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을 꿈꾸는 씨네클럽x셰어 공동주최
영화 <파르하> 상영회 후기

6월 17일 저녁 스테이션 사람 사람홀에서 해방을 꿈꾸는 씨네클럽과 셰어의 공동주최로 영화 <파르회> 상영회가 진행되었습니다.
팔레스타인-요르단 출신 여성 감독인 다린 J. 살람이 연출한 영화 <파르하>는 1948년 팔레스타인인들이 고향에서 쫓겨난 나크바(Nakba)를 배경으로 한 팔레스타인 소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도시에 있는 학교로 가서 공부도 하고 마을로 돌아오면 여자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겠다는 꿈도 가지고 있는 주인공 파르하는 아버지를 설득한 끝에 입학통지서를 받게 되지만 전쟁으로 인해 아버지가 숨겨준 곡물창고에 갇혀 이스라엘 군의 잔인한 폭력과 참상을 목격하게 됩니다. 영화 초반부에 마을 어린이들이 영국군이 탄 군용차를 쫓아가며 새총을 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이 장면은 나크바가 시작되기 전 팔레스타인을 지배했던 영국의 위임통치에 대한 반감을 보여줍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친유대인 정책을 취하며 팔레스타인 지역을 위임 통치했던 영국은 선주민의 봉기를 계속해서 폭력적으로 진압하다가 1947년 유엔에 이관합니다. 곧 이어 유엔은 팔레스타인 땅을 두 국가로 나누는 팔레스타인 분할안을 제출하고 팔레스타인 전역의 56%, 곡창지대의 80%, 아랍인 공장 40%를 유대인에게 배정했습니다. 이 때부터 유대인에 의한 팔레스타인 종족 청소가 개시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의 건국과 함께 약 75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고향에서 추방당하고 530여개 마을이 파괴되었으며, 1만 5천여명이 학살한 결과 팔레스타인 땅의 78%를 점령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영국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배가 끝나는 1948년 5월 14일, 시오니스트들은 텔아비브에서 이스라엘의 건국을 선포합니다. 이 역사를 기억하고자 팔레스타인인은 5월 15일을 ‘나크바(알-나크바)’, 즉 ‘대재앙의 날’이라 부릅니다.
이 영화는 학교에 가고자 했지만 전쟁으로 인해 갈 수 없었고, 창고 안에 갇혀 갓 태어난 아이를 두고 한 가족이 잔인하게 학살당하는 장면을 목격하는 파르하를 통해, 나크바로 인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변화를 향한 기대와 일상, 공동체의 재생산과 미래가 어떻게 단절당하고 무너졌는지를 보여줍니다. 한편 우리가 미디어와 단편적인 정보를 통해서만 팔레스타인의 역사를 알고 있듯, 파르하는 창고 안에 갇혀 제한된 시선에서 참상을 목격합니다. 창고 밖에서 계속해서 들리는 아기의 울음소리는 지금도 팔레스타인에서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어떻게든 창고 문을 부수고 밖으로 나가고자 애쓰는 파르하의 모습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반복되어 온 학살의 목격자이자 당사자로서의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분투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영화 상영을 마친 후 셰어의 에브리바디 플레져랩 팀장이자 QK48 활동가인 타리님으로부터 나크바에 관한 발표를 들었습니다. 타리님은 나크바의 역사와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팔레스타인 출신 인권법 연구자인 Rabea Eghbariah의 나크바에 대한 논의를 소개했습니다. Rabea Eghbariah는 나크바를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닌 지속적인 범죄 구조로서 국제 인권법상의 독자적 법률 개념으로 정의할 것을 제안합니다. 제노사이드나 아파르트헤이트와 중첩되는 부분도 있으나 특정 기간 동안 벌어진 인권 침해의 차원이 아닌 지속되는 구조적 억압을 토대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Rabea Eghbariah는 1948년 시작된 팔레스타인의 강제 추방과 토지 탈취를 기반으로 하여, 억압체계를 계속해서 갱신하면서 공통된 정치적 권리를 구성하지 못하도록 분리하고, 이러한 억압을 법률/행정/사법 제도를 통해서 합법적으로 지속해 왔다는 점, 이스라엘에 의한 식민 체제가 단지 땅을 차지하거나 인구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팔레스타인 민족의 자결권과 정치적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제거하려는 의도적 목적에 기반하고 있으며 이것이 팔레스타인인의 ‘비존재화’를 의도하는 식민주의 프로젝트의 핵심 동력이라는 점이 나크바의 지속적 범죄 구조로서의 구성요소라고 주장합니다.
나크바가 이처럼 팔레스타인의 비존재화와 절멸을 의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가 보여주는 핵심 메세지, 미래에 대한 차단과 파괴를 재생산정의와도 연결하여 보게 됩니다. 정치적 권리의 박탈과 전쟁을 통한 학살과 불구화, 지금도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는 임신과 출산에 대한 통제, 생태의 파괴가 모두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구조적 폭력이며, 이것이 이스라엘만이 아닌 세계 각국의 군산복합체와 제국주의 국가들의 역동 속에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재생산정의 운동의 방향에서도 중요하게 보고 함께 싸워야 하겠습니다.

타리님의 발표를 들은 후에는 참여자들이 소그룹으로 나뉘어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갖고 마무리 되었습니다.
상영회를 통해 모인 참가비 총 657달러는 전액은 가자지구에서 구호활동을 하는 지역단체 pal gaza에 기부했습니다. 함께해주신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전쟁이 점점 커져가는 지금, 함께 모이는 힘이 더욱 절실합니다. 다음 집회의 현장에서 또 만나요!


해방을 꿈꾸는 씨네클럽x셰어 공동주최
영화 <파르하> 상영회 후기
6월 17일 저녁 스테이션 사람 사람홀에서 해방을 꿈꾸는 씨네클럽과 셰어의 공동주최로 영화 <파르회> 상영회가 진행되었습니다.
팔레스타인-요르단 출신 여성 감독인 다린 J. 살람이 연출한 영화 <파르하>는 1948년 팔레스타인인들이 고향에서 쫓겨난 나크바(Nakba)를 배경으로 한 팔레스타인 소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도시에 있는 학교로 가서 공부도 하고 마을로 돌아오면 여자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겠다는 꿈도 가지고 있는 주인공 파르하는 아버지를 설득한 끝에 입학통지서를 받게 되지만 전쟁으로 인해 아버지가 숨겨준 곡물창고에 갇혀 이스라엘 군의 잔인한 폭력과 참상을 목격하게 됩니다. 영화 초반부에 마을 어린이들이 영국군이 탄 군용차를 쫓아가며 새총을 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이 장면은 나크바가 시작되기 전 팔레스타인을 지배했던 영국의 위임통치에 대한 반감을 보여줍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친유대인 정책을 취하며 팔레스타인 지역을 위임 통치했던 영국은 선주민의 봉기를 계속해서 폭력적으로 진압하다가 1947년 유엔에 이관합니다. 곧 이어 유엔은 팔레스타인 땅을 두 국가로 나누는 팔레스타인 분할안을 제출하고 팔레스타인 전역의 56%, 곡창지대의 80%, 아랍인 공장 40%를 유대인에게 배정했습니다. 이 때부터 유대인에 의한 팔레스타인 종족 청소가 개시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의 건국과 함께 약 75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고향에서 추방당하고 530여개 마을이 파괴되었으며, 1만 5천여명이 학살한 결과 팔레스타인 땅의 78%를 점령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영국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배가 끝나는 1948년 5월 14일, 시오니스트들은 텔아비브에서 이스라엘의 건국을 선포합니다. 이 역사를 기억하고자 팔레스타인인은 5월 15일을 ‘나크바(알-나크바)’, 즉 ‘대재앙의 날’이라 부릅니다.
이 영화는 학교에 가고자 했지만 전쟁으로 인해 갈 수 없었고, 창고 안에 갇혀 갓 태어난 아이를 두고 한 가족이 잔인하게 학살당하는 장면을 목격하는 파르하를 통해, 나크바로 인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변화를 향한 기대와 일상, 공동체의 재생산과 미래가 어떻게 단절당하고 무너졌는지를 보여줍니다. 한편 우리가 미디어와 단편적인 정보를 통해서만 팔레스타인의 역사를 알고 있듯, 파르하는 창고 안에 갇혀 제한된 시선에서 참상을 목격합니다. 창고 밖에서 계속해서 들리는 아기의 울음소리는 지금도 팔레스타인에서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어떻게든 창고 문을 부수고 밖으로 나가고자 애쓰는 파르하의 모습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반복되어 온 학살의 목격자이자 당사자로서의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분투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영화 상영을 마친 후 셰어의 에브리바디 플레져랩 팀장이자 QK48 활동가인 타리님으로부터 나크바에 관한 발표를 들었습니다. 타리님은 나크바의 역사와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팔레스타인 출신 인권법 연구자인 Rabea Eghbariah의 나크바에 대한 논의를 소개했습니다. Rabea Eghbariah는 나크바를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닌 지속적인 범죄 구조로서 국제 인권법상의 독자적 법률 개념으로 정의할 것을 제안합니다. 제노사이드나 아파르트헤이트와 중첩되는 부분도 있으나 특정 기간 동안 벌어진 인권 침해의 차원이 아닌 지속되는 구조적 억압을 토대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Rabea Eghbariah는 1948년 시작된 팔레스타인의 강제 추방과 토지 탈취를 기반으로 하여, 억압체계를 계속해서 갱신하면서 공통된 정치적 권리를 구성하지 못하도록 분리하고, 이러한 억압을 법률/행정/사법 제도를 통해서 합법적으로 지속해 왔다는 점, 이스라엘에 의한 식민 체제가 단지 땅을 차지하거나 인구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팔레스타인 민족의 자결권과 정치적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제거하려는 의도적 목적에 기반하고 있으며 이것이 팔레스타인인의 ‘비존재화’를 의도하는 식민주의 프로젝트의 핵심 동력이라는 점이 나크바의 지속적 범죄 구조로서의 구성요소라고 주장합니다.
나크바가 이처럼 팔레스타인의 비존재화와 절멸을 의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가 보여주는 핵심 메세지, 미래에 대한 차단과 파괴를 재생산정의와도 연결하여 보게 됩니다. 정치적 권리의 박탈과 전쟁을 통한 학살과 불구화, 지금도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는 임신과 출산에 대한 통제, 생태의 파괴가 모두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구조적 폭력이며, 이것이 이스라엘만이 아닌 세계 각국의 군산복합체와 제국주의 국가들의 역동 속에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재생산정의 운동의 방향에서도 중요하게 보고 함께 싸워야 하겠습니다.
타리님의 발표를 들은 후에는 참여자들이 소그룹으로 나뉘어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갖고 마무리 되었습니다.
상영회를 통해 모인 참가비 총 657달러는 전액은 가자지구에서 구호활동을 하는 지역단체 pal gaza에 기부했습니다. 함께해주신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전쟁이 점점 커져가는 지금, 함께 모이는 힘이 더욱 절실합니다. 다음 집회의 현장에서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