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페미니스트 기후정의 선언 기자회견 성평등 없이는 기후정의 없다! 성평등한 기후정책 요구한다!

2023-09-20

페미니스트 기후정의 선언 기자회견

성평등 없이는 기후정의 없다!
성평등한 기후정책 요구한다!


9월 19일 셰어는 여성환경연대, 동물해방물결, 민달팽이유니온, 에코페미니즘연구센터달과나무, 장애여성공감, 청년기후긴급행동,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YWCA연합회와 함께 작성한 <페미니스트 기후정의 선언문>과 10대 원칙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이 선언문과 10대 원칙은 4월부터 8월까지 여러 차례의 토론과 공동 작성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습니다.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셰어의 나영 대표와 여성환경연대 사라 활동가, 동물해방물결 장희지 활동가, 민달팽이유니온 지수 활동가, 청년기후긴급행동 민선 활동가가 발언하고 함께 참여한 단체들이 선언문을 낭독한 후 대형 요구안 판에 10대 원칙을 하나하나 붙이는 퍼포먼스가 진행되었습니다. 

성장과 개발은 기후위기의 해법이 될 수 없습니다. 선언에 함께한 단체들은 탈성장 돌봄사회로의 전환을 요구하며 923 기후정의 행진에서도 함께 행진할 예정입니다. 

페미니스트 기후정의 선언문은 개인과 단체 연명을 모아 오는 11월 말에 예정되어 있는 COP28 회의에서 정부에 전달될 에정입니다. 

아래 링크에서 연명에 참여해 주세요!

페미니스트 기후정의 선언 연명하기!(클릭) 

함께 요구하고 행진해요! 


[셰어 나영 대표 발언문]

우리가 지난 몇 년 동안 가장 많이 들어 온 두 가지의 위기가 있습니다. 바로 기후위기와 저출산 위기입니다. 이 두 위기는 지난 십여년 동안 계속해서 심각한 위기로 지적되어 왔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해를 거듭할수록 우려만이 더욱 증폭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와 저출산위기에 대한 이야기는 온통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이대로는 미래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 다음 세대의 삶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정부와 기업, 언론을 통해 반복됩니다. 그러나 저는 오늘 상황을 분명히 보자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기후위기는 정녕 미래의 문제입니까. 저출산 위기라고 불리는 상황의 근간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미래가 아닌 지금 여기를 보십시오. 

연일 수많은 사람들이 재난으로, 재해로, 폭력과 차별, 사회경제적 고난으로 인해 계속해서 죽어가고 있습니다. 성장과 효율만을 쫒는 일터에서는 노동자가 목숨을 잃어도 공장이 돌아가고, 사회적 돌봄망이 부재한 상태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아무도 돌보지 않는 집 안에서 죽어갑니다. 가족 단위에 모든 책임을 떠맡기는 국가에서 과반수 이상의 여성들은 저임금 불안정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가사노동과 돌봄노동이 연속되는 무한굴레의 짐을 지고 살아갑니다. 그럼에도 저출산이 여성들의 탓이라고 합니다. 돌봄노동의 공백은 이주여성에게 최저임금을 주어 해결하자고 합니다. 여성들은 아주 오랜 역사 동안 국가의 필요에 따라, 경제발전을 이유로 출산을 제한당했다가 다시 출산과 다산을 요구받아 왔습니다. 

상황을 똑바로 보십시오. 우리의 문제는 미래에 있지 않습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을 도구화하고, 죽음으로 내몰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방치하고 있는 지금 여기, 현재에 있습니다. 이 문제들을 지금 당장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는 이상 기후위기나 저출산위기를 극복하여 도래할 미래는 오지 않습니다.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장과 생산만을 목표로하는 시스템을 바꿔야 하며, 저출산이 위기라고 생각한다면 출산만을 중요시하는 생각부터 버려야 합니다. 기후위기와 재생산의 위기, 돌봄의 위기를 불러 일으킨 원인은 경제성장만을 위해 성과 재생산을 통제해온 현 체제에 있습니다. 

생산성 있는 노동력과 자원을 관리하기 위해 여성과 소수자, 비인간 동물의 성과 재생산을 통제하고 착취해 온 세계, 막대한 개발로 삶의 터전과 생태계를 파괴해 온 세계가 위기의 근원입니다. 

개발과 성장을 위해 삶의 자원과 터전이 파괴되고, 그로 인한 위기를 성적 통제와 재생산 노동의 착취로 메꾸어 온 악순환을 이제 끝내야 합니다.

저출산 위기를 강조하고 출산력 높이기에만 몰두하기 이전에 모두의 삶이 존중되게 하십시오. 기후위기 속에서 더욱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는 성∙재생산 건강이 먼저 존중되고 보장되게 하십시오. 인구정책이 아닌 성 건강과 재생산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보편적 지원 체계를 구축하십시오. 이주민, 난민, 장애인, 성소수자, 홈리스 등 사회적 소수자와 취약층의 삶이 더 이상 차별과 낙인에 놓이지 않고, 배제되거나 방치되지 않게 하십시오. 처벌과 단속의 삶에 놓이지 않게 하십시오. 누구도 삶의 벼랑 끝에 내몰려 죽게 내버려두지 마십시오. 

제도 밖의 다양한 형태의 가족과 돌봄 공동체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고, 누구도 고립되지 않도록 공동의 자원과 돌봄 네트워크를 지원해야 합니다. 

우리는 인간이 생태계의 일부로서 공존하고, 모든 개인과 공동체가 존엄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이에 필요한 삶의 여건들을 현재의 세대와 다음 세대로까지 지속가능하게 이어나갈 수 있는 '재생산정의'를 위한 사회 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합니다. 


[페미니스트 기후정의 선언문]

페미니스트 기후정의 선언문은 여성, 청년, 성소수자, 비인간동물을 모두 포함한 페미니즘의 관점이 기후정의 담론의 주요 의제가 되어야 한다는 인식에서 작성되었습니다. 2023년 4월, 여성환경연대를 중심으로 동물해방물결, 민달팽이유니온,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에코페미니즘연구센터달과나무, 장애여성공감, 청년기후긴급행동,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YWCA연합회 총 11개 단체가 모여서 논의를 시작하였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일어나는 기후위기의 문제는 무엇인지, 이 중 젠더관점이 부재하거나 혹은 사회적 소수자의 불평등이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의제는 무엇인지 찾고, 함께 대안을 모색했습니다. 이 페미니스트 기후정의 선언문은 11개의 단체가 각자의 활동 현장에서 중요하게 제기한 기후위기 의제와 해법입니다.

 우리는 지금 재난이 일상이 되어가는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는 인간뿐만 아니라 생태계 전반의 지구 생명체에 대한 끊임없는 착취의 결과입니다. 무분별한 착취를 가능하게 한 구조는 다름아닌 ‘가부장제적 자본주의’입니다. 남성중심의 경제 시스템은 ‘성장’과 ‘개발’만을 사회의 중요한 목표로 상정하였고, 그 과정에서 생태계는 무차별적으로 파괴되었습니다.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들의 노동은 비가시화되고, 저평가되었습니다. 이 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돌봄 노동은 비가시화된 저임금 노동이 되었고, 비인간종들은 경제적 이익만을 기준으로 가치와 쓸모가 규정되었습니다. 경제 논리와 이윤 중심으로 판단하는 ‘가부장제적 자본주의’는 주류남성에 포함되지 않는 여성과 ‘노동’할 수 없는 몸을 가진 존재, 비인간종을 끊임없이 배제하고 소외시키면서 불평등한 사회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럼에도 국가는 여전히 ‘성장’을 목표로 한 잘못된 대안을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업 친화적인 정책과 핵발전 기반의 에너지 정책은 결코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기후재난이  일상이 된 현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길어지는 폭염, 빈번해지는 산불, 반복되는 폭우와 수해는 사회적으로 배제된 존재를 더욱 취약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기후재난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가부장제적 자본주의 체제의 한계’입니다. 지금 당장 착취를 기반으로 한 성장, 불평등을 가속화시키는 체제를 멈춰야 합니다.

우리는  기후위기의 해법으로 ‘탈성장 돌봄사회로의 전환’을 요구합니다. 지구를 파헤치고 오염시키는 무한한  상품 생산과 경제 성장이 아니라,  유한한 필요와 풍요를 평등하게 나누는 ‘탈성장 사회’를 지향합니다. 우리가 주장하는 돌봄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필요한 것은 기존의 성별 분업에서 비롯된 ‘돌봄의 여성화' 탈피, 연령과 성별, 국적에 상관 없이 누구나 돌보고 돌봄을 받을 수 있는 권리 보장,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강화 및 확대입니다. 또한 인간, 비인간종을 모두 포함한 공동체와 지구를 위한 돌봄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의 변화, 상호의존성에 기반한 사회로의 이행입니다.


**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선언문 전문과 10대 원칙의 세부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페미니스트 기후정의 선언문과 10대 원칙 전문 보기(클릭)

1. 돌봄의 공공성을 확보하라.
2.성·재생산 건강과 권리를 보장하라.
3. 기후대응 정책 전반에서 젠더관점을 반영하라.
4. 여성·지역민 등 사회적 소수자가 주체가 되는 탈중앙집권적 기후위기 대응책을 마련하라.
5. 젠더 관점의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한다.
6. 인간과 비인간 동물 모두가 공존하는 종평등한 사회로 전환하라.
7. 핵발전, 석탄발전 계획을 폐기하고 근본적인 기후위기 대응책을 마련하라.
8. 주거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마련하라.
9. 여성 농민·농민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식량주권을 확보하라.
10. 국제사회에서의 책임을 이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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