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어 의견서] 조배숙 의원 대표발의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14037)에 관한 반대 의견서

2025-11-20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는 활동가, 연구자, 변호사, 의사들이 2019년 10월에 함께 설립한 단체입니다. 셰어는 모두에게 성건강 전문 상담과 의료지원, 포괄적 성교육 접근성을 보장하고, 이를 위한 법과 정책을 연구하는 통합 센터로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셰어는 국내외 여러 단체들과 함께 포괄적이고 안전한 임신중지 지원에 필요한 보건의료 및 법·정책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2024년부터 별도의 기금을 마련하여 의료비 등 지원이 필요한 24세 이하 청소년, 이주민/난민의 임신중지를 지원하고 상담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최신의 국제 가이드와 해외 여러 국가의 현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있으며, 다양하고 복합적인 상황에서 임신의 유지와 중지를 고민하고 결정하는 당사자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고 있는 현장 단체로서 조배숙 의원이 대표발의한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14037)에 대해 아래와 같이 반대 의견을 제출합니다.


  1. 의견의 요지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14037, 조배숙 의원 대표발의)」 중 임신 주수를 기준으로 임신중지를 단계적으로 형사처벌하는 체계(제269조, 제270조 개정)에 대해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을 밝힙니다.

“임신 10주 이상인 여성”의 임신중지를 범죄로 규정하는 방식, 그리고 이를 전제로 한 자기낙태죄·의사낙태죄 존치 및 정비안은 2019년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으며, 여성의 성·재생산 권리와 성평등에 중대한 역행을 초래합니다.

따라서 국회는

  1. 주수에 따라 임신중지를 다시 형법으로 처벌하도록 하는 본 개정안을 폐기하거나 전면 재검토하여야 하며,

  2. 헌법재판소의 2017헌바127의 주문에 따른 개정입법 시한을 도과하여 이미 실효를 상실한 임신중지 관련 처벌 조항은 삭제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1. 2019년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와의 충돌

    1. 헌법재판소가 문제 삼은 것은 ‘전면 금지’뿐만이 아님 

2017헌바127 결정에서 헌법재판소는, 국가의 태아 생명 보호 의무를 인정하면서도, 오로지 형벌에만 의존하여 임신기간 전반에 걸쳐 임신중지를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방식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단순히 “조금 완화된 낙태죄”를 만들라는 취지가 아니라, 형벌 중심 규제를 벗어나 실제로 임신한 당사자의 자기결정권과 건강권이 보장될 수 있는 보건·사회 정책 중심의 체계로 전환하라는 요구였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개정안은 “10주 이내는 예외, 그 이후는 여전히 범죄”라는 방식으로 형사처벌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단지 임신주수를 기준으로 범죄·비범죄 영역을 나누고 있을 뿐입니다. 이는 헌법재판소가 비판했던 형벌 중심 규제를 사실상 존치·재구성하는 것이며, 결정의 핵심 취지에 역행합니다.

2. 임신한 당사자의 자기결정권을 ‘법이 정한 임신기간 이내에만 허용되는 권리’로 축소

개정안은 임신 10주 이내의 임신중지만을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임신한 당사자의 자기결정권을 “임신 초기의 제한된 기간 동안만 허용되는 예외적 권리”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이는 임신 중 기간에 따라 당사자의 신체·사회·경제적 조건이 변화하는 특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며, 임신한 사람의 삶 전체를 고려한 실질적 자기결정권 보장과는 거리가 멉니다.

이번 개정안은 실제 당사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것으로, 임신 기간 전체에 걸친 포괄적 권리 보장이 아니라 “10주 이후에는 형벌로 통제되는 대상”이라는 낡은 인식을 다시 강화할 위험이 큽니다.

  1. 임신 주수 기준 형사처벌 체계의 근본적인 문제점

  1. 형법으로 주수별 임신중지를 관리하는 방식의 한계

형법은 성·재생산 건강을 보장하는 적절한 수단이 아닙니다. 임신중지 경험을 형사사건의 대상으로 삼는 순간, 여성과 의료인은 잠재적 피의자·피고인이 되며, 임신중지를 둘러싼 상담, 의료 접근, 정보 제공이 모두 “범죄 여부”의 관점에서 재단됩니다.

이는 원치 않는 임신을 줄이기 위한 성교육·피임 접근성 확대, 양육 지원과 사회보장 강화와 같은 실질적 대안 정책을 가리는 효과를 낳고, 여성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한다는 취지와도 모순됩니다.


  1. 형벌은 임신중지 감소에 실질적 효과가 없고, 오히려 안전하지 않은 시술을 조장

국제적 경험과 연구는 임신중지의 형사처벌 여부가 임신중지율 감소와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가지지 않으며, 오히려 임신중지를 더 은밀하고, 더 위험한 조건으로 밀어 넣는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2022 임신중지 가이드⌋에서 임신중지의 완전한 비범죄화를 권고하며 임신중지 범죄화가 임신중지를 원하는 사람과 의료 종사자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2010년부터 2019년 사이에 발표된 연구를 체계적으로 검토하여, 호주, 브라질, 칠레, 엘살바도르, 에티오피아, 아일랜드, 멕시코, 북아일랜드(영국), 필리핀, 르완다, 세네갈, 탄자니아 공화국, 우루과이, 잠비아에서 실시된 22개 연구를 확인한 결과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연구 결과, 범죄화로 인해 임신중지에 대한 접근이 지연되었으며, 불필요한 이동과 비용, 임신중지 후 관리에 대한 접근 지연이나 불가, 고통, 낙인 등 임신한 당사자에게 다양한 부담을 부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이와 같은 그간의 연구 결과를 통해 범죄화는 임신중지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여성의 임신중지를 방지하거나 해외 임신중지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구하거나 소개하는 것을 막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결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오히려 범죄화는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지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고, 불법적이고 안전하지 않은 임신중지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주수 제한을 둔다고 하여 “10주 안에 해결하지 못한 여성”만이 ‘불법’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제도·가족·경제·폭력 상황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적시에 의료기관을 찾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법적 상황으로 인해 더 큰 접근성의 제약을 겪게 되는 조건을 야기하여, 이미 취약한 상황에 있는 이들의 임신중지 시기를 지연시키고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게 합니다. 이는 취약성에 대한 보호가 아니라, 취약성에 대한 처벌입니다.

  1. 10주 기준의 자의성과 현실성 결여

발의자는 개정입법안의 제안이유에서 “초기 임신 중에서도 가장 안전한 기간이 10주 이내”라는 점을 언급하고 있으나, ‘가장 안전한 시기’라는 의료적 논의와 ‘그 이후는 형사처벌’이라는 규범적 결론 사이에는 아무런 필연적 연결이 없습니다.

의료적으로 더 안전한 시기를 안내하고 그 기간 내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보건의료 정책의 영역에서 다뤄져야 할 문제이지, 그 시기 이후의 임신중지를 곧바로 “범죄”로 규정할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많은 여성들이 생리주기의 불규칙성, 건강 상태, 나이, 피임 사용 등으로 인해 임신 사실을 늦게 인지하여, 10주 이내 결정·시술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임신 사실을 인지한 이후에도, 가족·파트너의 폭력과 통제, 경제적 어려움과 의료비 부담, 지방·농촌·이주민·장애여성의 의료 접근성 문제, 상담·시술 기관 부족, 시술 거부 등으로 인해 10주 이내에 상담을 받고, 충분히 숙고한 뒤, 의료기관을 찾아 시술까지 마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한편, 보건의료 기관은 처벌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법에서 ‘임신 10주’라는 기준을 정해도 실질적으로는 아예 임신중지 서비스의 제공 자체를 거부하거나 10주보다 이른 시기에만 임신중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됩니다. 따라서 임신한 당사자가 10주보다 이른 시기에 임신중지를 위해 의료기관을 찾더라도 현실적으로 가능한 의료기관을 찾기가 어려우며, 의료기관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더욱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 개정안은 이러한 현실을 무시하고 있으며, 결국 이미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이들의 임신중지 시기를 지연시키고 이들에게 처벌의 부담까지 감당하게 만드는 상황을 초래할 뿐입니다. 


  1. 취약한 조건에 놓인 여성에 대한 역차별

앞서 언급하였듯이 이 개정안과 같은 주수 제한과 처벌 규정은 특히 10대·청소년, 지적·정신적 장애가 있는 여성 등 임신 인지 자체가 늦어질 수밖에 없는 경우, 빈곤·비정규 노동, 돌봄 부담 등으로 의료기관을 찾아갈 시간과 비용을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 가정폭력·데이트폭력·성폭력 피해 상황이나 파트너·가족의 통제로 인해 임신중지 결정을 실행하기 어려운 경우. 그 밖에 이주민, 난민 등 언어·정보 접근이 제한된 이들에 대한 역차별을 야기 합니다. 

이들에게 “10주 이후의 임신중지는 범죄”라는 규정은 더 늦게, 더 위험한 조건에서, 더 큰 처벌 위험을 감수하고 임신중지를 하도록 만들며, 사실상 사회·경제적 취약성을 이유로 형사처벌 위험에 노출시키는 구조와 다름없습니다. 이는 형법이 지향해야 할 정의 관념과도 배치된다 할 것입니니다.


  1. 임신 주수 산정의 불명확성과 형사절차 부담

임신 주수는 마지막 생리 시작일, 추정 수정일·착상일, 초음파상 태아 크기 등 다양한 요소를 토대로 추정될 뿐입니다.

그러나 형사처벌 여부가 주수에 따라 갈리게 되면, 수사·재판 과정에서 “실제 주수가 몇 주였는지”에 대한 공방이 불가피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여성의 진술, 의료 기록, 사생활 정보가 반복적으로 검증·의심의 대상이 됩니다.

이는 임신중지 경험을 가진 여성에게 추가적인 심리적 고통과 낙인을 부과하고, 의료인에게도 형사책임을 피하기 위해 지나치게 방어적인 진료를 하도록 압박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결국 임신 주수 기준은 법적 명확성을 확보하지도 못하면서, 형사절차에서 여성과 의료인에게만 부담을 전가하는 기준이 됩니다.

  1. 성평등·재생산정의 관점에서의 문제

임신중지에 대한 형사처벌은 여전히 여성의 성·재생산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기능하도록 합니다. 기존의 형법은 여성의 성생활과 임신을 “국가와 사회가 감시·통제해야 할 영역”으로 보고,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한 여성에게 죄책감과 낙인을 강요해 왔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형식상 “10주 이내 비처벌”을 두고 있으나, 실제로는 “10주 이후 임신중지는 죄”라는 규범을 재확인함으로써 여성의 성·재생산을 통제하는 기존 구조를 유지·강화합니다.

또한 형법에 임신중지 처벌 조항이 남아 있는 한, 임신중지에 대한 지원(상담, 의료비, 유급휴가, 돌봄지원 등)이 마련되더라도 “범죄와 연루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활용이 위축될 수 있습니다.

이는 특히 직장, 가족, 지역사회에서 낙인과 차별을 우려하는 여성들에게  지원 제도의 실질적 이용을 어렵게 만들고, 결국 국가가 스스로 마련한 정책의 효과를 스스로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1. 보건의료 환경의 후퇴

세계보건기구는 임신중지의 범죄화가 훈련받은 임신중지 제공자의 가용성을 낮추고 의료 인력의 관련 기술 상실에 기여한다는 점을 중요하게 지적합니다. 임신중지의 범죄화는 임신중지를 제공하는 의료 종사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의료 시스템 내 관료주의를 증가시키게 됩니다. 또한 이미 보다 안전한 임신중지 방법이 마련되고 표준 임상가이드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의료인들이 이를 공식적으로 배우고 활용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실제로 이는 ‘낙태죄’가 존속해 온 한국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소파술이 권장되지 않음에도 국내에서는 여전히 흡입술 대신 소파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으며, 해외에서는 88년부터 사용해 세계보건기구의 필수핵심의약품 목록에도 포함된 공식 유산유도제인 미페프리스톤이 승인되지 않아 MTX 등 유산유도에 권장되지 않는 약물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위급 상황의 경우에도 처벌의 두려움으로 인해 환자를 다른 의료기관으로 연계 이송하는 절차를 어렵게 하여 심각한 위험을 초래합니다. 2012년 11월에 이미 이와 같은 상황으로 인한 사망 사건이 발생한 바 있습니다. 


결국 임신중지의 범죄화는 피임에서부터 임신중지, 임신의 유지, 출산에 이르기까지 통합적으로 연계되어야 하는 포괄적 의료환경과 이를 위한 보건 재정의 마련, 명확한 실태조사와 개선 등을 가로막아 보건의료 환경을 후퇴시키게 될 뿐입니다. 


  1. 개별 조항에 대한 의견

  1. 제269조(낙태) 개정안 – 자기낙태죄의 10주 기준 존치안

개정안은 기존 자기낙태죄 조항을 유지하되, “임신 10주 이상인 여성”의 임신중지만을 처벌 대상으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임신 주수 기준 형사처벌 자체가 헌법상 자기결정권·평등권 침해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며, 특히 취약한 조건의 여성에게 과도한 부담을 전가한다는 점에서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또한 자기낙태죄는 실제 기소 건수가 많지 않더라도, 파트너·가족에 의한 협박·보복 수단으로 악용되기 쉽고, 여성으로 하여금 임신중지 경험을 숨기고 의료·지원체계 접근을 회피하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따라서 자기낙태죄를 유지하되 단지 10주 기준을 도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임신중지 자체를 형법상 범죄에서 제외하는 전면 비범죄화가 필요합니다.


  1. 제270조(의사 등의 낙태, 부동의낙태) 개정안

의사 등 의료인의 낙태죄 규정을 10주 기준에 맞추어 정비하는 것도, 형벌의 대상으로서 임신중지를 전제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의료인이 수행하는 임신중지는 여성의 건강·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필수 의료서비스입니다. 이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두면, 의료인이 처벌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보수적으로 진료하게 되고, 그 결과 임신중지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적절한 시술을 거부하거나 지연시키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임신한 여성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심각하게 해치며, 안전한 임신중지 방법에 대한 연구·교육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합니다.

따라서 의료인이 전문적 판단에 따라 제공하는 임신중지 의료서비스는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하며, 의료인의 과실·위법행위는 일반 의료과오 규정으로 충분히 다룰 수 있습니다.


  1. 제270조의2(낙태강요 등) 신설 조항에 대한 의견

   가. 폭행·협박에 의한 낙태 강요 처벌에 대하여

폭행·협박 등으로 여성에게 원치 않는 임신중지를 강요하는 행위에 대하여 별도의 범죄로 규정하고 처벌을 강화하려는 취지 자체는, 여성의 임신 유지·종료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강요 행위에 대한 처벌은 이미 현행 형법상 상해·협박·강요죄 등으로 대응이 가능한 바, 굳이 ‘낙태’라는 특수 구성요건을 추가로 둘 필요성 및 형법 체계와의 관계 등을 보다 정교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임신중지를 스스로 결정한 여성과 이를 지원한 의료인을 형사처벌 대상으로 놓은 채, 그 주변의 강요 행위만을 별도로 처벌하는 방식은 전체 구조의 모순을 해소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나. 유인·권유 행위 처벌에 대하여

개정안은 제269조 및 제270조의 행위를 “유인·권유”한 자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규정은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정보 제공, 상담, 지원 활동까지 형사처벌의 위험 아래 두게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는 시민사회 단체, 상담기관, 지지자들이 임신중지 선택을 존중하며 정보를 제공하고 안전한 의료기관을 안내하는 행위가  “유인·권유”로 오인될 소지가 큽니다.

이는 여성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지지망으로부터 더욱 멀어지게 만들고, 오히려 위험한 비의료적 시술이나 해외 불법 시술에 의존하게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폭력·강요에 의한 강제 낙태와, 자발적 결정을 존중하며 정보를 제공하는 지지·상담 활동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은 채 포괄적으로 처벌하는 현행 안은 삭제 또는 전면 수정이 필요합니다.


  1. 결론 및 입법 제안

형법에서 임신 주수 기준 형사처벌 체계를 도입하는 것에 근본적으로 반대합니다. 임신 10주를 기준으로 한 형사처벌은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에 반하고, 취약한 여성에게 불균형하게 불이익을 전가하며, 여성의 성·재생산 권리와 성평등 실현을 가로막습니다.

자기낙태죄 및 의사낙태죄를 포함한 임신중지 관련 형법 조항은 삭제(비범죄화)되어야 합니다. 임신중지는 보건의료·복지·성평등 정책의 영역에서 다뤄져야 할 문제이며, 형벌이 아니라 성교육, 피임 접근성, 양육·돌봄·주거·노동 등 사회경제적 조건 개선을 통해 실제로 원치 않는 임신과 임신중지의 부담을 줄여 나가야 합니다.

강요·폭력으로 여성의 임신 결정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한 대응은, 형법상 기존의 상해·협박·강요· 인신구속 관련 범죄를 정비·강화하고, 피해자 보호와 지원체계를 확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므로, 국회는 이번 개정안을 계기로, 형법을 통한 통제와 처벌이 아니라 성·재생산 권리를 인권으로 보장하는 방향의 종합 입법과 정책(성·재생산 건강권 기본법, 모자보건법 개정, 건강보험 및 복지제도 개선 등)을 우선적으로 논의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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