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긴급 기자회견] 성매매 업소 건물주 배불리는 거점매입 68억 예산에 반대한다!!에 연대발언으로 참여했습니다.

2025-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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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9일 오전 11시 파주시의회 앞에서 용주골 여종사자 모임 자작나무회(이하 자작나무회),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가 공동으로 주최한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파주시는 용주골에서 성노동자로 살아온 이들이 현실적인 이주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수년간 면담을 요구해온 것을 외면한 채 2024년부터 성매매 업소 건물을 매입하여 ‘야외 교육장’, ‘행사장’ 등의 거점 공간으로 전환하는 성매매 집결지 폐쇄 합동 거점시설 매입 사업(이하 ‘거점매입’)을 진행 중입니다.  이 사업은 실제 해당 건물에 거주하던 성노동자에 대한 이주 대책 없이 건물주에게만 수억 원의 보상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파주시가 매입한 건물에 실거주하던 성노동자들은 아무런 법적 보호나 대책 없이 쫓겨났습니다. 

파주시가 건물주를 지원함으로써 건물주가 세입자인 성노동자들을 내쫒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파주시는 세입자가 없는 빈 건물만 매입한다면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이날에는 파주시의회에서 건물주에게 보상하기 위한 38억 예산을 통과시키기 위한 회의가 열리는 날이었습니다. 시의원들을 태운 버스가 지나갈 때 참여자 일부는 버스 앞으로 나가 피켓을 보여주며 절박한 호소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거점 매입 사업은 집이 절박한 사람을 내쫓고, 절박한 사람을 보호하던 집과 일터를 빈건물로 만들고, 빈건물을 부수기 위해서 빈 건물의 소유자에게 돈을 주는, 파괴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세금으로 파괴의 권리를 사들이는 악랄한 사업이 되어버렸습니다. 성노동자를 사회로부터 추방하기 위해서 파괴에 돈을 쓰는 이 행정이 어떻게 정당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셰어는 "지금 벌어지는 ‘재개발’은 누군가의 이득을 위해, 이곳에 살아온 이들의 삶과 관계를 파괴하고 수십년 동안 자리잡아 온 주민들의 생태계를 황폐화 하는 과정입니다. 서로의 삶을 누구보다 잘 알고, 힘들면 돌보며 서로를 지켜주었던 이들이 뿔뿔이 쫓겨나 의지할 곳 없는 낯선 곳으로 내몰리는 과정입니다. 강제 퇴거와 철거의 과정에서 폭력으로 다치고 병들고 죽게 되는 과정"이라고 주장합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자아 활동가는 "이스라엘은 궁극적으로 팔레스타인을 '빈 땅'으로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그 땅에 살고 있던 아랍인 원주민들을 제거하려 하며, 그 시작이 바로 가옥의 파괴이고 그 다음은 제한된 곳으로 몰아넣는 강제 이주지요. 사람을 몰아내는 방식은 식민자나 도시행정가나 비슷합니다."라고 지적합니다. 

오늘 기자회견은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의 여름 활동가의 사회로 용주골 여종사자 모임 자작나무회 A님의 당사자 발언과 연대발언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셰어의 나영 대표도 연대발언으로 참여했습니다. 용주골 성노동자와 연대하는 시민모임의 홍지연, 윤숙희, 타다, 조예지님의 발언문과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자아 활동가의 발언문도 첨부하니 일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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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 발언 : 저희 66명의 용주골 여종사자들을 내쫓으려 한다면, 그에 합당한 이주보상대책을 반드시 마련해주십시오!

용주골 여종사자모임 자작나무회 A


시의원님들께


지난해 12월, 파주시의회는 2025년 용주골 성매매 집결지 폐쇄 사업 예산 46억 원을 파주시에 승인했습니다. 그중 38억 6천만 원은 용주골 내 성매매 업소 건물 매입 비용으로 사용됐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무엇이었습니까? 


성매매 업소 건물주들은 오랜기간 시세보다 높은 임대료를 받아온 데 더해, 파주시청의 건물 매입으로 막대한 시세차익까지 챙겼습니다. 그러나 그 건물 안에서 살아온 세입자 사장님과 종사자들은 이주보상 대책 하나 없이 내쫓겼고, 다른 가게나 타 지역 성매매 집결지로 떠나야 했습니다. 


저는 묻고 싶습니다. 이렇게 많은 예산을 투입한 결과, 용주골은 폐쇄됐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68억원을 더 투입하려 하십니까? 68억까지 더 투입된다면, 건물 매입 비용만 약 110억 원에 달합니다. 시민의 혈세가 끝도 없이 사용되고 있지만, 용주골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파주시는 용주골을 아직도 폐쇄하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종사자들에 대한 현실적인 이주대책이 단 한 번도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희 자작나무회는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여종사자들과 대화와 협상없이는 용주골은 결코 폐쇄되지 않습니다. 용주골에 수천억 원을 투입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의 방식은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일뿐입니다. 시민의 혈세를 성매매 업소 건물주의 이익 보전에 쏟아붓는 결과를 낳을 뿐입니다. 파주시민의 혈세를 이렇게 낭비되는 현실을 의원님들은 알고 계신겁니까, 아니면 알면서도 모른척 하고 계신겁니까? 


현재 용주골은 출퇴근 종사자와 장기 휴가자를 포함해 66명의 종사자가 남아 있습니다. 만약 또다시 종사자에 대한 이주대책 없이 건물 매입 예산을 주어 저희를 내쫓으려 한다면, 이번에는 순순히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66명 모두 각자의 가게에서 버티며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불법이니 나가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신다면, 영업을 중단하더라도 법적 대응을 비롯한 전면 투쟁에 나설 것입니다. 저희는 할 수 있는 모든것을 할 것입니다. 


저희 66명의 용주골 여종사자들을 내쫓으려 한다면, 그에 합당한 이주보상대책을 반드시 마련해주셔야 합니다. 


우리는 마땅한 이주 보상대책 없이는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협상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존엄을 요구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종사자들과의 대화와 협상 없이는 용주골의 폐쇄도, 파주시의 개발계획도 불가능합니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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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발언 : 나영(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재작년 이곳에 처음으로 행정대집행을 막으러 왔던 날을 기억합니다. 서로의 팔을 감아 스크럼을 짜고 선 용주골 성노동자들과 주민, 연대하러 온 시민들을 코앞에 두고 시청 직원과 경찰을 대동하고 온 파주시청 책임자는 직원들에게 이렇게 명령했습니다. 

“밀어붙이세요!” 

저는 이 한 마디가 파주시가 지금껏 행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여성이 행복한 도시’ 같은 기만적인 명분을 가져다 붙인다고 해도 파주시가 하고 있는 일은 단 하나입니다. 밀어붙이는 것. 오직 파주시의 명분을 위해, 돈이 되는 재개발 거점을 만들기 위해 이곳에서 일하며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무작정 밀어붙이는 것입니다.

여성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면서 그 여성들은 대체 어디에 있습니까. 파주시가 쏟아붓고 있는 수십억의 예산은 결국 건물주들에게 돌아갑니다. 파주시 시의회에서도 일부 용주골 건물주는 타지역에서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거점매입 사업은 결국 이런 건물주만 이득을 보게 될 뿐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여성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면서 건물주만 행복한 도시를 만들고 있습니다. 

정작 그곳에서 실제로 살아왔고 지금도 살고 있는 여성들은 자기가 사는 집의 어디가 철거 대상인지,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르는 채 아무런 대책 없이 건물주에 의해 쫓겨나고 파주시에 의해 폭력과 철거를 당하고 있습니다. 이 여성들이 이렇게 내몰려서 다른 곳으로 밀어부쳐지기만 하면 그만인 것입니다. 대체 이 시간 어디에 여성의 행복이 있습니까. 파주시가 밀어붙여 몰아내고 있는 것은 이 여성들의 삶 뿐만이 아닙니다. 이 여성들이 가장으로서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가족 구성원들의 삶도, 같이 살고 있던 반려동물들의 생명조차도 함께 대책없이 벼랑 끝 위험을 향해 밀려나고 있습니다. 

지금 벌어지는 ‘재개발’은 누군가의 이득을 위해, 이곳에 살아온 이들의 삶과 관계를 파괴하고 수십년 동안 자리잡아 온 주민들의 생태계를 황폐화 하는 과정입니다. 서로의 삶을 누구보다 잘 알고, 힘들면 돌보며 서로를 지켜주었던 이들이 뿔뿔이 쫓겨나 의지할 곳 없는 낯선 곳으로 내몰리는 과정입니다. 강제 퇴거와 철거의 과정에서 폭력으로 다치고 병들고 죽게 되는 과정입니다.

집결지를 몰아낸 곳에 명품 아파트와 골프장을 짓고 아무리 그럴듯한 전시장, 교육관을 세운다 하더라도 그 과정이 이 폭력과 황폐화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사실, 그리고 그것이 건물주와 부동산 자본을 살찌우는 파주시장의 행태를 통해 강행되었다는 사실을 지울 수는 없을 것입니다. 

파주시는 불법건축물에 살았다는 이유로 그곳에 엄연히 살고 있는 사람들은 없는 존재로 취급하면서 정작 그 불법건축물의 건물주에게 막대한 돈을 줍니다. 

임대 계약을 하지 못했다 해도, 불법건축물에 살고 있었다 해도 기본권으로서의 주거권은 이곳에 거주하고 살아온 모든 이들에게 마땅히 보장되어야 할 권리입니다. 

이 나라의 기만적이고 모순적인 성매매 법과 정책 속에서 주민이면서도 주민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노동하면서도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제대로 된 주거 환경에서 살아오기가 어려웠기에, 파주시는 더욱 더 이들에게 퇴거에 따른 보상을 제공하고 이주 대책과 주거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성매매 집결지가 눈 앞에서 사라지는 것이 여성이 행복한 도시가 아닙니다. 지금까지 재개발을 위한 집결지 철거의 과정은 오히려 여성들의 삶과 노동을 함께 지우고 철거해버리는 과정이었습니다. 여성들을 무시하고 밀어내고 짓밟으며 오직 더 많은 자본을 불러들이기 위해 강제퇴거와 폭력을 자행하는 일을 즉각 중단하십시오. 파주시에서 68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쓰겠다면, 그 돈은 건물주가 아닌 이곳에서 일하고 살아온 성노동자들의 주거권과 생계를 보장하는 일에 마땅히 쓰여져야 합니다. 시혜와 통제를 위한 알량한 지원금이 아닌,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보장하십시오! 셰어도 계속해서 함께 연대하겠습니다. 투쟁! 



연대발언 : 건물주만 배불리는 반페미니즘적인 정책 예산 편성을 멈춰라!

홍지연(용주골 성노동자와 연대하는 시민모임)


안녕하세요. 용주골 성노동자와 연대하는 시민모임의 홍지연입니다.
저는 오늘 파주시가 진행 중인 68억 원 규모의 성매매 집결지 폐쇄 합동 거점시설 매입 사업 예산 집행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파주시는 성매매 집결지 정비를 명목으로 올해 46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고, 그중 38억 원을 거점매입 사업에 쏟아부었습니다. 파주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건물 11개 동 추가 매입을 위해 68억 원의 예산을 시의회에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이 일대에 성평등센터, 전시관, 강의실, 복지시설, 심지어 골프장까지 짓겠다는 계획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도시 재생과 여성 친화 정책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성노동자의 삶을 지우고 건물주의 자산을 시민들의 세금으로 불려주는 정책입니다.


거점매입 건물은 대부분 시세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2024년 파주시는 용주골 집결지 내의 한 건물을 약 4억 원에 매입했는데, 당시 시세는 2억 원 남짓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론 건물주는 막대한 이익을 얻고, 그 건물에서 살던 성노동자는 이주 대책이나 보상 없이 퇴거당했습니다. 파주시는 ‘세입자가 없는 건물만 매입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건물을 팔기위해 건물주가 먼저 세입자를 쫓아내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파주시가 직접 강제퇴거를 하지 않는다고 주장해도, 사실상 강제퇴거를 부추기고 있는 것입니다. 이 사업은 공공 예산을 시민을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특정 건물주의 이익만 보장하는 전형적인 세금 낭비입니다.


더 큰 문제는 파주시가 이 모든 과정을 “페미니즘”과 “성평등”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파주시는 용주골 집결지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전시와 교육, 문화 공간을 세우며 “여성 친화 도시”를 만들 것을 외칩니다. 거점매입 건물 중 한 곳에서는 현재 성노동이 얼마나 ‘착취’적이고 ‘불행’한 일인지에 대한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생업을 ‘불행한 삶’으로 규정하고, 집과 일터를 빼앗아 만든 곳에 이 일의 고충에 대한 전시를 하는 것이 얼마나 기만적입니까?


또 한 곳의 거점매입 건물인 ‘성평등 파주’에서는 지난주 성평등주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고, 저는 그 행사에 방문했습니다. 그곳에서는 양복을 입은 남성들의 성악 공연이 진행되었고, 집결지 폐쇄에 공을 세운 이들에게 표창장이 수여되었습니다. 행사장에는 ‘성매매를 반대하는 분들이 참석하는 행사’라는 푯말이 붙어 있었고, 행사장 밖에는 이 정책에 반대하는 용주골 거주민들과 종사자들을 저지하기 위한 경찰 인력이 배치돼 있었습니다. 행사 관계자는 외부인의 진입을 막기 위해 행사장 문을 걸어 잠갔고, 행사장에 진입한 저를 포함한 몇몇 활동가들은 촬영을 했다는 이유로 행사장에서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이것이 진정으로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행사입니까? 시민을 위한 공공 공간에서 열린 ‘성평등 주간’ 행사가 이렇게 배타적으로 운영되고, 반대의 목소리는 봉쇄되고, 행사장은 특정한 시각만을 재생산하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만들어질 기록과 전시는 오직 파주시의 관점에서만 이뤄질 것이며, 그 속에서 성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철저히 지워질 것입니다.


파주시는 이런 식으로 ‘공공을 위한 일’을 내세워 성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박탈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배제하고 있습니다. ‘성평등’과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이런 폭력이 정당화되고 있습니다. 공공의 이름으로 진행되는 문화 사업과 도시 재생 사업은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포함하고 존중해야하는 것 아닙니까?


공공 예산과 도시 재생이 특정 계급의 시선과 입맛에 맞춰지고, 그 외의 삶은 지워질 때, 이는 단순한 행정이 아니라 계급 권력의 행사입니다. 지금 파주시는 그 권력을 성노동자들의 삶 위에 휘두르고 있습니다. ‘피해자를 위한 일‘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이곳의 주민들과 노동자를 괴롭히는 것에 불과합니다. 단순한 공간 정리가 아닙니다. 지자체가 나서서 어떤 삶은 보호할 가치가 있고, 다른 삶은 사라져도 괜찮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이 ‘페미니즘 워싱’이자 ‘문화 워싱’임을 분명히 지적해야 합니다. 


파주시는 더 이상 기만적이고 계급적인 정책을 ‘도시 재생’, ‘성평등’,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로 미화하지 마십시오. 파주시가 진정 ‘여성 친화 도시’를 원한다면, 공공예산은 용주골에서 살아온 여성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권리를 지키는 데 우선적으로 쓰여야 합니다.


파주시의 정책 방향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공공 예산이 진정으로 약자를 위한 도구가 될 수 있기를 촉구합니다. 파주시는 위와같이 건물주만 배불리는 반페미니즘적인 정책을 위한 예산 편성을 멈춰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연대발언: 윤숙희(용주골 성노동자와 연대하는 시민모임)


안녕하십니까 성노동자와 연대하는 시민 윤숙희입니다.


오늘 이곳에 서니 2023년 2월에 했던 기자회견이 생각납니다.


이때 용주골 성매매 집결지에 관해서 두 가지 촉구의견을 냈었습니다. 하나는, 폐쇄를 하더라도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허심탄회 하게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소통 정치를 열어달라고 호소했었고, 

다른 하나는, 성매매피해상담소인 여성인권센터 ‘쉬고’로 김경일 시장이 이 지역 도의원을 했던 시기에 시비, 도비를 합쳐 23년 조사 당시 18억3천6백만원의 예산이 들어가고 있었고 매년 증액되고 있었는데, 이지역 도의원이었던 김경일 시장의 집결지가 있다는 것조차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었습니다.


제대로 된 실태조사를 하지 않아 시장과 여성가족과는 잘 모르시겠지만, 이들은 병든 부모님의 병원비와 학교 다니는 아이들의 학비와 어린아이들의 돌봄 비용과 집세를 내야하고 각종 세금들을 내야하고 먹고 살아야 하는 생활비를 가족들의 최전선에서 버텨주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이들이 아프거나 일을 못하게 되거나 하면, 연쇄적으로 넘어질 수 밖에 없는 위태로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김경일 시장님은 본인의 1호 사업이라면서 핵심 당사자들의 실태조사를 우선해야 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 일 텐데 이곳 상황과 사람들의 대한 자료도 없이 생각나는 대로, 편견대로, 기분대로, 통념대로 지껄이는 것 같습니다. 김경일 시장은 “이곳(용주골)에는 파주시민이 단 한사람도 없다”고 공식석상에서 말을 하고 다닙니다만, 미안하게도 이들은 국가에 파주시에 세금을 내는 엄연한 파주 시민들 입니다.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만약에 파주시가 김경일의 생활주거 공간에 와서 창문 앞에는 cctv를 세우고, ‘북파공작원’을 파견해 몇 억의 예산을 들여 경광등을 들고 본인의 일거수일투족 감시를 시키고, ‘여성과 시민이 행복한 길’이라는 걸 만들어 집 앞을 ‘동물원 원숭이’ 구경하듯 다니고 있으며, 밤이면 누가 이 집에 들어가는지 감시하기 위해 공무원들 중 임산부를 제외한 모든 공무원들이 올빼미 작전으로 동원되어 조끼입고 와있고, 불법 건축물이 있다며 마동석 같은 용역들을 역시 혈세로 고용해 본인이 안에 살고 있다고 외치는데도 유리며 문짝이며 벽을 마음대로 부수고, 경찰들은 수시로 예고도 없이 집으로 들어와 손님인 척 함정 수사를 해서 고발장을 넘기고, 이런 일들에 대해 대화를 해 달라고, 제발 면담 날짜를 잡아달라고 비는 당신을 공무집행방해라고 고소해서 당신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면 김경일 당신은 어떨 것 같습니까.


돈이 많아 파주에 살지도 않는 건물주 배불리기 정책 사업은 앞으로 남아있는 건물들 11개 동 건물까지 사들여 결국 또 다시 타 지역 건물주들 배불려주는 계획에 68억 이라는 파주시 혈세를 더 쳐 들이겠다는 추경예산 예결위가 지금 이곳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개나 고양이도 이주를 하게 되면 초기 비용이 듭니다. 종사자들의 이주 대책으로는 단 한 푼도 예산을 쓰지 않겠다는 것입니까. 

이게 더 큰 파주를 위해 시민의 편에 선 시민을 위한 정책 맞습니까.


지역과 국가의 균형 발전을 이루기 위한 예산도 아니고, 용주골이라는 곳에만 예산이 몰빵되어 건물을 부수고 접근성 떨어지는 곳에 요양원과 골프장 짓겠다는 것이 이해가 되십니까.


이것이 학부모들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80프로 넘게 나왔다는 공익적 효과입니까?


김경일 시장의 이 이상한 업적을 위해 추경 68억까지 약 100억이 넘는 혈세를 용주골에 쏟아 부을 예정입니까. 


김경일 시장이 불쌍해서 빨리 구출해야 한다는 종사자들은 제발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외치고… 제발 면담 날짜를 잡아달라고 무릎 꿇고 울면서 빌었던 이 여성들을 공무집행방해로 고소해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바로 내일도 재판이 있습니다.


재판 결과가 약자에게 정의롭고 이 사회는 아직 살아 볼 만 하다는 희망이 되길 바라며 구호 하나 외치고 마무리 하겠습니다.


단 한사람의 시민이라도 돕고 존중해야 함이 시장의 역할이거늘 멀쩡히 재개발이 추진 중이었던 용주골에 돈정치로 파행을 몰고 온 김경일 파주시장은 각성하고 종사자 여성들의 이주대책 마련하라!!! 시민들 편 가르는 시장 필요 없다. 공무집행방해로 시민 발목 잡지 말고 지금 당장 고발 취하하라!!!



연대발언: 용주골 성노동자와 연대하는 시민모임 타다


안녕하세요 저는 용주골 성노동자와 연대하는 시민모임의 타다입니다. 저는 수유동에서 성노동을 하고 있는 성노동자입니자. 


제가 일하는 수유의 밤거리는 매일 많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이 거리에는 국가가 묵인하는 유흥업소와 접대비를 받은 남자손님들, 그리고 식품위생법이 유흥접객원으로 규정하는 이른바 ‘아가씨’들이 있습니다. 용주골이 그러했듯 국가가 암묵적으로 성매매를 용인하고 장려하는 수유의 거리에서 합법과 불법의 경계는 무의미합니다. 이곳에는 매일 밤 수많은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재밌게도 제가 일하고 거주하는 이곳 강북구 또한 ‘여성친화도시’라는 구호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저는 퇴근하고 꼭 거쳐가는 사거리에서 여성친화도시 강북구라는 현수막을 마주칩니다. 저는 그 현수막을 볼 때마다 여성으로서의 내 삶의 안전과 평안이 아닌, 그 ‘여성’에 내가 속해있지 않을 것이라는 모멸감과 두려움을 느낍니다. ‘여성인권’, ‘여성친화’라는 구호에 내쫓겨온 수많은 성노동자들과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내쫓기고 있는 파주시의 용주골 종사자들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용주골’은 국가가 미군에게서 달러를 벌어들이기 위해 만든 기지촌이 시작이었습니다. 그러나 ‘개발’을 앞둔 지금, 국가는 그 용주골을 일궈온 여성들의 역사를 무시하고 ‘범죄자’라는 오명을 씌워 여성들에게 직접적인 폭력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저는 이곳 용주골에서 연대하며 정부와 시가 얼마나 자의적으로 약자에게 법을 휘두르는지 맨살로 느꼈습니다. 저는 여성이 안전한 길을 위한다며 여성 종사자들을 구경거리로 삼는 여성단체의 모습을 봤습니다. 하루아침에 집에서 내쫓길 처지를 한 번만 들어달라고 무릎 꿇는 여성들에게 손가락질하는 파주시장을 봤습니다. 집에서 머무는 여성들의 비명을 듣고서도 포크레인을 들이미는 용역을 봤습니다. 종사자들을 신고하고 협박해 궁지로 내몰아 쫓아내려는 시민들의 모습을 봤습니다. 


그 폭력 사이에서 ‘사람이 여기에 살고 있어요. 제발 내쫓지 마세요.’ 라는 처절한 외침을 김경일 시장은 왜 듣지 않습니까? 용주골 종사자도 파주시의 시민이라는 말을 왜 듣지 않습니까? 용주골 여성들의 목소리를 어째서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까? 용주골 종사자들에게 실상의 자활조례가 ‘자활’이 될 수 없음을, 떳떳한 삶을 피해만으로 설명하고 싶지 않은 자긍심을, 이대로 내가 살아온 삶터를 빼앗겨버릴 수는 없음을 용주골 여성들은 끊임없이 외치고 있습니다. 


파주시는 세입자없는건물을 만들기 위해 건물주에게 시세 대비 높은 금액의 건물 매입비를 책정하고 실거주하던 여성을 강제퇴거 시키고 있습니다. 그동안 성노동자들의 노동력을 착취해온 건물주에게 파주시는 높은 금액으로 건물을 매입하기 위해 38억이라는 거점매입예산을 책정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파주시는 추가로 건물을 매입하기 위한 68억의 예산을 시의회에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 건물에서 일하고 거주하던 종사자들은 어떠한 이주대책도 없이 하루아침에 쫓겨나고 있습니다. 종사자들에게 어떠한 보호조치 없이 강제퇴거를 자행하고선 건물주만 배 불리고자 하는 파주시의 위선에 매우 분노합니다. 업주를 배불리고 성노동자를 내쫓고서 지을 그 많은 행사장과 교육장과 골프장은 대체 누구를 위한 재개발입니까? 용주골의 여성들을 무참히 짓밟고 선 도시는 누구를 위한 도시입니까? 


저는 68억이라는 그 많은 돈이 용주골을 갈아치우기 전에 조금이라도 이곳 여성들을 위해 쓰였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장시간의 노동을 하지 않고도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다면, 가족을 부양하면서 피눈물을 흘리지 않아도 되는 사회였다면, 지내온 터를 안전하게 떠날 수 있는 충분한 이주 대책이 이루어졌다면, 아니 그보다도 이전에 성노동으로 일궈온 여성들의 삶에 조금의 관심이라도 있었다면, 68억이라는 종잇장 같은 돈이 이보다는 가치 있지 않았을까요. 


이에 김경일 파주시장을 강력히 규탄합니다. 아무런 이주보상 대책없이 종사자들을 삶터에서 쫓아내는 파주시의 강제철거와 거점매입사업에 반대합니다. 자본의 논리로 더욱 더 변방으로 내몰리는 사회적 약자들과 성노동자들은 사라지는 것이 아닌 더욱 취약한 곳으로 쫓겨날 뿐입니다. 


우리는 성노동을 합니다. 성노동자에게 부여되는 범죄와 피해라는 단어가 절대로 설명할 수 없는 이 명백한 삶의 사실이야말로, 우리가 지금 이곳에 성노동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바로 이곳 파주시 용주골에서 발을 붙이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합니다.



연대발언 : 연풍리의 주민들이 살던 곳에서, 살던 사람들과 계속 살아갈 수 있게 해주십시오.

조예지(용주골 성노동자와 연대하는 시민모임)


투쟁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투쟁! 

안녕하십니까, 용주골 성노동자와 연대하는 시민모임 조예지입니다. 

 

평일 낮, 많은 분께서 이 자리에 함께해 주셨습니다. 일터에, 가정에, 학교에, 일상에 있어야 할 우리는, 우리의 일상을 기꺼이 멈추고 오늘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결국 우리의 소중한 일상을 빼앗기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 삶을 지키기 위해, 우리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일상의 바깥에서 만났습니다. 

 

작년 12월 18일에도 우리는 이곳에 모였습니다. 당시 우리는, 파주시의회 제3차 본회의를 방청한 뒤, 성매매집결지 폐쇄 예산안 편성에 반대하는 뜻을 전달했습니다. 시민이, 시민의 뜻을 받드는 시의회에, 예산안에 관한 의견을 전한 것이었습니다. 너무나도 상식적인 행동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청 측은 우리 시민들을 모욕하고 배제했습니다. “집결지 관계자가 아니냐”, “여기 시민이 어디 있냐”는 시청 직원의 말에는 연풍 주민에 대한 파주시의 낙인과 편견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여기 모인 우리가 어디서 온 누구인지 굳이 다 설명하진 않겠습니다. 하지만 연풍리에 산다는 것이, 집결지 관계자라는 것이, 시민이 아닐 이유가 됩니까?  내가 사는 마을을, 내 이웃을 모욕할 이유는 무엇입니까? 내 삶의 터전에서 영위하는 내 삶이, 삶이 아닐 이유는 없습니다. 파주에 거주하고, 파주에서 일상을 살아가고, 파주에서 노동하는 사람은, 모두 파주시민입니다. 그런데 연풍리의 주민들이 시민이 아니라면, 도대체 누가 파주시민이 될 수 있단 말입니까? ‘이쪽 편’에 선 사람만 시민이고, ‘저쪽 편’에 선 사람은 시민이 아니라는 겁니까? 

 

시청에 전합니다. 아무리 모욕해도, 아무리 이편 저편을 갈라도, 우리는 파주에서 삶을 살아가는 파주시민입니다. 이 사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시민으로서, 지난번과 같은 요구를 하러 다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올해 시청 측은 ‘집결지 내 토지·건물 매입 및 도시관리계획’ 명목으로 무려 46억의 예산을 할당 받았습니다. 

이 중 약 38억 원은 성매매집결지 폐쇄 합동 거점시설 매입에 배정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돈은 8개동의 건물을 매입한 뒤, 각 건물의 이전 건물주에게 지급된 상태입니다. 그러고도 시청은, 마을 내 건물 추가 매입을 위해 파주시의회에 68억의 예산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뜻입니까? 

파주시민의 혈세를 이용하여, ‘진짜 파주시민’인 연풍 주민들보다, ‘외부 거주자’인 건물주에게 훨씬 더 많은 보상을 주겠다는 것입니다.


시청 측은, 대추벌의 건물 및 대지를 사들여, 마을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줄 것’이라 말합니다.

시민의 품에서 빼앗은 마을을, 어떤 시민의 품에 돌려주겠단 말입니까? 

 

예산안이 통과되면, 대추벌 거주자들은 더 취약한 위치에 놓이게 됩니다. 시청이 건물 매입 의사를 밝히고, 건물주가 이를 수락한다면, 그 건물에 거주하는 세입자들은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쫓겨나야 합니다. 즉, 예산안 통과는 연풍리의 세입자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일입니다. ‘여성인권도시’라는 파주에서, 연풍리 여성들과 그 가족을 내모는 일입니다.  

 

마을 주민의 삶을 그런 식으로 다뤄서는 안 됩니다. 지금 시의회에선 추경안 관련 토론 및 의결이 진행 중입니다. 시민의 혈세를 다루는 일, 그 무게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 잘 압니다. 그래서 우리 파주시민은 여기서, 그 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는 최선의 길을 제안합니다. 

 

혈세는 시민을 위해 쓰여야 합니다. 시민의 삶이 나아지도록, 시민의 복지가 향상되도록, 시민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써야 합니다. 주민의 대표자라면, 주민을 위한 봉사자라면,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주민의 의사를 충실히 대변하고, 주민의 복리를 높이는 윤리강령을 지키십시오. 원칙을 지킨다면, 어려울 게 없습니다. 

 

여기 모인 우리 파주시민은, 이 자리에서, 파주시민의 이름으로, 의회에게 요구합니다. 연풍리 주민들이, ‘평범한 시민의 일상‘을 영위하도록 해주십시오. 연풍리의 주민들이 살던 곳에서, 살던 사람들과 계속 살아갈 수 있게 해주십시오. 나아가, 주민들의 삶을 주민들 스스로 결정하게 두십시오.  

주민들이 있는 곳에, 주민들을 만나러 가십시오.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러 가십시오. 파주시민의 이름으로 요구합니다.  


감사합니다. 투쟁!



연대발언: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자아


안녕하세요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이자 파주에 사는 파주시민 자아입니다.  


앞선 발언자들께서 파주시청의 왜곡된 예산 배정과 무책임한 이주대책 부재 등 지역에서 행동해야 하는 부분들을 날카롭게 지적해주셨습니다. 저는 이어서, 이 투쟁이 단지 파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는 투쟁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말씀드리려 합니다.


저는 지난 9년 간 한국 사회에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을 알리는 활동을 해왔습니다. 특히, 한국기업 HD현대의 굴삭기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가옥을 파괴하는 데 사용되는 문제를 제기해 왔습니다. 기업의 상업적 이익 추구가 어떻게 식민지배의 도구가 되어, 점령과 억압이 끝나지 않도록 공모하고 있는지를 지켜봐왔습니다.  


2023년 11월, 용주골에서 첫 행정대집행이 있었고 저는 그해 12월 말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그 현장을 가봤습니다. 용주골의 모습은 이스라엘 점령군이 팔레스타인인들이 방금 전까지도 살고 있던 가옥을 불과 4시간 만에 파괴해버리던 장면들과 너무나 닮아 있었습니다. 크고 차가운 굴삭기를 이렇게 가까이서 본 것도, 한 겨울에 사람이 살고 있는 집에 유리문이 떼어진 모습을 본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내가 발딛고 사는 땅에서도 불도저를 멈추지 못한다면, 어떻게 세계 초미의 관심사인 이스라엘 식민지 개발사업에서 그 기계를 멈출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불도저가 지워버리고 있는 한국 곳곳의 재개발 지역들을 보며, 그곳에서 가장 먼저 쫓겨나고 강제 이주당하는 성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스라엘은 궁극적으로 팔레스타인을 '빈 땅'으로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그 땅에 살고 있던 아랍인 원주민들을 제거하려 하며, 그 시작이 바로 가옥의 파괴이고 그 다음은 제한된 곳으로 몰아넣는 강제 이주지요. 사람을 몰아내는 방식은 식민자나 도시행정가나 비슷합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 집에 “불법 건축물”이라는 딱지를 붙여 철거를 강행하고, 최소 3000만원이 넘는 철거비용 마저 주민들에게 청구해 빚쟁이로 만들어 회생할 수 없도록 만듭니다. 그래서 더욱 더 변두리 지역으로 몰아냅니다. “불법 건축물” 운운하지 않는다면, 원주민들이 살던 땅을 군사 훈련 지역으로 지정하거나 고대 유적이 발견되었다며 관광산업 개발을 한다며 땅을 몰수해버립니다. ‘약속받은 땅’이라는 종교적 서사를 내세워 모든 파괴를, 식민지배를 정당화합니다.  


이곳 파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도 비슷합니다. 한국사회는 신자유주의적 가치와 물질적 성공을 신처럼 믿지요. 이런 믿음 속에서 파주시장 같은 정치가는, "성매매 집결지를 없애버리는 것만이 진정한 여성인권을 위하는 길"이라는 기만적 구호를 내걸고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공공예산으로 건물주에게 막대한 보상금을 지급합니다. 그러면 건물주는 어서 건물을 비워서 팔고자, 가장 취약한 위치에 있는 성노동자를 알아서 퇴거 시킵니다. 사실상 강제이주를 외주화 하는것이죠. 여성친화적 도시라면서 실제로는 여성들이 일하고 살아온 이곳을 오로지 더 큰 경제적 가치만을 좇아 골프장과 요양원으로 바꾸겠다고 나서고있습니다.  


용주골은 1950년대 미군부대 캠프 로스의 기지촌이 그 전신입니다. 제국주의의 결과로 미화벌이를 위해 미군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던 곳이었습니다. 이게 어떤 의미일까요? 한국 정부는 80년 전, 여성들과 마을, 그리고 이 땅을 미군에게 내줌으로서 그때도 이득을 챙겼습니다. 그리고는 그 시절에 대한 정의를  회복하고 바로 잡을 수 있을 때마다 지금처럼 번번히 잘못된 선택을 해왔습니다. 집결지 성노동자들은 단순한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 자신들의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그 곳에서 살아온 한국국민이고 파주 주민입니다. 한국 정부는 그들의 안녕과 안전을 보장할  의무가 있습니다.  


지난 주, 양성평등주간이라는 이름 하에 이곳에 새로 지어진 성평등 센터에서는 기괴한 행사가 벌어졌습니다. 여성들을 몰아낸 여성단체에게 감사패를 수여하는 시상식부터, 현악 4중주랑 노래방 기기까지 동원하여 시끌벅적한 잔치를 거행했습니다. 이 지역을 ‘어둠’에서 구해내고 ‘피해 여성’들을 구원했다는 자축 파티를 한 것 같습니다. 센터 건너편에는 성노동자들이 자신들을 짓밟고 세워진 성평등센터를 마주보고 항의의 뜻으로 앉아있었습니다. 


이 장면은 마치 이스라엘의 초극우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마을에 불을 지른 뒤 축하의식을 벌이는 모습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불타고 있는 팔레스타인인의 집을 언덕 위 전초기지 안에서 바라보며 경전을 들고 머리를 흔들며 신의 뜻이 실현되고 있다고 믿으며 자신들의 목표를 재확인합니다. 그들의 목표는 단 하나, 더 많은 땅과 지배 우위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팔레스타인에서는 이스라엘 점령군과 불법 정착민들이, 파주에서는 정치인들, 공무원들, 대기업들, 개발업자들이 똑같이 원주민들의 삶을 파괴하고 그 대가로 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대체 왜 이런 행동을 할 수 있을까요? 쫓겨나는 사람들을 인간 취급하지 않고 누군가의 삶을 파괴함으로서 희열을 느끼는 이런 행동들은 도대체 어떤 심리에서 비롯될까요? 

어쩌면 그들이 자신들의 인류애를 오래전에 잃었기 때문 아닐까요? 그리고 그렇게 스스로 인류애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비인간화하는 데 주저함이 없게 되는 건 아닐까요?

가자에서 2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집단학살이 멈추지 않는 핵심에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짐승에 비유하고, 그들을 체계적으로 비인간화해온 정책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한국 사회에서 가장 비인간화되고, 가장 쉽게 짓밟히는 존재들 중 하나는 바로 성노동자입니다. 

오래 살아온 일터와 거주지에 머물 당연한 권리를 이야기하는데, 정부는  정식으로 “피해자로” 등록해야만 그에 상응하는 보호와 지원을 해주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성노동자들의 집을 허문 곳에 세워진 성평등센터는 과연 누구를, 무엇을 보호할 수 있을까요? 이는 성노동자를 진정한 인간으로 보지 않는 시선에서 비롯된, 비인간적이고 차별적인 국가 정책의 한 단면일 뿐입니다.

인류애를 잃은 사람들은 이렇게 주변 사람들의 삶을 파괴함으로서, 자신들의 이익을 챙깁니다. 그렇게 스스로 인간다움에서 멀어진 뒤, 타인에게도 그 비인간화를 강요합니다. 

공무원들, 정신 차리십시오. 잃어버린 지 오래인 당신들의 휴머니티를 다시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더는 번지수 틀린 정책의 폭주로 사람들을 지워내지 마십시오. 지금 필요한 것은 이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일입니다. 특히 여기 성노동자들의 요구를 새겨 들으십시오. 그들의 삶이 곧 이 도시의 역사이자 현재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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