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2025 세계 여성폭력추방주간 공동기자회견 < 이재명 정부가 반드시 책임져야 할 성평등 입법과제>에 발언으로 함께했습니다.

2025-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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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7일,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을 맞아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폭력과 차별을 근절하기 위해 정부와 우리 사회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 짚어보는 공동기자회견 <이재명 정부가 반드시 책임져야 할 성평등 입법 과제>가 열렸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여성폭력 방지와 성평등 실현을 위해 반드시 추진되어야 하나, 이재명 정부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못하고 있는 7가지 입법 과제에 대한 정부의 책임 있는 이행을 함께 촉구하였습니다. 셰어도 공동주최로 참여하였고, 셰어의 나영 대표가 성평등 입법과제 중 '안전한 임신중단과 성과 재생산 권리 보장'에 대해 발언하였습니다. 아래 발언문과 기자회견문도 함께 읽어보세요!


✅성평등 입법과제 

1. 차별과 혐오 없는 세상, 차별금지법 제정

2. 형법상 강간죄 ‘동의여부’로 개정

3. 성매매처벌법 전면 개정으로 성매매여성 비범죄화

4. 친밀한 관계가 가장 안전한, 친밀한 관계 폭력 처벌법 제정

5. 모두에게 평등한 가족구성권 보장

6. 안전한 임신중단과 성과 재생산 권리 보장

7. 성별임금공시제 등 평등한 노동권 보장


👉기자회견문과 발언문 보러가기 : https://stib.ee/XxIK


[발언] 안전한 임신중단과 성과 재생산 권리 보장 - 나영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 보장 네트워크,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대표) 


안녕하세요. 제가 활동하고 있는 단체 셰어에서는 지난해부터 청소년과 이주민, 난민의 임신중지를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 반 동안 상담과 지원을 진행하면서 임신중지 비범죄화 이후의 제도적 공백이 우리 사회에서 더욱 취약한 여건에 있는 이들에게 어떻게 심각한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는지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오늘 발언에서 그간 현장에서 만난 사례를 통해 정부와 국회가 분명히 인식해야 할 중요한 현실과 과제를 말씀드리고, 즉각 권리 보장 입법과 보건의료 체계, 상담과 지원 체계 구축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자 합니다. 


첫번째로 말씀드리고 싶은 문제는, 오랜 범죄화의 영향과 정부의 책임 방기로 인해 안전한 임신중지와 성 재생산 건강 관련 보건의료 환경이 여전히 수십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고, 비범죄화 이후에도 더 나은 보건의료 환경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른 모든 의료행위와 마찬가지로 임신중지도 최대한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어야 합니다.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보건의료 환경을 구축한다는 것은 단지 임신을 끝내는 과정에 관한 것만이 아니라, 한 사람의 성 건강과 피임, 임신, 출산 등 재생산 건강, 전반적인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임신중지 전후에도 잘 유지되고 회복될 수 있도록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임신한 사람의 건강과 삶은 임신중지 상황에만 머물러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낙태죄‘의 오랜 역사 속에서 범죄로 다뤄진 임신중지 관련 의료행위는 의료인 교육과정에서도 생략되었고, 국제적으로 더 안전하고 간단하며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과 자원이 있음에도 한국의 의료 현장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환경에 머물러 왔습니다. 


아시다시피, 아직도 우리는 세계보건기구의 필수핵심의약품이자 1980년대부터 여러 나라에서 사용되어 온 유산유도제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조차 가장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은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의 복합용법을 사용하지 못해, 다른 약을 사용해야 합니다. 


소파술 또한 국제적으로 더 이상 권고되지 않는 방법임에도, 우리나라의 산부인과 의료 현장에서는 여전히 많은 곳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임신중지에 관한 의료 실태도 파악되지 않고, 공식 의료수가도 정해져 있지 않고, 공식 임상가이드도 부재하며, 의료인 교육과 연수, 의료 연계 체계도 구축되어 있지 않습니다. 자신의 상황과 임신 기간에 따라 임신중지를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병원을 찾지 못해 헤매야 하고, 서울 외 많은 지역에서는 임신중지 가능한 병원을 찾는 일 자체가 매우 어렵습니다. 


도대체 정부와 국회는 언제까지 이런 보건의료 환경을 방치할 것입니까. 우리는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의료 현실에서 비밀 상담을 하고, 병원을 전전하며, 온라인에서 약을 찾아 헤매야 합니까.
이런 현실 속에서 더 취약하고 불평등한 여건에 있는 이들일수록 임신중지 시기가 지연되고, 건강과 권리를 더 크게 침해당하고 있습니다. 


임신중지 관련 입법이나 정책 과제 토론회 등에 가면 종종 어떤 이들은 우리나라가 땅이 작아 하루 안에 못 가는 지역이 없고, 요즘은 당일 시술과 퇴원이 가능한 병원도 많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살고 있는 지역에 따라, 나이에 따라, 경제적 상황에 따라, 한국에서의 거주지위에 따라, 가족 내 관계, 노동시간, 파트너와의 관계나 폭력 상황에 따라, 장애나 질병에 따라 임신중지에 관한 접근성은 크게 달라집니다. 셰어가 만나게 되는 청소년과 이주민, 난민의 경우, 서울이 아닌 지역에 살고 가족이나 파트너의 폭력이 있으며 돌봐줄 사람도, 의료비도 없는 여러 상황들이 한꺼번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임신 6주, 8주차 때부터 임신중지를 할 수 있는 병원이나 약을 찾지만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갈 수 있는 병원을 찾지 못해서, 병원에서 부모나 상대 남성의 동의를 요구받아서, 돈을 마련하지 못해서 병원을 찾고 갈등하는 과정 중에 결국 임신 중기에 가까워져서야 임신중지를 하게 됩니다. 


정부가 위기임신 상담이 아니라 누구든 임신중지에 관해 필요한 정보를 얻고, 가까운 의료기관을 안내받을 수 있으며, 전국 어디서든 임신 기간이나 당사자 상황에 따라 필요한 상담과 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을 구축한다면 이들 중 다수는 임신중지 시기가 늦어지지 않고 초기에 안전하게 임신중지를 할 수 있습니다. 


임신 초기에 안전하게 임신중지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법적 처벌 조항이 아니라 안전한 임신중지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언제까지 정부와 국회는 이런 사실을 무시한 채, 이미 임신중지가 비범죄화 된지 6년이 되었음에도 처벌과 허용 조건을 따지느라, 입법 공백을 핑계대며 아무 일도 하지 않을 것입니까. 


대체 언제까지 지난 66년 동안 의료 현장을 후퇴시키고 수많은 여성들의 건강과 권리를 침해해 온 ’낙태죄‘의 낡은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있을 것입니까.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우리는 이미 정부와 국회에 많은 대안을 제시해 왔습니다. 임신중지에 관한 보건의료 체계 구축과 상담 및 지원 체계, 권리 보장 체계를 담은 모자보건법 개정안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성 재생산 권리 보장 기본법안을 만들어 제시했고, 유산유도제의 안전성과 신속한 승인 필요성에 대해 국제 가이드와 해외 사례 등 수많은 근거와 자료를 제출했습니다.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여건에 있는 이들에게 필요한 지원 체계, 건강보험 보장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수차례 강조했습니다. 임신 10주 이상은 처벌하겠다는 법 조항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임신중지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더 높은 효과를 가져온다는 사실도 계속해서 이야기 해왔습니다. 그럼에도 정부와 국회가 움직이지 않는 것은 단지 무책임에 불과합니다. 대한민국은 성 재생산 건강과 권리 보장, 이에 관한 수많은 국제 인권 규범을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는 국제협약의 당사국이기도 합니다. 더 이상 이 문제를 반대 세력과 찬성 세력을 조율하는 문제라거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문제라는 식으로 핑계대지 마십시오. 이 문제는 의견을 조율하고 합의점을 찾아야 할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건강과 권리를 위해 정부와 국가가 반드시 실행해야 할 책임에 관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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