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재생산 연구자 네트워크 <미라클 토요일> 세미나 모임 후기

2022-08-31


달마다 한 번 토요일 아침에 진행되었던 재생산 연구자 네트워킹 <미라클 토요일> 세미나 모임이 총 4회의 밀도 있는 세미나와 다양한 활동 참여 등을 진행하고 마무리 되었습니다. 함께 꾸준히 참여하고 토론했던 모두에게 박수를 드리며! 👏👏👏참가자 중 두 분-송소영, 지오-의 후기를 전합니다.



말 그대로 기적처럼 소중했던 미라클 토요일 모임

_송소영


지금 다시 돌아보면, 재생산이 정확히 어떤 개념인지도 몰랐던 내가 재생산 연구자 네트워킹에 도전한 건 순전한 객기였다. 5개월 간 영어도 잘 못하는 내가 영어 텍스트를 붙들고 이해하기 위해 고생한 건 정말 힘들었고, 모르는 게 많아 토의에서 한마디도 못할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돌아간다면 한번 더 객기를 부려볼 테다. 이왕 객기를 부린 김에 아예 학교 과제도 때려 치고 미.토 공부에 올인해보고 싶다. 5개월 간 미라클 토요일은 학교 수업보다 더 많은 것을 더 재밌게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비록 진도를 따라가긴 어려웠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려와 보니 재생산에 대한 지식, 함께 질문하고 고민할 수 있는 공론장,  일찍 일어나 맞이하는 미라클 모닝 등 수없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그 중 가장 소중한 것을 꼽으라면 바로 롤모델이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 롤모델 찾기'란 하늘에 별따기이다. 나도 롤모델이 없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성공할 수는 있는 것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어 막막했다. 그런데 내가 찾던 롤모델이 미라클 토요일에 다 모여있었다. 세상에 똑똑하고 멋있는 여성들이 이렇게 많았는데 그동안 몰랐다니!  모임을 하면서 "나도 ㅇㅇ님처럼 이런 분야를 공부해보고 싶다.", "나도 ㅇㅇ님처럼 이런 활동을 해보고 싶다."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물론 이것 하나로 갑자기 목표와 꿈이 생기진 않았지만, 내가 이런 길로도 갈 수 있겠다는 것을 알았다. 다른 분들처럼 똑똑해지고 싶어 열정에 불타기도 했다. 그리고 네트워킹을 통해 앞으로 미래에 언제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선배가 생겼다. (연락하면... 받아주실거죠...?!)  롤모델 찾기 험한 세상에 귀중한  롤모델이 되어주신 미라클 토요일 참여자 여러분과 셰어 활동가님들께. 모두 정말 감사드립니다. 후기를 통해 그동안 가져왔던 존경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표현해봅니다. 앞으로도 여러분과 인연을 소중히 이어나가고 싶어요!



더 넓고 깊은 재생산담론을 향하여


_지오

 

셰어(SHARE)로부터 「미라클토요일」 프로젝트에 대한 짧은 후기를 부탁 받아 컴퓨터 앞에 앉은 지금, 몇 해 전 어느 겨울의 장면이 떠오릅니다. 당시 서울 거리에는 검은 옷을 입고 나온 무리가 ‘마이 바디 마이 초이스(My Body My Choice)’를 외치고 있었고 수능을 막 마치고 할 일 없이 인터넷을 뒤지다가 그 소식을 발견한 저는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그래! 이건 내 장기고, 내 몸이야. 난 이것을 보살피고 통제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라고 외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한편 ‘이건 내 몸’이라고 말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진 이들이 너무나도 제한적임을 감각했기 때문입니다.

외가 평택에 들를 때마다 간간히 보이는 기지촌 여성들과 그들의 자식으로 태어나 입양 보내지거나 한국에 남아 ‘튀기’라고 불리며 자라난 사람들, 혼전 임신을 해서 친척 오빠와 결혼했지만 명절 때마다 ‘오빠가 아니었으면 애들은 벌써 코피노(Kopino)가 되어 필리핀에 있을 것’이라는 어른들의 악의적인 농담을 감수해야 했던 필리핀 출신 올케 언니, 모자보건법의 우생학적 전제로 인해 산전에 감별 당하고 낙태 당한 수많은 장애아. 이 존재들이 ‘마이 초이스’와 깊고 첨예하게 충돌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할 때 『배틀그라운드』와 셰어를 발견한 것은 참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임신중절권을 넘어서 재생산정의를 촉구하는 셰어가 열어갈 수 있는 장은 무궁무진할 것입니다.

「미라클토요일」 프로젝트는 셰어가 질문을 구성하는 방식을 엿볼 수 있는 귀한 기회기도 하면서, 마지막 모임 때 은진이 말해주었던 것처럼 어딘가 있을 동료들의 구체적인 얼굴을 확인하며 힘을 얻는 자리기도 했습니다. 주된 관심사가 조금씩 다른 사람들이 모여 만든 네 번의 토요일 오전은 때로 서로의 사유를 어떻게 접붙이면 좋을지 고민하게 만들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반짝거리는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혼자라면 버거웠을 저서들을 함께 읽어나가면서 인종, 계급, 국가 등 재생산과 얽혀있는 다양한 벡터들의 작동을 확인하고 이것을 어떻게 탈식민, 분배, 권리의 언어로 전환해낼 수 있을지 함께 골몰하는 과정에서 동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주말 아침에 눈을 뜨는 게 제일 큰 장벽이었지만 「미라클토요일」 여러분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어느새 저도 기운을 받아 나머지 하루를 힘차게 보냈습니다. 프로젝트는 일단락되었지만, ‘교차성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연대하고 변화를 일구어나간다’는 셰어의 기조를 받아 안아 미라클 토요일 구성원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때로는 함께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에 대한 문제의식을 멋지게 벼릴 것이라는 사실이 앞으로 셰어 및 「미라클토요일」 여러분과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p.s. 셰어와 함께했던 ‘낙태죄폐지1주년4.10공동행동’, ‘2022 제 23회 서울퀴어문화축제’의 즐거움도 잊지 못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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