임을 강조했습니다. 성노동자들이 안전하게 HIV 검사와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의료진과 의료기관 인식변화가 시급하다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토크쇼까지 제1회 에이즈포럼이 정말 알차게 진행되었는데요, 셰어도 휘말려있는 단체로서 감염인의 건강권, 성·재생산 건강과 권리 보장을 위해 활동을 계속해서 이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자료집 보러 가기 : https://notacrime-hiv.org/?p=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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