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셰어와 연계클리닉 <색다른의원>이 앞으로의 활동을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2024-06-06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셰어와 색다른의원이 함께 총 네 번의 역량강화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지난해 <색다른토크하셰어>를 진행한 경험을 토대로 올해에는 연계클리닉으로서 셰어의 활동과 색다른의원의 상담 및 진료가 연결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색다른의원에서는 병원에 방문하는 이들이 질병에 대한 진단과 치료만이 아니라, 각자의 상황과 맥락을 고려하는 상담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을 나눠 주셨고, 셰어는 플레져미터와 섹스빙고를 색다른의원 상담 과정에 반영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1회차에는 최예훈 원장님이 ‘성매개 감염’에 대해 강의해 주셨습니다. 강의를 듣고 난 이후 색다른의원의 문보라 선생님은 “기존에 알고 있었던 내용을 정리해 볼 수 있었고, 의료진의 시선이 아니라 환자 입장에서 환자의 이야기, 불안함이나 궁금한 내용들을 나눌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전해주셨어요. 이어서 서지은 선생님은 “증상을 의심하고, 병원에서 감염을 확인하기까지의 과정이 부끄럽거나, 어렵고, 두려움을 느끼는 분들이 많다. 그렇지만 예방법이 있고, 감염 되더라도 꾸준한 치료와 관리를 한다면 삶을 살아가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다. 의료진으로서 병원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치료를 어려워하지 않고, 병원과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함께하고 싶다”는 바램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2회차에서는 모두가 함께 <섹스빙고>를 해보았어요. 서지은 선생님은 “성매개 감염과 관련된 내용을 차별과 낙인 없이 ‘빙고’라는 게임으로 다루는 게 생소하고 낯설었지만, 빙고 게임을 직접 해보니 접근성이 좋아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하셨어요. 문보라 선생님은 “‘섹스’를 주제로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빙고’라는 게임 형식을 통해 조금 더 쉽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는 후기와 더불어 “섹스빙고를 보완하고, 내용을 추가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시기도 했습니다. 에브리바디 플레져랩팀도 에브리바디 플레져북과 섹스빙고를 보완하고자 사용 후기를 받고 있는데요, 색다른의원과도 함께 “의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고려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섹스빙고를 만들어 보자”며 2회차 섹스빙고 실습을 마쳤습니다.



3회차부터는 새로 오신 전혜빈 선생님과 함께 플레져미터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환영합니다!) 에브리바디 플레져랩팀 타리 팀장이 플레져미터를 소개하고, 그동안 찾아가는 성교육으로 만난 다양한 이들의 경험을 나누기도 했어요. 처음 셰어의 활동과 만난 전혜빈 선생님은 “플레져미터를 통해 나의 경험을 다시 평가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성관계를 떠올렸을 때 가졌던 막연하고 부정적인 단어들을 마주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며 “플레져미터의 7가지 척도를 바탕으로 즐거움과 만족도 등 중요한 부분들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는 알찬 후기를 전해주셨습니다. 문보라 선생님은 “플레져미터를 그리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겠다”며, 척도에 대한 세부 질문을 추가해보자”고 의견을 주셨어요. 서지은 선생님 역시 “항목들에 점수를 매겨보고, 표를 그리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어색할 수 있겠지만, 성 건강과 성적권리를 상기시키고, 꼼꼼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도구”라며 의료 현장에서 내담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야 할 필요성에 공감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4회차에서는 지난 워크숍을 돌아보고 앞으로 더 자주 만나기를 바라며, 어떤 활동들을 만들어가볼지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색다른의원과 셰어에 방문하는 모든 분을 만나기까지 질문과 고민을 함께 나누며 성·재생산 건강과 권리를 위한 활동을 만들어 가고 있답니다! 색다른의원 선생님들이 아주 소중한 세미나 후기를 보내주셨어요. 아래 후기도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최예훈 색다른의원 원장


색다른의원이 개원한 지 1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외부행사 기획이 아니라, 내부 역량강화를 위해 모였습니다. 셰어의 활동과 지향이 의료현장에서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퍽퍽한 현실 제도 속에서 생존할 가치가 있는 의료기관이 되도록, 그리고 우리의 노동이 스스로에게 헛되지 않고 지속할 수 있으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함께 고민하고 싶었어요.

색다른의원 선생님들은 평일에 진료를 마치고 격주로 두세 시간씩 4차례, 셰어와 4차례 총 8회의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조금 거창하게 이야기하자면, 개원 초에 내세운 ‘포괄적이고 전문적인 상담과 진료란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까’,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구성원들이 역량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셰어와 함께 나눌 수 있었습니다.


셰어와의 세미나를 통해 너무나 사적이라서 그동안 나눌 기회가 없었던 성적 경험에서부터 여러 성과 관련된 키워드들에 대해 서로가 가진 다른 생각을 들어볼 수 있었어요. 플레져미터와 섹스빙고를 직접 해보며, 어떤 ‘성적 실천’을 치료적 관점에서 해결해 주어야 하는 환자 입장으로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즐거움과 안전을 동시에 욕망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함께 공감할 수 있었어요. 이런 경험들이 의료인들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소위 전문가적 시점을 경계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하루 일과 뒤 소중한 시간을 함께해준 색다른의원팀과 에브리바디 플레져랩팀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문보라 색다른의원 간호사


셰어 활동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것을 세미나를 통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만날 수 있어 매우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서로 다양한 생각을 나누면서 제가 느꼈던 불확실한 생각이나 감정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서비스를 받는 입장에서 다르게 경험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기도 했어요. 생각의 스펙트럼이 조금 넓어진 기분입니다. 앞으로 다양한 주제로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서지은 색다른의원 간호조무사


사람마다 생각하고 느끼는 게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모여 함께 깨닫고,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서로의 의견을 수용하고 이해한다는 점도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낯을 많이 가리지만 자주 만나고 이야기하고, 공부하면서 서로 보완해 나갈 점들이 생기고, 각자의 역할들에 살들이 더 붙어 풍성해지는 내용들을 보니 뿌듯하기도 했어요. 색다른의원과 셰어를 만나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전혜빈 색다른의원 간호사


셰어와의 세미나를 통해 성 경험에 대해 논의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어요. 역량강화를 통해 앞으로 어떤 공부를 더 하면 좋을지 방향을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색다른의원에서 환자분들과 대화를 시작할 때 어떤 부분에 대해 더 질문하고, 고려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상담을 진행해야 할지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셰어 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진료에 적용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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