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과 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 은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의 달 맞이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주범 미국 규탄 한국 사회 성소수자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퀴어팔레스타인연대 QK48(이하 QK48)은 성소수자 인권과 팔레스타인 평화운동 간 연대의 필요성을 드러내고 팔레스타인 퀴어를 지지하는 활동가 네트워크 입니다. 2023년 10월 7일부터 본격화된 가자지구 집단학살에 반대하고 팔레스타인에 살아가는 퀴어들과 연대하고자 2024년 5월 발족했습니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이하 긴급행동)은 가자 지구 집단학살과 팔레스타인 식민지배 중단을 위한 한국 시민사회단체들의 연대체입니다. 긴급행동은 2023년 10월 22일부터 격주로 42차에 걸친 긴급 집회를 개최했고, 현재 239개 단체가 공동주최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셰어는 긴급행동 실무팀에 결합하고 있고 QK48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QK48과 긴급행동은 성소수자 인권운동 연대체 무지개행동과 함께 지난 5월 17일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IDAHOBIT부터 6월 20일 난민의 날까지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의 달’로 삼아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로 일컬어온 6월을 맞아 ‘집단학살에 침묵, 공모하는 프라이드는 없다 - 팔레스타인의 반식민 투쟁에 적극적으로 연루되자!’ 선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의 달 맞이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주범 미국 규탄 한국 사회 성소수자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그동안 미국은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막대한 양의 무기를 지원하며 가자지구 집단학살에 공모해 왔습니다. 각지의 성소수자와 시민사회는 시오니즘을 정당화하고, 학살을 지원하면서 무지개를 내세워 성소수자 인권 친화적인 이미지를 포장하는 것이 핑크워싱임을 지적하고 규탄해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는 가자지구 점령과 강제 추방 계획을 공공연히 이야기하며 이스라엘의 인종청소를 옹호하는가 하면, 트랜스젠더를 제도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국제사회의 책임과 역할을 부정하면서 성소수자를 비롯한 보편적 인권의 실천을 후퇴시키며 사회를 위기에 몰아넣고 있습니다. 미국산 무기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를 ‘철거 현장’이라고 주장하며 팔레스타인인들을 영구적으로 내쫓으려는 속내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에서 자행한 집단학살을 완성하는 반인류적 범죄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인권이사회(UNHRC),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은 미국이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전쟁 범죄에 공모하는 것일 뿐 아니라 세계를 전쟁의 위협과 공포로 밀어넣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6월 12일 오전 11시 주한미국대사관 맞은편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QK48과 긴급행동 등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시민사회단체 30여 명은 미국이 가자지구를 ‘소유’할 그 어떤 권리도 자격도 없으며 팔레스타인인들을 가자지구에서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추방’해야 한다는 황당무계하고 위험한 주장도 결코 실행될 수 없음을 주장했습니다. 나아가 미대사관이 트럼프 정부에 전쟁 종식과 국제사회의 평화에 책임을 다할 것을 외쳤습니다. 발언문과 기자회견문, 현장 사진은 아래 첨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미국도 주범이다 집단학살 중단하라" "USA You can't Hide, You're Committing Genocide!"
일시·장소 : 2025. 06. 12. (목) 오전 11:00, 주한미국대사관 맞은편
▣ 기자회견 순서
사회: 고운(서울인권영화제/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
발언 1: 화(소수자난민인권네트워크/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
발언 2: 호림(무지개행동)
발언 3: 자아(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연대발언: 유스라(팔레스타인학생공동행동_ 쏘냐, 김은규 대독)
연대발언: 미진(퀴어 재미동포 예술가) / 번역: 화/ 한글 낭독: 타리(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
연대발언: 나현필(국제민주연대)
기자회견문 낭독: 웅(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 보람(여성문화이론연구소/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 첨부1_발언문
발언 1: 화(소수자난민인권네트워크/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
안녕하십니까. 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에서 활동하는 화라고 합니다. 우리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식민지배하고 군사점령하고 특히 지난 스무달여 동안 가자지구 주민을 집단학살하는 가운데 팔레스타인의 퀴어 동지들이 전 세계에 발신한 연대 요청에 응답하고자 약 일 년 전 결성하였습니다. 팔레스타인의 퀴어 동지들은 지적합니다. 팔레스타인 퀴어의 몸과 팔레스타인 퀴어의 삶과 팔레스타인 퀴어의 관계는 분명 억압받고 있다. 이때,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에 정착 식민하며 펼치는 죽음 정치야말로 팔레스타인 퀴어의 삶을 전방위적으로 악화하는 주요 조건이다. 그러므로 우리 팔레스타인의 퀴어가 마주하는 차별과 폭력 그리고 그것과 고단하게 맞서 싸우는 고통을, 점령과 봉쇄와 폭격의 현실에서 분리하여 말하지 말라. 팔레스타인의 퀴어가 겪는 아픔을, 팔레스타인을 비인간의 장소 비문명의 시간으로 타자화하는 데 이용하지 말라. 우리 퀴어를 동원해 우리 민족을 악마화하지 말라. 맞습니다. 이스라엘의 봉쇄로 굶주림에 시달리고 이스라엘의 폭격에 목숨을 잃는 데는 퀴어 비퀴어의 구분이 없습니다. 팔레스타인의 HIV 감염인 퀴어가 치료제를 제때 적정 물량 공급받지 못하여 쇠약해집니다. 물자 유통을 막는 자 누구입니까. 이스라엘입니다. 팔레스타인의 또다른 퀴어가 갓 고백을 나누고 비밀스레 교제하던 연인을 폭격에 잃고 애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폭탄은 누가 떨어뜨렸습니까. 이스라엘입니다. 또다른 팔레스타인의 퀴어가 가족과 마을 주민 속에 숨어 있을 저항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압박당합니다. 쓸모있는 정보를 내놓지 않으면 너의 정체성을 폭로해버리겠다고 이 팔레스타인 퀴어를 협박하는 자 누구입니까. 이 퀴어가 공동체로부터 배신자 반역자로 낙인 찍혀 집단학살의 엄혹한 상황 속에서 더욱 고립되도록 조장하는 자 누구입니까. 이스라엘입니다. 사정이 이러한데 퀴어를 억압하는 팔레스타인과 퀴어를 살리는 이스라엘의 구도를 선전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점령 세력과 피점령 민중의 불균형한 권력 관계를 감추려는 무도한 시도입니다. 극악한 부당대립입니다. 우리는 지금 이러한 이야기를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하고 있습니다. 무조건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드는 미국, 비유대인을 남김없이 몰아내고, 즉, 인종청소하고, 배타적 단일 민족주의 국가로 팔레스타인 땅에 정착하려는 이스라엘 편만을 드는 미국을 향해 말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에는 엄연히 자위권이 있다고 미국은 이 시오니스트 우방국을 위해 줄기차게 주장해 왔습니다. 미국 주류 정치의 행위자들 역시 자국 내 이스라엘 로비 단체가 휘두르는 압도적 자금력과 정치력에 휘둘리며 이스라엘은 스스로를 방위할 권리가 있다는 말만을 계속합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자행하는 집단학살을 목격하면서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병원을 폭격하고, 기자를 표적 살해하고, 무수한 어린 아이를 고아로 만들고 굶기고 부상입히고 죽음에 이르게 하는 참상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면서도, 이스라엘을 지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을 지적하는 비판의 목소리마저 반유대주의로 몰아 비난합니다.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말하는 자들을 범죄화합니다. 요르단 강에서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은 해방되리라. 이 구호는 반유대주의가 아닙니다. 피억압 민족이 고통 속에서 희망을 말하는 외침입니다. 빼앗긴 땅 위에서 드론이 맴도는 하늘 아래서 교류를 차단당한 바다를 향하여, 잃어버린 시간을 돌려받기를, 구호품을 받으러 갔다가 죽지 않기를, 어디든 자유롭게 갈 수 있기를 외치는 피식민 민족 피억압 민중의 자결 선언입니다. 우리만 살겠다 우리만 여기에 존재하겠다가 아니라 우리도 여기에 살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살아오던 곳에서 계속 살아가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스라엘은 참혹한 살상 타자의 말살을 통해서만 자신의 존재를 지킬 수 있다고 믿는 고립적 유아적 선민적 세계관을 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미국은 시오니스트 로비의 악랄한 압력을 거절하십시오. 식민주의적 제국주의적 문명 비문명 이분법에 근간한 인종차별적 대외 정책을 폐기하십시오. 안보의 논리로 사회적 소수자를 위험 요소 위협 인자로 둔갑시켜 이들의 숨통을 조이는 전략과 결별하십시오. 해방, 해방, 팔레스타인의 해방. 팔레스타인의 퀴어는 식민 지배가 종식된 팔레스타인에서 이웃들과 민주적으로 부대끼며 퀴어 해방을 직접 이룩할 것입니다. 한국의 퀴어는 팔레스타인 퀴어의 여정에 함께 하겠습니다. 같이 해방의 미래를 맞이하겠습니다. 투쟁.
발언 2: 호림(무지개행동)
안녕하세요? 무지개행동 공동대표 이호림입니다.
3개월에 가까운 시간동안 구호품 진입을 봉쇄해 왔던 지역에 턱없이 부족한 식량을 매우 제한적인 방식으로 철저한 통제 속에 배급합니다. 주민 5명 중 1명이 심각한 기아 상태에 직면해 있는 절박한 상황에서 빚어지는 혼란은 “경고사격”의 빌미가 됩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어제 하루만 이스라엘의 “경고사격”으로 구호품을 받기 위해 모여든 팔레스타인 주민 중 최소 57명이 사망하고 363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지구 한 편에서 굶주림을 무기화 하고, 군사적, 정치적 협상의 도구로 삼는 집단학살이 계속되는 와중에 우리는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 6월을 맞이했습니다.
팔레스타인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매일같이 우리의 마음을 무너뜨립니다. 그리고 무너지는 것은 우리의 마음만이 아닙니다. 집단학살과 이를 지원하고 동조하는 강대국의 존재는 존엄과 평등, 평화, 민주주의와 같은 가치들이 놓인 토대를 침식시킵니다.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국제법 위반과 가자의 극심한 인도주의적 위기가 방치되는 현실은 국제인권체제를 시험대에 올렸습니다. 지금 팔레스타인은 인권이 정말 보편적 원칙이 맞는지, 아니면 지정학적 계산과 힘의 논리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되는 공허한 수사에 불과한지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이 세계에서 보편적 인권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일부로 성소수자 인권 운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로서 팔레스타인의 현실을 좌시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스라엘의 오랜 팔레스타인 점령 역사와 집단학살에 미국 정부는 단순한 방관자였던 적이 없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에 대한 정치적 면죄부와 정당화, 막대한 경제적 지원과 무기 제공을 통해 이스라엘과 지속적으로 공모해 온 중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로는 한치의 부끄럼없이 가자 점령과 팔레스타인 주민의 추방 계획을 내놓는가 하면,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무제한적인 군사적, 정치적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의 노골적인 주범이자, 세계 평화를 파괴하고 국제인권체제를 무력화 시키는 전세계적 퇴행에 앞장서는, 트랜스젠더와 이민자, 난민을 탄압하고 군대를 동원해 평화시위를 진압하는 트럼프 정부를 강력하게 규탄합니다. 집단학살의 주범은 ‘민주주의’를 말할 자격이 없습니다. 트랜스젠더를 배제하고 이민자와 난민을 탄압하는 동시에 ‘자유’를 말할 수는 없습니다.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은 억압과 배제에 맞선 성소수자들의 저항을 기억하는 달입니다. 팔레스타인의 해방과 성소수자의 해방을 위해 저항하는 모든 이들에게 연대의 마음을 보냅니다. 우리 모두의 삶과 존엄이 발 딛고 있는 토대를 지키기 위해, 결코 분리될 수 없는 우리 모두의 해방이 실현되는 날을 위해 함께 투쟁합시다. 감사합니다.
발언 3: 자아(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최근 한 달간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서 활동을 다녀왔습니다. 헤브론 남부의 마사페르 야타에서는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 검은색 이스라엘 군용 지프가 사이렌을 울리며 마을을 돌았습니다. 이유를 찾던 중, 정확히 이 지역에 배치됐던 전직 이스라엘군인이 쓴 수기를 발견했습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기 순찰의 목적은 하나였다. 우리 존재를 그들에게 매일 상기시키기 위해서.”
나블루스 인근의 작은 마을 아시라는, 여섯 개 팔레스타인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산등성이에 이스라엘 정착촌이 들어선 탓에 정착민 폭력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친구의 집 냉장고는 다소 많아보이는 달걀 수십 개와 얼린 고기, 채소들로 가득했습니다. 예고 없이 내려지는 통금과 마을 봉쇄 때문이라 했습니다.
언제 마을 입구에 콘크리트 덩어리가 놓일지, 언제 봉쇄가 해제될지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며칠에서 몇 주까지 이어지는 봉쇄 속에 사람들은 학교에도, 병원에도, 일터에도 갈 수 없습니다.
시선을 역시 정착식민국가 미국으로 돌립니다.
애틀랜타의 흑인 노동자 계급 지역에서도 사이렌을 울리는 경찰차가 매일 순찰을 돕니다. 이는 단순한 관행도, 우연한 데자뷰도 아닙니다. 미국 경찰은 이스라엘 군대로부터 공식적인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존재감을 과시하는 심리전술을 배웠습니다.FBI, 이민세관단속국ICE, 지역 경찰 등 수많은 미국 법집행기관 간부들이 이스라엘을 방문해왔고, 수천 명 단위로 이스라엘 전문가들이 주최하는 컨퍼런스에 참가해왔습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가해 연마한 전술은, 미국 내 흑인과 유색인종 커뮤니티를 향해 되돌려졌습니다. 미국의 흑인 해방운동가들은 말합니다. “경찰이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특정 전술이나 정책을 따라가 보면, 그 시작에는 언제나 ‘누군가가 이스라엘에 다녀왔다’는 지점이 있다.”
바로 어제, LA 도심에 갑작스러운 통금령이 내려졌습니다. 저녁 8시부터 새벽 6시까지, 누구도 거리에 나올 수 없습니다. 이는 트럼프가 LA에서 열린 이민 단속 반대 시위에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의지와 무관하게 주방위군 2,000명을 투입한 상황에서 이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을 막으려는 조치였습니다. LA 경찰국은 화요일에서 수요일 사이 200명 이상을, 시위 참가와 통금 위반 이라며 체포했습니다. 이들이 외친 구호는 하나였습니다. “ICE을 멈춰라. 무차별적이고 비인간적인 강제추방 정책을 멈추라”
그런데 ICE가 본보기로 체포한 첫 신호탄은 누구였습니까. 지난 3월 9일, ICE는 컬럼비아 대학교 농성을 이끌었던 팔레스타인인 마흐무드 알 칼릴을 체포해 그는 아직도 미국 루이지애나 감옥에 있습니다. (3시간 전 개중 반가운 소식. 연방 법원 판결6월 13일까지 정부 항소없을 시 보석 석방하라 명령) 그의 체포는 한국인 학생 정윤서에 대한 추방 위협, 네덜란드 대학에 다니는 터키 국적 대학원생 루메이사의 구금, 그리고 LA 시위자들의 체포와 이어져 있습니다.
그들이 구금된 이유는 하나입니다. 집단학살을 멈추라고 외쳤기 때문입니다. 굶주려 죽어가는 아이들에게 밀가루를 들여보내자고 했기 때문입니다. 국제질서에 질문을 던졌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좀 있으라는데, 조용하지 않았고, 가만히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금, 가자 해안에 구호물자를 전달하려다 이스라엘 군에 납치되어 구금된 매들린호 활동가들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감옥 아얄론에 수감된 브라질 활동가 티아고 아빌라는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스라엘 당국은 그에게 빛도, 환기도 없는 고립의 심리적 고통을 안기겠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 감옥은 단지 하나의 감옥이 아닙니다. 그 옆방에는 이미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시오니스트 깡패 국가의 인질로 수감되어 있습니다. 그중 400명 이상은 아동이며, 3,500명 이상은 기소도, 재판도 없이 구금되어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감옥은 감옥이 아닙니다. 지붕 없는 감옥 가자도 마찬가집니다. 그곳은 실험실입니다. 인류는 어디까지 견딜 수 있는가. 그 질문이 매일 팔레스타인의 사람들을 통해 우리에게 던져지고 있습니다. 누가 끝까지 버티는지를 관찰하고, 누가 침묵하는지를 기록하며, 인류의 도덕 기준을 땅바닥 끝까지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묻습니다. 이스라엘은 어떻게, 자기 영해도 아닌 국제 해역에서,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와중에도, 사람들을 불법적으로 납치하고 자국 감옥에 구금할 수 있었나.
우리는 오늘, 그 대답 앞에 서 있습니다.
1948년 나크바는 이보다 더 오래된 질문이었습니다. 자기 땅에 살던 원주민을 무참히 죽여도 세상은 흘러갈 수 있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으로,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흑인 퀴어 페미니스트 시인 준 조던은 1991년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시대 도덕성의 기준은 두 가지다. 하나는 팔레스타인을 위해 무엇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다른 하나는 게이와 레즈비언을 위해 무엇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쫓겨나고, 배제당하고, 침묵을 강요받고, 국가가 그린 그림에서 지워졌던 이들. 흑인, 유색인 이민자, 퀴어, 성노동자들은 이제 쿠피예로 서로를 알아봅니다. 전 세계 경찰이 던지는 최루탄 앞에, 전 세계의 연대자들은 쿠피예로 눈과 코를 막고 버팁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에게 말합니다. 반말로.
우리는 끊임없이 우리 존재를 상기시킬 것이다.
너희 압제자들이 똘똘 뭉칠수록, 더 많은 우리가 뭉치고, 행진할 것이다.
그리고 앞에는, 너희를 가장 ‘불편하게’ 만들었던 존재들. 하라는 대로 따르지 않고, 어디로 튈지 몰라 일단 단속하고 싶었던 존재들. 퀴어한 우리가, 늘 앞장설 것이다.
프리 팔레스타인.
연대발언 1: 유스라(팔레스타인학생공동행동_대독)
No Pride in Genocide
We gather here today to declare our unwavering solidarity with the Palestinian liberation struggle—and to condemn the United States as the primary perpetrator of the genocide in Gaza.
For over 20 months, the U.S.-backed zionist regime has enacted an unrelenting campaign of extermination: bombing hospitals, schools, refugee camps, and homes. Now, with starvation as its latest weapon, it has blocked life-saving aid and murdered those who dare deliver it. The recent hijacking of the Madleen boat by Israeli occupation forces in international waters—a vessel carrying nothing but food, medicine, and hope—once again reveals the nature of a regime not interested in peace, only in destruction.
We uplift the courage of our comrades who braved international waters to break the siege, and we remind the world: Gaza is the compass. It is Gaza that teaches us what resistance looks like. It is Gaza that calls us to act.
But as activists put their lives on the line abroad, the U.S. government escalates its campaign of repression at home. On June 6, in an act of state terror, ICE kidnapped workers in broad daylight and tore families apart. As people poured into the streets in righteous rebellion, the U.S. responded with National Guardsmen and prepared Marines to crush dissent.
This is not law enforcement—it is fascism. The same fascism exported to Korea during decades of U.S.-backed dictatorship. The same fascism that trained our police, fueled martial law, and propped up the military regimes of Chun Doo-Hwan. But we remember: in June 1987, the masses took to the streets—and brought a dictator to his knees.
It is this same fascism that now enables pinkwashing—the weaponization of queer identities to justify ethnic cleansing. This Pride Month, as the West paints its bombs in rainbows and waves flags of false progress, we are here to say: Pride was a riot. Pride was the Stonewall Uprising, led by Black and Brown trans women like Marsha P. Johnson.
While embassies like those of the U.S. and Germany set up booths at Seoul Pride, they do so with blood on their hands—supporting the genocide of Palestinians while branding themselves as allies.
There is no Pride in Genocide. There is no pride in a state that imprisons queer Palestinians and bombs them in their homes. There is no pride in occupation, apartheid, or colonialism. LGBTQ+ rhetoric is being weaponized by the U.S. and Israel to paint themselves as progressive—even as they bomb queer families, detain student activists, and starve entire populations.
But we are not fooled. Our queerness is not a rainbow to be weaponized by empire. It is a refusal to comply. It is a commitment to rupture. It is a vow to fight for liberation—everywhere.
Liberation is our pride. Solidarity is our weapon. Revolution is our path.
From Seoul to Gaza, our struggles are linked: No queer liberation without Palestinian liberation.
Free Palestine! 투쟁!
Korean:
학살에 자긍심은 없다
오늘 우리는 팔레스타인 해방 투쟁에 대한 확고한 연대를 선언하고, 가자에서 벌어지고 있는 집단학살의 주범인 미국을 강력히 규탄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20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온 시오니스트 정권은 병원, 학교, 난민캠프, 가정집을 무차별 폭격하며 절멸 작전을 벌여 오고 있습니다. 이제는 굶주림을 새로운 무기로 삼아, 생명을 살릴 구호물자마저 차단하고, 이를 전달하려는 이들을 살해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제 해역에서 이스라엘 점령군이 구호선 ‘마들린(Madleen)’호를 납치한 사건은 이 정권이 평화가 아닌 파괴만을 추구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보여줍니다. 이 배에는 음식, 의약품, 희망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는 이 봉쇄를 뚫기 위해 목숨을 걸고 나선 동지들의 용기를 높이 기립니다. 그리고 세상에 외칩니다:
가자가 우리의 나침반이다.
가자는 우리에게 저항이 무엇인지 가르쳐줍니다.
행동하라고, 지금 당장 나서라고 가자가 우리를 부릅니다.
그러나 활동가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이때, 미국 정부는 자국 내에서의 탄압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6월 6일, 미국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을 동원해 대낮에 노동자들을 납치하고 가족들을 강제로 떼어냈습니다. 이에 분노한 사람들이 거리로 나서자, 미국은 주방위군과 해병대를 배치하며 시위를 짓밟으려 했습니다.
이것은 치안이 아니라 파시즘입니다. 과거 한국에서 미국이 수출한 바로 그 파시즘—
경찰을 훈련시키고, 계엄을 조장하며, 전두환 군부 독재를 뒷받침한 바로 그 파시즘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기억합니다:
1987년 6월, 민중은 거리에 나와 단결된 힘으로 독재자를 끌어 내렸습니다.
오늘날 이 파시즘은 핑크워싱(pinkwashing)이라는 이름으로 또다시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는 아랍과 무슬림 공동체에 대한 왜곡된 편견을 조장하고, 퀴어 연대를 가장하여 인종청소와 학살을 정당화하는 전략입니다.
이번 프라이드 먼스에도, 서구는 폭탄에 무지개를 칠하며 핑크워싱 선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말합니다:
프라이드 먼스는 그 자체로 저항이다.
프라이드 먼스는 마샤 P. 존슨와 같은 유색인종 트랜스젠더 여성들이 이끈 스톤월 항쟁에서 시작된 해방의 역사입니다.
서울 퀴어퍼레이드에서 미국과 독일 대사관이 부스를 차리며 ‘진보적인 동맹국’을 자처하지만, 그들이 흔드는 무지개 깃발에는 그들이 이스라엘과 함께 죽인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피가 묻어 있습니다. 우리는 이를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
학살에 자긍심은 없습니다.
퀴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감옥에 가두고 집을 폭격하는 국가에 우리가 느낄 자긍심은 없습니다.
점령, 아파르트헤이트, 식민주의에 자긍심은 없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퀴어 담론을 이용해 자신들을 '진보적'인 국가로 포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퀴어 가족을 폭격하고, 학생 활동가들을 구금하며, 아이들을 굶겨 죽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속지 않습니다.
우리의 퀴어함은 제국주의가 이용할 무지개 장식이 아닙니다.
그것은 복종을 거부하는 태도이고,
체제를 뒤흔드는 결단이며,
모든 이의 해방을 향한 투쟁의 맹세입니다.
해방이 우리의 자긍심입니다.
연대가 우리의 무기입니다.
혁명이 우리의 길입니다.
서울에서 가자까지, 우리의 투쟁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모든 억압받는 이들의 해방 없이는 퀴어 해방도 없습니다.
Free Palestine! 투쟁!
연대발언 2 : 미진(퀴어 재미동포 예술가)
As an American citizen living in Korea, I am horrified at the role the US has played in aiding and abetting Israel’s genocide of Palestinians by providing weapons, funding, and political support to Israel. We have watched for over 20 months as Palestinian people and cities have been bombed and burned - not just on the news, but directly from Palestinians on the ground via social media.
As Korean people, we know all too well about the lasting impacts of racist occupation and war. To be clear, our experiences are not the same as those of Palestinians. But, what I want to relay is that as Korean people, we know in our bones that this current genocide will have long-lasting impacts on Palestinians both in their homeland and the diaspora around the world for decades to come.
To be specific, I was sent away from Korea 3 decades after the supposed end of the Korean War, and 4 decades after the end of Japanese occupation. In the mid 1980s, my family was struggling to survive and my mother thought, “wouldn’t it be better for this child to grow up in a wealthy home where she can eat and live well?” With that desperate thinking, she gave me to a stranger on the day I was born, and I was eventually sent to the US for adoption.
The US positions itself as a country that “saves” people by forcibly removing them from their ancestral land. But, just as Palestinians have refused to leave their ancestral lands, I also didn’t want to leave Korea. I needed to stay on this land. As a queer person, I am disgusted that this embassy will fly a rainbow flag pretending to care about my life and the lives of queer Palestinians, but their actions show that they only care about the lives and well-being of certain queer people with levels of privilege that I and queer Palestinians do not have.
I don’t actually think the people who work inside this embassy have much of a say in what the White House and Pentagon decide to do in terms of supporting Israel’s genocide. I also don’t know if they signed up to work under a Trump administration, and before that under Genocide Joe Biden. However, as people who are representing American citizens living in Korea, I hope they will share the message that Queer American citizens living here are taking time to come and protest US complicity in the genocide against Palestinians. The genocide is reprehensible and is the most despicable act of supposed allyship with Israel the US has ever committed to date.
Chant: Free Palestine
Korean:
한국에서 생활하는 미국인으로서 나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무기와 자금을 대고 정치적 지지를 아끼지 않으며 팔레스타인인 집단학살을 방조하고 있다는 사실이 끔찍하기만 합니다. 우리는 벌써 스무 달 넘게 팔레스타인의 민중과 팔레스타인의 도시들이 폭격을 당해 잿더미가 되는 것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기존 매체의 보도를 통해서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 현지에서 사람들이 저마다의 소셜미디어로 전해 주는 바를 직접 접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민중으로서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압니다. 인종차별적 점령과 전쟁이 남기는 상흔은 오래도록 아물지 않습니다. 물론, 우리의 경험은 팔레스타인 민중의 경험과는 다릅니다. 내가 하려는 말은, 우리가 한국의 민중으로서 지금 이스라엘이 집단학살을 저지르며 팔레스타인 현지와 세계 각지의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입히고 있는 타격이 앞으로 아주 오래, 적어도 수십 년은 족히 이어지리라는 사실을 뼛속 깊은 데서부터 이해한다는 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볼까요. 나는 한국전쟁이 끝났다고 간주된 시점으로부터 삼십여 년, 일제강점기가 끝난 시점으로부터는 사십여 년이 지났을 무렵, 한국이 아닌 다른 곳으로 보내졌습니다. 1980년대 중반, 우리 가족은 생계가 어려웠습니다. 어머니는, “부잣집 가서 잘 먹고 잘사는 게 이 아이한테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그런 절박한 심정으로 어머니는 갓 태어난 나를 그날 곧바로 남에게 건네주었습니다. 나는 결국 미국으로 입양을 가게 됩니다.
미국은 사람들을 조상 대대로 살아온 땅에서 강제로 몰아내면서 사람들을 “구원하는” 국가를 자처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대를 이어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땅에서 떠나기를 거부해 온 팔레스타인 사람들만큼이나 나도 한국을 떠나고 싶지 않았습니다. 나는 이 땅에서 계속 살았어야만 했습니다. 한 사람의 퀴어로서, 나는 주한미국대사관이 무지개 깃발을 내걸며 마치 나의 삶이나 퀴어인 팔레스타인인의 삶을 신경 쓰기라도 하는 듯 굴 수 있다는 사실이 못 견디게 싫습니다. 그간 미국의 행보를 보면 그들이 나같은 퀴어나 퀴어인 팔레스타인인은 누리지 못하는 특권을 지닌 일부 퀴어들의 삶과 안녕만을 신경 쓴다는 것이 명백하지 않습니까.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지원하는 문제는 백악관과 국방부의 일이다 보니 주한 공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그쪽의 판단과 결정에 얼마나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사실 회의적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 일하기 시작했는지 집단학살자 조 바이든 집권 시기부터 일하기 시작했는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래도 나는 이들이, 한국에서 생활하는 미국인을 대표하는 자들로서, 본국에 다음과 같이 전달해 주기를 바랍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퀴어인 미국인들이 이렇게 시간을 내서 나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집단학살에 미국이 공모하고 있음을 규탄한다고 말입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집단학살은 용납 불가한 일입니다. 미국이 이제까지 이스라엘과의 공공연한 동맹 관계를 통해 벌여온 일들 가운데 가장 극악무도한 행위입니다.
구호 외치고 마치겠습니다. :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연대발언 3: 나현필(국제민주연대)
안녕하세요 국제민주연대애서 활동하는 나현필입니다. 저는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는 활동가 친구들을 알고 있습니다. 이들은 국가와 종교 및 이념을 떠나 한결같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가자에서 일어나는 비극을 외면하는 걸 넘어 심지어 이스라엘의 학살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는 건 인간에게 기대되는 최저선을 넘은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불행히도 이런 사람이 바로 세계에서 가장 큰 권력을 가지고 있는 미국 대통령입니다. 그의 말과 행동은 한국을 포함하여 세계 곳곳에서 미국 대통령이란 이유만으로도 지지 받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가 이스라엘의 편에 서서 프리팔레스타인이란 구호 자체를 압살하려고 하는 노골적인 혐오와 폭력의 정치가 전 세계를 휩쓸기 전에 우리는 단호하게 이에 반대해야 합니다. 비단 한국사화에서 성조기를 흔드는 이둘만 포함돠는 것이 아닙니다. 실용과 국익이란 이름으로 트럼프의 눈밖에 나면 안된다는 이유로 학살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멈추라는 요구에 맞서야 합니다.
미국인들은 오는 6월 14일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에 맞춰 자행되는 군사 퍼레이드에 맞춰 왕을 뽑지 않았다는 대규모 시위를 계획중입니다. 생일에 군대 열병식울 거행하는 독재국가에서나 일어날 일아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금 우리는 미국 시민들이 다시 민주주의를 회복하길 진심으로 기대하고 지지합니다. 그리고 그 민주주의는 한국과 미국 모두 이스라엘의 학살에 단호하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때만이 지속가능하리라 믿습니다.
▣ 첨부2_기자회견문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의 달 맞이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주범 미국 규탄 한국 사회 성소수자 기자회견문
한국의 성소수자들은 집단학살 주범 미국 정부를 규탄한다.
미국 정부는 지금 당장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중단하라.
핑크워싱 절대 말고 시오니즘 폭력 철폐하라.
우리는 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이하 QK48)이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이하 긴급행동)과 함께 2025년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인 5월 17일부터 세계난민의날인 6월 20일까지를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의 달로 지정하여 활동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자행해 온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의 공범이자 주범인 미국 정부를 규탄하고자 오늘 이 자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 섰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이 20개월을 넘어간다. 미국은 집단학살에 협조하며 이스라엘과 한 몸처럼 움직여 왔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계속하여 폭격을 퍼붓고 극심한 기아를 조장하며 인구를 절멸의 위기로 몰아넣는 현재, 미국은 지난 4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가자지구 휴전 결의안에 단독으로 거부권을 행사하여 안건을 부결시켰다. 생중계되는 학살을 매일 목도하며 우리는 이를 지금까지도 중단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담하고 부끄럽다. 수치심과 죄의식을 안고 성소수자로서 집단학살의 주범을 향해 외친다. 미국은 지금 당장 집단학살 중단하라. 집단학살 중단을 외치지 않고 자긍심을 이야기할 방법을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리하여 성소수자로서 또한 다음과 같이 외친다. 미국은 견고한 동맹국인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식민지배와 군사점령을 종식하는 작업에 착수하라. 원주민 추방과 영토 약탈을 통한 정착 식민을 정당화하는 이스라엘의 배타적 우월적 폭력적 민족주의인 시오니즘에 대한 동조 및 지지를 철회하라. 성소수자, 여성, 빈민, 장애인, 유색인종, 이주노동자 탄압에 앞장서는 자국 사회에 대한 성찰 없이 팔레스타인에 인권 탄압과 야만의 낙인을 집중시키고, 이스라엘과 더불어 대테러 민중 구원 세력으로 자처하며 점령과 봉쇄와 학살의 현실을 가리는 핑크워싱을 비롯한 모든 기만을 그만두라. 팔레스타인의 운명은 팔레스타인 민중이 결정한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이른바 자위권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막대한 양의 무기를 지원하며 현재 가자지구 집단학살에 공모하고 있다. 이전부터도 오랫동안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과 봉쇄를 방조하고 이들의 반복적 군사 공격을 지원하는 한편, 자긍심 무지개를 내세워 성소수자 인권 친화적인 외피를 꾸며내며 자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자랑해 왔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해 연대하는 세계 각지의 성소수자와 시민사회는, 점령과 봉쇄와 학살이라는 인권 파괴의 현실을 감추거나 정당화하기 위해 일부 성소수자의 권리 보장을 진보 사회로서의 선전에 동원하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전략을 핑크워싱이라 규정하고 비판해 왔다.
한국의 성소수자와 시민사회도 미국과 비판적으로 관계 맺어 왔다. 미국 정부와 주한미국대사관은 21세기 들어 한국의 성소수자 인권 활동가를 초청하여 간담회를 열고,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하고, 한국 성소수자 단체에 후원하는 등, 자국이 앞서간다고 여기는 인권 보장 영역에서 한국의 운동 진영과 밀접한 동반자 관계를 맺고자 시도해 왔다. 국무부는 단체방문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의 성소수자 활동가들을 미국에 초청했으며, 대사관은 2017년을 시작으로 유월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이면 공관 외벽에 육색 무지개 자긍심 현수막을 걸기도 했다. 주재국의 사회적 소수자 집단에 지지와 응원을 보내는 대사관의 실천은 미국 민중 운동의 성과인 동시에 초강대국 미국이 세계 무대에서 자임하는 역할이기도 할 것이다. 성소수자 커뮤니티와 연결되고자 대사관이 보여준 움직임이 한국 성소수자 운동에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 커뮤니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 측면 또한 존재한다.
그러던 지난 2020년, 미국에서 경찰이 조지 플로이드를 살해한다. 미국 민중은 유구하게 흑인을 범죄화하고 손쉽게 살해해 온 경찰 권력과 감옥산업복합체의 폭력에 저항하며 봉기했다. 미국 정부는 자국 사회에서 끓어오르는 분노의 투쟁을 잔혹하게 탄압했다. 같은 해 유월 미국 정부의 한국 기지인 주한미국대사관이 세종대로를 면하여 무지개 현수막을 내걸었을 때, 전 세계 피억압 민중과 연대하고자 하는 한국의 성소수자는 우리의 자긍심을 훼손당했다. 한국의 성소수자 운동은 대사관이 한국 성소수자의 존재와 투쟁에 지지를 표명하겠다고 내건 무지개가, 실상 미국이 국가 운영의 근간으로 삼아온 뿌리 깊은 인종차별 체제 및 지구 각처에서 자행해 온 예외주의적 군사 폭력을 가리고 자국을 인권 선진국으로 포장하는 선전의 성격을 띤다고 규탄했다.
자유주의 시오니스트 바이든에 이어 집권한 국수주의 파시스트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가자지구 점령과 가자 주민 강제 추방 계획을 공공연히 이야기하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인종청소를 옹호한다. 생존에 필수적인 물과 식량과 연료를 공급하는 기간 시설까지 미국산 무기에 의해 모조리 파괴된 가자지구의 폐허를 가리키며 지중해 휴양 리조트를 건설하겠다는 망상을 늘어놓는다. 이스라엘과 미국에 팔레스타인 점령과 봉쇄와 집단학살을 중단하라 요구하는 풀뿌리 투쟁을 반유대주의로 왜곡하여 엄단하고, 팔레스타인 해방을 외치는 인물을 표적 삼아 체류 자격 여부와 무관하게 납치, 체포, 구금, 추방에 처한다. 미등록 이주민을 집중 단속하여 가족과 공동체를 찢어놓고, 이웃과 친구와 동료를 지키고자 나선 자들을 폭력 진압하고, 그럴수록 거세게 타오르는 민중 투쟁을 공공의 안녕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여 압도적 공권력 발동의 이유로 내세운다. 이는 봉쇄를 뚫고 해방을 쟁취하고자 나선 10월 7일 팔레스타인 저항의 실천을 20개월 넘는 집단학살의 원인으로 규정하며 모든 책임을 오직 하마스에 뒤집어씌우는 이스라엘의 행태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가자 주민을 집단학살하는 이스라엘점령군과 민중을 죽이는 미국 경찰이 체계적인 합동 훈련을 통해 민중의 쇠약화와 살해의 기술을 공유하는 사이라는 점도 주지의 사실이다. 하물며 비서구 문화권 국가들보다 사정이 낫다고 자부하던 성소수자 권리 보장의 측면에서도 미국은 후퇴 중이다. 일례로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트랜스젠더는 자신이 정체화한 성별을 그대로 공문서에 기입하거나 자신의 성별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의료 조치를 받기가 더욱 어려워진 가운데, 쉽지 않은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취약한 집단을 끝없이 약화하며 죽게 두지 말고 사람을 살리는 정치를 하라. 거북섬 원주민에게 빼앗은 것을 돌려주고, 노예화된 집단의 후손에게 배상하고, 인종, 체류 자격, 성별, 성적실천, 장애 등을 매개로 사회적 소수자를 빈곤화, 범죄화하는 체제를 전면 변혁하라. 그리고 우방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에 대한 공모와 면책을 중단하라. 유엔인권이사회(UNHRC)에 복귀하고 유엔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에 대한 기금 지원을 재개하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나 총회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제재나 휴전을 결의하려는 안건마다 가로막는 만행 또한 그만두라. 원주민을 밀어내며 국가를 수립하던 순간부터 가자지구 전 주민의 목숨을 노리는 지금까지, 아랍인도 무슬림도 팔레스타인 민족도 없는 순수 유대민족국가를 만들고자 점령과 봉쇄와 학살을 일삼아 온 이스라엘을 향해 팔레스타인 절멸 정책을 이제 그만 부디 중단하도록 촉구하라. 미국은 거북섬과 팔레스타인의 원주민이 자신의 집과 땅으로 돌아가 삶을 복구하고 재건을 시작하도록 사과하고 배상하고 조력할 책임이 있다. 이스라엘과 정착 식민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공유하며 세계를 말살과 파괴로 이끌어 가기를 더는 계속하지 말아야 한다. 국제법과 국제인권규범 체제에서 배타적 예외주의로 일관해 온 무책임한 폭력적 행보를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성소수자와 시민사회는 오늘 이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향해 분명히 경고한다. 팔레스타인 민중을 쫓아내고 유대민족만을 위한 국가를 정착시킬 권리가 이스라엘에 존재하지 않는 것만큼, 미국에도 가자지구를 ‘소유’하고 ‘개발’할 그 어떤 권리나 자격도 존재하지 않는다. 팔레스타인인들을 가자지구에서 일시적이든 영구적이든 ‘추방’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터무니없고 위험천만한 것이기에, 우리는 이를 결단코 용납하지 않는다. 트럼프 정부는 들어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봉쇄를 한시라도 빨리 해제하고 영구 휴전하도록 최고 수위의 외교 수단을 동원하여 이 시오니스트 국가를 압박하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군사 점령과 식민 지배를 종식하도록 모든 가용 채널을 가동하여 이 시오니스트 국가를 제재하라. 팔레스타인 해방을 열망하는 그 누구의 말도 검열하지 말라. 가자지구 주민과의 연대를 표하는 그 누구의 몸도 가두거나 단속하지 말라. 국제 사회의 평화를 이룩하기 위하여 해야 하는 모든 책임을 다하라.
2025년 6월 12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 첨부3_현장 사진







사진: 스튜디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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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과 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 은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의 달 맞이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주범 미국 규탄 한국 사회 성소수자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퀴어팔레스타인연대 QK48(이하 QK48)은 성소수자 인권과 팔레스타인 평화운동 간 연대의 필요성을 드러내고 팔레스타인 퀴어를 지지하는 활동가 네트워크 입니다. 2023년 10월 7일부터 본격화된 가자지구 집단학살에 반대하고 팔레스타인에 살아가는 퀴어들과 연대하고자 2024년 5월 발족했습니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이하 긴급행동)은 가자 지구 집단학살과 팔레스타인 식민지배 중단을 위한 한국 시민사회단체들의 연대체입니다. 긴급행동은 2023년 10월 22일부터 격주로 42차에 걸친 긴급 집회를 개최했고, 현재 239개 단체가 공동주최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셰어는 긴급행동 실무팀에 결합하고 있고 QK48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QK48과 긴급행동은 성소수자 인권운동 연대체 무지개행동과 함께 지난 5월 17일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IDAHOBIT부터 6월 20일 난민의 날까지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의 달’로 삼아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로 일컬어온 6월을 맞아 ‘집단학살에 침묵, 공모하는 프라이드는 없다 - 팔레스타인의 반식민 투쟁에 적극적으로 연루되자!’ 선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의 달 맞이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주범 미국 규탄 한국 사회 성소수자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그동안 미국은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막대한 양의 무기를 지원하며 가자지구 집단학살에 공모해 왔습니다. 각지의 성소수자와 시민사회는 시오니즘을 정당화하고, 학살을 지원하면서 무지개를 내세워 성소수자 인권 친화적인 이미지를 포장하는 것이 핑크워싱임을 지적하고 규탄해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는 가자지구 점령과 강제 추방 계획을 공공연히 이야기하며 이스라엘의 인종청소를 옹호하는가 하면, 트랜스젠더를 제도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국제사회의 책임과 역할을 부정하면서 성소수자를 비롯한 보편적 인권의 실천을 후퇴시키며 사회를 위기에 몰아넣고 있습니다. 미국산 무기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를 ‘철거 현장’이라고 주장하며 팔레스타인인들을 영구적으로 내쫓으려는 속내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에서 자행한 집단학살을 완성하는 반인류적 범죄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인권이사회(UNHRC),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은 미국이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전쟁 범죄에 공모하는 것일 뿐 아니라 세계를 전쟁의 위협과 공포로 밀어넣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6월 12일 오전 11시 주한미국대사관 맞은편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QK48과 긴급행동 등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시민사회단체 30여 명은 미국이 가자지구를 ‘소유’할 그 어떤 권리도 자격도 없으며 팔레스타인인들을 가자지구에서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추방’해야 한다는 황당무계하고 위험한 주장도 결코 실행될 수 없음을 주장했습니다. 나아가 미대사관이 트럼프 정부에 전쟁 종식과 국제사회의 평화에 책임을 다할 것을 외쳤습니다. 발언문과 기자회견문, 현장 사진은 아래 첨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미국도 주범이다 집단학살 중단하라" "USA You can't Hide, You're Committing Genocide!"
일시·장소 : 2025. 06. 12. (목) 오전 11:00, 주한미국대사관 맞은편
▣ 기자회견 순서
사회: 고운(서울인권영화제/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
발언 1: 화(소수자난민인권네트워크/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
발언 2: 호림(무지개행동)
발언 3: 자아(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연대발언: 유스라(팔레스타인학생공동행동_ 쏘냐, 김은규 대독)
연대발언: 미진(퀴어 재미동포 예술가) / 번역: 화/ 한글 낭독: 타리(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
연대발언: 나현필(국제민주연대)
기자회견문 낭독: 웅(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 보람(여성문화이론연구소/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 첨부1_발언문
발언 1: 화(소수자난민인권네트워크/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
안녕하십니까. 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에서 활동하는 화라고 합니다. 우리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식민지배하고 군사점령하고 특히 지난 스무달여 동안 가자지구 주민을 집단학살하는 가운데 팔레스타인의 퀴어 동지들이 전 세계에 발신한 연대 요청에 응답하고자 약 일 년 전 결성하였습니다. 팔레스타인의 퀴어 동지들은 지적합니다. 팔레스타인 퀴어의 몸과 팔레스타인 퀴어의 삶과 팔레스타인 퀴어의 관계는 분명 억압받고 있다. 이때,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에 정착 식민하며 펼치는 죽음 정치야말로 팔레스타인 퀴어의 삶을 전방위적으로 악화하는 주요 조건이다. 그러므로 우리 팔레스타인의 퀴어가 마주하는 차별과 폭력 그리고 그것과 고단하게 맞서 싸우는 고통을, 점령과 봉쇄와 폭격의 현실에서 분리하여 말하지 말라. 팔레스타인의 퀴어가 겪는 아픔을, 팔레스타인을 비인간의 장소 비문명의 시간으로 타자화하는 데 이용하지 말라. 우리 퀴어를 동원해 우리 민족을 악마화하지 말라. 맞습니다. 이스라엘의 봉쇄로 굶주림에 시달리고 이스라엘의 폭격에 목숨을 잃는 데는 퀴어 비퀴어의 구분이 없습니다. 팔레스타인의 HIV 감염인 퀴어가 치료제를 제때 적정 물량 공급받지 못하여 쇠약해집니다. 물자 유통을 막는 자 누구입니까. 이스라엘입니다. 팔레스타인의 또다른 퀴어가 갓 고백을 나누고 비밀스레 교제하던 연인을 폭격에 잃고 애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폭탄은 누가 떨어뜨렸습니까. 이스라엘입니다. 또다른 팔레스타인의 퀴어가 가족과 마을 주민 속에 숨어 있을 저항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압박당합니다. 쓸모있는 정보를 내놓지 않으면 너의 정체성을 폭로해버리겠다고 이 팔레스타인 퀴어를 협박하는 자 누구입니까. 이 퀴어가 공동체로부터 배신자 반역자로 낙인 찍혀 집단학살의 엄혹한 상황 속에서 더욱 고립되도록 조장하는 자 누구입니까. 이스라엘입니다. 사정이 이러한데 퀴어를 억압하는 팔레스타인과 퀴어를 살리는 이스라엘의 구도를 선전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점령 세력과 피점령 민중의 불균형한 권력 관계를 감추려는 무도한 시도입니다. 극악한 부당대립입니다. 우리는 지금 이러한 이야기를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하고 있습니다. 무조건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드는 미국, 비유대인을 남김없이 몰아내고, 즉, 인종청소하고, 배타적 단일 민족주의 국가로 팔레스타인 땅에 정착하려는 이스라엘 편만을 드는 미국을 향해 말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에는 엄연히 자위권이 있다고 미국은 이 시오니스트 우방국을 위해 줄기차게 주장해 왔습니다. 미국 주류 정치의 행위자들 역시 자국 내 이스라엘 로비 단체가 휘두르는 압도적 자금력과 정치력에 휘둘리며 이스라엘은 스스로를 방위할 권리가 있다는 말만을 계속합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자행하는 집단학살을 목격하면서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병원을 폭격하고, 기자를 표적 살해하고, 무수한 어린 아이를 고아로 만들고 굶기고 부상입히고 죽음에 이르게 하는 참상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면서도, 이스라엘을 지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을 지적하는 비판의 목소리마저 반유대주의로 몰아 비난합니다.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말하는 자들을 범죄화합니다. 요르단 강에서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은 해방되리라. 이 구호는 반유대주의가 아닙니다. 피억압 민족이 고통 속에서 희망을 말하는 외침입니다. 빼앗긴 땅 위에서 드론이 맴도는 하늘 아래서 교류를 차단당한 바다를 향하여, 잃어버린 시간을 돌려받기를, 구호품을 받으러 갔다가 죽지 않기를, 어디든 자유롭게 갈 수 있기를 외치는 피식민 민족 피억압 민중의 자결 선언입니다. 우리만 살겠다 우리만 여기에 존재하겠다가 아니라 우리도 여기에 살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살아오던 곳에서 계속 살아가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스라엘은 참혹한 살상 타자의 말살을 통해서만 자신의 존재를 지킬 수 있다고 믿는 고립적 유아적 선민적 세계관을 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미국은 시오니스트 로비의 악랄한 압력을 거절하십시오. 식민주의적 제국주의적 문명 비문명 이분법에 근간한 인종차별적 대외 정책을 폐기하십시오. 안보의 논리로 사회적 소수자를 위험 요소 위협 인자로 둔갑시켜 이들의 숨통을 조이는 전략과 결별하십시오. 해방, 해방, 팔레스타인의 해방. 팔레스타인의 퀴어는 식민 지배가 종식된 팔레스타인에서 이웃들과 민주적으로 부대끼며 퀴어 해방을 직접 이룩할 것입니다. 한국의 퀴어는 팔레스타인 퀴어의 여정에 함께 하겠습니다. 같이 해방의 미래를 맞이하겠습니다. 투쟁.
발언 2: 호림(무지개행동)
안녕하세요? 무지개행동 공동대표 이호림입니다.
3개월에 가까운 시간동안 구호품 진입을 봉쇄해 왔던 지역에 턱없이 부족한 식량을 매우 제한적인 방식으로 철저한 통제 속에 배급합니다. 주민 5명 중 1명이 심각한 기아 상태에 직면해 있는 절박한 상황에서 빚어지는 혼란은 “경고사격”의 빌미가 됩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어제 하루만 이스라엘의 “경고사격”으로 구호품을 받기 위해 모여든 팔레스타인 주민 중 최소 57명이 사망하고 363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지구 한 편에서 굶주림을 무기화 하고, 군사적, 정치적 협상의 도구로 삼는 집단학살이 계속되는 와중에 우리는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 6월을 맞이했습니다.
팔레스타인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매일같이 우리의 마음을 무너뜨립니다. 그리고 무너지는 것은 우리의 마음만이 아닙니다. 집단학살과 이를 지원하고 동조하는 강대국의 존재는 존엄과 평등, 평화, 민주주의와 같은 가치들이 놓인 토대를 침식시킵니다.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국제법 위반과 가자의 극심한 인도주의적 위기가 방치되는 현실은 국제인권체제를 시험대에 올렸습니다. 지금 팔레스타인은 인권이 정말 보편적 원칙이 맞는지, 아니면 지정학적 계산과 힘의 논리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되는 공허한 수사에 불과한지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이 세계에서 보편적 인권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일부로 성소수자 인권 운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로서 팔레스타인의 현실을 좌시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스라엘의 오랜 팔레스타인 점령 역사와 집단학살에 미국 정부는 단순한 방관자였던 적이 없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에 대한 정치적 면죄부와 정당화, 막대한 경제적 지원과 무기 제공을 통해 이스라엘과 지속적으로 공모해 온 중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로는 한치의 부끄럼없이 가자 점령과 팔레스타인 주민의 추방 계획을 내놓는가 하면,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무제한적인 군사적, 정치적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의 노골적인 주범이자, 세계 평화를 파괴하고 국제인권체제를 무력화 시키는 전세계적 퇴행에 앞장서는, 트랜스젠더와 이민자, 난민을 탄압하고 군대를 동원해 평화시위를 진압하는 트럼프 정부를 강력하게 규탄합니다. 집단학살의 주범은 ‘민주주의’를 말할 자격이 없습니다. 트랜스젠더를 배제하고 이민자와 난민을 탄압하는 동시에 ‘자유’를 말할 수는 없습니다.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은 억압과 배제에 맞선 성소수자들의 저항을 기억하는 달입니다. 팔레스타인의 해방과 성소수자의 해방을 위해 저항하는 모든 이들에게 연대의 마음을 보냅니다. 우리 모두의 삶과 존엄이 발 딛고 있는 토대를 지키기 위해, 결코 분리될 수 없는 우리 모두의 해방이 실현되는 날을 위해 함께 투쟁합시다. 감사합니다.
발언 3: 자아(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최근 한 달간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서 활동을 다녀왔습니다. 헤브론 남부의 마사페르 야타에서는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 검은색 이스라엘 군용 지프가 사이렌을 울리며 마을을 돌았습니다. 이유를 찾던 중, 정확히 이 지역에 배치됐던 전직 이스라엘군인이 쓴 수기를 발견했습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기 순찰의 목적은 하나였다. 우리 존재를 그들에게 매일 상기시키기 위해서.”
나블루스 인근의 작은 마을 아시라는, 여섯 개 팔레스타인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산등성이에 이스라엘 정착촌이 들어선 탓에 정착민 폭력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친구의 집 냉장고는 다소 많아보이는 달걀 수십 개와 얼린 고기, 채소들로 가득했습니다. 예고 없이 내려지는 통금과 마을 봉쇄 때문이라 했습니다.
언제 마을 입구에 콘크리트 덩어리가 놓일지, 언제 봉쇄가 해제될지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며칠에서 몇 주까지 이어지는 봉쇄 속에 사람들은 학교에도, 병원에도, 일터에도 갈 수 없습니다.
시선을 역시 정착식민국가 미국으로 돌립니다.
애틀랜타의 흑인 노동자 계급 지역에서도 사이렌을 울리는 경찰차가 매일 순찰을 돕니다. 이는 단순한 관행도, 우연한 데자뷰도 아닙니다. 미국 경찰은 이스라엘 군대로부터 공식적인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존재감을 과시하는 심리전술을 배웠습니다.FBI, 이민세관단속국ICE, 지역 경찰 등 수많은 미국 법집행기관 간부들이 이스라엘을 방문해왔고, 수천 명 단위로 이스라엘 전문가들이 주최하는 컨퍼런스에 참가해왔습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가해 연마한 전술은, 미국 내 흑인과 유색인종 커뮤니티를 향해 되돌려졌습니다. 미국의 흑인 해방운동가들은 말합니다. “경찰이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특정 전술이나 정책을 따라가 보면, 그 시작에는 언제나 ‘누군가가 이스라엘에 다녀왔다’는 지점이 있다.”
바로 어제, LA 도심에 갑작스러운 통금령이 내려졌습니다. 저녁 8시부터 새벽 6시까지, 누구도 거리에 나올 수 없습니다. 이는 트럼프가 LA에서 열린 이민 단속 반대 시위에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의지와 무관하게 주방위군 2,000명을 투입한 상황에서 이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을 막으려는 조치였습니다. LA 경찰국은 화요일에서 수요일 사이 200명 이상을, 시위 참가와 통금 위반 이라며 체포했습니다. 이들이 외친 구호는 하나였습니다. “ICE을 멈춰라. 무차별적이고 비인간적인 강제추방 정책을 멈추라”
그런데 ICE가 본보기로 체포한 첫 신호탄은 누구였습니까. 지난 3월 9일, ICE는 컬럼비아 대학교 농성을 이끌었던 팔레스타인인 마흐무드 알 칼릴을 체포해 그는 아직도 미국 루이지애나 감옥에 있습니다. (3시간 전 개중 반가운 소식. 연방 법원 판결6월 13일까지 정부 항소없을 시 보석 석방하라 명령) 그의 체포는 한국인 학생 정윤서에 대한 추방 위협, 네덜란드 대학에 다니는 터키 국적 대학원생 루메이사의 구금, 그리고 LA 시위자들의 체포와 이어져 있습니다.
그들이 구금된 이유는 하나입니다. 집단학살을 멈추라고 외쳤기 때문입니다. 굶주려 죽어가는 아이들에게 밀가루를 들여보내자고 했기 때문입니다. 국제질서에 질문을 던졌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좀 있으라는데, 조용하지 않았고, 가만히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금, 가자 해안에 구호물자를 전달하려다 이스라엘 군에 납치되어 구금된 매들린호 활동가들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감옥 아얄론에 수감된 브라질 활동가 티아고 아빌라는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스라엘 당국은 그에게 빛도, 환기도 없는 고립의 심리적 고통을 안기겠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 감옥은 단지 하나의 감옥이 아닙니다. 그 옆방에는 이미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시오니스트 깡패 국가의 인질로 수감되어 있습니다. 그중 400명 이상은 아동이며, 3,500명 이상은 기소도, 재판도 없이 구금되어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감옥은 감옥이 아닙니다. 지붕 없는 감옥 가자도 마찬가집니다. 그곳은 실험실입니다. 인류는 어디까지 견딜 수 있는가. 그 질문이 매일 팔레스타인의 사람들을 통해 우리에게 던져지고 있습니다. 누가 끝까지 버티는지를 관찰하고, 누가 침묵하는지를 기록하며, 인류의 도덕 기준을 땅바닥 끝까지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묻습니다. 이스라엘은 어떻게, 자기 영해도 아닌 국제 해역에서,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와중에도, 사람들을 불법적으로 납치하고 자국 감옥에 구금할 수 있었나.
우리는 오늘, 그 대답 앞에 서 있습니다.
1948년 나크바는 이보다 더 오래된 질문이었습니다. 자기 땅에 살던 원주민을 무참히 죽여도 세상은 흘러갈 수 있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으로,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흑인 퀴어 페미니스트 시인 준 조던은 1991년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시대 도덕성의 기준은 두 가지다. 하나는 팔레스타인을 위해 무엇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다른 하나는 게이와 레즈비언을 위해 무엇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쫓겨나고, 배제당하고, 침묵을 강요받고, 국가가 그린 그림에서 지워졌던 이들. 흑인, 유색인 이민자, 퀴어, 성노동자들은 이제 쿠피예로 서로를 알아봅니다. 전 세계 경찰이 던지는 최루탄 앞에, 전 세계의 연대자들은 쿠피예로 눈과 코를 막고 버팁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에게 말합니다. 반말로.
우리는 끊임없이 우리 존재를 상기시킬 것이다.
너희 압제자들이 똘똘 뭉칠수록, 더 많은 우리가 뭉치고, 행진할 것이다.
그리고 앞에는, 너희를 가장 ‘불편하게’ 만들었던 존재들. 하라는 대로 따르지 않고, 어디로 튈지 몰라 일단 단속하고 싶었던 존재들. 퀴어한 우리가, 늘 앞장설 것이다.
프리 팔레스타인.
연대발언 1: 유스라(팔레스타인학생공동행동_대독)
No Pride in Genocide
We gather here today to declare our unwavering solidarity with the Palestinian liberation struggle—and to condemn the United States as the primary perpetrator of the genocide in Gaza.
For over 20 months, the U.S.-backed zionist regime has enacted an unrelenting campaign of extermination: bombing hospitals, schools, refugee camps, and homes. Now, with starvation as its latest weapon, it has blocked life-saving aid and murdered those who dare deliver it. The recent hijacking of the Madleen boat by Israeli occupation forces in international waters—a vessel carrying nothing but food, medicine, and hope—once again reveals the nature of a regime not interested in peace, only in destruction.
We uplift the courage of our comrades who braved international waters to break the siege, and we remind the world: Gaza is the compass. It is Gaza that teaches us what resistance looks like. It is Gaza that calls us to act.
But as activists put their lives on the line abroad, the U.S. government escalates its campaign of repression at home. On June 6, in an act of state terror, ICE kidnapped workers in broad daylight and tore families apart. As people poured into the streets in righteous rebellion, the U.S. responded with National Guardsmen and prepared Marines to crush dissent.
This is not law enforcement—it is fascism. The same fascism exported to Korea during decades of U.S.-backed dictatorship. The same fascism that trained our police, fueled martial law, and propped up the military regimes of Chun Doo-Hwan. But we remember: in June 1987, the masses took to the streets—and brought a dictator to his knees.
It is this same fascism that now enables pinkwashing—the weaponization of queer identities to justify ethnic cleansing. This Pride Month, as the West paints its bombs in rainbows and waves flags of false progress, we are here to say: Pride was a riot. Pride was the Stonewall Uprising, led by Black and Brown trans women like Marsha P. Johnson.
While embassies like those of the U.S. and Germany set up booths at Seoul Pride, they do so with blood on their hands—supporting the genocide of Palestinians while branding themselves as allies.
There is no Pride in Genocide. There is no pride in a state that imprisons queer Palestinians and bombs them in their homes. There is no pride in occupation, apartheid, or colonialism. LGBTQ+ rhetoric is being weaponized by the U.S. and Israel to paint themselves as progressive—even as they bomb queer families, detain student activists, and starve entire populations.
But we are not fooled. Our queerness is not a rainbow to be weaponized by empire. It is a refusal to comply. It is a commitment to rupture. It is a vow to fight for liberation—everywhere.
Liberation is our pride. Solidarity is our weapon. Revolution is our path.
From Seoul to Gaza, our struggles are linked: No queer liberation without Palestinian liberation.
Free Palestine! 투쟁!
Korean:
학살에 자긍심은 없다
오늘 우리는 팔레스타인 해방 투쟁에 대한 확고한 연대를 선언하고, 가자에서 벌어지고 있는 집단학살의 주범인 미국을 강력히 규탄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20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온 시오니스트 정권은 병원, 학교, 난민캠프, 가정집을 무차별 폭격하며 절멸 작전을 벌여 오고 있습니다. 이제는 굶주림을 새로운 무기로 삼아, 생명을 살릴 구호물자마저 차단하고, 이를 전달하려는 이들을 살해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제 해역에서 이스라엘 점령군이 구호선 ‘마들린(Madleen)’호를 납치한 사건은 이 정권이 평화가 아닌 파괴만을 추구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보여줍니다. 이 배에는 음식, 의약품, 희망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는 이 봉쇄를 뚫기 위해 목숨을 걸고 나선 동지들의 용기를 높이 기립니다. 그리고 세상에 외칩니다:
가자가 우리의 나침반이다.
가자는 우리에게 저항이 무엇인지 가르쳐줍니다.
행동하라고, 지금 당장 나서라고 가자가 우리를 부릅니다.
그러나 활동가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이때, 미국 정부는 자국 내에서의 탄압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6월 6일, 미국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을 동원해 대낮에 노동자들을 납치하고 가족들을 강제로 떼어냈습니다. 이에 분노한 사람들이 거리로 나서자, 미국은 주방위군과 해병대를 배치하며 시위를 짓밟으려 했습니다.
이것은 치안이 아니라 파시즘입니다. 과거 한국에서 미국이 수출한 바로 그 파시즘—
경찰을 훈련시키고, 계엄을 조장하며, 전두환 군부 독재를 뒷받침한 바로 그 파시즘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기억합니다:
1987년 6월, 민중은 거리에 나와 단결된 힘으로 독재자를 끌어 내렸습니다.
오늘날 이 파시즘은 핑크워싱(pinkwashing)이라는 이름으로 또다시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는 아랍과 무슬림 공동체에 대한 왜곡된 편견을 조장하고, 퀴어 연대를 가장하여 인종청소와 학살을 정당화하는 전략입니다.
이번 프라이드 먼스에도, 서구는 폭탄에 무지개를 칠하며 핑크워싱 선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말합니다:
프라이드 먼스는 그 자체로 저항이다.
프라이드 먼스는 마샤 P. 존슨와 같은 유색인종 트랜스젠더 여성들이 이끈 스톤월 항쟁에서 시작된 해방의 역사입니다.
서울 퀴어퍼레이드에서 미국과 독일 대사관이 부스를 차리며 ‘진보적인 동맹국’을 자처하지만, 그들이 흔드는 무지개 깃발에는 그들이 이스라엘과 함께 죽인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피가 묻어 있습니다. 우리는 이를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
학살에 자긍심은 없습니다.
퀴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감옥에 가두고 집을 폭격하는 국가에 우리가 느낄 자긍심은 없습니다.
점령, 아파르트헤이트, 식민주의에 자긍심은 없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퀴어 담론을 이용해 자신들을 '진보적'인 국가로 포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퀴어 가족을 폭격하고, 학생 활동가들을 구금하며, 아이들을 굶겨 죽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속지 않습니다.
우리의 퀴어함은 제국주의가 이용할 무지개 장식이 아닙니다.
그것은 복종을 거부하는 태도이고,
체제를 뒤흔드는 결단이며,
모든 이의 해방을 향한 투쟁의 맹세입니다.
해방이 우리의 자긍심입니다.
연대가 우리의 무기입니다.
혁명이 우리의 길입니다.
서울에서 가자까지, 우리의 투쟁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모든 억압받는 이들의 해방 없이는 퀴어 해방도 없습니다.
Free Palestine! 투쟁!
연대발언 2 : 미진(퀴어 재미동포 예술가)
As an American citizen living in Korea, I am horrified at the role the US has played in aiding and abetting Israel’s genocide of Palestinians by providing weapons, funding, and political support to Israel. We have watched for over 20 months as Palestinian people and cities have been bombed and burned - not just on the news, but directly from Palestinians on the ground via social media.
As Korean people, we know all too well about the lasting impacts of racist occupation and war. To be clear, our experiences are not the same as those of Palestinians. But, what I want to relay is that as Korean people, we know in our bones that this current genocide will have long-lasting impacts on Palestinians both in their homeland and the diaspora around the world for decades to come.
To be specific, I was sent away from Korea 3 decades after the supposed end of the Korean War, and 4 decades after the end of Japanese occupation. In the mid 1980s, my family was struggling to survive and my mother thought, “wouldn’t it be better for this child to grow up in a wealthy home where she can eat and live well?” With that desperate thinking, she gave me to a stranger on the day I was born, and I was eventually sent to the US for adoption.
The US positions itself as a country that “saves” people by forcibly removing them from their ancestral land. But, just as Palestinians have refused to leave their ancestral lands, I also didn’t want to leave Korea. I needed to stay on this land. As a queer person, I am disgusted that this embassy will fly a rainbow flag pretending to care about my life and the lives of queer Palestinians, but their actions show that they only care about the lives and well-being of certain queer people with levels of privilege that I and queer Palestinians do not have.
I don’t actually think the people who work inside this embassy have much of a say in what the White House and Pentagon decide to do in terms of supporting Israel’s genocide. I also don’t know if they signed up to work under a Trump administration, and before that under Genocide Joe Biden. However, as people who are representing American citizens living in Korea, I hope they will share the message that Queer American citizens living here are taking time to come and protest US complicity in the genocide against Palestinians. The genocide is reprehensible and is the most despicable act of supposed allyship with Israel the US has ever committed to date.
Chant: Free Palestine
Korean:
한국에서 생활하는 미국인으로서 나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무기와 자금을 대고 정치적 지지를 아끼지 않으며 팔레스타인인 집단학살을 방조하고 있다는 사실이 끔찍하기만 합니다. 우리는 벌써 스무 달 넘게 팔레스타인의 민중과 팔레스타인의 도시들이 폭격을 당해 잿더미가 되는 것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기존 매체의 보도를 통해서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 현지에서 사람들이 저마다의 소셜미디어로 전해 주는 바를 직접 접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민중으로서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압니다. 인종차별적 점령과 전쟁이 남기는 상흔은 오래도록 아물지 않습니다. 물론, 우리의 경험은 팔레스타인 민중의 경험과는 다릅니다. 내가 하려는 말은, 우리가 한국의 민중으로서 지금 이스라엘이 집단학살을 저지르며 팔레스타인 현지와 세계 각지의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입히고 있는 타격이 앞으로 아주 오래, 적어도 수십 년은 족히 이어지리라는 사실을 뼛속 깊은 데서부터 이해한다는 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볼까요. 나는 한국전쟁이 끝났다고 간주된 시점으로부터 삼십여 년, 일제강점기가 끝난 시점으로부터는 사십여 년이 지났을 무렵, 한국이 아닌 다른 곳으로 보내졌습니다. 1980년대 중반, 우리 가족은 생계가 어려웠습니다. 어머니는, “부잣집 가서 잘 먹고 잘사는 게 이 아이한테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그런 절박한 심정으로 어머니는 갓 태어난 나를 그날 곧바로 남에게 건네주었습니다. 나는 결국 미국으로 입양을 가게 됩니다.
미국은 사람들을 조상 대대로 살아온 땅에서 강제로 몰아내면서 사람들을 “구원하는” 국가를 자처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대를 이어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땅에서 떠나기를 거부해 온 팔레스타인 사람들만큼이나 나도 한국을 떠나고 싶지 않았습니다. 나는 이 땅에서 계속 살았어야만 했습니다. 한 사람의 퀴어로서, 나는 주한미국대사관이 무지개 깃발을 내걸며 마치 나의 삶이나 퀴어인 팔레스타인인의 삶을 신경 쓰기라도 하는 듯 굴 수 있다는 사실이 못 견디게 싫습니다. 그간 미국의 행보를 보면 그들이 나같은 퀴어나 퀴어인 팔레스타인인은 누리지 못하는 특권을 지닌 일부 퀴어들의 삶과 안녕만을 신경 쓴다는 것이 명백하지 않습니까.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지원하는 문제는 백악관과 국방부의 일이다 보니 주한 공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그쪽의 판단과 결정에 얼마나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사실 회의적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 일하기 시작했는지 집단학살자 조 바이든 집권 시기부터 일하기 시작했는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래도 나는 이들이, 한국에서 생활하는 미국인을 대표하는 자들로서, 본국에 다음과 같이 전달해 주기를 바랍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퀴어인 미국인들이 이렇게 시간을 내서 나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집단학살에 미국이 공모하고 있음을 규탄한다고 말입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집단학살은 용납 불가한 일입니다. 미국이 이제까지 이스라엘과의 공공연한 동맹 관계를 통해 벌여온 일들 가운데 가장 극악무도한 행위입니다.
구호 외치고 마치겠습니다. :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연대발언 3: 나현필(국제민주연대)
안녕하세요 국제민주연대애서 활동하는 나현필입니다. 저는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는 활동가 친구들을 알고 있습니다. 이들은 국가와 종교 및 이념을 떠나 한결같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가자에서 일어나는 비극을 외면하는 걸 넘어 심지어 이스라엘의 학살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는 건 인간에게 기대되는 최저선을 넘은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불행히도 이런 사람이 바로 세계에서 가장 큰 권력을 가지고 있는 미국 대통령입니다. 그의 말과 행동은 한국을 포함하여 세계 곳곳에서 미국 대통령이란 이유만으로도 지지 받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가 이스라엘의 편에 서서 프리팔레스타인이란 구호 자체를 압살하려고 하는 노골적인 혐오와 폭력의 정치가 전 세계를 휩쓸기 전에 우리는 단호하게 이에 반대해야 합니다. 비단 한국사화에서 성조기를 흔드는 이둘만 포함돠는 것이 아닙니다. 실용과 국익이란 이름으로 트럼프의 눈밖에 나면 안된다는 이유로 학살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멈추라는 요구에 맞서야 합니다.
미국인들은 오는 6월 14일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에 맞춰 자행되는 군사 퍼레이드에 맞춰 왕을 뽑지 않았다는 대규모 시위를 계획중입니다. 생일에 군대 열병식울 거행하는 독재국가에서나 일어날 일아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금 우리는 미국 시민들이 다시 민주주의를 회복하길 진심으로 기대하고 지지합니다. 그리고 그 민주주의는 한국과 미국 모두 이스라엘의 학살에 단호하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때만이 지속가능하리라 믿습니다.
▣ 첨부2_기자회견문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의 달 맞이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주범 미국 규탄 한국 사회 성소수자 기자회견문
한국의 성소수자들은 집단학살 주범 미국 정부를 규탄한다.
미국 정부는 지금 당장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중단하라.
핑크워싱 절대 말고 시오니즘 폭력 철폐하라.
우리는 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이하 QK48)이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이하 긴급행동)과 함께 2025년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인 5월 17일부터 세계난민의날인 6월 20일까지를 퀴어 팔레스타인 연대의 달로 지정하여 활동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자행해 온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의 공범이자 주범인 미국 정부를 규탄하고자 오늘 이 자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 섰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이 20개월을 넘어간다. 미국은 집단학살에 협조하며 이스라엘과 한 몸처럼 움직여 왔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계속하여 폭격을 퍼붓고 극심한 기아를 조장하며 인구를 절멸의 위기로 몰아넣는 현재, 미국은 지난 4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가자지구 휴전 결의안에 단독으로 거부권을 행사하여 안건을 부결시켰다. 생중계되는 학살을 매일 목도하며 우리는 이를 지금까지도 중단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담하고 부끄럽다. 수치심과 죄의식을 안고 성소수자로서 집단학살의 주범을 향해 외친다. 미국은 지금 당장 집단학살 중단하라. 집단학살 중단을 외치지 않고 자긍심을 이야기할 방법을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리하여 성소수자로서 또한 다음과 같이 외친다. 미국은 견고한 동맹국인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식민지배와 군사점령을 종식하는 작업에 착수하라. 원주민 추방과 영토 약탈을 통한 정착 식민을 정당화하는 이스라엘의 배타적 우월적 폭력적 민족주의인 시오니즘에 대한 동조 및 지지를 철회하라. 성소수자, 여성, 빈민, 장애인, 유색인종, 이주노동자 탄압에 앞장서는 자국 사회에 대한 성찰 없이 팔레스타인에 인권 탄압과 야만의 낙인을 집중시키고, 이스라엘과 더불어 대테러 민중 구원 세력으로 자처하며 점령과 봉쇄와 학살의 현실을 가리는 핑크워싱을 비롯한 모든 기만을 그만두라. 팔레스타인의 운명은 팔레스타인 민중이 결정한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이른바 자위권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막대한 양의 무기를 지원하며 현재 가자지구 집단학살에 공모하고 있다. 이전부터도 오랫동안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과 봉쇄를 방조하고 이들의 반복적 군사 공격을 지원하는 한편, 자긍심 무지개를 내세워 성소수자 인권 친화적인 외피를 꾸며내며 자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자랑해 왔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해 연대하는 세계 각지의 성소수자와 시민사회는, 점령과 봉쇄와 학살이라는 인권 파괴의 현실을 감추거나 정당화하기 위해 일부 성소수자의 권리 보장을 진보 사회로서의 선전에 동원하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전략을 핑크워싱이라 규정하고 비판해 왔다.
한국의 성소수자와 시민사회도 미국과 비판적으로 관계 맺어 왔다. 미국 정부와 주한미국대사관은 21세기 들어 한국의 성소수자 인권 활동가를 초청하여 간담회를 열고,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하고, 한국 성소수자 단체에 후원하는 등, 자국이 앞서간다고 여기는 인권 보장 영역에서 한국의 운동 진영과 밀접한 동반자 관계를 맺고자 시도해 왔다. 국무부는 단체방문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의 성소수자 활동가들을 미국에 초청했으며, 대사관은 2017년을 시작으로 유월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이면 공관 외벽에 육색 무지개 자긍심 현수막을 걸기도 했다. 주재국의 사회적 소수자 집단에 지지와 응원을 보내는 대사관의 실천은 미국 민중 운동의 성과인 동시에 초강대국 미국이 세계 무대에서 자임하는 역할이기도 할 것이다. 성소수자 커뮤니티와 연결되고자 대사관이 보여준 움직임이 한국 성소수자 운동에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 커뮤니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 측면 또한 존재한다.
그러던 지난 2020년, 미국에서 경찰이 조지 플로이드를 살해한다. 미국 민중은 유구하게 흑인을 범죄화하고 손쉽게 살해해 온 경찰 권력과 감옥산업복합체의 폭력에 저항하며 봉기했다. 미국 정부는 자국 사회에서 끓어오르는 분노의 투쟁을 잔혹하게 탄압했다. 같은 해 유월 미국 정부의 한국 기지인 주한미국대사관이 세종대로를 면하여 무지개 현수막을 내걸었을 때, 전 세계 피억압 민중과 연대하고자 하는 한국의 성소수자는 우리의 자긍심을 훼손당했다. 한국의 성소수자 운동은 대사관이 한국 성소수자의 존재와 투쟁에 지지를 표명하겠다고 내건 무지개가, 실상 미국이 국가 운영의 근간으로 삼아온 뿌리 깊은 인종차별 체제 및 지구 각처에서 자행해 온 예외주의적 군사 폭력을 가리고 자국을 인권 선진국으로 포장하는 선전의 성격을 띤다고 규탄했다.
자유주의 시오니스트 바이든에 이어 집권한 국수주의 파시스트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가자지구 점령과 가자 주민 강제 추방 계획을 공공연히 이야기하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인종청소를 옹호한다. 생존에 필수적인 물과 식량과 연료를 공급하는 기간 시설까지 미국산 무기에 의해 모조리 파괴된 가자지구의 폐허를 가리키며 지중해 휴양 리조트를 건설하겠다는 망상을 늘어놓는다. 이스라엘과 미국에 팔레스타인 점령과 봉쇄와 집단학살을 중단하라 요구하는 풀뿌리 투쟁을 반유대주의로 왜곡하여 엄단하고, 팔레스타인 해방을 외치는 인물을 표적 삼아 체류 자격 여부와 무관하게 납치, 체포, 구금, 추방에 처한다. 미등록 이주민을 집중 단속하여 가족과 공동체를 찢어놓고, 이웃과 친구와 동료를 지키고자 나선 자들을 폭력 진압하고, 그럴수록 거세게 타오르는 민중 투쟁을 공공의 안녕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여 압도적 공권력 발동의 이유로 내세운다. 이는 봉쇄를 뚫고 해방을 쟁취하고자 나선 10월 7일 팔레스타인 저항의 실천을 20개월 넘는 집단학살의 원인으로 규정하며 모든 책임을 오직 하마스에 뒤집어씌우는 이스라엘의 행태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가자 주민을 집단학살하는 이스라엘점령군과 민중을 죽이는 미국 경찰이 체계적인 합동 훈련을 통해 민중의 쇠약화와 살해의 기술을 공유하는 사이라는 점도 주지의 사실이다. 하물며 비서구 문화권 국가들보다 사정이 낫다고 자부하던 성소수자 권리 보장의 측면에서도 미국은 후퇴 중이다. 일례로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트랜스젠더는 자신이 정체화한 성별을 그대로 공문서에 기입하거나 자신의 성별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의료 조치를 받기가 더욱 어려워진 가운데, 쉽지 않은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취약한 집단을 끝없이 약화하며 죽게 두지 말고 사람을 살리는 정치를 하라. 거북섬 원주민에게 빼앗은 것을 돌려주고, 노예화된 집단의 후손에게 배상하고, 인종, 체류 자격, 성별, 성적실천, 장애 등을 매개로 사회적 소수자를 빈곤화, 범죄화하는 체제를 전면 변혁하라. 그리고 우방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에 대한 공모와 면책을 중단하라. 유엔인권이사회(UNHRC)에 복귀하고 유엔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에 대한 기금 지원을 재개하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나 총회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제재나 휴전을 결의하려는 안건마다 가로막는 만행 또한 그만두라. 원주민을 밀어내며 국가를 수립하던 순간부터 가자지구 전 주민의 목숨을 노리는 지금까지, 아랍인도 무슬림도 팔레스타인 민족도 없는 순수 유대민족국가를 만들고자 점령과 봉쇄와 학살을 일삼아 온 이스라엘을 향해 팔레스타인 절멸 정책을 이제 그만 부디 중단하도록 촉구하라. 미국은 거북섬과 팔레스타인의 원주민이 자신의 집과 땅으로 돌아가 삶을 복구하고 재건을 시작하도록 사과하고 배상하고 조력할 책임이 있다. 이스라엘과 정착 식민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공유하며 세계를 말살과 파괴로 이끌어 가기를 더는 계속하지 말아야 한다. 국제법과 국제인권규범 체제에서 배타적 예외주의로 일관해 온 무책임한 폭력적 행보를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성소수자와 시민사회는 오늘 이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향해 분명히 경고한다. 팔레스타인 민중을 쫓아내고 유대민족만을 위한 국가를 정착시킬 권리가 이스라엘에 존재하지 않는 것만큼, 미국에도 가자지구를 ‘소유’하고 ‘개발’할 그 어떤 권리나 자격도 존재하지 않는다. 팔레스타인인들을 가자지구에서 일시적이든 영구적이든 ‘추방’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터무니없고 위험천만한 것이기에, 우리는 이를 결단코 용납하지 않는다. 트럼프 정부는 들어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봉쇄를 한시라도 빨리 해제하고 영구 휴전하도록 최고 수위의 외교 수단을 동원하여 이 시오니스트 국가를 압박하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군사 점령과 식민 지배를 종식하도록 모든 가용 채널을 가동하여 이 시오니스트 국가를 제재하라. 팔레스타인 해방을 열망하는 그 누구의 말도 검열하지 말라. 가자지구 주민과의 연대를 표하는 그 누구의 몸도 가두거나 단속하지 말라. 국제 사회의 평화를 이룩하기 위하여 해야 하는 모든 책임을 다하라.
2025년 6월 12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 첨부3_현장 사진
사진: 스튜디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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