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입장] 양회동 열사를 보내는 우리의 다짐
장례투쟁으로 이제 양회동 열사를 떠나보냅니다. 양회동 열사는 노동조합을 폄훼하고 탄압하는 국가폭력에 죽음으로 저항했습니다. 장례투쟁은 열사가 지키고자 했던 자존심을 우리가 지켜내겠다는 다짐의 시간입니다. 양회동 열사를 보내며, 우리는 이 다짐을 더욱 날카롭게 다시 세우겠습니다.
정당한 노조 활동을 '공갈'로 만들며 탄압하는 것이 "자존심이 허락되지 않는다"던 양회동 열사, 그것은 한 명의 건설노동자만의 목소리가 아니었습니다. 양회동 열사의 외침은 세상을 바꾸고 싶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투쟁할 권리, 우리 목소리를 듣지 않는 세상을 향해 단결하여 저항할 권리, 인간답게 존재할 권리를 지키겠다는 한국사회 모든 노동하는 사람들의 절규이기도 했습니다. 다른 세상을 함께 열망하는 우리는 양회동 열사를 추모하는 투쟁을 함께 해왔습니다.
그런데 양회동 열사 장례투쟁을 책임지는 장례위원회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동장례위원장으로 함께 한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에 주요하게 역할해온 ‘관계부처 합동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 TF’는 2021년 문재인 정부 시기 만들어졌습니다. 지금과 같이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경찰청이 한통속이 되어, 폭행, 협박, 업무방해 등을 이유로 346명의 건설노동자가 송치되고 5명이 구속되었습니다.
이러한 탄압의 시작은 노무현 정부로 거슬러갑니다. 노무현 정부는 2003년 집권 직후부터 수백 명의 건설노동자를 구속하며, 건설노조 파업과 현장 활동에 대해 대대적인 탄압을 자행했습니다. 노무현 정부 시기 내내 이어진 노조 탄압은 ILO(국제노동기구)에 제소되어 탄압 중단 권고가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당시 건설노조와 민주노총은 ‘노조 죽이기, 공안탄압 중단하라' 외치며 투쟁했습니다.
이런 역사를 성찰하지도 반성하지도 않는 더불어민주당이 양회동 열사 장례투쟁을 대표하는 자리에 있게 되었습니다. '건폭'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을 뿐 건설노동자의 노동권을 부정하고 탄압을 이어온 더불어민주당이 양회동 열사의 뜻을 계승할 것이라는 신뢰의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이렇게 양회동 열사를 떠나보내게 된 것에 대해 우리는 복잡한 마음과 함께 무거운 책임을 느낍니다. 건설노동자들이 탄압의 광풍을 맞으며 외롭지 않게 투쟁할 수 있도록 든든한 동지가 되지 못한 것이 아픕니다. 열사의 뜻을 이어받아 건설노동자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길에 우리의 연대가 더욱 든든할 수 있도록 그래서 더욱 크게 싸울 수 있도록, 오늘의 현실을 아프게 기억하고 이후를 벼려가겠습니다.
열사를 떠나보내며, 양회동 열사가 지키고자 했던 자존심을 곱씹어 생각해봅니다. '무리하게 시키는대로'가 아니라 '천천히 정석대로'라는 원칙과 기준이 있는 일터를 만들었다는 자부심, 폐기물이 아닌 인간으로 존엄을 함께 지키는 관계를 만들었다는 든든함, 건설노조의 일원으로서 양회동 열사가 가졌던 긍지를 기억합니다. 양회동 열사를 추모하는 자리마다 '노가다'가 아닌 노동자로서 이름을 되찾은 우리는 다시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던 건설노조 동지들의 외침을 다시 한 번 떠올립니다.
건설노조는 장례투쟁 이후 현장으로 돌아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합니다. 그 투쟁이 건설현장 펜스 안에 갇히지 않도록, 현장에서부터 사회로 서로의 존엄을 잇는 투쟁을 우리가 함께 하겠습니다. 존엄을 무너뜨리려는 권력과 자본을 우리의 자존심으로 허락하지 않겠습니다. 양회동 열사가 품었던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우리가 지어 가겠습니다. 노동자의 권리를 세우며 건설 현장을 바꿔온 수많은 '양회동'과 함께 존엄을 짓는 여정에 함께 하겠습니다.
양회동 열사의 명복을 빕니다. 유가족에게도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2023년 6월 22일
연명 참가자 일동
(개인 422명)
가원 강공덕 강나라 강남남 강문식 강성수 강원섭 강은주 강이슬 강찬구 강천희 강혜빈 고나경 고동민 고석근 고태은 공유정옥 공현 공혜원 구준모 구파란 권명숙 권미정 권미현 권보연 권영국 권오찬 권자현 금문 기민형 길핀풀 김건수 김건호 김경주 김경호 김경훈 김금희 김김정현 김나영(잿녹) 김나혜 김동성 김모드 김미라 김미숙 김미진 김범수 김분희 김상국 김상열 김상패 김상현 김서룡 김선철 김선호 김성봉 김세은 김세호 김소진 김수현 김순 김승욱 김승하 김신석 김언철 김연탁 김영수 김용철 김우진 김윤영 김은수 김은주 김일웅 김재광 김재상 김재섭 김재천 김정수 김정식 김정훈 김정희 김종보 김종서 김종형 김종환 김중희 김지문 김지안 김지영 김지혜 김진영 김찬 김찬식 김태연 김태원 김태윤 김태훈 김한주 김형렬 김형수 김혜정 김혜진 김호규 김화중 김희정 까밀로 꼬비 나경훈 나단아 나영 나영정 나해니 난다 남상웅 남영란 남정아 남희정 노석진 담 뎡야핑 랄라 랑희 레마 류동열 류봉식 림보 명민경 명숙 몽 무름 문명숙 문상수 문수혁 미류 민서연 민선 민현종 민희 박경석 박경주 박경환 박기형 박배균 박상은 박상준 박상헌 박선영 박성모 박성진 박성혜 박성호 박세중 박송윤 박슬기 박승권 박영인 박예준 박옥주 박용주 박유리 박은경 박의호 박인서 박재현 박재형 박정상 박정아 박정훈 박종성 박준 박진선 박진우1 박진우2 박태웅 박한희 박해영 박향주 박형준 박효진 배경내 배경진 배나은 배성민 배예주 백선영 백숙희 백승호 백일자 백종성 변혜진 빈둥 서경 서미영 서영천 서은솔 서정민갑 서진하 서태문 선지현 성상민 소성욱 손소희 손윤경 손진우 손채윤 송영인 송지영 송홍석 신유아 신정현 신주용 신현암 심종숙 심지훈 씨앗 안경원 안규백 안나 안대엽 안명희 안병석 안성희 안양근 안이숙 안종호 안지현 양경규 양대성 양동민 양윤숙 양은정 어쓰 엄길용 엄정흠 엄진령 엄태영 여민희 예진 오수영 오승준 오연춘 오춘상 원대희 위대현 유경희 유상협 유지원 유청희 유형섭 윤경 윤경미 윤경희 윤도연 윤성희 윤세정 윤용숙 윤혜성 윤호숙 은재 이경미 이경엽 이경희 이권수 이규언 이근탁 이기자 이나래 이나영 이다영 이덕희 이두찬 이득재 이명순 이삼형 이상 이상욱 이상윤 이상화 이선웅 이선화 이숙견 이승한 이영호 이예진 이용준 이우섭 이윤수 이율리 이은정 이을 이을재 이일휘 이재식 이재현 이정협 이정호 이제경 이종란 이주언 이주희 이지홍 이진숙 이진우 이태숙 이태준 이태진 이태희 이현석 이현의 이현주 이혜원 이혜은 이호기 이호연 이훈 이희문 인해 임상준 임솜이 임영택 임용현 임지영 임현창 임희연 임희진 장경희 장범식 장성기 장영미 장예정 장인하 장정아 재현 전경민 전서현 전수경 전진한 정경화 정경희 정난숙 정록 정무빈 정범채 정보라 정상태 정새얀 정석완 정선애 정성용 정성철 정성훈 정순영 정시영 정여진 정영미 정용욱 정우준 정은경 정은진 정은희 정이어린 정정은 정주회 정창수 정혜진 정환희 정회영 정훈록 정희섭 조건희 조광한 조신영 조아라 조영훈 조원하 조장우 조재식 조진영 조한진희 조형우 조혜연 조혜진 진기영 진냥 진재연 창준(사루) 채민 채민석 채효정 최덕현 최민 최민규 최세호 최승훈 최예훈 최윤혜 최은경 최은숙 최정운 최정화 최종진 최종현 최진규 최진일 최한미 최현정 최희성 테라 하성안 한기영 한낱 한영섭 한재각 해미 허희필(허승엽) 현일구 홍성민 홍성탁 홍옥순 홍정선 홍태림 황용연 희정
(단체 93개)
(사)서울장애인부모연대 보험설계사지부KB라이프파트너스지회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공공운수노조택시지부 관광레져산업노조세종호텔지부 교육노동자현장실천 국제민주연대 김용균재단 노동건강연대 노동당 노동도시연대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노동자가여는평등의길 노동자의벗 노동해방마중(준) 노동해방을위한좌파활동가대구결집 노들장애학궁리소 노무법인필 녹색당서울시당 다른몸들 다산인권센터 멸종반란가톨릭 문화연대 민족작가연합 민중건강연대 반제국주의학습모임반격 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 빈곤사회연대 사단법인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사무금융노조보험설계사지부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생명안전시민넷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성공회대학교인권위원회 성서공단지역지회 성소수자부모모임 성적권리와재생산정의를위한센터셰어SHARE 속초칠무글방 스튜디오알 아래로부터전북노동연대 연구공동체건강과대안 오산이주노동자센터 우리들의상호부조말랑키즘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유해물질로부터안전한삶과일터충북노동자시민회의 음성노동자권리찾기사업단"꿈틀" 음성민중연대 이윤보다인간을 인권교육센터들 인권아카이브 인권연구소'창' 인권운동네트워크바람 인권운동사랑방 인문학공동체이음 인천사람연대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정의기억연대 장애여성공감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해방열사_단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환 정의당경기도당청소년위원회 정의당송파구지역위원회 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 제주빌레하우스 제주평화인권센터 진보3.0 책방토닥토닥 천주교인권위원회 청년녹색당 청소년인권운동연대지음 충남노동건강인권센터새움터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부뜰 충북노동자교육공간동동 치유와연대의공동체두리공감 케이비오토텍지회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플랫폼씨 학생사회주의자연대(준) 학습지노조대교지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지엠지부현장조직새민주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알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혐오문화대응네트워크 홈리스행동
[공동입장] 양회동 열사를 보내는 우리의 다짐
장례투쟁으로 이제 양회동 열사를 떠나보냅니다. 양회동 열사는 노동조합을 폄훼하고 탄압하는 국가폭력에 죽음으로 저항했습니다. 장례투쟁은 열사가 지키고자 했던 자존심을 우리가 지켜내겠다는 다짐의 시간입니다. 양회동 열사를 보내며, 우리는 이 다짐을 더욱 날카롭게 다시 세우겠습니다.
정당한 노조 활동을 '공갈'로 만들며 탄압하는 것이 "자존심이 허락되지 않는다"던 양회동 열사, 그것은 한 명의 건설노동자만의 목소리가 아니었습니다. 양회동 열사의 외침은 세상을 바꾸고 싶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투쟁할 권리, 우리 목소리를 듣지 않는 세상을 향해 단결하여 저항할 권리, 인간답게 존재할 권리를 지키겠다는 한국사회 모든 노동하는 사람들의 절규이기도 했습니다. 다른 세상을 함께 열망하는 우리는 양회동 열사를 추모하는 투쟁을 함께 해왔습니다.
그런데 양회동 열사 장례투쟁을 책임지는 장례위원회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동장례위원장으로 함께 한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에 주요하게 역할해온 ‘관계부처 합동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 TF’는 2021년 문재인 정부 시기 만들어졌습니다. 지금과 같이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경찰청이 한통속이 되어, 폭행, 협박, 업무방해 등을 이유로 346명의 건설노동자가 송치되고 5명이 구속되었습니다.
이러한 탄압의 시작은 노무현 정부로 거슬러갑니다. 노무현 정부는 2003년 집권 직후부터 수백 명의 건설노동자를 구속하며, 건설노조 파업과 현장 활동에 대해 대대적인 탄압을 자행했습니다. 노무현 정부 시기 내내 이어진 노조 탄압은 ILO(국제노동기구)에 제소되어 탄압 중단 권고가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당시 건설노조와 민주노총은 ‘노조 죽이기, 공안탄압 중단하라' 외치며 투쟁했습니다.
이런 역사를 성찰하지도 반성하지도 않는 더불어민주당이 양회동 열사 장례투쟁을 대표하는 자리에 있게 되었습니다. '건폭'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을 뿐 건설노동자의 노동권을 부정하고 탄압을 이어온 더불어민주당이 양회동 열사의 뜻을 계승할 것이라는 신뢰의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이렇게 양회동 열사를 떠나보내게 된 것에 대해 우리는 복잡한 마음과 함께 무거운 책임을 느낍니다. 건설노동자들이 탄압의 광풍을 맞으며 외롭지 않게 투쟁할 수 있도록 든든한 동지가 되지 못한 것이 아픕니다. 열사의 뜻을 이어받아 건설노동자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길에 우리의 연대가 더욱 든든할 수 있도록 그래서 더욱 크게 싸울 수 있도록, 오늘의 현실을 아프게 기억하고 이후를 벼려가겠습니다.
열사를 떠나보내며, 양회동 열사가 지키고자 했던 자존심을 곱씹어 생각해봅니다. '무리하게 시키는대로'가 아니라 '천천히 정석대로'라는 원칙과 기준이 있는 일터를 만들었다는 자부심, 폐기물이 아닌 인간으로 존엄을 함께 지키는 관계를 만들었다는 든든함, 건설노조의 일원으로서 양회동 열사가 가졌던 긍지를 기억합니다. 양회동 열사를 추모하는 자리마다 '노가다'가 아닌 노동자로서 이름을 되찾은 우리는 다시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던 건설노조 동지들의 외침을 다시 한 번 떠올립니다.
건설노조는 장례투쟁 이후 현장으로 돌아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합니다. 그 투쟁이 건설현장 펜스 안에 갇히지 않도록, 현장에서부터 사회로 서로의 존엄을 잇는 투쟁을 우리가 함께 하겠습니다. 존엄을 무너뜨리려는 권력과 자본을 우리의 자존심으로 허락하지 않겠습니다. 양회동 열사가 품었던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우리가 지어 가겠습니다. 노동자의 권리를 세우며 건설 현장을 바꿔온 수많은 '양회동'과 함께 존엄을 짓는 여정에 함께 하겠습니다.
양회동 열사의 명복을 빕니다. 유가족에게도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2023년 6월 22일
연명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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