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04월[번역] <포위당한 신체들: 재생산 권리에 대한 극우의 공격은 어떻게 전 세계로 확산되었는가 Bodies Under Siege: How the Far-Right Attack on Reproductive Rights Went Global> 저자 시안 노리스 Sian Norris 팟캐스트 인터뷰

<포위당한 신체들: 재생산 권리에 대한 극우의 공격은 어떻게 전 세계로 확산되었는가  Bodies Under Siege: How the Far-Right Attack on Reproductive Rights Went Global> 저자 시안 노리스 Sian Norris 팟캐스트 인터뷰


*이 글은 openDemocracy 의 팟캐스트 In Solidarity 에서 <포위당한 신체들: 재생산 권리에 대한 극우의 공격은 어떻게 전 세계로 확산되었는가  Bodies Under Siege: How the Far-Right Attack on Reproductive Rights Went Global> 의 저자 시안 노리스 Sian Norris와 나눈 팟캐스트 인터뷰 일부를 번역하여 옮긴 것이다. openDemocracy의 탐사보도 전문 기자인 시안 노리스는 이 책에서 유럽의 극우 단체들이 어떻게 임신중지 권리에 대한 반대의 논리를 활용하여 더 광범위한 파시스트 정치를 확산시키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이 인터뷰에서 시안 노리스는 처음에는 루마니아에서 헌법을 개정하여 동성결혼에 대한 투표를 금지하는 국민투표를 추진한다는 소식을 보고 그 배경을 추적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미국 활동가들이 LGBTQ+ 권리에 반대하는 설교를 하며 투어를 다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들이 루마니아 정부와 헌법재판소에 아미쿠스 브리프 amicus brief (사건에 직접 관여되지 않은 당사자가 법원의 판결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는 정보나 주장을 제시하기 위해 제출하는 문서)까지 제출했다는 사실까지 파악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문제를 더 파고드는 과정에서 결국 극우 조직의 전략의 근간에 임신중지 권리에 대한 반대 운동이 있다는 사실을 보게 되었다고 말한다. 인터뷰 전체 스크립트의 원문은 여기에서(클릭) 볼 수 있다.


시안 노리스의 책
<포위당한 신체들: 재생산 권리에 대한 극우의 공격은 어떻게 전 세계로 확산되었는가> 표지


당신의 책에서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고 있는 주제 중 하나를 잠시 살펴보고 싶습니다. 청취자 여러분에게도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해 주시면 좋겠는데요, 임신중지의 권리와 그에 대한 반대가 종교적 문제라는 인식이 오해일 수도 있다는 부분입니다. 그렇죠? 당신의 책에서는 이에 대해 다른 서사를 제시하고 있고, 이를 권력과 정치라는 개념에 좀 더 밀접하게 연결짓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이 책을 쓰기 시작했을 때, 그리고 일반적으로 이 주제에 대해 취재할 때, 저는 임신중지에 대한 논의를 종교와 종교적 도덕성의 틀에서 논의하는 틀에서 벗어나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종교가 임신중지 권리 반대 운동에서 큰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가톨릭 교회나 성공회 교회 같은 교회들이 임신중지에 대한 반대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매우 매우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임신중지 반대 운동이 종교적 관점에서 임신중지에 대한 반대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역사를 돌아보고 오늘날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살펴보면, 임신중지는 항상 정치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왔고, 그 정치는 누가 자원을 통제하느냐, 특히 누가 여성과 재생산 자원을 통제하느냐의 문제입니다. 미국이 처음으로 임신중지를 금지했던 1860년대를 보세요. 이 문제는 이민의 증가, 정치적 대표성의 확대, 여성의 정치적 자유 확대에 대한 논쟁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습니다. 남북 전쟁으로 노예 제도가 종식되면서, 모든 정치 세력이 임신중지 금지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힘을 합쳤습니다. 당시 미국에는 특히 아일랜드인과 유럽 일부 지역, 그리고 중국인들의 이민 증가에 대한 심각한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여성들이 지나치게 과격해지고 있다는 심각한 우려도 있었죠. 여성들은 정치적 자유를 옹호했고, 투표권을 원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시기에 여성의 재생산 자유와 임신중지에 대한 극단적 반발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임신중지 금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해럴드 스토러 Harold Storer 라는 사람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미국이 우리 아이들로 채워질까요, 아니면 외국인의 아이들로 채워질까요? 그들의 사타구니에 국가의 운명이 달려 있는 우리 여성들이 반드시 답해야 하는 질문입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임신중지에 대한 종교적 반대가 아니에요. 이건 임신중지와 자원, 그리고 누가 권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매우 정치화된 사고방식인거죠.


그 말이 전적으로 이해가 됩니다. 종교는 금지로 가득 차 있으니까요, 그렇죠? 여러 종교에서 금지하는 것들이 많지만, 저에게 항상 흥미로운 지점은 지금 여러분이 결정한 금지사항 중 어떤 것이 이 순간 우리가 반드시 강화해야 하는 유일한 것이 되는지에 관한 점입니다. 임신중지를 둘러싼 전쟁을 들여다보는 것, 또는 임신중지 문제가 왜 갑자기 이렇게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는지에 대한 맥락을 살펴보는 일은 매우 의미있는 일입니다. 저는 당신의 책에서 이런 부분을 찾아내는 방식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바로 이 질문이 다시 제기되는 순간이고, 그 순간 사회가 경험하고 있는 위기의 종류라는 것이죠. 그리고 당신은 이러한 위기들을 서술하면서, 자주 그것이 특히 남성성의 위기, 가부장제의 위기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순간들이 가부장적 규범이 위협받는 순간이며, 사회가 어떻게 조직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특정한 생각이 의문시되는 순간이라는 것이죠. 당신이 지적한 위기의 순간들 중 하나로, 저는 현재 가장 긴급하게 언급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2008년 금융위기인 것 같은데요, 제가 2008년 금융위기 동안 뉴욕에 있었기 때문에, 당신이 금융위기를 젠더의 관점에서, 특히 임신중지 권리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흥미로웠어요.


네, 이제 사람들이 금융 위기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기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금융위기는 이 모든 정치적 순간에 완전히 형성되었죠. 분명, 금융위기는 백인 남성의 혼란을 가속화했고, 정체성 위기감을 조성했습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삶을 살아가면서 "신자유주의 국가가 시키는 대로 하면 - 일하러 가서 집과 차를 사고 신용카드를 꺼내 쇼핑을 하면 - 괜찮을 거야"라고 스스로에게 말하게 됩니다. 그 약속이 더 이상 지켜지지 않을 때, 우리에게 무엇이 남을까요? 그런데 그 때 극우 세력이 "당신에게 남은 건 건 오래된 확실성, 인종, 젠더, 그리고 전쟁뿐이야”라고 말하는 겁니다. 그리고 백인 남성들에게 문제의 원인은 당신이 싫어하는 여자 상사나 당신의 일자리를 빼앗으려는 이민자들에게 있다고 말합니다. 그 원인은 절대 신자유주의 체제가 아니고, 언제나 희생양에게 있는 것이죠. 동시에, 2008년 금융위기는 자본주의가 위기에 처했다는 신호였고, 자본주의는 오랫동안 여성의 해방과 재생산 자율권을 어느 정도 용인해 왔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더 많은 노동자와 더 많은 소비자를 의미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여성들은 더 큰 재정적 자유를 누렸고, 이는 더 많이 사고 더 많이 소비하며 자본주의의 일부로 동참했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다시 악화되기 시작하자, 자본주의자들은 "우리는 다시 예전의 확실성으로 돌아가 자원을 찾아나서야 한다"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2019년 생명존중 행진에 참석한 트럼프 | Mark Wilson/Getty Images


여기서 잠시 화제를 바꿔 음모론의 원인에 대해 이야기해 보죠. 음모론이 어떻게 확산되는지에 대한 연구는 많지만, 저는 사람들이 음모론을 믿음으로써 무엇을 얻는지 궁금합니다. 제 생각에는 이러한 음모론들이 마치 종교처럼 자리를 잡았고, 이러한 음모론이 사람들에게 소속감을 부여하고, 어쩌면 사람들의 기존 신념을 정당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은데요.


네, 소속감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해요. 극우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는 것도 꽤 흥미롭습니다. 제가 말했듯이, 저는 지금 극우를 사람들이 모여 어울리는 운동으로 보지 않거든요. 다시 말해, 온라인과 네트워크, 그리고 국제적인 조직 의식이죠. 하지만 인셀처럼 좀 더 극단적인 하위문화를 살펴보면, 항상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남성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그런 소속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소속감은 증오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들은 증오와 함께 소속감을 느낍니다.


인셀이 무엇인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인셀이 뭔지 모르시겠다면, 지금 당장 이 팟캐스트를 꺼주세요. 이 사실을 모른 채 사는 게 더 나을 겁니다.  인셀은 '비자발적 독신주의자'를 의미합니다. 스스로를 그렇게 부르는데, 인터넷 포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극단적인 여성혐오적 하위문화이며, 수많은 여성혐오 테러 공격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인셀 운동이 부상하면서 젊은이들이 공동체와 소속감을 찾으려 하지만, 결국은 잘못된 곳에서 소속감을 찾는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음모론에서 소속감에 대한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사람들은 항상 뭔가 틀렸다고 느낄 수 있는데, 그 때 극우가 "이봐, 우리가 답을 알고 있어"라고 말한다는 겁니다. 좌파 진영에 질문이 있으면 사람들은 "스스로 공부해야 해. 구글이 친구야"라고 말하는데, 극우는 "어서 와, 우리가 모든 답을 알고 있어"라고 말한다는거죠.  사람들이 어딘가 혼란스러워하거나 "잘못 알고 있다"는 일종의 분개심을 느낄 때, 어떤 집단이 와서 공동체와 소속감을 제공하면 그 자체로 꽤 황홀한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책에서 언급하신 내용 중 하나는 물론, 이것이 주로 가부장제의 위기라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당신의 책에는 여성들이 왜 이러한 운동에 참여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장이 있어요. 


우선, 극우에게는 여성이 필요합니다. 여성은 그들에게 정말 중요한 존재죠. 첫째, 말씀하신 대로 극우 운동은 근본적으로 여성혐오적이고 백인 우월주의적이며, 남성 우월주의적인 운동입니다. 여성을 남성보다 종속적이고 열등하다고 생각하며, 극심한 인종차별주의와 폭력을 행사하죠. 여성을 등장시키면 그런 이미지가 완화되고, 여성을 무대에 세웠다는 이유만으로, 혹은 여성들이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여성혐오적이지 않다는 인상을 주게 됩니다. 그러니 얼마나 심각할 수 있겠습니까? 정말 심각합니다.

여성들을 극우 세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그들은 속임수를 써야 했습니다. 그들은 페미니즘이 여성들의 삶을 망쳤다고 여성들에게 말해야 했고, 백인 여신이라는, 여성은 놀랍고 아름답고 조용한 여신이라는 관념을 만들어냈죠. 극우 세력에 합류하면 이 남자들이 당신을 숭배하고 사랑할 것이고, 일할 필요도 없고 생각할 필요도 없으며, 그저 보살핌을 받고, 모든 것이 당신에게 아주 쉬워질 것이라는 관념을 말이죠. 꽤 유혹적이죠, 그렇죠? 인생은 정말 힘들고 정치는 어렵잖아요!

페미니즘에 대한 이런 거짓말이 있습니다. 여성은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는 거죠. 그리고 당연히 그 거짓말은 여성들이 모든 것을 하게 된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페미니즘은 결코 여성이 모든 것을 갖고 모든 것을 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았습니다. 그건 페미니즘이 말하는 바를 자본주의적으로 왜곡한 것에 불과합니다. 페미니즘은 언제나 여성에게 자신의 몸에 대한 선택권과 자율권을 주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이 여성들을 극우 세력으로 끌어들였고, 그들은 이 여성들을 우리가 여성에 대해서 생각하는 방식의 보병 the foot soldiers 처럼 만들었습니다.

이 문제는 다시 임신중지 문제로 돌아가게 됩니다. 엄청난 대체재로서, 즉 백인 여성이 국가의 자궁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극우 여성 인플루언서들은 아이를 갖는 데 적극적으로 나섭니다. 아일라 스튜어트 Ayla Stewart 가 아마도 가장 유명한 사례일 것입니다. 그녀는 "나는 아이 여섯을 낳았는데 누가 나를 이길 수 있을까?"라는 백인 아기 챌린지를 시작했습니다.

극우 포럼에서 여성들은 여섯 명의 아이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대체 수준인 2.4명 보다 높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전통적 아내 운동 the Trad Wife movement 이 있는데, 저를 포함하여 극우에 대해 글을 쓰는 모든 여성들이 끊임없이 좌절하는 이유는 전통적 아내 운동이 미디어에서 다소 허황된 것으로 취급되어 '꽃무늬 드레스를 입은 이 여성들을 보세요'라는 식으로만 초점을 맞추고, 이들이 여성성에 대한 극우적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다루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성은 남편이나 아버지의 가부장적 권위에 종속되어야 한다는 사상, 즉 여성은 가정에 얽매여야 하고, 생식에 얽매여 있어야 하며, 더 이상 자신의 몸에 대한 권리를 가지지 못한다는 사상 말입니다.

제가 어떤 활동을 하든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재생산 정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성은 임신중지를 하든, 스무 명의 자녀를 낳든, 자신이 원하는 가족을 가질 수 있어야 하며, 지원을 받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가정을 꾸릴 수 있는 선택권이 중요합니다. 안타깝게도 극우 세력은 모성, 출산, 심지어 유연근무제에 대한 일부 표현을 차용해 왔습니다. 페미니스트 운동으로서 우리는 이러한 주장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것이 극우 세력이 여성을 혐오하는 운동에 여성을 끌어들이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임신중지가 필요한 폴란드 여성들의 해외 이동 지원과 약물 지원, 지금 지원 등을 연결하는‘국경 없는 임신중지 Abortion Without Borders’


책의 마지막 장에서 당신이 이야기하는 전환점이라는 개념을 생각해 봤습니다. 한편으로는 세상이 이런 모습이 될 필요가 없다는 행위자 agency 개념을 부각하는 것 같습니다. 사회도 이런 모습이 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분석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가끔은 모든 게 엉망이 되어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요. 어떻게 하면 온전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연대감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이런 순간에 어떻게 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할까요? 갈림길이 아직 남아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이미 정해진 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2023년 6월보다 훨씬 덜 낙관적인 것 같습니다. 미국은 항상 큰 나라였고, 로 Roe (*역주: 임신중지 권리를 인정한 연방대법원의 1973년 결정에 관한 ‘로 대 웨이드 Roe v. Wade’를 의미)의 죽음은 큰 사건이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극우 세력이 부상하는 것을 보면, 매우 근본적인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국은 다른 나라들보다 미국에 훨씬 더 가깝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이 올바른 태도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훨씬 더 글로벌하게 생각해야 하고, 모든 것을 미국으로 시작하는 국가들의 시각으로만 보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세상이 분명히 있습니다. 저는 항상 낙관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는 과거에도 이런 상황에 처해 있었고, 승리했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여성들이 임신중지의 권리를 쟁취했을 때 1860년대의 여성 인권에 대한 반발이 다시 일어났던 것처럼 말입니다. 영국에서의 지난 몇 년을 돌아보면, 북아일랜드에서 임신중지 비범죄화가 이루어졌고, 완충 지대가 도입되었으며, 임신중지를 위한 원격 진료가 확대되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임신중지에 관해 의회에 요구했던 모든 것을 우리는 이루어냈습니다. 따라서 여러 면에서 상황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종종 제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이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제 상사에게 아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저는 정말 힘들 때면 전화를 들고 케냐 시골에서 어린 소녀들에게 피임과 성교육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임신중지 활동가와 통화를 하거나, 폴란드에서 여성들이 실제로 임신중지를 위해 나라를 떠날 수 있도록 돕는 이들과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를 살펴보면 여성의 권리가 실질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돕스 사건으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혔을 때, 저는 재생산 권리 센터 Center for Reproductive Rights 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들은 로 대 웨이드 판결 이후 50년 동안 53개국이 임신중지 권리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했고, 미국과 폴란드를 포함한 4개국만이 권리를 박탈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어린 시절 아일랜드에서 임신중지가 비범죄화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도 임신중지가 비범죄화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페미니스트와 활동가들의 놀라운 에너지는 지역 차원뿐 아니라 국제적인 차원에서도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희망을 갖게 됩니다.

다시 한번 2008년으로 돌아가 보면, 저는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가, 그리고 국제 질서와 규범에 대한 신뢰가 실제로 약화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가 큽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정부가 거짓말을 하고 나쁜 일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오르반, 푸틴, 그리고 전 세계 권위주의 지도자들에게서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바로 그들이 과거의 방식은 믿을 수 없다, 민주주의도, 법치주의도, 사회도 믿을 수 없다, 오직 나만 믿어라, 크고 강한, 큰 무기를 든 남자인 내가 여러분을 구하겠다고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가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여성 운동의 놀라운 에너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기후 활동가 세대를 보세요. 이 놀라운 젊은 세대, 인식 제고에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이들은 대체로 여성이지만, 젊은 남성들도 있습니다. 물론, 이는 끔찍하고 실존적인 문제이며, 상황이 정말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서 받아들이지 않고, 여전히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모든 게 다 끝났다고 느낄 때마다, 2022년 케냐에서 이 일을 했을 때가 떠오릅니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히고 싶지는 않지만, 사실 그 일은 작은 마을의 먼지투성이 길에서 평생 LGBTQ+ 청소년들을 지원하고 시골 마을의 십대들에게 성교육을 제공하는 활동가와 이야기를 나누던 때였습니다. "그래, 바로 저기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그래서 변화가 일어날 거야."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백악관이나 웨스트민스터의 소문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사람들이 지역 사회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현장에서 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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