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장승배기역에서 2분 거리에 있는 한 건물엔 ‘색다른의원’이라는 간판이 달려있다. 무슨 병원인지 아리송하다. 입구에 들어서면 ‘색다른의원 SDR 클리닉 Supporting Diversity and Reproductive Health Clinic’라는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다양성과 재생산 권리를 지지하는 건강 클리닉이라니, 좀처럼 보기 힘든 병원임은 분명하다.
▲ 색다른의원 최예훈 원장과 진료실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일다
이 병원을 개원한 사람은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기획운영위원이자 산부인과 전문의 최예훈 원장이다. 최 원장은 살림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과 서울시립 십대여성건강센터 나는봄에서 근무한 바 있다. 산부인과가 아니라 성·재생산 건강 전문 의원이라고 설명하는 색다른의원을 방문했다.
-색다른의원은 산부인과가 아닌 성·재생산 건강 전문 의원이라고 설명하는데요. 사람들에겐 좀 생소할 것 같아요.
산부인과라는 이름은 쓸 생각이 없었어요. 여성의학과와 같은 특정 성별을 지칭하는 용어를 쓰고 싶지도 않았고요. ‘셰어’의 이름처럼 성과 재생산 건강 관리라는 말을 앞으로 계속 알릴 필요가 있고요. 성적 권리와 재생산 권리는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고, 건강과 관련된 권리로서 누릴 수 있어야 하죠. 예를 들어 자신의 성별 정체성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고, 필요한 의료적 조치 여부를 결정하고, 누구와 섹스를 할지, 피임이나 임신 여부를 결정할지와 같은 것들인데, 그것과 관련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라는 의미가 충분히 담길 수 있는 용어가 바로 성·재생산 건강 전문 의원이었습니다.
색다른의원은 누군가에겐 절실한 공간이다. ‘산부인과’라는 이름의 문턱을 넘기 어려웠던 트랜스젠더, 논바이너리 뿐만 아니라 ‘산부인과’라는 이름만으로도 경계심, 불안감, 불편함을 느끼는 많은 여성들에게 필요한 병원이다.
-색다른의원은 타깃층이 일반 산부인과랑은 조금 다를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어떤 진료나 시술을 받지 못해 전전하던 사람들, 산부인과를 쉽게 가지 못하는 사람들, 성·재생산 건강과 관련해서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했던 사람들이 편히 올 수 있는 병원을 만들고 싶었으니까요. 그래서 색다른의원에서는 다양한 성별 정체성, 장애, 연령, 국적 등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타깃층이 될 수 있습니다.
(…)
-셰어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도 분명 기획 중일 것 같은데요. 셰어도 소속되어 있는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보장 네트워크’(모임넷)에서 지금 “2023년을 유산유도제 도입의 해로” 캠페인을 하고 있죠. 임신중지 비범죄화 3년차를 맞이하는 시기, 해야 할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셰어’의 올해 계획에 색다른의원과의 연계사업이 있어요. 색다른의원에서 하고자 하는 진료를 셰어의 활동과 같이 녹여보고자 하는 거죠.
임신중지 관련해서는 정책적 변화를 위한 활동도 물론 필요하고요, 색다른의원에서 가능한 일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임신중지 의료서비스를 위해 색다른의원을 다녀가시는 분들에게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에요. 아직은 임신중지가 실질적으로 비범죄화되려면 제도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각자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건, ‘낙태죄’는 사라졌다는 거니까요. 환자에게 불법이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 있고,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 좋습니다. 임신 상담부터 이후 피임까지 진짜 의료서비스다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요.
서울 동작구 장승배기역에서 2분 거리에 있는 한 건물엔 ‘색다른의원’이라는 간판이 달려있다. 무슨 병원인지 아리송하다. 입구에 들어서면 ‘색다른의원 SDR 클리닉 Supporting Diversity and Reproductive Health Clinic’라는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다양성과 재생산 권리를 지지하는 건강 클리닉이라니, 좀처럼 보기 힘든 병원임은 분명하다.
▲ 색다른의원 최예훈 원장과 진료실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일다
이 병원을 개원한 사람은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기획운영위원이자 산부인과 전문의 최예훈 원장이다. 최 원장은 살림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과 서울시립 십대여성건강센터 나는봄에서 근무한 바 있다. 산부인과가 아니라 성·재생산 건강 전문 의원이라고 설명하는 색다른의원을 방문했다.
-색다른의원은 산부인과가 아닌 성·재생산 건강 전문 의원이라고 설명하는데요. 사람들에겐 좀 생소할 것 같아요.
산부인과라는 이름은 쓸 생각이 없었어요. 여성의학과와 같은 특정 성별을 지칭하는 용어를 쓰고 싶지도 않았고요. ‘셰어’의 이름처럼 성과 재생산 건강 관리라는 말을 앞으로 계속 알릴 필요가 있고요. 성적 권리와 재생산 권리는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고, 건강과 관련된 권리로서 누릴 수 있어야 하죠. 예를 들어 자신의 성별 정체성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고, 필요한 의료적 조치 여부를 결정하고, 누구와 섹스를 할지, 피임이나 임신 여부를 결정할지와 같은 것들인데, 그것과 관련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라는 의미가 충분히 담길 수 있는 용어가 바로 성·재생산 건강 전문 의원이었습니다.
색다른의원은 누군가에겐 절실한 공간이다. ‘산부인과’라는 이름의 문턱을 넘기 어려웠던 트랜스젠더, 논바이너리 뿐만 아니라 ‘산부인과’라는 이름만으로도 경계심, 불안감, 불편함을 느끼는 많은 여성들에게 필요한 병원이다.
-색다른의원은 타깃층이 일반 산부인과랑은 조금 다를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어떤 진료나 시술을 받지 못해 전전하던 사람들, 산부인과를 쉽게 가지 못하는 사람들, 성·재생산 건강과 관련해서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했던 사람들이 편히 올 수 있는 병원을 만들고 싶었으니까요. 그래서 색다른의원에서는 다양한 성별 정체성, 장애, 연령, 국적 등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타깃층이 될 수 있습니다.
(…)
-셰어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도 분명 기획 중일 것 같은데요. 셰어도 소속되어 있는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보장 네트워크’(모임넷)에서 지금 “2023년을 유산유도제 도입의 해로” 캠페인을 하고 있죠. 임신중지 비범죄화 3년차를 맞이하는 시기, 해야 할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셰어’의 올해 계획에 색다른의원과의 연계사업이 있어요. 색다른의원에서 하고자 하는 진료를 셰어의 활동과 같이 녹여보고자 하는 거죠.
임신중지 관련해서는 정책적 변화를 위한 활동도 물론 필요하고요, 색다른의원에서 가능한 일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임신중지 의료서비스를 위해 색다른의원을 다녀가시는 분들에게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에요. 아직은 임신중지가 실질적으로 비범죄화되려면 제도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각자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건, ‘낙태죄’는 사라졌다는 거니까요. 환자에게 불법이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 있고,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 좋습니다. 임신 상담부터 이후 피임까지 진짜 의료서비스다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