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분노한 여성의 목소리를 들어라 Hear Us Roar "젠더불평등을 폐지하라, 여가부 말고."에 함께했습니다!

2023-05-11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 캠페인

<분노한 여성의 목소리를 들어라 Hear Us Roar>

"젠더불평등을 폐지하라, 여가부 말고."


지난 10일,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의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 캠페인인 <분노한 여성의 목소리를 들어라 Hear Us Roar> "젠더불평등을 폐지하라, 여가부 말고."에 함께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1년을 맞아 젠더정의를 외치는 글로벌 온라인 액션을 시작했습니다. 아래 영상을 시작으로 활동가, 국회의원 6명의 개별 인터뷰 영상도 게시될 예정입니다. 셰어 나영 대표의 발언문과 국제앰네스티 캠페인 영상을 공유합니다. 온라인 액션(서명하러 가기)도 함께해주세요🙌 



일시 : 2023년 5월 10일 (수) 오전 11시

장소 : 용산 대통령실 건너편, 전쟁기념관 상징탑 앞

주최 :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발언 

최유경 활동가 (청소년페미니스트네트워크 위티 활동가)

나영 대표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장예정 공동집행위원장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유랑 활동가 (한국성폭력상담소)

지오 상임활동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장혜영 의원 (제21대 국회의원)

신민정 이사장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사진 출처 :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발언문 : 나영 /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2019년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오고 2021년을 맞이하며 마침내 한국에서 임신중지가 오랜 처벌의 역사로부터 벗어나게 되었을 때,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인구정책이나 모성보호라는 이름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의 삶의 맥락에서 개개인의 성적권리와 재생산권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진전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등장한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짧은 한 마디가 대통령 후보의 sns에서 등장했을 때, 우리는 오히려 정치가 심각한 수준으로 하락해 버리는 모습을 목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일곱 글자는 어떤 것으로도 지지율을 반등시키가 어려울 때 등 장한, 그야말로 유치하고 한심한 편먹기 카드에 불과했습니다. 

그렇게 윤석열 대통령의 텅빈 수레는 ‘여성가족부 폐지’ 카드를 한 켠에 싣고, 때마다 지지율 반등의 계기로 이용하면서 어떠한 방향도 비전도 없이 1년을 시끄럽게 굴러갔습니다. 


지난 1년 동안 각 지역의 지자체 관련 부서와 기관들 중 많은 곳이 여성, 성평등, 성인지라는 말을 삭제하면서 인구와 가족에 관한 기능을 중심으로 재배치 되었습니다.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보건복지부 산하에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를 신설하겠다는 것이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계획이었습니다.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의 경우, 모든 세대가 함께 행복한 지속 가능 사회를 목표로 제시하고 개인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성평등을 해결 방안으로 내놓았는데 여기에 포함되어 있던 성평등 제고를 위한 목표와 추진 과제 마저도 일괄 삭제되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계속해서 여성과 성평등을 삭제하고 인구와 가족만을 강조하면 과연 어떤 결과가 도래할까요? 인구가 늘어날까요? 


아니요. 결과는 더욱 처참해질 것입니다. 

출산은 단순히 개인적인 결정이 아니라 이 사회에 새로운 누군가를 소개하고 살아가게 하는 일입니다. 사회의 구성원 개개인이 자신의 삶을 존중받고 함께 살 수 있을 때, 다른 미래를 그리는 일도 가능해집니다. 한편에서는 최저임금 적용을 받지 않는 이주 가사노동자를 도입하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를 늘리고 출산율도 증가할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착각하지 마십시오. 이것은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여성과 사회적 소수자들에게 불평등한 조건을 전가하고, 돌봄의 책임은 가족에게 전가하고,  오직 노동 효율만을 뽑아내려는 사회에서 우리가 그릴 수 있는 미래는 없습니다. 지금 같은 사회에서는 단 한 명의 구성원이라도 이 세상을 견디며 살아가게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오히려 많은 사람들의 솔직한 심정일 것입니다. 


우리는 일 시키면 일하고, 연애하게 시키면 결혼하고 아이 낳는 게임 속 캐릭터가 아닙니다. 성평등의 가치는 지금까지 오랜 역사를 거치며 돌봄을 누군가에게 전가하지 않고, 주거, 노동, 의료, 교육 등 사회 전반에서 사회 구성원 모두가 평등하게 참여하며 자신의 삶을 만들어 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중요한 깨달음 속에 일구어져 왔고, 성평등 정책 또한 그러한 가치와 방향, 비전을 그리며 모든 정책의 근간으로 자리잡아야 합니다. 단순히 남녀평등으로서가 아니라 불평등과 부정의를 적극적으로 뒤집어 나가는 성평등이 필요합니다. 


국가의 인구정책과 경제발전을 목적에 둔 법과 제도 또한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개인의 성 재생산 건강과 권리 보장을 목적에 둔 법과 정책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일하다 죽는 대신, 안전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며 성건강과 재생산 건강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청소년, 장애인, 이주민, 난민, 성소수자도 차별 없이 원하는 이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피해를 받지 않을 권리를 넘어서 성·재생산 건강과 권리에 관한 자기결정권과 이를 위한 사회경제적 여건을 보장받을 권리를 확보하고, 누구에게나  차별·강요·폭력·낙인 없이 성적즐거움을 향유할 권리를 보장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윤석열 정부의 1년, 평가가 무색합니다. 앞으로의 역할에 대한 기대도 무색합니다. 

우리는 윤석열 정부에게 요청하고 호소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선 것이 아니라, 

경고하기 위해 선 것입니다. 

아울러 지난 1년은 윤석열 정부뿐만 아니라 정치 전반이 심각하게 후퇴한 시간이었다는 사실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끊이지 않고 변화를 만들어갈 것입니다. 이제는 체제를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리로 쏟아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사회를 향한 그 변화를 무시한 채 역행한다면 그 시간 속에서 도태되는 건  당신들일 것입니다.


0

셰어의 활동 소식과 성·재생산에 관한 뉴스를 받아보고 싶다면 지금 바로 셰어의 뉴스레터를 
신청해 보세요. 알찬 소식으로 가득찬 뉴스레터를 월 1회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