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유산유도제 승인에 법 개정은 필요없다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 정부 의지로 실현시켜라
지난 7월 14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에 좀 어려움이 있더라도 적정하게 투약할 수 있게 해줘야지, 이런 식으로 지금 정부가 두는 건 무책임한 거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발언하며 유산유도제 승인이 방치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을 강조했다.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에도 7년째 유산유도제 승인과 제도 구축이 완전히 방치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은 유산유도제의 도입 필요성과 이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확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우리는 이에 덧붙여 다음의 몇 가지 사실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강조하고자 한다.
유산유도제 승인은 법 개정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모자보건법 개정 전에라도 약을 안전하게 사용하면 되는 것 아닌가”, “정부는 책임을 모면하겠지만 국민들은 위험에 빠지는 것”이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은 전적으로 옳다. 식약처에 승인이 요청된 유산유도제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은 이미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안전하게 사용하고 있는 약이며, 이 100여 개국은 모두 임신중지에 대한 합법화 수준이 다르다. 임신중지가 완전히 비범죄화된 캐나다, 뉴질랜드는 물론이고 합법적 임신중지의 허용 조건이 매우 까다로운 국가들도 유산유도제는 이미 도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유산유도제의 도입은 법적 허용 기준에 상관없이,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방법에 약을 이용한 비침습적인 임신중지의 선택지를 추가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 개정 여부는 더 이상 유산유도제 승인 지연의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법 개정을 핑계로 유산유도제 승인을 계속해서 지연시켜 온 식약처의 무책임한 행정을 더 이상 방기하지 말고,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식약처의 책임을 촉구하며 신속한 승인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유산유도제의 도입은 보건의료의 질적 수준과 접근성 향상의 지표이다.
현재 승인을 요청하고 있는 유산유도제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은 유산 유도를 통한 임신중지뿐만 아니라 계류유산, 사산 등의 상황에서도 보다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어 세계보건기구에서도 필수의약품으로 보유할 것을 적극 권장하고 있는 약이다. 한국의 의료현장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임신중지의 방법으로 권장하지 않고 있는 소파술이 여전히 많은 의료기관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유산유도제를 도입한 국가에서는 초기 임신중지의 경우 유산유도제를 이용한 비침습적인 방법이나 흡입술로 안전하게 임신중지를 하고 있으며, 임신 2분기 이후의 임신중지에서도 유산유도제가 자궁경부확장배출술에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유산유도제는 특히 초기 임신중지의 접근성을 높이고,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며, 의료기관 이용에 따르는 시간과 거리상의 접근성 제약도 해소해주기 때문에 임신중지 접근성과 안전성에 있어서도 질적 수준을 크게 향상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유산유도제의 도입이 가져올 보건의료의 질적 향상과 그 효과는 유산유도제 승인 지연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현재의 부작용에 비해 비교할 바 없이 훨씬 크다. 정부는 이를 인식하고 유산유도제 도입과 승인을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강력한 의지로 추진해야 한다.
의사 재량이 아닌 정부의 책임과 의지로 시스템을 마련하라.
이재명 대통령은 유산유도제의 사용 기준을 의사의 재량에 맡기는 방안에 대해 언급했지만, 유산유도제를 허용한 어떠한 나라도 약의 처방과 사용 기준을 의사의 재량에 맡긴 나라는 없다.
유산유도제는 이미 임신 기간에 따른 용법과 용량, 부작용 관리, 일반적인 주의사항과 금기 등에 관한 사항이 모두 어느 정도 표준화되어 있으며 세계보건기구가 2022년에 발행한 임신중지 가이드는 이에 대한 권장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반면 아직까지 한국의 보건의료 현실에서는 ‘낙태죄’의 존재로 인해 대부분의 의료인이 이에 대한 교육과 정보를 충분히 접하지 못한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유산유도제의 처방과 사용을 의사의 재량에만 맡기겠다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무책임에 불과하다. 지금 정부가 할 일은 유산유도제를 지체 없이 승인하고, 이와 함께 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하는 가이드에 따라 처방 자격과 처방 지침을 마련하며, 이를 안정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보건의료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우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과 의지가 정부의 구체적인 실행 체계로서 증명되기를 기대하며,
유산유도제의 신속한 도입과 함께 아래의 사항을 추진할 것을 요구한다.
- 유산유도제의 처방과 이용에 관한 가이드는 세계보건기구의 2022 임신중지 가이드를 반영하여 적용할 것
- 약을 이용한 내과적 방법과 시술을 통한 외과적 방법 등 모든 경우의 임신중지에 건강보험 보장을 적용할 것
- 유산유도제 도입과 함께 안전한 임신중지의 보장에 관한 의료가이드를 마련하고 배포할 것
- 모든 사람이 임신중지의 방법과 가까운 의료기관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공식 정보 제공 시스템을 마련할 것
- 모든 의료기관이 당사자의 자기 의사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존중하여 임신중지의 방법을 안내하고 안전한 임신중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보건의료 체계를 구축할 것
임신중지의 비범죄화를 통한 안전한 임신중지 권리의 보장은 이제 국제적으로 재생산 건강 보장을 위한 중요한 방향이 되었으며, 한국은 이미 임신중지 비범죄화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하는 수준에 와 있다. 이제 이재명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후퇴 없이 이를 실현시키기를 바란다.
2026년 7월 16일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논평] 유산유도제 승인에 법 개정은 필요없다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 정부 의지로 실현시켜라
지난 7월 14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에 좀 어려움이 있더라도 적정하게 투약할 수 있게 해줘야지, 이런 식으로 지금 정부가 두는 건 무책임한 거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발언하며 유산유도제 승인이 방치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을 강조했다.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에도 7년째 유산유도제 승인과 제도 구축이 완전히 방치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은 유산유도제의 도입 필요성과 이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확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우리는 이에 덧붙여 다음의 몇 가지 사실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강조하고자 한다.
유산유도제 승인은 법 개정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모자보건법 개정 전에라도 약을 안전하게 사용하면 되는 것 아닌가”, “정부는 책임을 모면하겠지만 국민들은 위험에 빠지는 것”이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은 전적으로 옳다. 식약처에 승인이 요청된 유산유도제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은 이미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안전하게 사용하고 있는 약이며, 이 100여 개국은 모두 임신중지에 대한 합법화 수준이 다르다. 임신중지가 완전히 비범죄화된 캐나다, 뉴질랜드는 물론이고 합법적 임신중지의 허용 조건이 매우 까다로운 국가들도 유산유도제는 이미 도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유산유도제의 도입은 법적 허용 기준에 상관없이,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방법에 약을 이용한 비침습적인 임신중지의 선택지를 추가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 개정 여부는 더 이상 유산유도제 승인 지연의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법 개정을 핑계로 유산유도제 승인을 계속해서 지연시켜 온 식약처의 무책임한 행정을 더 이상 방기하지 말고,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식약처의 책임을 촉구하며 신속한 승인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유산유도제의 도입은 보건의료의 질적 수준과 접근성 향상의 지표이다.
현재 승인을 요청하고 있는 유산유도제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은 유산 유도를 통한 임신중지뿐만 아니라 계류유산, 사산 등의 상황에서도 보다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어 세계보건기구에서도 필수의약품으로 보유할 것을 적극 권장하고 있는 약이다. 한국의 의료현장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임신중지의 방법으로 권장하지 않고 있는 소파술이 여전히 많은 의료기관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유산유도제를 도입한 국가에서는 초기 임신중지의 경우 유산유도제를 이용한 비침습적인 방법이나 흡입술로 안전하게 임신중지를 하고 있으며, 임신 2분기 이후의 임신중지에서도 유산유도제가 자궁경부확장배출술에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유산유도제는 특히 초기 임신중지의 접근성을 높이고,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며, 의료기관 이용에 따르는 시간과 거리상의 접근성 제약도 해소해주기 때문에 임신중지 접근성과 안전성에 있어서도 질적 수준을 크게 향상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유산유도제의 도입이 가져올 보건의료의 질적 향상과 그 효과는 유산유도제 승인 지연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현재의 부작용에 비해 비교할 바 없이 훨씬 크다. 정부는 이를 인식하고 유산유도제 도입과 승인을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강력한 의지로 추진해야 한다.
의사 재량이 아닌 정부의 책임과 의지로 시스템을 마련하라.
이재명 대통령은 유산유도제의 사용 기준을 의사의 재량에 맡기는 방안에 대해 언급했지만, 유산유도제를 허용한 어떠한 나라도 약의 처방과 사용 기준을 의사의 재량에 맡긴 나라는 없다.
유산유도제는 이미 임신 기간에 따른 용법과 용량, 부작용 관리, 일반적인 주의사항과 금기 등에 관한 사항이 모두 어느 정도 표준화되어 있으며 세계보건기구가 2022년에 발행한 임신중지 가이드는 이에 대한 권장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반면 아직까지 한국의 보건의료 현실에서는 ‘낙태죄’의 존재로 인해 대부분의 의료인이 이에 대한 교육과 정보를 충분히 접하지 못한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유산유도제의 처방과 사용을 의사의 재량에만 맡기겠다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무책임에 불과하다. 지금 정부가 할 일은 유산유도제를 지체 없이 승인하고, 이와 함께 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하는 가이드에 따라 처방 자격과 처방 지침을 마련하며, 이를 안정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보건의료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우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과 의지가 정부의 구체적인 실행 체계로서 증명되기를 기대하며,
유산유도제의 신속한 도입과 함께 아래의 사항을 추진할 것을 요구한다.
- 유산유도제의 처방과 이용에 관한 가이드는 세계보건기구의 2022 임신중지 가이드를 반영하여 적용할 것
- 약을 이용한 내과적 방법과 시술을 통한 외과적 방법 등 모든 경우의 임신중지에 건강보험 보장을 적용할 것
- 유산유도제 도입과 함께 안전한 임신중지의 보장에 관한 의료가이드를 마련하고 배포할 것
- 모든 사람이 임신중지의 방법과 가까운 의료기관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공식 정보 제공 시스템을 마련할 것
- 모든 의료기관이 당사자의 자기 의사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존중하여 임신중지의 방법을 안내하고 안전한 임신중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보건의료 체계를 구축할 것
임신중지의 비범죄화를 통한 안전한 임신중지 권리의 보장은 이제 국제적으로 재생산 건강 보장을 위한 중요한 방향이 되었으며, 한국은 이미 임신중지 비범죄화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하는 수준에 와 있다. 이제 이재명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후퇴 없이 이를 실현시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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