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산권은 여성폭력과 노동, 복지를 관통하는 문제

2020-12-02

[일다] '낙태죄’ 있는 사회에서 여성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재생산권은 여성폭력과 노동, 복지를 관통하는 문제

11월 25일 저녁, 불꽃페미액션이 주최한 <낙태를 말하는 술담회> 참석자들은 국가가 비혼 여성 출산을 반기지 않는 건, ‘정상가족’을 견고하게 유지함으로써 국가가 가부장 역할을 지속하기 위함이라고 입을 모아 얘기했다. 또한 그 가부장(국가)이 여성의 몸과 재생산권을 통제하는 것은 결국 ‘낙태죄’를 유지하려는 의도와도 연결된다고 주장했다.

‘낙태죄’는 국가에 의한 여성폭력에 해당

임신중지를 한 여성을 처벌하는 ‘낙태죄’를 유지한 정부의 법률개정안은 각 전문가 그룹과 국가인권위원회를 비롯해 시민사회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나영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SHARE) 대표는 “낙태죄가 국가가 근절하고자 외치는 여성폭력의 일부”라고 말했다. ‘낙태죄’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죽임을 당하는 페미사이드(Femicide)의 일부라는 건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세계 곳곳에서 ‘낙태죄’라는 처벌과 낙인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위험에 빠지거나 목숨을 잃었다. 나영 대표는 “‘낙태죄’로 인해 여성들의 건강과 생명에 위협을 당하는 건, 엄연히 국가와 사회에 의한 여성폭력”이라며 “‘낙태죄’로 인해 여성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알아서 병원을 찾아가야 하고, 그 경험을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사회적 낙인이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거기다 이미 국가는 ‘인구계획’이라는 이름 아래, 여성의 몸을 통제하고 훼손한 경력이 있다. “제가 실제로 들은 사례에 의하면, 1986년도까지 길을 가던 여성을 가족계획요원이 봉고차에 태워서 배꼽수술(피임 수술을 복강경을 통해서 하는 것)을 시키는 일들이 있었다는 거에요. 어떤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그냥 ‘아줌마 애가 몇이에요?’ 하고 ‘둘이에요’ 하면 데리고 갔던 거에요. 이건 굉장히 심각한 국가에 의한 여성폭력이거든요. 이런 것들에 대해 여전히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고요.”

또한 ‘낙태죄’는 페미사이드의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가정폭력/데이트폭력과도 연결된다. 임신은 혼자 하는 게 아닌데도 임신중지를 한 여성만 처벌을 받게 되는 이 법은 종종 남성 파트너가 폭력을 행사하고 그걸 은폐하는 수단이 된다. “임신중지에 대한 처벌이 유지되는 한, 여성과 남성의 불평등한 관계가 지속될 수밖에 없어요. 임신중지를 고소, 고발하는 사례 대부분은 여성에 대한 폭력적인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 남성파트너, 전남편과 그의 가족이에요. 사실 임신중지를 알고 있는 당사자와 의사 외에 고발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겠어요?” 실제로 임신초기부터 폭력을 휘두르고 칼을 두고 여성을 위협했던 남성을 피해 임신중지를 결정한 여성이 처벌을 받은 사례도 있다. “폭력이 너무 심하니까 여성이 혼자서 임신중지를 했는데, 남편이 자기 동의를 얻지 않고 임신중지를 했다는 이유로 여성을 고발한 거에요. 그런데 남성은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 선고를 받고, 여성만 벌금형을 받았어요.”

(전문보기) https://www.ildaro.com/8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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