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명]
처벌보다 중요한 건 시스템의 변화다. 임신중지를 지연시키는 시스템부터 바꿔라.
- 의정부 20대 여성 아동학대 살해 혐의 기소에 부쳐
지난 9일 의정부지검 형사3부는 모텔에서 홀로 출산한 한 여성의 신생아가 출생 후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20대 여성을 아동학대살해죄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당시 여성은 임신중지를 위해 의료기관을 찾았으나, 임신중지가 가능한 주수가 아니라는 이유로 시술을 받지 못했다. 이 여성은 이미 출산까지 가기 전에 실질적으로 양육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판단하고 책임감 있는 결정을 하고자 했다. 조금이라도 이른 시기에 필요한 정보를 얻고 안전하게 임신중지를 할 수 있었다면 출산 후 신생아가 사망하는 상황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와 사회는 무엇을 했는가. 어떠한 도움도 얻지 못하고 고립된 상태에서 홀로 출산하는 상황으로 내몰린 이가 마주한 것은 결국 경찰의 수갑이었다.
임신중지에 관한 상담과 지원을 제공하고 있는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이하 셰어)도 안전한 임신중지에 관한 정보를 얻지 못하거나 의료기관이나 상담기관의 임신중지 관련 상담과 의료 제공 거부, 제3자 동의 요구, 비용 마련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다가 임신중지 시기가 크게 지연되었던 당사자의 사례를 자주 만나고 있다. 이 사건은 사회로부터 추방되어 수감되어야 하는 범죄자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가 먼저 책임을 통감하고 비범죄화 후에도 임신중지를 심각하게 지연시키고 있는 현재의 시스템부터 바꾸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중요한 사건이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 임신중지 비범죄화 6년 차가 된 현재, 당사자의 자기 결정에 의한 임신중지는 어떠한 이유에서든 더 이상 처벌의 대상이 아니다. 임신중지가 ‘비범죄화’되었다는 의미는 단순히 처벌 중단이 아니라, 임신한 사람이 임신중지를 결정했다면, 처벌에 대한 두려움이나 강요 없이 빠른 시기에 안전하게 임신중지를 할 수 있도록 약 또는 시술 방법, 의료기관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보건의료 접근성이 낮거나 사회경제적 상황이 취약한 경우에는 상담과 더불어 관련 지원이 연계될 수 있도록 정부가 실질적인 보건의료 체계와 상담, 정보 제공 시스템, 연계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비범죄화 이후에도 정부의 책임 방기로 인해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의료기관의 임신중지 거부, 건강보험 보장을 받을 수 없는 상태에서의 비공식적인 수가로 인한 의료비 부담, 제3자의 동의나 동행 요구와 개입, 폭력 등의 상황으로 인해 필요한 정보와 지원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임신중지 시기가 심각하게 지연되고 있다. 정부가 비범죄화 이후 임신중지를 ‘권리’로서 보장하기 위한 상담과 보건의료, 연계 지원 체계부터 구축해 나갔다면 이번 사건의 당사자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 이르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최근에도 셰어는 정부의 책임 방기와 잘못된 위기임신 상담 체계로 인해 임신중지 시기가 크게 지연된 당사자를 지원한 바 있다. 셰어가 지원한 당사자는 임신중지 관련 정보를 찾기 위해 갔던 곳에서 보건복지부의 홍보물을 보고 1308을 통해 임신중지 상담을 요청했으나 임신중지를 원할 경우에는 도움을 줄 수 없다는 말만 반복적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의 「2025년 위기임신 및 보호출산 지원 사업 안내」에 따르면, 위기임산부가 지역상담기관에 인공임신중절에 관한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 원가정 양육·입양·보호출산 관련 정보뿐만 아니라 임신중절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도록 되어 있다. 물론, 제공할 정보로서 현재는 폐지된 모자보건법 14조를 인용하는 한계가 있지만, 상담자는 임신중절의 의료적 절차 및 방법 등을 안내해야 한다. 또한, 임신중절과 관련하여 보다 자세한 상담(의료기관 안내 등)을 요청하는 경우에는 모자보건 및 임신중절과 관련한 상담 책임을 맡고 있는 러브플랜을 안내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러브플랜 또한 실질적인 임신중지 상담과 지원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상담자는 최소한 이에 관한 정보라도 제공해야 한다.
셰어의 내담자가 경험했던 상담 과정에서는 출산, 입양, 보호출산제에 관한 설명과 설득만이 이어졌고, 결국 내담자는 공식 상담 체계에서 실질적인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상담을 중단한 후 혼자 임신중지를 위한 의료기관을 알아보고 비용을 마련해야 했다. 처음 1308에 상담을 요청했을 때 의료기관을 연계받을 수 있었다면 더 이른 시기에 안전하게 임신중지를 할 수 있었던 이 당사자는 결국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커지는 의료비 부담과 의료접근성 제약으로 인해 임신중지 시기가 크게 지연되었다.
바로 이러한 상황이 지금 임신중지를 원하는 사람들을 더욱 위험하고, 고립되는 상황으로 만드는 현재 위기임신 상담 체계의 현실이다. 이 내담자의 경험과 같이 지금 보호출산제를 기반으로 구축된 상담 지원 현장에서는 「2025년 위기임신 및 보호출산 지원 사업 안내」 매뉴얼에 있는 최소한의 상담기관 연계조차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당사자의 상황과 의사결정을 무시하고 출산과 양육, 입양만을 설득하는 상담 과정으로 인해 결국 위기임신 상담센터가 오히려 임신중지 시기만을 크게 지연시키고 있는 것이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정부 책임 부처와 국회의 태도는 여전히 실망스러울 따름이다.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의 유산유도제 도입 검토 현황에 관한 언급에도, 보건복지부와 식약처, 성평등가족부는 책임있는 추진 계획에 대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더 이상 입법 공백과 부처 간 합의를 핑계로 안전하게 임신중지할 권리를 침해하지 말라.
임신중지를 원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임신중지 자체에 대한 정확하고 안전한 정보 제공, 신속한 의료기관 연계, 그리고 임신중지 전후의 상황에 맞춘 심리적, 사회적 지원이다. 임신중지 상담은 처음부터 임신중지에 대한 상담과 지원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그래야만 당사자의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임신중지가 불필요하게 지연되지 않고, 안전과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다.
또한 임신중지 시기가 늦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임신 초기에 안전하게 임신중지를 할 수 있도록 접근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안전한 임신중지의 보장은 당사자의 건강 회복과 관련 상황에 대한 회복 지원, 피임 및 이후 출산 계획과 연계되어 더 적극적인 지원으로 나아갈 수 있다.
정부는 유산유도제 도입, 건강보험 적용과 더불어 지난 7년 동안 반복적으로 요구해 온 공식적인 보건의료 체계와 임신의 당사자에게 필요한 의료기관 연계체계를 구축하고, 보호출산제나 위기임신 상담 체계와는 별개의 포괄적 임신중지 상담 지원 시스템을 지금 즉시 구축하라.
임신중지를 결정한 이가 사회적 환경으로 인해 임신중지를 하지 못해 범죄자가 되는 상황을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 비범죄화 상황에서 사회적 자원이 없어서 누군가 범죄자가 되는 상황을 방치한 정부는 다시는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을 통감하고 즉시 책임있는 실행 체계 구축에 나서라.
2026년 1월 16일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성명]
처벌보다 중요한 건 시스템의 변화다. 임신중지를 지연시키는 시스템부터 바꿔라.
- 의정부 20대 여성 아동학대 살해 혐의 기소에 부쳐
지난 9일 의정부지검 형사3부는 모텔에서 홀로 출산한 한 여성의 신생아가 출생 후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20대 여성을 아동학대살해죄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당시 여성은 임신중지를 위해 의료기관을 찾았으나, 임신중지가 가능한 주수가 아니라는 이유로 시술을 받지 못했다. 이 여성은 이미 출산까지 가기 전에 실질적으로 양육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판단하고 책임감 있는 결정을 하고자 했다. 조금이라도 이른 시기에 필요한 정보를 얻고 안전하게 임신중지를 할 수 있었다면 출산 후 신생아가 사망하는 상황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와 사회는 무엇을 했는가. 어떠한 도움도 얻지 못하고 고립된 상태에서 홀로 출산하는 상황으로 내몰린 이가 마주한 것은 결국 경찰의 수갑이었다.
임신중지에 관한 상담과 지원을 제공하고 있는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이하 셰어)도 안전한 임신중지에 관한 정보를 얻지 못하거나 의료기관이나 상담기관의 임신중지 관련 상담과 의료 제공 거부, 제3자 동의 요구, 비용 마련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다가 임신중지 시기가 크게 지연되었던 당사자의 사례를 자주 만나고 있다. 이 사건은 사회로부터 추방되어 수감되어야 하는 범죄자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가 먼저 책임을 통감하고 비범죄화 후에도 임신중지를 심각하게 지연시키고 있는 현재의 시스템부터 바꾸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중요한 사건이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 임신중지 비범죄화 6년 차가 된 현재, 당사자의 자기 결정에 의한 임신중지는 어떠한 이유에서든 더 이상 처벌의 대상이 아니다. 임신중지가 ‘비범죄화’되었다는 의미는 단순히 처벌 중단이 아니라, 임신한 사람이 임신중지를 결정했다면, 처벌에 대한 두려움이나 강요 없이 빠른 시기에 안전하게 임신중지를 할 수 있도록 약 또는 시술 방법, 의료기관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보건의료 접근성이 낮거나 사회경제적 상황이 취약한 경우에는 상담과 더불어 관련 지원이 연계될 수 있도록 정부가 실질적인 보건의료 체계와 상담, 정보 제공 시스템, 연계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비범죄화 이후에도 정부의 책임 방기로 인해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의료기관의 임신중지 거부, 건강보험 보장을 받을 수 없는 상태에서의 비공식적인 수가로 인한 의료비 부담, 제3자의 동의나 동행 요구와 개입, 폭력 등의 상황으로 인해 필요한 정보와 지원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임신중지 시기가 심각하게 지연되고 있다. 정부가 비범죄화 이후 임신중지를 ‘권리’로서 보장하기 위한 상담과 보건의료, 연계 지원 체계부터 구축해 나갔다면 이번 사건의 당사자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 이르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최근에도 셰어는 정부의 책임 방기와 잘못된 위기임신 상담 체계로 인해 임신중지 시기가 크게 지연된 당사자를 지원한 바 있다. 셰어가 지원한 당사자는 임신중지 관련 정보를 찾기 위해 갔던 곳에서 보건복지부의 홍보물을 보고 1308을 통해 임신중지 상담을 요청했으나 임신중지를 원할 경우에는 도움을 줄 수 없다는 말만 반복적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의 「2025년 위기임신 및 보호출산 지원 사업 안내」에 따르면, 위기임산부가 지역상담기관에 인공임신중절에 관한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 원가정 양육·입양·보호출산 관련 정보뿐만 아니라 임신중절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도록 되어 있다. 물론, 제공할 정보로서 현재는 폐지된 모자보건법 14조를 인용하는 한계가 있지만, 상담자는 임신중절의 의료적 절차 및 방법 등을 안내해야 한다. 또한, 임신중절과 관련하여 보다 자세한 상담(의료기관 안내 등)을 요청하는 경우에는 모자보건 및 임신중절과 관련한 상담 책임을 맡고 있는 러브플랜을 안내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러브플랜 또한 실질적인 임신중지 상담과 지원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상담자는 최소한 이에 관한 정보라도 제공해야 한다.
셰어의 내담자가 경험했던 상담 과정에서는 출산, 입양, 보호출산제에 관한 설명과 설득만이 이어졌고, 결국 내담자는 공식 상담 체계에서 실질적인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상담을 중단한 후 혼자 임신중지를 위한 의료기관을 알아보고 비용을 마련해야 했다. 처음 1308에 상담을 요청했을 때 의료기관을 연계받을 수 있었다면 더 이른 시기에 안전하게 임신중지를 할 수 있었던 이 당사자는 결국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커지는 의료비 부담과 의료접근성 제약으로 인해 임신중지 시기가 크게 지연되었다.
바로 이러한 상황이 지금 임신중지를 원하는 사람들을 더욱 위험하고, 고립되는 상황으로 만드는 현재 위기임신 상담 체계의 현실이다. 이 내담자의 경험과 같이 지금 보호출산제를 기반으로 구축된 상담 지원 현장에서는 「2025년 위기임신 및 보호출산 지원 사업 안내」 매뉴얼에 있는 최소한의 상담기관 연계조차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당사자의 상황과 의사결정을 무시하고 출산과 양육, 입양만을 설득하는 상담 과정으로 인해 결국 위기임신 상담센터가 오히려 임신중지 시기만을 크게 지연시키고 있는 것이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정부 책임 부처와 국회의 태도는 여전히 실망스러울 따름이다.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의 유산유도제 도입 검토 현황에 관한 언급에도, 보건복지부와 식약처, 성평등가족부는 책임있는 추진 계획에 대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더 이상 입법 공백과 부처 간 합의를 핑계로 안전하게 임신중지할 권리를 침해하지 말라.
임신중지를 원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임신중지 자체에 대한 정확하고 안전한 정보 제공, 신속한 의료기관 연계, 그리고 임신중지 전후의 상황에 맞춘 심리적, 사회적 지원이다. 임신중지 상담은 처음부터 임신중지에 대한 상담과 지원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그래야만 당사자의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임신중지가 불필요하게 지연되지 않고, 안전과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다.
또한 임신중지 시기가 늦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임신 초기에 안전하게 임신중지를 할 수 있도록 접근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안전한 임신중지의 보장은 당사자의 건강 회복과 관련 상황에 대한 회복 지원, 피임 및 이후 출산 계획과 연계되어 더 적극적인 지원으로 나아갈 수 있다.
정부는 유산유도제 도입, 건강보험 적용과 더불어 지난 7년 동안 반복적으로 요구해 온 공식적인 보건의료 체계와 임신의 당사자에게 필요한 의료기관 연계체계를 구축하고, 보호출산제나 위기임신 상담 체계와는 별개의 포괄적 임신중지 상담 지원 시스템을 지금 즉시 구축하라.
임신중지를 결정한 이가 사회적 환경으로 인해 임신중지를 하지 못해 범죄자가 되는 상황을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 비범죄화 상황에서 사회적 자원이 없어서 누군가 범죄자가 되는 상황을 방치한 정부는 다시는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을 통감하고 즉시 책임있는 실행 체계 구축에 나서라.
2026년 1월 16일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