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규탄 한국 시민사회 3차 긴급행동 <요르단강부터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은 해방되리라!>

2023-11-28

사진 출처 : 스튜디오 알

지난 26일 일요일,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 청계천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규탄 한국 시민사회 3차 긴급행동 <요르단강부터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은 해방되리라!>가 열렸습니다. 약 500명이 집회와 행진에 참여했으며 “일시 휴전이 아닌 지속적이고 완전한 휴전”과 “근본 원인인 군사점령을 끝낼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날 셰어는 타리 에브리바디 플레져랩팀장의 발언으로 함께했습니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은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으며 <가자지구 긴급 지원 모금>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래 셰어의 발언문과 긴급행동의 성명문도 읽어보시고, 긴급 모금에도 함께해 주세요.


📌가자지구 긴급 지원 모금 함께하기 : https://box.donus.org/box/adians/Gaza_Fund 


[발언문]


저는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SHARE 에서 활동하는 타리라고 합니다. 10월 7일 이후 거의 매일 팔레스타인을 생각합니다. 뉴스에 그만큼 보도가 되기도 하지만 주류언론에서 보여주지 않은 진실과 현실을 알리고자 하는 수많은 사람들 덕분에 SNS는 조용할 날이 없습니다. 여기에서도 매일 매일 1인시위를 하고 있고, 텔레그램 방을 통해서 많은 이야기들과 소식이 나눠집니다. 특히나 신발 2천켤레를 보신각에 놓은 날을 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제노사이드라는 이스라엘 국가차원에서 벌이는 거대한 폭력 앞에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감각을 갖는 것이 어려운 사람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팔레스타인에 가봤다면, 거기에 살고 있는 사람과 이야기를 해보았다면 나았을텐데요. 앞으로 언제 방문할 수 있을지 막막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어느때보다 절박한 마음으로 지금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용인하지 않고, 당장 학살을 멈추게 하기 위해서 함께 애쓰고 있습니다. 우리는 현재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나는 집단살인을 뒷받침하는 논리와 권력을 너무 오랫동안 봐왔습니다. 전쟁, 군사점령, 정착 식민주의, 정착 군사주의가 수십 년 간 팔레스타인 땅을 지배해왔고, 그 안의 사람들을 죽이고 또 죽은듯이 살게하면서도 그것을 정의, 인권, 반차별의 이름으로 정당화해왔습니다. 우리는 그 정당화 속에 우리도 연루되어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므로 더이상 이스라엘의 학살을 참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멈추려면 휴전이 아니라 점령의 종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압니다. 강에서 바다까지 팔레스타인은 해방되리라를 외치는 이유입니다. 


최근 퀴어 팔레스타인의 이름으로 해방을 요구하는 선언문을 보고 셰어도 연명을 했습니다. 이 선언문을 쓴 이유를 이렇게 밝힙니다. “우리의 퀴어성이 우리의 입장을 예외적으로 만들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퀴어로 타자화되어온 것과 마찬가지로, 퀴어 팔레스타인인인 우리를 더욱 소외시키려는 가부장적 식민지 전술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라고요. 또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퀴어성을 근거로 우리를 사회로부터 소외시키고 사회를 우리로부터 소외시키려는 식민주의적, 제국주의적 전술을 거부한다. 우리는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를 포함해 상호 연결된 억압 체제들에 맞서 싸우고 있으며, 독립, 공동체, 해방에 대한 우리의 꿈은 본질적으로 자결권에 대한 우리의 열망과 결부되어 있다. 정착-식민주의로는 어떤 퀴어 해방도 이룰 수 없으며, 우리를 지배하는 인종주의, 자본주의, 파시즘, 제국주의 구조를 외면한다면 어떤 퀴어 연대도 조성될 수 없다.”


이 선언문을 보고 지금 당장 학살을 중단시키기 위해서 한목소리를 내는 것 뿐만 아니라, 수십년간 점령과 학살을 정당화해온 논리를 구체적으로 거부하는 이들과 보다 긴밀하게 연대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땅에서 그 논리들을 거부하는 활동을 만들고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오랫동안 이스라엘의 핑크와싱에 반대하는 활동을 펼쳐온 동료들이 있습니다. 그 활동의 의미를 새삼 되새깁니다. 이러한 선언문에 이름과 마음을 더하면서 어떤 마음으로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요구할 것인가를 더 고민하고 결심을 단단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미래를 죽이고 있습니다. 그들은 단지 지금 전투의 승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팔레스타인의 미래를 확실히 파괴하기 위해 병원, 학교, 아동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출산을 가로막고, 신생아를 죽게하고, 살아있는 사람의 몸을 손상시키고, 일상생활을 불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그들이 전시국제법의 인도주의 원칙, (즉 전쟁 목적상에 필요하지 않는 폭력 행위는 그 종류와 정도를 막론하고 허용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위반하는 이유입니다.


사리 막디시는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의 도로 차단 및 검문소 시스템이 절정에 달했던 2000년부터 2004년 사이에 61명의 팔레스타인 여성이 이렇게 길바닥에서 아기를 낳았고, 그 중 36명의 아기가 사망했지만 이런 참사들은 서방 세계에서 결코 뉴스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들이 보기엔 애도할 만한 손실이 아니기 때문이며 기껏해야 통계수치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재생산정의 운동이 견지하듯이 단지 숫자로는 이 폭력과 억압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스라엘의 지배세력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인간임을 부정하고, 팔레스타인 땅을 생존이 불가능한 땅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생명의 무게를 다르게 매기는 방식을 통해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고통과 죽음이 사소하게 다루어져왔고, 삶의 터전을 완전히 파괴함으로써 재생산의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하는 폭력을 우리 모두 목도하고 있습니다. 


저와 제 동료들은 생명에 위계를 두고 장애인과 아픈 사람을 양산하면서 동시에 배제하는 사회에 저항하고, 소수자의 미래를 박탈하는 인구통치에 맞서서, 재생산 정의를 실현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그러므로 저희는 재생산정의운동의 이름으로 팔레스타인 연대 투쟁에 함께합니다.


팔레스타인 점령과 학살을 정당화하는 정착식민주의는 또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미군사주의와 연결되어 있고, 군대가 주둔하고, 점령이 일어나고, 무기가 거래되는 모든 곳에서 여성에 대한 억압, 퀴어에 대한 억압, 장애인에 대한 억압이 지배의 수단으로 활용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퀴어, 장애, 재생산 정의의 이름으로 지금 당장 팔레스타인 땅에서 일어나는 제노사이드를 중단하라고 요구합니다. 뿐만 아니라 진정한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해서 정착식민주의가 만들어온 오랜 억압의 논리를 함께 뿌리뽑기를 요청합니다. 이 땅의 소수자를 억압하는 논리와 힘과 저 땅의 사람들을 살해하는 논리가 맞닿아있음을 기억하고, 우리의 해방과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연결하겠습니다. 


사진 출처 : 스튜디오 알

2023년 11월 26일 일요일 3차 긴급행동 성명문 <요르단강부터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은 해방되리라>

- 한국시민사회 3차 긴급행동 -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중단하라


이스라엘의 가자공습 49일째인 11월 24일, 현지 시간 오전 7시를 기점으로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합의한 4일 간의 교전 중지가 발효되었다.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던 50명을 석방하면 이스라엘 감옥에서 팔레스타인 여성 및 어린이 수감자 150명을 석방하는 것이 그 조건이다. 가자 주민을 1만 5천 명 이상 학살한 뒤에야 이스라엘이 응한 일시적 교전 중지는 말그대로 폭격의 ‘잠시 멈춤’에 지나지 않는다. 가자 북부와 남부를 분리하는 거대한 검문소나 줄지어 서있는 이스라엘 점령군의 탱크가 철수하는 것이 아니며, 가자지구 상공을 날아다니는 드론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가자의 많은 주민들은 교전이 중지되는 4일 간을 사랑하는 이들을 찾아 건물 잔해를 파헤치고, 시신이 훼손돼 신원을 파악할 수 없거나 일가족이 몰살돼 장례를 치를 가족이 없는 이들을 집단 매장하며 보낼 것이다. 인도적 구호품을 실은 트럭도 200대 이상 유입될 예정이지만 이는 10월 7일 이전에 유입되던 구호 트럭이 하루 평균 500대였던 것을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이스라엘은 교전 중지에 합의한 21일 밤에도 난민촌을 폭격하며 100여명의 주민을 학살했고, 교전 중지 발효 직전까지 폭격의 강도를 최대한으로 높였다. 그리고 4일의 중지 기간이 끝나면 더 많이 폭격하겠다고 예고했다. 지금도 점령군은 남부로 강제이주 당한 주민들이 북부의 집으로 돌아가려 하자 총격을 가하고 있다.


75년 간의 식민지배를 지원해 온 서구 열강은 이제 노골적으로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에 동참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의 민간인 학살에 “상한선은 없다” 하고, 미국과 유럽의 정부들은 계속 해서 “이스라엘의 방어권” 지지를 천명한다. 하지만 이미 2004년 국제사법재판소가 이스라엘에 대해 판결한 바와 같이 피점령지 주민을 상대로 한 점령자의 방어권은 성립하지 않는다. 오히려 점령당한 자들이야말로 UN 헌장 상 집단적인 자기 방어의 권리를 보장받는다.


한국 정부와 기업은 친이스라엘 편향에 갇혀 있다. 지난 10월 27일 유엔총회의 <즉각적이고 항구적이며 지속적인 인도주의적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에 한국 정부는 기권을 택했다. 한화와 한국항공우주산업 등 기업들은 이스라엘 군수 기업들과 협력해 팔레스타인 민중을 억압하는 무기를 개발하고, HD현대의 굴착기는 팔레스타인 민중의 집을 파괴하는 데 쓰인다. 우리는 이런 모든 행위를 규탄한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전세계적 연대와 지지는 커지고 있고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자유와 평화를 열망하는 인간의 존엄은 무력이나 언론 선전으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 전역에서는 역사상 최고 규모의 30만 민중이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에 참석했고, 스페인에서는 전국 40개국 도시에서 출석 파업을 선언한 대학생과 고등학생들이 마드리드로 모여들었다. 2026 FIFA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양팀의 관중과 선수들은 승부와 관계없이 한 마음으로 팔레스타인 해방을 외쳤다. 이러한 흐름 속에 바레인, 칠레, 콜롬비아, 요르단, 터키 등의 나라에서는 이스라엘 대사를 추방하고 볼리비아, 남아공, 벨리즈는 이스라엘과 국교를 단절했다. 미국마저 11월 15일 교전 일시 중단을 촉구하는 안보리 결의안에서 거부 대신 기권을 택해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지지에서 한 발 물러났다. 계속 거리로 나와 목소리를 내야 하는 가장 분명한 이유다.


이번에 이스라엘이 석방한 수감자 중엔 재판도, 기소도 없이 수년동안 마구잡이로 이스라엘 감옥에 불법 감금됐던 어린이들이 있다. 어린이 수감자 130명과 재판 없이 불법 감금된 수감자 2천 명이 여전히 이스라엘 감옥에 갇혀 있다. 그리고 전체 수감자는 8천명에 달한다. 여기서 멈출 순 없다. 우리는 이스라엘이 수감자 교환 협상에 계속 응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이스라엘에 “일시 휴전”이 아닌 지속적이고 완전한 휴전에 동의할 것, 가자 지구 봉쇄를 즉각 해제할 것, 나아가 모든 문제의 근본 원인인 팔레스타인 군사점령과 식민지배를 끝낼 것을 요구한다. 이스라엘이 국제법과 보편 인권 원칙을 준수할 때까지, 요르단강부터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이 해방되는 날까지 우리는 연대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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