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주년 세계 여성의 날 기념 논평] 차별 받고 낙인 찍힌 모든 이들의 자리에서 재생산정의를 실현하는 세계 여성의 날이 되기를 바라며

2022-03-08


[114주년 세계 여성의 날 기념 논평]

차별 받고 낙인 찍힌 모든 이들의 자리에서 재생산정의를 실현하는 세계 여성의 날이 되기를 바라며


114주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한 오늘, 2022년의 세계는 우리의 마음을 힘들게 하는 소식들로 가득하다. 114년 전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화재로 숨진 여성들을 기리며 거리로 나섰던 여성들의 현실은 여전히 최저임금과 불안정노동, 부채로 고통받는 이들의 현실 속에 계속되고 있다. 페미니즘에 대한 공격과 여성혐오를 자양분으로 삼는 정치, 차별금지법 제정과 비동의 간음죄에 대해서는 나중으로만 미루고 있는 정치가 되풀이되는 양당구도 속에서 횡행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불평등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뿐만 아니라 시리아, 팔레스타인, 아프가니스탄 등 전쟁으로 고통받는 세계 곳곳에서 여성과 소수자들은 더욱 열악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114년 전 여성들은 ‘빵과 장미’를 요구했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은 어느 덧 여성들에게 빵과 장미를 주며 축하하는 날이 되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빵과 장미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우리는 그 빵을 계속해서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해 점점 더 심각해지는 현실에 눈을 돌리고, 그저 단순한 한 송이의 장미가 아닌 지금의 현실을 당장 중단시킬  우리의 힘을 모아낼 것을 요청한다. 


여성과 소수자들의 몸과 섹슈얼리티는 생산성 있는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통제당하고 착취되어 왔다. 모든 가치가 이윤을 위한 생산성을 중심으로 평가되는 세상에서 생존을 위한 경쟁이 심각해질수록 여성과 소수자를 향한 차별과 혐오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더 많은 성장을 위한 파괴의 결과로 기후위기와 전쟁이 일상의 소식이 된 지금 우리는 그 위기와 불안을 더욱 빠른 속도로 마주하고 있다. 


114주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이제 우리는 생산성 중심의 세계를 멈추고 우리의 관계와 돌봄이 서로의 빵이 되고 장미가 되는 재생산정의를 실현해 나갈 다짐의 날로서 세계 여성의 날을 기리고자 한다. 또한 우리는 성적 낙인으로 인해 일터와 가족, 이웃과 동료들의 관계에서 배제당하고 성과 재생산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 모든 여성과 소수자들의 자리에서 오늘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 쉼 없이 거리로 나섰던 세계의 여성들과 함께 노동자, 장애인,  청소년, 비혼모, 노인, 성소수자, HIV/AIDS 감염인, 성노동자, 이주민과 난민, 보호라는 이름으로 감금당한 이들의 위치에서 성적 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새로 써나갈 것이다. 




2022년 3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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