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후기] 셰어X한농퀴 2024년 <무엇이든 물어보셰어> “성매개감염”편

2024-06-10


지난 5월 22일 저녁, 셰어 사무실에서 무엇이든 물어보셰어 <성매개 감염>편이 열렸습니다. 성매개 감염과 관련한 사연이 있는 이들이 함께 모여 편안하고 오붓하게 이야기를 나눴어요. 타리 팀장의 무엇이든 물어보셰어 프로젝트 소개를 시작으로 공혜원 사무국장과 최예훈 색다른의원 원장/기획운영위원이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공혜원 사무국장은 “무엇이든 물어보셰어를 맞이하여 색다른의원에서 성매개 감염 검사를 받았더니 최예훈 원장님이 축하합니다. 새 감염을 ‘획득’하셨다고 결과를 알려주어 인상 깊었다”고 전해주었어요. 셰어에서 활동하며 성매개 감염에 대해 “스스로 낙인이나 혐오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왜 걸리기 싫을까?’” 고민을 털어놓으며, 그 이유로 병원에서의 경험과 파트너와의 소통을 어려움으로 꼽았습니다. 이에 최예훈 원장은 일상에서 흔하게 접하는 성매개 감염이 낙인과 오해로 두려움을 증폭시킨다고 지적했습니다. 낙인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의료인들이 병원에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낙인과 차별 없는 태도로 성매개 감염과 관련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고, 우리 모두의 즐거운 섹스를 위해 더 많은 경험을 접해야 한다고 짚어주셨어요. 이어서 사전에 설문을 통해 받은 사연들을 소개하며 성매개 감염 ‘획득’ 이후 파트너와의 소통과 관계, 감염 사실을 확인한 이후의 감정들, 성관계 전 검사지를 교환하는 문화와 성매개 감염 예방법 등 다양한 질문과 각자의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최예훈 원장은 “이런 자리에 더 많은 의료인들이 와야하고, 앞으로 계속해서 다른 주제에도 의료인들이 많이 참여하길 바란다”며 환자들이 병원에서 상처받지 않도록 의료인들이 경청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짚어주셨습니다. 공혜원 사무국장은 “예방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오늘 해도, 다음 달에 해도, 내년에 해도 성매개 감염을 달고 다니는 사람으로서 즐겁게 섹스하고, 병원다니고, 잔소리 듣고 살고 싶다”며 이야기를 마쳤어요. 


✨무엇이든 물어보셰어 <성매개 감염>편에서 나눈 이야기들은 이후 한국어/수어 정보 컨텐츠로 제작될 예정입니다. 아래 카드뉴스에서 사연을 함께 읽어보세요. 제작될 컨텐츠와 더불어 앞으로 매달 이어질 무엇이든 물어보셰어에도 많은 관심바랍니다!



“‘성매개 감염’ 왜 걸리기 싫을까요? 섹스하는 누구나 감염될 수 있고, 간단한 검사로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잖아요. 근데 어렸을 적 산부인과 첫 경험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병원에 가고,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게 귀찮아서 걸리기 싫은 것 같아요.”


“부인과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편인데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검출되어서 스스로도 당황했지만 상대방에게 어떻게 표현하고 전달해야하는지 어려움이 있어 대화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어요. 어떤 경우든 감염이 확인되었을 때 파트너와 어떻게 상의해야 하는지가 고민되고 어려운 것 같아요.”




“성관계 전 검사지를 공유한다면 언제해야 가장 정확할까요? 누가 나에게 감염을 주었다는 분노 등의 감정들을 어떻게 같이 나누고 고민해볼 수 있을까요? 가해, 피해가 아니라 낙인을 벗겨내야 치료도 받을 수 있고 건강하게 섹스할 수 있지 않을까요?”


“가장 최신의 검사지를 요구한다면 당장 당일에 가서 검사를 하는 게 가장 맞겠죠. 그런데 감염이, 바이러스나 균마다 발현되는 시간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 현재 순간에 감염을 다 가릴 수는 없어요. 사실 실효성이라기 보다는 어떻게 보면 그냥 믿는 거거든요. 조작을 할 수도 있고요.” 


“검사지를 주고 받는 것은 그냥 일종의 플러팅이라고 생각해요. 검사지를 주고 받는 행위 말고 사실 진짜 중요한 건 관계 후 감염 사실을 알았을 때에요. 요즘 헤르페스 폭로 계정들이 보이는데요. 주변 사람들과 분노를 함께 나누고, 감염 이후 내가 계속 살아갈 수 있는,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남성들에게 증상 없는 경우라도 치료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말했으면 좋겠어요. 병원에서 종류별로 예방법도 잘 알려줬으면 좋겠고요. 특히 질 건강이 안좋거나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발생하는 것도 있는데 제대로 된 정보를 몰라서 힘들어 하는 경우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병원에선 농인이라서 부모님을 데리고 오라고 하기도 해요. 통역사를 데리고 가면 저한테는 이야기하지 않고 통역사를 보고 이야기해요. 통역사를 보호자라고 생각하고요. 필담으로 이야기하는 건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HIV 검사를 하러 갔더니 통역사와 동행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내가 데려가겠다고 했는데도요. 한편으로 통역사와 같이 갔을 때 소문이 날까봐 두렵기도 하지만, 병원에서 수어통역이나 문자통역을 제공하도록 함께 고민해봤으면 좋겠어요.”




 “HIV의 경우는 대학병원 감염내과에 감염인들의 정신건강과 마음건강까지 지켜주는 전문 상담사가 있어요. 이런 게 확산되면 좋겠어요. 모든 종류의 성매개 감염을 다루고, 확진 여부를 넘어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이 조언도 받고, 상담도 받으면서 현명하게 잘 대처할 수 있도록요. 성매개 감염은 일종의 마음의 상처까지도 함께 안겨주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는데, 그 점까지도 세심히 헤아릴 줄 아는 의료진을 만나고 싶어요.”


“우리가 안전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있지만 너무 수치심을 갖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의료인으로서 환자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야겠다 깨닫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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